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모폴리터니즘이란 무엇인가 (함께 살아감의 철학, 세계시민주의 | 개정증보판)

코즈모폴리터니즘이란 무엇인가 (함께 살아감의 철학, 세계시민주의 | 개정증보판)

$22.00
Description
“코즈모폴리터니즘이 귀환했다” - 데이비드 하비
“살아감이란 언제나 ‘함께 살아감’이다” - 자크 데리다

‘먼 타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환대의 철학적 뿌리를 찾아서
국경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지구는 ‘촌’이 되었다고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환대하거나, 적어도 의식하고 있는 ‘이웃’은 내 주변, 내가 속한 집단과 국가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을 비롯해 기후위기와 난민 문제 등 오늘날 시급한 이슈들은 더 이상 이러한 괴리가 허용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제는 민족과 국가를 넘어서는 사고방식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한 국가의 시민이 아닌 ‘세계시민’이 되기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환대’ 개념은 사실 ‘코즈모폴리터니즘’(세계시민주의)에 철학적 기반을 두고 있다. 코즈모폴리터니즘은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처음 다루어졌고, 이후 이마누엘 칸트와 자크 데리다, 한나 아렌트 등 유수의 학자들도 강조해왔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양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유엔 헌장에 반영되는 등 역사적으로도 유서가 깊은 개념이다. 이 책은 이러한 코즈모폴리터니즘의 기원과 철학적 근거를 정리하는 가운데 그 특성과 가치를 짚고, 시대와 학자에 따라 어떻게 해석되어 왔는지 살핀다. 또한 기후 문제와 소수자 문제 등 현대 세계가 직면한 여러 이슈를 관통하는 해결책으로 코즈모폴리터니즘을 제시하며, 종교에서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2015년에 출간된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의 개정증보판으로, 철학적 내용을 좀 더 보완해 코즈모폴리터니즘의 복합적 의미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책의 주요 내용들을 쉽게 정리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본문 곳곳에 ‘키워드 상자’를 배치했다.
저자

강남순

현재미국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브라이트신학대학원(TexasChristianUniversityBrite,DivinitySchool)교수이다.미국드루대학교(DrewUniversity)에서철학석·박사(Ph.D)학위를받았고,영국케임브리지대학교신학부에서가르쳤다.2006년부터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에서자크데리다사상,코즈모폴리터니즘,포스트모더니즘,포스트콜로니얼리즘,페미니즘등현대철학적·종교적담론들을가르치고있다.특히이마누엘칸트,한나아렌트,자크데리다등의사상과연계해서코즈모폴리턴권리,정의,환대등의문제들에대해학문적·실천적관심을두고쓰고가르치고강연하며다양한국제활동을한다.지은책으로는《질문빈곤사회》,《페미니즘앞에선그대에게》(2020세종도서),《매니큐어하는남자》,《배움에관하여》,《용서에대하여》(2017세종도서),《정의를위하여》,《안녕,내이름은페미니즘이야》(2019세종도서),그리고《안녕,내친구는페미니즘이야》등이있으며,페미니즘과종교3부작으로《페미니즘과기독교》(개정판),《젠더와종교》(개정판),《21세기페미니스트신학》(개정판)등이있다.영문저서로는《디아스포라페미니스트신학:아시아와신학정치적상상(DiasporicFeministTheology:AsiaandTheopoliticalImagination)》,《코즈모폴리턴신학:불균등한세계에서의행성적환대,이웃사랑,연대의재구성(CosmopolitanTheology:ReconstitutingPlanetaryHospitality,Neighbor-Love,andSolidarityinanUnevenWorld)》등이있다.《서울신문》,《한국일보》,《중앙일보》,《시사인》등에서칼럼니스트로활동했으며,2017년《경향신문》에서‘올해의저자’로선정되었다.

