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서구중심주의 비판’은 우리 사회의 여전히 유효한 목표이다
강정인의 정치사상을 중심으로 서구중심주의를 사유, 검토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다
한국의 ‘근대화’가 서구에서 형성된 근대성의 모형을 따라서 이루어져왔음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근대 사회, 근대 국가로의 이행을 향한 오랜 역사적 운동에서 한국은 서구중심의 발전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체화했다. 그리고 마치 그것이 유일한 발전 경로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형성되기도 했다. ‘압축적 성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우리의 근대화 과정과 그 결과는 긍정과 찬미를 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부정과 폄하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서구중심주의 비판’으로 명명되는 인식 틀은 한국의 근대화에 대한 이와 같은 양가적인 진단과 평가의 맥락에서 출발한다.
정치학자 강정인은 2000년대 초 서구중심주의에 관한 그간의 연구들을 종합하면서, 그 연구들을 중심주의 일반이론 위에서 체계화하고자 했다. 그는 서구중심적인 시각으로부터 거리를 두면서 한국 정치의 창조적인 잠재성을 포착하고자 했으며, 서구중심주의 극복을 위한 담론 전략을 제시하며 전통의 현대화를 탈서구중심주의 전략과 결부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책은 ‘근대화’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는 이론적·방법론적 틀로서의 ‘서구중심주의 비판’을 ‘다시’ 비판적으로 읽음으로써 그 문제의식, 논리, 비전의 가능성과 한계를 새롭게 인식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복잡한 현실 지형을 이해하고, 그럼에도 우리가 지지해야 할 변화의 방향을 계속 탐색하는 데에 유용한 또 하나의 관점을 숙성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과 동기, 목표를 고려할 때, 이 책이 서구중심주의 비판에 관한 강정인의 연구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은 방법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 20년간 강정인이 수행해온 작업은 이런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연구였다는 평가를 다시 한번 환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서구중심주의를 가장 신랄하게 비판한 학자로 알려진 강정인의 연구는 그의 논리 체계 내적인 한계, 그리고 그가 작업을 완전히 이루지 못한 것으로 인한 한계 역시 가진다. 따라서 그의 텍스트들이 보여주는 문제의식, 방법, 핵심 성과 등을 종횡으로 검토하고 해석하고 비판하고 평가하는 작업은 오늘날 우리에게 ‘서구중심주의 비판’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지적, 실천적 의의 또는 그 한계를 넘어설 돌파구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를 묻는 작업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공진성,문지영,박동천,안외순,이관후,이상익,이지윤,이충훈,전재호,정승현,

저자:공진성
서강대학교와독일의베를린훔볼트대학교에서정치학을공부했고,현재조선대학교에서정치학을가르친다.주요논문으로「스피노자의정치이론에대한인간유형론적해석비판」,「루소,스피노자,그리고시민종교의문제」,「스트라우스와스피노자」등이있고,저서로『폭력』,『테러』,『존로크통치론』등이있다.

저자:문지영
한국의자유주의연구로서강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고‘명예혁명의정치사상’을주제로한연구로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박사후연수후현재서강대학교글로컬사회문화연구소에서의회주의의발전과젠더민주주의의제도화에대한연구를수행하고있다.『지배와저항:한국자유주의의두얼굴』,『자유』,『서양근대정치사상사』(공저)등의저서와『민주주의의수수께끼』(공역)등의역서가있다.

저자:박동천
미국의일리노이대학교어배너-섐페인에서정치학박사학위를받고전북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로재직,정년퇴임했다.정치철학,민족주의,자유주의,사회주의등을강의한다.『플라톤정치철학의해체』,『깨어있는시민을위한정치학특강』등의저서와『이사야벌린의자유론』,『사회과학의빈곤』등의역서,「소크라테스철학에서논리와현실의관계」,「자유주의정치사상의지리적기원에관한방법론적성찰」등의논문이있다.

