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인 내가 어느 날 직장인이 되었다

페미니스트인 내가 어느 날 직장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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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페미는 거르면 된다”고요? 페미니스트도 취업을 합니다!
광장을 떠나 직장으로 들어간 ‘메갈’들의 좌충우돌 혼란스러운 분투기
□ 학교 다닐 때는 안 하던 화장, 취업하고 하고 있다
□ 예전이라면 정색했을 빻은 말, 이젠 흐린 눈으로 무시하거나 웃으면서 욕한다
□ 남성 중심적 일터에서 ‘여자’라는 고정관념 속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 무리한 적 있다
□ 회사 빌런인 여자 동료를 욕하려다, ‘이거 여적여인가?’ 멈칫한 적 있다
□ 일하다 여성 직업인을 만나면 ‘혹시 페미니스트일까?’ 탐색에 들어간다
□ 당연히 비혼을 생각했는데, 주변의 결혼 소식을 들으며 마음이 복잡해진 적 있다
□ 소심하게나마 노트북에 페미니스트 스티커를 붙여뒀다
□ 성차별, 성폭력 사건을 듣게 되면 피가 다시 끓어오른다

위 체크리스트에서 세 개 이상 ‘그렇다’고 답변했다면, 분명 당신도 ‘페미니스트-직장인’ 자아를 지녔다. 당신은 한 명의 여성 노동자로서 매일 고민하고 망설이면서, 일터의 수많은 모순을 때로는 견디고 때로는 정면 돌파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2015년, ‘메갈리아’가 쏘아올린 공으로 페미니즘은 리부트되었다. 그때 가장 활발하게 여성혐오와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던 여성들은 20대였다. ‘메갈’들은 모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고, 대학과 온라인 공간은 새로운 공론장이 되었다. 페미니즘이라는 유토피아의 울타리 안에서 여성들은 자신이 겪은 성폭력과 성차별을 폭로했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뒤집었고, 불공평한 규칙들을 바꿨고, 새로운 언어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2022년 현재, 수많은 ‘메갈’들이 노동시장으로 진출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맞닥뜨렸다. “페미는 걸러야 한다”는 말이 떠도는 적대적인 세계에서, 페미니스트 취준생과 사회초년생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걸러지지 않는’ 무난한 직장인이 되어야만 했다.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는 논할 필요도 없던 ‘당연한’ 것들이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필드에 들어선 여성들은 필연적으로 여러 혼란과 시행착오를 겪는다. 대놓고 성차별의 기운이 느껴지는 면접장과 인턴 자리를 꿋꿋이 버텨내고, ‘남성성’을 과장해 털털하게 행동하거나 ‘여성성’을 부각해 얌전한 척을 하며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꾸며낸다. 여성 동료가 당연히 페미니스트일 거라고 짐작했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실망하기도 하고, 여러 이유를 일터를 떠나는 여자 선배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선택을 곱씹기도 한다. 회사 안에서 여성혐오적인 발언에 용기 있게 대응하거나 웃으면서 받아치는 법을 터득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페미니즘적인 시각을 적용하며 효능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에는 처음엔 뒤죽박죽이고 엉망이었지만, 점차 ‘K-직장인’의 모습에 ‘메갈’ 시절의 자신을 끼워 넣으며 정체성을 재조립해간 페미니스트들의 솔직한 ‘애환’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저자

전은영,김소라

1994년생.5년차기자.경상도시골에서장녀로태어나‘여자가무슨공부냐’는가부장의반대를뚫고서울에서대학을나왔다.페미니즘리부트가몰아치던바로그때,여성주의교지를만들고소모임을하며글을쓰는페미니스트친구들을만났다.페미니즘이가르쳐준것들을잊지않는생활밀착형페미니스트로살고싶다.

목차

들어가는글
페미는걸러지지않았습니다

1장.메갈도취업을합니다
미투를어떻게생각하냐고요?
안전지대는끝났다
옆자리여자와연대할수있을까?

2장.우리는우리의방식대로싸운다
얼마나씩씩해야할까?
여기자는일하기편하다는말
롤모델여자선배찾기
화내지않으면서싸우는법
업무에페미니즘묻히기

3장.남들처럼잘살고싶다는욕망
어쩌면나결혼할지도몰라
한남은싫지만연애는하고싶어
몸과의불화를멈출수있을까?
‘여성적’취미를위한변론
‘정상에서만나자’가담지못하는것들

4장.그래도세상은바뀝니다
우리는역사의한가운데있는지도몰라
유리천장을깰생각은없었는데요
그노래방이사라졌다
서로의얼굴을확인할때

나가는글
얼굴도이름도모르는친구들을찾습니다

출판사 서평

강렬한경험을공유하고사회로흩어진친구들에게던지는질문
페미니스트직장인여러분,다들잘살아남고있나요?

사회에진입해적응하다보니페미니스트로서새롭게깨닫게된것들도있다.‘메갈’시절비교적쉽고도명확하게페미니즘실천을할수있었던건,‘그래도되는’안전한시절이었기때문이라는사실이다.예전에는한치의망설임도없이‘비혼’을외쳤지만,결혼이안정적인중산층으로점프할수있는지름길이란걸깨닫고자신의개인적인욕망을발견하는페미니스트도존재한다.‘정상성’을갖춰야만안정적으로정착할수있는사회에서페미니스트들은자신의욕망과신념사이에서갈등한다.사회에서수행해야하는꾸밈노동과외모에대한강박으로고민하기도하고,자신의‘여성적’취미를어떻게바라봐야할지혼란에빠지기도한다.달라진환경에서자신의가치관을재구성하는과정을통해,여성들은더넓고깊게페미니즘의영역을확장시킨다.
사회에진입한페미니스트들은바빠진일상에더해백래시와팬데믹으로이전의강력한연대를잃어버렸다고느끼기도하지만,때로는페미니즘이바꾼세상을피부로체감하며전율하기도한다.‘야망’을슬로건으로내세우고자기계발과각자도생을외치는페미니스트들을보면서아쉬움을느끼지만,그래도우리는같은정서를공유하고있다는희미한연대감이분명히존재한다.‘페미니즘리부트’이후로약7년의시간이흐른지금,몸집을불린거대한백래시의파도를마주하고절망하기도하지만,우리의짧은역사를돌아보면세상은끊임없이나은방향으로변해왔다는사실을분명하게감각하기도한다.혼란과외로움,막막함을뚫고,이책은비슷한일상을살고있을직장인페미니스트들에게다정한질문을던진다.그동안어떻게지냈냐고.안전한공간에서벗어나낯선곳에도착하는경험이힘들지는않았냐고.이제우리가뭘더할수있을지,앞으로뭘해야할지를이야기해보자고.이책은‘광장’에서설치고말하고생각하던시간을지나‘직장’에서한명의사회인으로살아가게된페미니스트들이,각자의자리에서자기만의방식으로차별과혐오를돌파하고페미니즘에대해고민한어지러운궤적의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