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방금도저히믿을수없는패배를당했다.누구에게잘못이있는가?”
프랑스아날학파의위대한고전,22년만의재출간
『이상한패배─1940년의증언』은20세기역사학에혁명적인업적을남긴마르크블로크의1940년저작이다.그는자신이직접참전한1940년5월의전투에서독일에패배한직후,피로와절망과싸우며이“이상한패배”의원인을파헤친다.이책은오늘날제2차세계대전초에프랑스가독일에패배한원인을가장정확하고심도있게분석한글로평가받고있다.블로크는1944년나치친위대에게총살당할때까지독일에저항하는레지스탕스단원으로활동하는등,패배후에도현실참여적인역사가로서의사명을이어갔다.따라서“1940년의증언”이라는부제목을가진이책은양차세계대전에참전한대위이자레지스탕스역사가였던그가후세를위해남긴피의증언이라고할수있다.
프랑스아날학파의창시자
마르크블로크의역사적실천을증언하는대표작
1929년,마르크블로크와뤼시앵페브르가창간한역사잡지「아날Annales」은현대역사학을근본적으로새롭게했다는평가를받는아날학파의기초가된다.이들이주창한“새로운역사학”은정치또는몇몇위인들을중심으로서술되어온기존역사학을거부하고,사회,경제,지리와같은구조적차원의역사서술을중시했다.
아날학파의창시자로서마르크블로크는역사는“전체”에관한것이어야하고,또한“사회구조”를보여주어야한다는그의역사관을여러저작들을통해집대성했다.『프랑스농촌사의기본성격』과『봉건사회』에는그의독창적인연구방법론과역사인식이잘나타나있는데,이는후대역사가들에게지대한영향을미쳤다.
역사가로서블로크의위대함은학문적업적에서뿐만아니라그의현실참여적인면모에서도드러난다.그는제1차세계대전에이어제2차세계대전에도최고령인54세의나이에대위로자원입대하여나치독일에맞서싸웠다.1940년,프랑스가히틀러의독일에패배한사건은프랑스의모든지식계층에게커다란충격을안겨주었다.그리고이책은바로그“이상한패배”에관하여마르크블로크가쓴것이다.『봉건사회』가그의학문적연구업적의대표작이라면,『이상한패배』는그의실천적삶을증언하는대표작이다.
20세기프랑스를대표하는레지스탕스역사가
마르크블로크가말하는그날의“이상한패배”
『이상한패배』는증인소개,피정복자의진술,한프랑스인의자성이라는세부분으로구성되어있다.먼저“증인소개”에서블로크는자신을30년동안역사를가르치고글을써온사람,유태인이지만유태교당에나가지않는사람,그리고반유태주의에대항하는경우이외에는유태인임을주장한일이없는사람이라고소개한다.“피정복자의진술”에서는도저히믿을수없는이“이상한패배”의직접적인원인은바로사령부의무능이라고지적한다.1940년의패배는군사적패배이며또한지적이고도행정적인파산의결과라는것이다.
그러나그는원인을사령부의책임으로돌리는데에서멈추지않는다.군사령부는언제나해당사회가제공하는도구를가지고움직이는집단이기때문이다.“한프랑스인의자성”에서블로크는당시프랑스사회와정치체제를분석하면서그안에서패배의요인을찾고자한다.그는프랑스의모든제도와계층을비판대상으로삼으며,프랑스의운명이프랑스에달려있지않은당시의상황을인정한다.그럼에도“나는우리가아직도흘릴피가있기를바란다”라는강한어조로글을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