목차

개정증보판서문:우리는모두연결되어있다
책을펴내며

1장왜코즈모폴리터니즘인가
1.함께-살아감의철학
2.지구적위기에직면한인류공동체:“세계는스스로를파괴하고있다”
3.코즈모폴리턴공동체:위기를함께나누는비영토적공동체

2장21세기,코즈모폴리터니즘의귀환
1.타자에대한세가지윤리적의미
2.코즈모폴리터니즘을둘러싼오해와이해
3.코즈모폴리터니즘의주제
4.코즈모폴리터니즘:이론과실천

3장코즈모폴리터니즘의특성과가치
1.코즈모폴리턴정체성
1)정체성의정치학:긍정,차이,혼종성
2)코즈모폴리턴정체성:세계시민이란누구인가
2.코즈모폴리터니즘에대한다양한관점:부정적이해와긍정적이해
3.코즈모폴리터니즘의주요특성
1)거시적상호의존성의원리
2)우주적환대와책임성의원리
3)초경계성의원리
4)초정체성의정치학
4.코즈모폴리터니즘의주요가치

4장스토아주의코즈모폴리터니즘
1.코즈모폴리터니즘의역사적분기점
2.스토아주의코즈모폴리터니즘:우주적시민의식과존재론적평등성
3.코즈모폴리턴유토피아:급진적인존재론적평등세계에의갈망

5장칸트주의코즈모폴리터니즘
1.세계의영구적평화:‘목적의나라’를향하여
2.코즈모폴리턴정의와권리:정치적실천을위한도덕적나침판
3.칸트와함께칸트를넘어서사유하기

6장코즈모폴리턴정의와정치
1.‘동료인간’의식과제노사이드
2.코즈모폴리턴정의와정치:‘인류에대한범죄’를넘어서

7장코즈모폴리턴환대:인간의권리와의무
1.코즈모폴리턴환대:환대의무와방문권리
2.개인적환대와국가적환대:갈등과딜레마
1)조건적환대와무조건적환대:환대의정치,환대의윤리
2)상대적환대와절대적환대
3.코즈모폴리턴환대의구성:연민과얼굴

8장코즈모폴리터니즘과종교:책임성으로서의종교
1.종교의존재의미:책임성으로서의종교
1)‘그런신’은없다
2)종교의두기능,억압과해방
3)‘신제국’으로서의종교너머,책임성의종교로
2.예수의탈종교화:코즈모폴리턴시선
3.예수의코즈모폴리터니즘
1)모든사람을이웃으로:경계를넘어선연민과사랑
2)코즈모폴리턴실천:신을사랑할때,무엇을어떻게사랑하는가
4.바울의코즈모폴리터니즘
1)인간의평등성과동료시민의식
2)바울과함께바울을넘어서사유하기
5.기독교코즈모폴리터니즘

9장코즈모폴리턴환대와종교
1.예수의코즈모폴리턴환대
1)모든존재의긍정과환영
2)예수의종교,경계를넘어서는환대의실천
3)예수의절대적환대
2.성서의코즈모폴리턴환대
3.호스티피탈리티,적대와환대의얽힘성

10장코즈모폴리턴타자사랑과종교
1.종교적사유의전환
2.타자사랑:나·타자·신사랑의분리불가성
1)이웃의범주
2)사랑행위의복합적의미
3)자기사랑:타자사랑의전제조건
4)다름의사랑:동질성의사랑을넘어서
3.네이털리티,타자사랑의전제조건
4.코즈모폴리턴이웃사랑

11장코즈모폴리터니즘과함께-살아감의종교
1.유신론-무신론너머의종교
2.종교,생명의부름에의응답
3.코즈모폴리턴정의와연민:함께-살아감의종교를향하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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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코즈모폴리터니즘을둘러싼
오래된오해를걷어내다