저자:안외순
대원군집정기정치권력의성격관련연구로석사학위와박사학위를취득했다.주요논저로「송시열과한국보수주의의기원」,「19세기말조선에있어서민주주의수용론의재검토」,『정치,함께살다』등이있고,『근역서화징』과『김택영의조선시대사한사경(韓史?)』등을공역했다.한국정치사상학회회장을역임했고,현재한서대학교국제관계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

저자:이관후
서강대학교정치외교학과에서학부와석사를마치고,영국의런던대학교에서‘대표’개념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서강대글로컬한국정치사상연구소전임연구원을거쳐현재건국대학교상허교양대학조교수이다.주요논문으로「왜대의민주주가되었는가?」,「연동형비례대표제와주권의재구성」등이있고,공저로SouthKorea’sDemocracyinCrisis,『한국민주주의,100년의혁명1919-2019』,역서로『정치를옹호함』등이있다.

저자:이상익
성균관대학교유학대학에서공부하고,조선말기위정척사론과개화론을비교연구하는주제로박사학위를받았다.육군사관학교철학과,영산대학교교양학부교수를거쳐현재는부산교육대학교윤리교육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저서로『한국성리학사론』,『유교전통과자유민주주의』,『인권과인륜』,『주자학의길』등이있다.

저자:이지윤
서강대학교에서정치학을공부하고,과거사청산과한국민족주의에관한연구로학위를받았다.현재서강대학교글로컬사회문화연구소의책임연구원으로있으며,여러대학에서강의하고있다.「2000년대이후한국보수주의의변화:에드먼드버크와뉴라이트의역사적서사를중심으로」,「반민법과동원된협력의난제:반민법제정과정의논쟁과학병을중심으로」등의논문,『정치와비전』(공역)등의역서,『탈서구중심주의와그너머』(공저)등의저서가있다.

저자:이충훈
서강대학교에서정치학을공부하고,전북대학교에서「제국일본과만주국의이주정치」로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서강대학교사회과학연구소및과학기술국제협력센터연구원,전북대학교사회과학연구소연구원을거쳐현재는전북대학교사회학과BK21연구교수로재직하고있다.현재는동국대학교사회학과에서강의한다.주요역서로는『작은것들의정치』,『여론』,『아시아인권공동체를찾아서』등이있다.

저자:전재호
서강대학교정치외교학과에서「박정희체제의민족주의연구:담론과정책을중심으로」로박사학위를받았다.하버드-옌칭(Harvard-Yencing)연구소초빙연구원,서강대학교사회과학연구소,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연구교수등을역임했고,현재서강대학교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교수로재직하고있다.저서로『반동적근대주의자박정희』,『박정희대박정희』,『키워드한국정치사』,『민족주의들:한국민족주의의전개와특성』이있다.

저자:정승현
서강대학교정치외교학과에서마르크스주의로박사학위를받았다.서강대학교글로컬사회문화연구소연구원을지냈다.논문으로「이승만과한국자유주의」,「이승만의초기사상에나타난서구중심주의」,「해방공간의박헌영」등,공저로『인물로보는현대한국정치사상의흐름』,『한국정치의이념과사상』등,역서로『나홀로볼링』,『지구적정의란무엇인가』등이있다.

저자:정종모
서강대학교에서철학을공부하고,대만의국립중앙대학교에서「정명도의덕성관념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서강대학교철학과강사,서강대학교글로컬한국정치사상연구소전임연구원,안동대학교동양철학과조교수를거쳐현재는부산대학교철학과조교수로재직하고있다.송명유학과현대신유학에대한여러논문을썼고,공저로『탈서구중심주의와그너머』등이있다.

저자:최일성
프랑스의파리제8대학교에서정치인류학및정치철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서대학교국제관계학과및자유전공학부교수로재직하고있다.아민의『유럽중심주의』를번역했으며,『남아프리카공화국의역사:호텐토트의고향』,『말리의역사』,『세네갈의역사』등을저술했다.현재는제3세계정치철학을연구한다.

