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시대 : 기록, 살인, 그리고 포르투갈 제국

물의 시대 : 기록, 살인, 그리고 포르투갈 제국

$23.12
Description
16세기 대항해 시대를 이끌며 전 세계를 연결한 포르투갈 제국
기이한 미스터리, 그리고 충돌하며 뒤엉킨 두 개의 세계관
유럽 대륙 서쪽 변방의 작은 나라 포르투갈은 대서양을 발판으로 삼아 전 세계에 서양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면서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 1497-1498년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로 가는 경로(카헤이라 다 인디아)를 개척한 이후로 눈부시게 꽃피기 시작하여 전 세계의 온갖 상품들이 수도 리스보아(리스본)의 광장을 가득 메우던 포르투갈의 시대, 세계가 변해가는 모습을 마주한 두 명의 남자가 있었다. 첫 번째 인물은 포르투갈의 왕립 기록물 보관소의 소장으로서 역사를 기록하는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다미앙 드 고이스이다. 두 번째 인물은 바스쿠 다 가마의 인도 항해기를 노래한 서사시 『루지아다스』로 국민 시인에 등극한 문인이자 방랑자인 루이스 드 카몽이스이다. 이 책은 이 두 남자를 중심으로, 서로 너무 다른 세계들이 끝내 만났을 때 발생하는 충돌과 갈등, 그리고 이해와 수용의 과정을 한 편의 추리소설처럼 흥미롭게 담아낸다. 그리고 전 세계가 촘촘하게 연결된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낯선 것들에 대한 열린 마음가짐이 왜 중요한지 느끼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

에드워드윌슨-리

저자:에드워드윌슨-리(EdwardWilson-Lee)
케냐와스위스에서자랐고멕시코와짐바브웨,미국에서살았다.지금은영국케임브리지에서살며케임브리지대학교시드니서섹스칼리지선임연구원으로서책,도서관,여행에초점을두고연구하고,중세와르네상스문학을가르친다.이책을집필하는동안에도포르투갈,이탈리아,인도를두루다니며연구했다.저서로『스와힐리란드의셰익스피어(ShakespeareinSwahililand)』와영국의펜(PEN)이수여하는헤셀-틸트먼상수상작인『난파된도서목록(TheCatalogueofShipwreckedBooks)』이있다.2022년구겐하임펠로십에선정되었다.

역자:김수진
이화여자대학교와한국외국어대학교통번역대학원을졸업한후공공기관에서통번역활동을해왔다.현재번역에이전시엔터스코리아에서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제텔카스텐:글쓰는인간을위한두번째뇌』,『나에게보내는101통의러브레터』,『딜리셔스』,『슬기로운사피엔스생존기』,『잠의쓸모』,『어떻게행복해질것인가』,『혐오와대화를시작합니다』,『완경기,그게뭐가어때서?』,『나만그런게아니었어』,『로맨틱,파리』,『언제나당신이옳다』,『어떻게미래를예측할것인가』,『네오르네상스가온다』,『본질에대하여』,『세계문화여행:스페인』,『이터너티』,『생체리듬의과학』,『나폴레온힐부와성공의열쇠』,『여전히사랑이라고너에게말할거야』,『나의작은탐험가』,『쉽게믿는자들의민주주의』,『밀레니엄그래픽노블』등다수가있다.

목차


1기록보관소에서의살인사건
2물고기도아니요,사람도아니라
3연기의집
4벽속의구멍,계단속의공간
5인도무역관
6타락한자들
7컵과입술사이
8세계를요리하다
97037년,그해여름
10유령들의왕자
11죽은자들의신발
12우리의죽어가는신들
13개의몸속
14이스토리아트라지쿠마리티마(비극의해양사)
15바람너머의땅
16민족이야기
17지금은어둠속에서새우지만
18흩어진낱장으로존재하는우리

감사의글
더읽어볼만한문헌들

그림출처
역자후기
인명색인

출판사 서평

오늘날의세계를만든대항해시대를열다
모험심으로시대를이끈포르투갈인들의모습

1550년대,포르투갈은세계사적으로중요한한시대의문을연바다의강국이었다.인간중심의정신을되살리자는르네상스가시작되며유럽이사상적으로새로운국면을맞았을때,포르투갈인들은먼바다로과감히배를띄우며대항해시대를열어젖혔다.

대항해시대리스보아에는아프리카와동방에서온이국적인상품들을들이는거대한세관들이가득했고,포르투갈국왕들은세계를가로지른선단이도착하는위풍당당한모습을직접보기위해서탑을세웠다.오만의샤이크(왕),서아프리카의국왕,중국의황제를만난최초의유럽인역시포르투갈인들이었다.이책은유럽과나머지세계를연결하는주요통로로서세계의패권을쥐락펴락했던포르투갈의모습을생생하게묘사한다.또한낯선사람과사상들이교차하며발생한,당대유럽을뒤덮은폭발할듯한긴장감도놓치지않는다.이책의저자에드워드윌슨-리는최고의역사서에수여되는헤셀-틸트먼상수상자라는칭호에걸맞게,대항해시대의모습을꼼꼼하게그리면서다소낯선포르투갈을깊이알아볼기회를제공한다.