이책은제목에걸맞게‘코즈모폴리터니즘’을둘러싼여러오해를하나씩풀어간다.흔히‘코즈모폴리터니즘’을어디선가들어봤고,어렴풋이알고있다고생각하는사람이많다.비슷한이름의잡지《코스모폴리탄》이널리알려진탓도있을것이다.그러나코즈모폴리터니즘은오래된전통을지닌개념이다.기원전5세기중반“당신은어디서왔는가?”라는물음에“나는우주(cosmos)의시민”이라고답한그리스의철학자디오게네스로부터비롯된것으로알려져있다.이러한스토아주의코즈모폴리터니즘은국가등지리적경계를넘어서는‘확장된소속’의가능성을보여주었다는점에서오늘날까지이어지는코즈모폴리턴개념의기원으로볼수있으며,이후각시대마다한계가있긴했으나이마누엘칸트(계몽주의코즈모폴리터니즘),카를야스퍼스와한나아렌트(근대코즈모폴리터니즘)를비롯한많은철학자들이타자를향한‘윤리적의무’로서코즈모폴리터니즘사상에주목해왔다.
또다른오해는코즈모폴리터니즘이구체적인정치와역사에무관심하며,중산층의사치스러운삶이반영된탈정치적사상이라는오해다.실제로안토니오그람시는‘코즈모폴리턴’들이제국주의와연계되어부유하는지식인들이라고보았으며,프란츠파농역시코즈모폴리터니즘이식민주의에맞서는민족주의를방해한다고보았다.그러나책에따르면이는코즈모폴리터니즘에대한지극히제한적인이해에불과하며,‘개방적’민족주의의경우민족적경계를넘어서려한다는점에서코즈모폴리터니즘과얼마든지양립가능하다.
코즈모폴리터니즘을‘보편주의’나‘평등주의’로여기는경우도많다.물론궁극적인목표에서는겹칠수있다.그러나이책에따르면보편주의와평등주의가인류또는인간이라는보편적범주에서출발하는것과달리코즈모폴리터니즘은‘얼굴’로상징되는개별인으로부터출발한다는점에서결정적차이가있다.에마뉘엘레비나스는‘얼굴의철학’을강조했는데,이는곧‘개별성의윤리’에뿌리를내리고있으며코즈모폴리턴환대의중요한특징이다.

우리는격렬하게방해받고
방해할준비가되어있는가

타자를향한‘포용의원’이확장되어야한다고강조하는코즈모폴리터니즘사상은그자체로종교의존재의미와연관된다.성서속여러에피소드에는이미외국인을향한코즈모폴리턴환대사상이녹아있다.이는오늘날난민문제에도직접적인시사점이있지만,그렇지않더라도모든인간은사실상‘외국인’으로살아간다.우리모두는늘“타자의환대를필요로하며내주변의타자도나의환대를필요”로하기때문이다.
한가지주의할것은,이러한환대를낭만적으로만이해해서는안된다는점이다.실제현실에서환대한다는것은타자들과의“격렬한관계성에의해방해받는것”이다.환대와적대의경계또한모호하다.이책에인용된성서속여러사례에서는남성손님을환대하기위해여성이아무렇지않게희생되는장면들이나온다.이를남존여비가당연시되었던옛날의이야기로만치부할수없는것은,오늘날에도특정그룹에대한‘환대’의이면에서다른그룹의사람들,예를들어외국인,성소수자,여성등에대한‘혐오’가일어나고있기때문이다.‘환대의성공’이면에서일어나는‘환대의실패’에대한인식은,환대에관한담론과실천에서반드시기억해야할지점이다.
철학과종교의측면에서바라본‘코즈모폴리터니즘’이던지는질문들은결국하나로합쳐진다.타자를,특히우리에게익숙하거나친근한타자가아닌,애써보려하고들으려하지않으면존재조차알지못하는,목소리가있지만‘말할수없는’타자들을어떻게대할것인가하는물음이다.책의이러한물음을받아들인다면,너무당연해서이제는공허하게들리는‘이웃사랑’이새로운질문으로바뀌어가는것을확인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