저자:하상복
서강대학교,벨기에의브뤼셀자유대학교에서정치학,사회학,철학을공부했고,프랑스의파리제9대학교에서‘정치현실의언어적재구성’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목포대학교에재직한다.저서로『야누스로그려진근대』,『권력의탄생:새로운대통령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죽은자의정치학』,『광화문과정치권력』,『빵떼옹:성당에서프랑스공화국묘지로』등이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제1부|동서사상의교차와횡단:‘서구중심주의비판’다시읽기의배경
01사상의번역,번역의사상:번역을통해본강정인의정치학
02강정인의‘동·서통섭(通涉)’에대한비판적고찰

제2부|‘서구중심주의비판’의문제의식:타당성과유효성?
03한국적민주주의와한국적헌정주의
04“서구에수렴하는정상화과정”이라는문제:강정인의사유궤적에대한비판적독해
05강정인의서구중심주의비판과그정치사상적특징:아민의유럽중심주의비판과의비교를중심으로

제3부|방법(론)으로서의‘서구중심주의비판’:비교의시각과근거
06비교정치이론에서의비교의함의와그방법에대한소고
07탈서구중심주의비교정치이론방법론의모색:강정인의‘상사성’비유와‘개념적중립성’

제4부|동·서양정치사상과‘서구중심주의비판’:재비판혹은재해석
08유가정치사상에서이상주의와현실주의의중첩:강정인의독법을중심으로
09덕치/법치와동서통섭:강정인의논의를중심으로
10존로크의정치사상과서구중심주의
11사회계약론을다시생각하기

제5부|‘한국정치사상의재구성’이라는문제의식:보완과적용
12이승만의자기인식과권위주의의정당화(1945.10-1950.6)
132000년대한국의‘탈민족주의’논쟁연구:주요쟁점과기여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주요내용

13편의논문을모은이책은크게5부로구성된다.강정인은학문적차원에서서구중심주의를극복하는데에서양정치사상의한국화,전통정치사상의현대화,그리고현대한국정치의사상화가필요하다고보았다.이책의구성도전반적으로강정인의문제의식을따라가되,비판적인시각을유지하도록주의를기울였다.

제1부“동서사상의교차와횡단”은강정인의정치사상연구여정에‘서구중심주의비판’의문제의식이형성된배경을서로다른각도에서살펴본다.제1장“사상의번역,번역의사상”은30여년에걸쳐진행된강정인의서구사상번역작업을개괄하면서,서구사상의대중화-서구사상의한국화-서구사상에대한창조적해석-한국사상의세계화로이어지는문제의식의흐름을읽어낸다.제2장“강정인의‘동·서통섭’에대한비판적고찰”은정치사상분야에깊이내면화된서구중심주의를타개하기위한대안으로강정인이제시한‘동·서통섭’의실천과성과를검토하고그의의와한계를짚는다.

제2부“‘서구중심주의비판’의문제의식”에서는‘서구중심주의비판’이라는문제의식자체의타당성과그한계를다양한관점에서검토한다.제3장“한국적민주주의와한국적헌정주의”는박정희의‘한국적민주주의’를화두로삼아서,민주주의라는용어앞에붙는한정사의의미를유교민주주의,민주주의와헌정주의와관련해폭넓게고찰한다.제4장“‘서구에수렴하는정상화과정’이라는문제”는강정인이한국현대정치상의전개과정을“서구에수렴하는정상화과정”으로설명했다는점을파고들면서,그가중심과주변에대한사유전반을재구축하려는기획을구상했다는점을밝힌다.제5장“강정인의서구중심주의비판과그정치사상적특징”은마르크스주의정치경제학자인아민(S.Amin)과의비교를통해서강정인의서구중심주의비판담론이드러내는특징을각각서구중심주의의전개과정,폐해,대안의측면에서살펴본다.

