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해변에서 (아메리카 원주민, 대항해 시대의 또다른 주인공)

야만의 해변에서 (아메리카 원주민, 대항해 시대의 또다른 주인공)

$24.02
Description
대서양을 건너 유럽을 “발견”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생생한 역사
유럽 중심적 시각을 뒤집어 새로운 대항해 시대를 만나다
우리는 흔히 대항해 시대를 유럽 탐험가들이 아메리카를 발견하고 신대륙과 구대륙이 만나면서 세계화가 시작되고 학살과 노예제도가 자행된 시대로 기억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항해 시대의 이야기에서 유럽 정복자들은 강하고, 호기심에 넘치며,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반면,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헐값에 자신들의 땅을 팔아넘기거나 천연두에 걸려 목숨을 잃고, 유럽인들에게 붙잡혀 노예가 되는 희생자, 혹은 식인 풍습을 가진 야만인이다. 그러나 정복자와 피정복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구분은 당대의 시대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대탐험의 서사는 역사의 또다른 주인공인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유럽 정복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해 침묵한다. 이에 따라 아즈텍 역사 전문가이자 셰필드 대학교의 국제 역사학 교수인 캐럴라인 도즈 페넉은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기록을 샅샅이 살피며, 외교사절, 무역업자, 통역사, 혹은 유럽인의 가족이자 친구, 자유를 되찾고자 싸운 노예 등 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에 주목한다. 아즈텍-멕시카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자진하여 스페인 정복자들과 손을 잡은 틀락스칼라인들, 왕 대 왕으로서 펠리페 2세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은 마야 족장, 자신의 고향에 교회를 짓겠다며 스페인 왕실에 끊임없이 돈을 청구한 라디노(스페인 문화에 동화된 아메리카 원주민), 정복자와 잉카 왕실의 혼혈 딸로서 여러 차례 결혼하며 끝내 유럽 땅에 자신의 가문을 일군 잉카 공주까지,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이야기는 그들이 어떻게 유럽을 대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이 시기에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들어온 각종 물건과 식재료, 언어를 톺아봄으로써,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문화가 유럽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음을 드러낸다. 독자들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중심으로 한 이 책을 통해서 피정복민으로만 그려졌던 아메리카인들의 생기 넘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
저자

캐럴라인도즈페넉

저자:캐럴라인도즈페넉(CarolineDoddsPennock)
아즈텍연구를이끄는권위있는역사학자로,옥스퍼드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고케임브리지대학교를거쳐현재셰필드대학교의국제역사학교수로재직중이다.아즈텍의인신공양에대한연구인『피의연맹(BondsofBlood)』으로2008년영국왕립역사학회의글래드스턴상을수상했으며E.H.카의역사이론을토대로오늘날역사학이나아갈길을모색한『지금,역사란무엇인가(WhatisHistory,Now?)』의집필에공저자로참여했다.BBC,넷플릭스,사이언스채널등의역사프로그램에출연했으며,「BBC히스토리매거진(BBCHistoryMagazine)」,「히스토리투데이(HistoryToday)」,「사이언티픽아메리칸(ScientificAmerican)」등에글을기고했다.

역자:김희순
고려대학교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원의연구교수로재직중이며,서울대학교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근무했다.2006년고려대학교대학원지리학과에서신자유주의정책도입이후멕시코의지역격차변화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라틴아메리카지역연구자로서지역격차의원인에대해식민시대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관심을가지고연구를지속해왔다.라틴아메리카의빈부격차문제,불량주택지구문제,미국-멕시코국경문제등을연구하고있다.저서로『라프론테라:미국-멕시코국경을사이에둔두세계의조우』,『빈곤의연대기:제국주의,세계화그리고불평등한사회』,『라틴아메리카지역의이해』가있으며,역서로『파벨라:리우데자네이루주변지역의삶에대한40년간의기록』이있다.

목차

연대기
호칭이중요한이유
들어가며

제1장노예
제2장중재자들
제3장가족과친척
제4장일상의물건들
제5장외교
제6장진기한볼거리

나가며
용어설명
감사의말

역자후기
인명색인

출판사 서평

외교사절,탐험가,가족,통역사,지식인,노예……
새로운이름으로다시만나는대항해시대의아메리카원주민들

유럽의정복자와탐험가들이새땅과자원을찾아돌아다니던대항해시대,대서양을건너유럽으로향했던아메리카원주민들은피정복지의약자로서만이아니라외교사절이자탐험가,중재자,그리고유럽인들의가족으로서다양한삶을살아갔다.이들중다수는노예로전락한사람들이었다.그러나역사의기록들은노예가된원주민들이자신들의자유를되찾기위해수없이법정에서고,변호사를고용하며,국왕에게적극적으로탄원했음을보여준다.한편외교사절로서당당하게유럽의왕궁에입성한원주민귀족들은왕이통치하는식민제국에서자신들이누릴수있는권리를주장했고,때로는유럽인들과동맹을맺어다른지역탐사에동행하기도했다.가령스페인의정복자코르테스와손을잡고아즈텍-멕시카를무너뜨린틀락스칼라인들은정기적으로스페인에사절을보내서자신들이세운공(功)을상기시켰다.

