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아

사마아

$11.78
저자

마리파블렌코

1974년프랑스북부도시릴에서태어났다.소르본누벨대학교(파리3대학)에서현대문학을공부했다.신문사기자로15년을일했고,방송·영화시나리오작가를거쳐2009년부터청소년소설을쓰고있다.사랑,우울,우정등청소년들이겪을만한다소민감하고어두울수있는주제를유쾌하고도날카로운성장소설로풀어내프랑스문단의주목을받아왔다.『나는너의태양(Jesuistonsoleil)』(2017),『이토록작은새한마리(Unsipetitoiseau)』(2019)가대중의인기와평론가들의호평을동시에받으며작가로서이름을널리알렸다.『사마아(Etledesertdisparaitra)』(2020)로그해프랑스문필가협회(SGDL)청소년문학상,유럽최대의SF축제유토피알(Utopiales)에서유럽청소년문학상,생텍쥐페리상,2021년국제아동도서평의회(IBBY)주관리비리트(Libbylit)청소년문학상등을받았다.

출판사 서평

순응하지않는두여성,사마아와랑시엔
열두살소녀사마아는곧우리현대인이살게될지모를디스토피아에살고있다.지구상에서생명이거의사라진세계,모래가모든것을집어삼킨세계다.유목을하는사마아의부족은사냥을통해생존을이어간다.그러나우리가생각하는사냥이아니다.동물이모두멸종하다시피한세계에서사냥꾼들은마지막남은나무들의자취를쫓아나무를베어다도시에팔아물과공기,먹을거리를구한다.사마아는사냥중목숨을잃은아버지의뒤를이어사냥꾼이되고싶지만그럴수없다.사냥은절대적으로남자들의영역이기때문이다.고집세고강단진사마아는어느날부족의금기를어기고몰래사냥꾼들을쫓아나선다.그러나천가지얼굴을지닌사막에서길을잃게되고,상상도해본적없는진실을맞닥뜨리면서결국부족의운명을전혀다른방향으로이끌어간다.

이책의두가지중심주제는생태와여성서사다.오늘날의문명과생태계가거의사라지고이를경험해본사람도거의남지않은세계에서나무는곧생존의다른이름이고,원시의형태로돌아간인간의삶은다시금생존과힘만이중요한가부장사회가되어있다.아이러니하게도부족의운명을전복하는것은두여성이다.어린사마아와랑시엔으로불리는,너무오래살아서마치처음부터할머니인듯그이전의삶을아무도알지못하는늙은여인이다.사마아와랑시엔은둘다모난데가있어부족안에서마냥사랑받지는못한다.사마아는늘금기의영역인사냥을향한엉뚱한상상과행동으로미움을받고,랑시엔은나무를절대베면안된다고터무니없이성화를내는통에남자들에게멸시를받는다.그러나나무사냥을떠났던남자들이빈손으로돌아오면부족에잔인한굶주림이찾아오고사람들이죽어나간다.랑시엔은이불모의땅에다시생명이번성하게하려면나무를살려야한다고쉼없이주장하지만,늘그렇듯이궁극의번영이당장의생존을이기기는어렵다.

사마아,모든것이연결된새로운세계에눈뜨다
이야기의본격적인전개는사마아가사냥꾼들을놓치고사막한가운데혼자고립되면서시작된다.사마아는모래폭풍을만나죽을뻔한위기속에서절벽으로둘러싸인깊은구렁에빠지는데,설상가상부상까지입지만뜻밖에도‘인간들의눈을피하기위해깊은구덩이에몸을숨기는나무들’,즉한그루의거대한‘사냥감’을발견한다.사마아가살아가는세상은이미동물과식물들의이름조차거의잊힌채,살아있는것들은그저‘짐승’이거나나무아니면‘덤불’일뿐이다.사마아를포함해많은여성들은사냥꾼들이베어오는목재를제외하고는실제로살아있는나무를본적도없을정도다.물도생수대신도시에서나무를팔아사오는젤리형태의물만마시며,건조한모래바람을견디기위해공기도사서마신다.

그러나구멍속세계는다르다.아름드리나무를중심으로촘촘히연결된작은생태계가작동한다.나무가있으니샘물이있고,나무와샘물이있으니곤충과작은동물들도깃든다.곤충이있으니새들도날아온다.나무에는열매가맺히고열매안에는씨앗이맺힌다.평생본적도상상한적도없는자연의신비로운조화와원리를발견해가며사마아는자신들의삶의방식이뭔가크게잘못됐음을직감한다.그러나부상당한몸으로높디높은절벽을기어오를방법이없는사마아는캠프에서가져온단백질바와샘물,물풀,나무껍질등으로겨우연명하는데,더이상버틸수없는지경에서모든것을포기했을즈음,나무사냥을떠났던부족남자들이사마아를구출하러내려온다.그러나이구원자들은사마아가‘발견’한새로운구멍속생태계를무참히짓밟는파괴자들로서의정체를적나라하게드러낸다.

기후위기시대를폭로하는생태우화
이책은한편의철학우화처럼인간과자연의관계를상징적으로잘재현해낸다.소설속부족은생존을위해나무를베어다팔수밖에없다고굳게믿지만,사실얼마남지않은나무들을죽이는것은살아남은인류를파멸로몰고갈자살행위일따름이고,이를통해여전히특권을누리는쪽은높은타워위에서사는대도시사람들뿐이다.겨우한줌밖에남지않은이무지한미래세대들은생존의조건을완전히잘못이해한채역시한줌밖에남지않은생명들을끝까지파괴해가고,그렇게이미멸망한조상들과꼭같은모습으로자멸해간다.

SF소설과디스토피아의외피를두른이책은기후위기의시대를살아가는우리세대의어리석음과폭력성을예리하게폭로한다.한낮의이글대는태양과밤의추위를홀로견디며사마아는마치옛날인디언부족의성년식처럼아주특별한내적,외적통과의례를치르는데,이고된변화의과정이길고섬세하게그려진다.그러다느닷없이사마아와자연의생명친구들의성스러운보금자리가파괴되는장면에이르면사마아의내적,외적변화가지난하고극적이었던만큼폭력의실상은더없이난폭하게대비된다.

유토피아를꿈꾸는우리세대에게전하는희망의메시지
이불모의세계에서숲을재건하는데결정적역할을하는또한인물이랑시엔이라는점은매우의미심장하다.다소신비로운설정이지만랑시엔은소설속에서유일하게현대문명을경험했던‘우리시대’사람이기때문이다.랑시엔은마치광야에서외치는예언자처럼온갖조롱을감수해가며생명의복음을설파할뿐아니라,사마아에게나무를심고가꾸는방법도전수해준다.어린사마아와손잡은랑시엔과숲과물과공기를되찾은미래의유토피아를통해저자는우리기성세대에게희망의메시지와함께무거운숙제를남긴다.주인공사마아를열두살아이로설정한작가는결국미래세계의운명은바로그레타툰베리세대의우리아이들에게달려있다고말하는것은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