서구중심주의비판에서서구와비서구를어떻게‘비교할’것인가는핵심적인문제이다.제3부“방법(론)으로서의‘서구중심주의비판’”은서구중심주의비판을비교정치이론의맥락에위치시키면서,서구와비서구를어떻게적절히비교할수있는지를다룬다.제6장“비교정치이론에서의비교의함의와그방법에대한소고”는1990년대중반이후비교정치이론의등장과성장및비교정치이론에서비교의함의를개괄하면서,‘서구중심주의비판’의비교가경계해야할문제들에대한통찰을이끌어낸다.제7장“탈서구중심주의비교정치이론방법론의모색”은강정인의서구중심주의극복전략을비교정치이론의연구방법론적측면에서구체적으로검토하고,그것이탈서구중심주의의이론화에기여할수있는가능성을확인하고보완한다.

제4부“동·서양정치사상과‘서구중심주의비판’”에는‘서구중심주의비판’의맥락에서시도된동·서양정치사상연구성과들을재해석,재비판함으로써기존의문제의식을보완하거나확장하려는시도가담겼다.제4부의네편의글은강정인의‘서구중심주의비판’의문제의식이좀더설득력있게실천되려면한국의전통사상과서구의정치사상모두를더세밀하고풍부하게이해해야한다는결론을암묵적으로공유한다.제8장과제9장은동양정치사상전공자의시각에서강정인의유가사상에대한연구성과를서로다른관점으로검토한다.제8장“유가정치사상에서이상주의와현실주의의중첩”은강정인의유가사상연구전반을이상주의와현실주의라는관점에서정리하고평가하면서,강정인의‘중첩’과‘동시성’에대한감각을확인한다.제9장“덕치/법치와동서통섭”은‘동양의인치(人治)대서양의법치(法治)’라는오랜이분법적구도를서구중심주의적편견의한사례로보고,그런인식구도의해체를위해‘유교적덕치와서구근대법치의겸전’을주장하는강정인의논의를꼼꼼히다시읽는다.그러면서동양전통사상을바라보는서구중심적편견을극복하려는강정인의논의를보완한다.제10장과제11장에서는서구사상을서구중심주의의맥락에서해석한강정인의성과를재검토한다.제10장“존로크의정치사상과서구중심주의”는존로크의정치사상을서구중심주의의맥락에서해석하는입장을검토하면서로크적자유주의의특징을재조명하고,이로부터‘서구중심주의비판’의맥락에서이루어지는작업들이그목적의식에지나치게사로잡힐경우자칫로크사상을편협하게이해하거나어느일면만배타적으로강조하는결과를초래할우려가있다고지적한다.제11장“사회계약론을다시생각하기”는한걸음더나아가서홉스,로크,루소의사회계약론을이른바‘자유주의적사상’의범주로묶어분석,비판하는기성의논의가그들간의차이를단순화하거나은폐하게되는문제점을깊이파고들면서‘서구중심주의비판’이보완해야할한계를시사한다.

마지막제5부“‘한국정치사상의재구성’이라는문제의식”에서는‘서구중심주의비판’의문제의식을염두에두고현대한국정치를사상적으로독해한다.제12장“이승만의자기인식과권위주의의정당화(1945.10-1950.6)”는민주주의를내세우면서비민주적인정치행태를보였던이승만의인식체계를민주주의의설계자및건설자,국민의훈육자,민의(民意)의대행자로분석한다.이분석은강정인이한국정치의특징으로제시한‘자유민주주의와권위주의의중첩적병존’을보완하는의미를갖는다.제13장전재호의“2000년대한국의‘탈민족주의’논쟁연구”는2000년대에들어기성학계의민족주의인식을비판하고등장한탈민족주의담론과그에대한기성학계의재비판을한민족형성의근대론,포스트모던역사인식,권력담론으로서의민족주의,탈민족및탈국가역사인식/서술과국사해체론등쟁점별로정리하고재음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