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사회학적 읽기 : 우리는 왜 그 작품에 끌릴까

예술의 사회학적 읽기 : 우리는 왜 그 작품에 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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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샛별,김수정

이화여대사회학과교수.예일대학교사회학박사.한국문화사회학회등재지『문화와사회』편집위원장을맡고있으며,그외에도『한국사회학』,『사회과학연구논총』,『문화경제연구』,『여가학연구』등의주요학술지의편집위원을역임하였다.연구관심분야는문화사회학,예술사회학,대중문화연구,문화예술정책이며현재한국사회의문화자본과상징적경계에대한연구,세대문화연구,한국문화정책연구를수행중이다.주요저서및역서로는『문화사회학으로바라본한국의세대연대기:세대간문화경험과문화갈등의자화상』(2018세종도서학술부문우수도서-구문화체육관광부우수도서,2019.한국연구재단우수성과50선선정.부총리겸교육부장관표창)『문화사회학으로의초대:예술에서사회학으로』(2004),『현대문화론:문화사회학자가본일본의현대사회』(2004),『문화분석:피터버거,메리더글라스,미쉘푸코,위르겐하버마스』(2003),『만화!문화사회학적읽기』(2009,공저),『예술사회학:순수예술에서대중예술까지』(2010,공역)등이있으며,주요논문으로는「한국문화의상징적위계에관한조사:한국사회의고급문화는무엇인가」(2014),「한국사회의문화자본은존재하는가」(2006),「불평등한미래:청소년의‘꿈’,지위표식이되다」(2020,공동),「AnythingbutGugakandTrot:SymbolicExclusionandMusicalDislikeinSouthKorea」(2020,공동집필),「ACulturalMapofSouthKorea,2011」(2017,공동)등90여편의저역서및논문을저술하였다.

목차

프롤로그:‘오픈런’시대의예술사회학

1부예술사회학으로떠나기전에

1장예술을둘러싼다양한이슈들
아이돌음악,예술이되다
미술관에‘걸려있는’그림
햄버거와케첩중예술이아닌것은
무대뒤의사람들
불편한감정을유발할때
어떤‘예술’을지원하시겠습니까

2장예술사회학으로의초대
‘위대한예술’에물음표를붙이면
예술개념의경계짓기
문화의다이아몬드

3장역사속의예술
가장‘순수한’형태의문화
대량문화의거부할수없는힘
길거리예술의도약
위계에대한도전
위계의붕괴,개념의확장

2부예술과사회가만나는방식

4장반영이론이란무엇인가
예술로사회를들여다볼수있다는믿음
마르크스주의,아이디어의시작
어디까지믿어야할까

5장예술속에서발견한사회
주인공들은왜결핵으로죽어갔을까
정신병동에갇힌지젤
‘성녀’이거나‘요부’이거나
누가진짜영웅인가
캔디,인내의아이콘이되다

6장반영이론으로분석하기
서사를지탱하는단하나의구조
007시리즈의흥행이유
<포카혼타스>와<아바타>의공통점
예술을체계적으로분석하는법
생산의우상에서소비의우상으로

7장형성이론이란무엇인가
예술의힘에대한관심
예술의영향력을둘러싼논쟁의시작
관객은‘꼭두각시’에불과한가

8장사회에미치는예술의영향
태교음악은모차르트
“아이들을보호해야한다”
음악과춤을통한교화와갱생
아톰에서아시모로
세상을뒤바꾼영화들

9장형성이론으로분석하기
프랑크푸르트학파의문화산업비판
‘진정한음악’을찾아서
예술의신비감,권력의수단이되다
아우라상실의효과

3부생산되고소비되는예술

10장예술세계는어떻게움직이는가
고독한예술가?함께만드는예술!
<아가씨>는누구의작품인가
무엇이예술작품의변화를가져올까
‘진짜’예술로만드는것

11장예술은하늘에서뚝떨어지지않는다
사진이라고다같은사진이아니다
뉴욕미술계의변화,1940-1985
게이트키핑을통과하라!
어떤예술가가이름을남길까
예술가는무엇으로보상받는가
생산관점연구의딜레마와과제

12장능동적인수용자가나타났다!
조작되지않는대중
영웅과같은독자의탄생
‘두껍게’서술하기
가부장제에순응하는로맨스소설독자들
“해석은여러분께맡기겠습니다”