자신들의타고난지위나능력을이용해서유럽과아메리카라는두세계의다리가된이들도있었다.의학혹은언어,신학등의분야에서탁월한능력을가지고있었던아메리카원주민들은자신들의지식을책으로정리하여유럽에전파했다.원주민의사마르틴데라크루스의“인디오의약초와약에관한소고”는스페인과영국의왕실,로마교황청에소장되었고,앨곤퀸원주민인만테오는영국의박식가토머스해리엇과함께앨곤퀸어를문자로기록했다.또한두개이상의언어에능통했던중재자들은통역사로활약하면서두세계가움직이는방향을조종했는데,언어의장벽이큰상황에서그들이미친영향력은매우컸다.마지막으로유럽정복자의배우자나그혼혈자식들은유럽과아메리카두세계를오갔으며,경우에따라서는유럽왕실에서유럽귀족과같은교육을받기도했다.

이러한사실들을파고드는것이유럽과아메리카의조우를이상화하려는시도로보일지도모른다.그러나저자는아메리카원주민들이유럽인과의조우초기부터착취및탄압을당했지만,동시에자기삶의주체로서자신들이처한상황에서최선의방법을찾았다는점을강조한다.우리의흔한인식과달리아메리카원주민역시이대항해시대의또다른주인공으로서자신의삶을살아낸것이다.

유럽인들의관찰기부터온갖칙서와청구서,영수증까지,
행간을읽어되살리는아메리카원주민들의역사

『야만의해변에서』에서가장눈에띄는것은저자가아메리카원주민들과관련된1차자료들과유럽인들이남긴자료를샅샅이뒤져행간읽기를시도한다는점이다.왕의칙령은물론다양한기관의회계장부,청구서와영수증은유럽을방문한아메리카원주민들의이름과여정,그들삶의조각을보여준다.이책은그간흔히접할수없었던자료들을토대로아메리카원주민들이어떤과정을거쳐유럽에왔고,자신이자유인임을호소했으며,무슨일을겪었는지를성실하게좇으며여태껏알려지지않았던아메리카원주민들의삶을생생하게되살린다.문자로된아메리카원주민들의기록이드문상황에서,그들의흔적을찾는일은지워진기억을되살리고한때이곳에서살아숨쉬었던이들의이야기를역사에아로새기는작업이다.때로는참혹하고,때로는엉뚱하며,때로는황당할정도로사치스럽고,때로는대담하기도한다양한일화들은아메리카원주민들이유럽에서일군삶이결코단일하거나단순하지않았음을흥미롭게드러낸다.

식민주의는끝나지않았다
지금,원주민들의목소리에귀를기울여야하는이유

제국을팽창시키면서바다건너다른지역에대한지식을쌓아가던시기,유럽인들은아메리카원주민들을진기한볼거리로여겼다.캐나다의이누이트족에서부터브라질의투피남바족,타바자라족에이르기까지다양한아메리카원주민들이수집가들의“수집품목록”에들었고,“인간동물원”이나“민속학적전시”의대상이되었다.

문제는아메리카원주민들을구경거리로만드는행위가여전히공공연하게이어지고있다는점이다.서구박물관에전시된원주민들의유해는계속되는송환요청에도불구하고여전히고향으로돌아가지못하고있다.아메리카원주민들의유물또한유럽과미국의박물관에소장되어있다.이렇듯본래주인에게돌아가지못하는유해와유물은식민화와노예화,이주로이어지는아메리카원주민들의역사가지금까지계속되고있음을보여준다.저자는아메리카원주민의역사가주류역사에서쉬이배제되거나억압되고있음을지적하면서,그들의이야기가각주나흥미로운일화에머물지않도록귀를기울여달라고요청한다.희미한흔적만을남긴그들의이야기에주목할수록공백으로남은자리가메워지리라는것이다.

이책은세밀한자료조사끝에오랫동안침묵을강요당했던아메리카원주민들의삶에목소리를제공한다.대서양을오간아메리카원주민모험가들의이야기는전통적인역사의시각을뒤엎고양방향으로영향을주고받는새역사를제안한다.탄탄한자료조사를기반으로되살려낸아메리카원주민들의모습은생기넘치게살아움직인다.독자들은이책을통해서역사의중심인물로서자신의이야기를풀어놓는원주민들을최초로만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