한남자는숨진채발견되고,한남자는세계를방랑하다……
한편의추리소설같은두남자의흥미로운이야기

주요인물2명중의한사람인다미앙드고이스가벽난로옆에서반쯤타다만문서조각을쥔채로사망한,미스터리하고흥미로운장면으로이책은서두를연다.이수상쩍은살인사건에대해서오늘날까지남아있는기록들을보면그시신에폭력의흔적이남아있었다는데에는모두동의하지만,그가불에타죽었는지교살당했는지,당시여인숙에있었는지집에있었는지등세부사항에대해서는진술이엇갈린다.이책은다미앙이왜이렇게기묘한죽음을맞이했는지를알아보기위해서그로부터20년전으로넘어가진실을추적해나간다.

포르투갈의왕립기록물보관소장다미앙은호기심이많으며낯선것들도두려워하지않는인물이었다.그는급진적인아이디어나사상이라도편견없이받아들였으며,새로운형식의음악인다성음악을즐겨듣는것을넘어직접작곡까지했다.그는당대를대표하는인문주의자이자유명인사인에라스뮈스와깊이교류했으며,프로테스탄트개혁의최전선에있던마르틴루터를만나기도했다.이처럼다채로운인생을살았던다미앙은왜그리고어떻게죽었을까?

이를알기위해서는당대의또다른한남자의삶을살펴봐야한다.바로포르투갈국민시인인루이스드카몽이스이다.그런데그는시인이기이전에폭행을일삼는길거리의건달이었으며,감옥에갇힌것도여러번이었다.그는유죄선고를받고인도와중국등동방의낯선땅으로추방당하며결국부랑자가되었다.그러나카몽이스는세계를방랑하며겪은경험을살려서바스쿠다가마와그의선원들의항해이야기를,기적의보물을찾아동방을탐험하는영웅인이아손과아르고호원정대이야기로변모시켰고,자신이마주한경이로움을활용하여포르투갈인을,그리고유럽인을세계의중심에세웠다.이서사시는처음에는소박하게출간되었으나,오래지않아“가장완벽한서사시”라는평가를받으며라틴어,스페인어,영어,프랑스어로번역되었고,카몽이스는이상적인시인의반열에올랐다.

그러나카몽이스의이러한삶곳곳에왕립기록물보관소장살인사건의비밀을풀실마리가숨어있었는데,그것은바로사건이후부터300년이훌쩍지난1903년에포르투갈의한애서가가리스보아국립도서관에매도한문서들사이에있던카몽이스의편지들에서부터드러나기시작한다.이편지들은거의밝혀진바가없던카몽이스의삶에대해서이해하는데에큰도움이되었지만,그속에는그가암흑가와연관이있었던사실등다미앙사건의진범을파헤칠만한단서들이있었던것이다.

다미앙과카몽이스의삶의궤적과더불어당시포르투갈과유럽을휩쓸던,새시대를맞이한세계의흥분과갈등,특히프로테스탄트종교개혁의분위기를생생하게그려내는이책은훌륭한추리소설처럼책을다읽자마자다시첫장으로돌아가다시읽게만드는몰입감을선사한다.

전세계가이어지기시작하던물의시대
그리고세계를바라보는두가지시각

저자는전세계가연결되며근대의문이막열리기시작할즈음을살았던두인물의너무나도다른삶을교차하며보여준다.한인물은유럽대륙에서온갖기록물에파묻혀살았지만,그누구보다도넓은시야로변화하는세상을면밀히살폈다.다른인물은전세계를떠돌아다녔으나,유럽이세계의중심이라는오만한시각을고집했다.두남자의이야기는그자체만으로도훌륭한서사를선사하는데,동시에저자는세계의구석구석이연결된현재에도왜사람들은서로고립되어있는지묵직한질문을던진다.

우리는이질적이고익숙하지않은사람들과문화들을접할수록오히려불안해하고공격적으로변하기도한다.안정감을느끼기위해서편협한태도로되돌아가는것은어쩌면우리의본능일지도모른다.저자는자신과다른의견을받아들이지않고오히려극단적으로분열되어가는이시대에모든생각에열려있던다미앙의태도가필요하다고강조한다.이책은「타임스」,「프로스펙트」,「타임스리터러리서플먼트」등유수의언론들로부터올해의책으로선정된데이어,바다와바다에사는인간의이야기를가장훌륭하게전달한작품및작가를기념하는상인프레미오마레티카(PremioMARetica)상을수상했다.전세계로사람과물건,사상과갈등을실어나르는,끝없이이어진바다와강,즉“물의시대”가16세기부터오늘날까지이어지고있음을명징하게증명한작품이기때문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