13장작품‘해석’과의미‘생산’
‘기대의지평’이촉발한논란
스포일러가된포스터
브리콜라주,기성세대엘리트를경악시키다
폭주족과히피는어떻게연결되는가
‘기호학적저항’의의의와한계
주관성을어디까지수용할까

14장예술을소비한다는것
고야를좋아하는당신,상층계급이시군요
취향으로구분짓는‘나’와‘너’
미술관에가면작아지는이유
불평등을재생산하는블랙박스
자기표현의수단이되다
인스타그램속미술관

4부예술을사회적으로읽어보기

15장인상파는어떻게부상했는가
예술:캔버스의역작에서경력으로
사회:중간계층의확장과새로운기술
생산:야외로나간화가들과딜러들
소비:중간계층취향의부상

16장다섯장면으로보는BTS
예술:모방과결합을통한진화
사회:한국사회의구조와문화
생산:완벽함을만들어내는기획사시스템
분배:네트워킹의놀라운힘
소비:팬덤,생산자가되다

에필로그:여정을마무리하며

출판사 서평

‘위대한작품’은어떻게탄생하는가?
예술을바라보는사회학의시선

‘걸작’의조건은무엇일까?범접할수없는영감,천재적인발상,세련된기법,높은완성도등이떠오를것이다.그러나사회학의눈으로보면이조건들은상당부분‘만들어진’것임을알수있다.이책은지금껏‘예술바깥의일’이라고여겨왔던것들이예술을‘예술’로만드는데작용하고있음을보여준다.흔한예로우리는영화를‘레드카펫’위사람들의작품으로기억하는경우가많지만,영화한편이완성되기까지는감독과배우등‘핵심인력’뿐아니라섭외,분장,홍보등을맡는‘보조인력’의역할이필수적이다.인상파화가에두아르마네의높은명성은생전에그의제자이자연인이었던화가베르트모리조의‘명성관리’가큰역할을했다.수많은화가아내의이름들이그랬듯,오늘날모리조의이름도기억하는이가드물지만말이다.

예술을소비하는일도마찬가지다.로맨스소설은흔히가부장적가치관을강화한다는비판을받아왔지만,이책에소개된연구에따르면로맨스소설은여성독자들이자기시간을갖도록유도해가부장제질서에균열을내는측면이있다.우리가지극히개인적인호불호라고믿는소비의‘취향’조차사회적으로만들어지는데,이책에는이를설명하기위해계급에따라그림을선호하는취향이다르게나타난다는사실을밝혀낸부르디외의연구를비중있게소개하며‘인스타그램속미술관사진’의의미도짚어본다.이렇듯예술과사회를결합해읽는예술사회학의시도는작품의숨겨진측면을드러내며색다른작품감상법을제공한다.

익숙한작품들의낯선뒷모습을파헤치다!
장르나기법을몰라도‘예술보는눈’을기르는법

예술과사회가맺는‘관계’의눈으로보면아는작품도다르게보인다.이책에따르면예술작품은당대사회에관해많은정보를주는데(반영이론),예를들어한국근대문학속많은주인공들이결핵으로죽어간배경에는당시많은사람들을죽음으로이끌었던,그리고작가들자신도피하지못했던결핵의대규모유행이있었다.여러시대에걸쳐많은화가들이구약성서속인물‘유디트’를성녀나요부로만묘사한것또한미술계가오랫동안남성화가들을중심으로구성되어왔음을보여준다.자크루이다비드의유명한작품<마라의죽음>과<생베르나르협곡을넘는나폴레옹>에서는서양미술사에서가장정치적인인물로평가받는작가의실제삶이엿보인다.

예술은사회를반영하는것을넘어변화시키기도하는데(형성이론),원작소설이영화로도만들어진<도가니>가여론을움직여‘도가니법’(성폭력범죄의처벌특례법개정안)제정을이끌어낸사례가대표적이다.만화<아톰>의상상력이일본에서로봇‘아시모’의개발에큰영향을준것도여기에포함된다.대중문화에대한비판또한이러한형성이론을기반으로이루어지는데,특히프랑크푸르트학파의경우사회변화를일으키지못한다는점에서대중문화를부정적으로보았다.실제로나치시대에레니리펜슈탈의영화등은빼어난영상미를자랑하지만,히틀러의통치전략으로활용되면서수백만의사람들을죽음으로내몰았다.

