세계역사학을이끈프랑스아날학파의대표적역사가
“역사학의교황”페르낭브로델
20세기프랑스에서는새로운관점으로역사를바라보고자하는움직임이일어났다.이움직임과함께뤼시앵페브르와마르크블로크가1929년에공동창간한학술지「아날(Annales,연보)」을중심으로활동하는‘아날학파’가탄생했다.이들은정치보다는사회를,개인보다는집단을,그리고연대(年代)보다는구조를기본으로역사를해석해야한다고주장했다.
페르낭브로델은아날학파의제2세대학자이자대표적인학자로,아날학파의‘새로운역사’라는시각을심화하여역사학의영역을경제사,사회사로확장시켰다.브로델은단편적인역사보다는인류의역사전체를바라보고자했다.이를위해서그는당시의학자들이대수롭지않게여기던사람들의일상생활,즉인구의변화나의식주,사치품등을면밀히연구했다.수세기에걸친사람들의생활양식이결국세상을바꾼다고생각한그는상업과일상생활을담은방대한고문서들을통계적으로분석하고수량화했다.
브로델은작고사소한일들이매일같이되풀이되는과정이‘지속되면서’단단한‘구조’가만들어진다고보았다.사람들의기본적인삶의모습과그한계를규정하는구조를통해서역사,그리고세상을바꾸는원동력을통찰한그는오늘날까지도프랑스역사학의‘대부’로불린다.
15-18세기산업화이전시대의물질생활을
거시적인차원에서고찰한기념비적대작
세계역사학을이끈대작『물질문명과자본주의』는산업화이전시기의인간사회를낱낱이연구하여물질문명과자본주의의과거,현재,그리고미래를살펴보는책이다.고문서와팸플릿,과거와당대의논문등방대한자료를수십년에걸쳐깊이연구한끝에나온산물로,세계사적인사건들뿐아니라경제,문화,지리,사회등다양한영역들을총체적으로살피며물질문명과자본주의의그역동적인흐름을담아냈다.
제1권인『일상생활의구조』는사물,도구,일상의행위,화폐,도시등물질문화를살펴보면서,일상생활이만든문명의틀을관찰한다.바로이물질문화의기반위에행상인,상인,가게와상점,시장과정기시와같은경제활동이솟아난다.거대회사들은원격지교역을수행하고거래소가등장하여국제교역활동을담당한다.제2권인『교환의세계』를통해서는‘시장경제’와‘자본주의’라는두영역을추적하면서,제1권에서다룬물질문화의위에서역동하는이두영역을구조적으로설명하고자한다.시장경제와자본주의는서로뒤섞이면서도구분되고대립하는데,어떤불평등이이와같은이중성을만드는지를다룬다.제3권인『세계의시간』에서는자본주의적영향력을전세계적으로미치는도시들이등장했다가쇠퇴하는역사의흐름을살펴본다.베네치아,안트베르펜,제노바,암스테르담등의도시가차례로주도권을잡았으며,프랑스와영국에서국민경제가등장했고,그후영국이산업혁명을통해서세계를지배했다.
줄거리
제1권『일상생활의구조』
브로델은우선편재하고도처에침투하며반복되는일상생활,즉물질문명을연구의출발점으로삼았다.우리가잘의식하지는못하지만우리의생활을지탱해주는습관이나관행들을이해하고분석하지않는다면,오랜시간을따라서천천히진화하는거대하고구조적인역사의흐름을구체적으로포착하지못하기때문이다.인구수가어떻게변화해왔으며왜특정시기에유난히수많은사람들이사망했는지등의추세를전세계적으로살펴보면서(제1장)시작하는제1권은빵이나쌀,옥수수등보통사람의주식(主食,제2장)과더불어서고기,유제품,물등의일상용품과후추,설탕,증류주,커피,담배등의사치품(제3장)도다룬다.뒤이어서는어떤재료와양식으로집을지어살았는지,그리고무엇을입었으며유행은어떻게태어나고변화했는지를알아본다(제4장).제5장과제6장은이런일상생활을가능하게했던기술들을분석하는데,인력(人力)부터석탄에이르는에너지원과금속들을먼저다루고(제5장),그후에화약과인쇄,수송등중요기술들을살펴본다(제6장).제7장에서는근대의뿌리인화폐가전세계적으로어떻게등장하고발전해왔는지를소개하며,제8장에서는그과정에서중요도시들이어떤역할을하면서거대해졌는지를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