이처럼예술과사회의만남에주목하는것은익숙한작품들의낯선모습을보여줄뿐아니라예술자체에대해서도각자의답을찾을수있도록이끈다.이는장르나기법에대한사전지식이없는입문자들도어렵지않게예술에다가갈수있도록도울것이다.

과거와현재,이론과사례를종횡무진
넘나드는예술사회학가이드북

이책이기존의예술사회학책들과구분되는점들중하나는다양한사례인용이다.기존책들은대부분번역서라서독자들이한국사례로학습할기회가부족했는데,이책은한국드라마와가수,영화등우리가친근하게느낄수있는사례들을곳곳에배치했다.실제로<기생충>과<아가씨>등의영화뿐아니라등TV프로그램,정호승시인의<수선화에게>부터하상욱시인의<애니팡>까지여러분야를넘나든다.이는지은이가14년넘게동명으로대규모대학교양수업을진행하면서쌓은노하우와피드백을반영한결과이기도할것이다.

또한이책은예술이사회를반영한다는생각의출발점이라고할수있는마르크스의이론부터베버,베커,벤야민,부르디외등다양한사회학자들의이론들을소개한다.핵심만추려본문곳곳에박스로구분했기때문에,이론설명이너무어렵게느껴진다면읽지않고건너뛰어도큰지장이없도록구성되어있다.또한각장마다다양한시각자료가배치되어있으므로작품위주로빠르게살펴보는읽기방식도가능할것이다.특히마지막장에서는인상파의부상과BTS열풍등의주제를예술,사회,생산,분배,소비의측면에서체계적으로분석함으로써입문지식뿐아니라실전적용방법도동시에안내한다.

책속에서

히틀러는정치를종교적속성의아우라를가진예술과동일시하면서자신의정치에대한일체의비판을방지하고자했다.이러한상황에서벤야민은진품이가진아우라를걷어내는복제기술의또다른기능에주목하며,정치의예술화에대항하기위해예술의정치화가필요함을주장했다.과거의예술과달리기술복제시대의예술은진품의역사성과일회성을벗어나있으며,주술적·제의적기능이아닌단순히그외형적아름다움만을표방하는상품적가치와전시적가치를지니는데,이로써대중들은예술작품에일정한거리를두고비판적으로수용하는태도를가질수있게된다는것이벤야민의주장이다.(177쪽)

모리조는마네가1883년세상을떠난뒤여느사람들처럼그저추억하고슬퍼하기보다는그의명성을지켜주기위해온갖노력을기울였다.또다른인상파화가였던클로드모네등과함께1884년마네의전시회를기획하는것은물론이고,경매에서팔리지못한마네의작품을사들였다.마네의문제작<올랭피아>를판매할때도움을준것도모리조였다.나아가모리조는드가가개인소장품으로미술관을세우려할때마네의작품을포함시키도록만드는등그가할수있는한마네의이름과작품들이끝까지남아세상의빛을보도록하는데힘썼다.마네에겐그의아내와동료들,모리조가있었다.그러나모리조에겐누가있었는가?모리조에게도경력을관리해줄누군가가있었더라면오늘날상황이조금은달라지지않았을까?(214쪽)

비슷한예술취향을공유한다는점은서로에대한호감을높이는데중요한역할을한다.이렇게형성된관계는다시금두사람주위에존재하는또다른비슷한사람들과의연결로이어지며,취향공동체로보이는하나의집단을형성하게된다.바로이러한과정이부르디외가이야기하는내집단으로의포섭이다.표면적으로비슷한미적취향과생활양식을공유하기때문에서로어울린다고여겨지는이집단은,그러나단순한취향공동체라기보다는그밑바탕에서공동의계급적위치를공유하는계급공동체이다.부르디외에따르면상층계급구성원들은자신과유사한경제자본·문화자본을보유한또다른상층계급구성원들과함께할때익숙함을느끼고,그러한상황을‘자연적인’상태로받아들인다.물론이는중간계급이나하층계급의경우도마찬가지이다.(2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