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료윤리 - 동녘선서 96 (제4판)
Description
생명을 조작하고 통제하는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의료윤리는 무엇인가?
20여 년간 사랑받은 생명의료윤리 분야의 스테디셀러 전면 개정판 출간
2023년 2월, 뇌사 여성을 대리모로 활용하자는 한 생명윤리학자의 논문으로 전 세계 여론이 들끓었다. 학자의 주장처럼 우리는 이를 신장이나 각막과 다르지 않은 자궁 장기 기증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조금씩 모습을 바꾸며 수년 간 존재해온 대리모의 최첨단 형태로 보아야 할까? 그것도 아니면 뇌사한 사람의 삶을 부자연스럽게 연명시키며 출생의 도구로 이용하는 생명 경시 풍조의 ‘끝판왕’으로 이해해야 할까? 이에 관한 윤리적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장기 기증과 대리 임신·출산, 뇌사자의 연명의료 결정과 생명에 관한 공리주의적 접근 등 이 문제에 얽힌 생명의료윤리학의 수많은 논의와 그 윤리적 쟁점들의 교차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조력 존엄사’나 호스피스에 관한 논의, 태아나 배아 수준에서의 유전자 검사 및 선별 문제 등을 이해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의료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함에 따라 의학은 단순히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것을 넘어 인간의 생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즉 생명을 ‘조작’하고 ‘통제’하는 의료 실천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생명을 다루는 일에 얽힌 새로운 윤리적 긴장이 한국 사회 곳곳에 등장했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지난 20여 년간 생명의료윤리학의 교과서로 사랑받아온 《생명의료윤리》는 새로운 주제와 논의를 담은 전면 개정 제4판을 선보인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의사, 수의사, 유전상담사, 변호사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인 저자들이 현장을 반영한 생생한 언어로 생명의료윤리학의 광범위한 주제들을 다룬다. 임신중절, 안락사, 장기이식, 동물실험 등 전통적인 이슈에서는 지금까지 축적된 논의를 효과적으로 정리해 전달함과 동시에 새로운 접근 방식과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이에 더해 유전상담, 건강정보 빅데이터 등의 최신 이슈와 그 윤리적 쟁점들을 소개하며 다가올 변화에 대한 윤리적 숙고를 가능하게 한다. 구판에 실렸던 개론적 성격의 글들 또한 최신 정보를 반영하고 새 꼭지를 추가하는 등 개정·증보 과정을 거쳤다. 이 책이 다루는 복잡하고 첨예한 질문들을 통해 독자들은 현재 생명의료윤리학 논의의 전반을 이해할 수 있으며 각 이슈의 윤리적 쟁점, 사회적 논의, 제도적 현황, 나아갈 방향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의생명공학과 의료기술이 발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생명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저자

구영모,피터싱어,김선혜,윤지영,최은경,김명희,이병한,최인희,이서형

동물해방(AnimalLiberation)』(1975)출간이후에국제적인명성을얻었다.그는프린스턴대학교‘인간가치대학센터’에서생명윤리학IraW.DeCamp교수이자멜버른대학교계관교수이다.그는『실천윤리학(PracticalEthics)』(1979),『당신이구할수있는생명(TheLifeYouCanSave)』(2009),『현실세계에서의윤리학(Ethicsint...

목차

엮은이의말

1부왜생명의료윤리인가

1장생명의료윤리란무엇인가_구영모
과학과윤리·관습·법|관습과윤리|법과윤리|생명의료윤리학이란|생명의료윤리추론의예|생명의료윤리의네원칙

2부재생산을둘러싼생명의료윤리

2장인간의생명은언제시작되는가_피터싱어
어느미국인부부의고민|태아의생명인가여성의선택인가|임신중절이합법적인의료행위로간주되기까지|인간의생명은언제부터시작되는가|임신중절이라는먹통자물쇠풀기

3장보조생식기술시대의임신중지논쟁_김선혜
체외수정과선택적유산|배아선별과착상전유전자검사|대리임신·출산에서의임신중지|새로운재생산윤리의요청

4장보조생식기술을통한비혼모출산이드러내는한국사회의쟁점들_윤지영
보조생식기술을통한비혼모출산가능성의법적·의료적현실|비혼여성및여성동성커플에게보조생식기술의접근권을허용하는해외사례들|비혼모출산을둘러싼쟁점들에대한반대논거|비혼모출산을둘러싼쟁점들에대한찬성논거|비혼모출산을위한사회적·제도적·인식적변화의방향들

3부죽음을둘러싼생명의료윤리

5장장기이식의윤리적쟁점모아보기_최은경
장기이식이란?|장기이식의쟁점들|국내외장기이식관련법률|장기이식이안고가야할윤리적쟁점들

6장안락사를어떻게볼것인가_구영모
안락사의개념|안락사의고전적사례|외국의안락사사례|우리나라의사례:세브란스병원김할머니사건|안락사에대한찬반논의|‘존엄사’용어에얽힌오해와진실|안락사의대안,호스피스

7장〈연명의료결정법〉자세히보기_김명희
연명의료란?|〈연명의료결정법〉의입법목적|〈연명의료결정법〉의제정배경|연명의료결정에대한사회적합의과정|〈연명의료결정법〉의제정과정|〈연명의료결정법〉의주요내용|〈연명의료결정법〉의한계|앞으로의과제

4부의학연구에서의생명의료윤리

8장임상시험의윤리를생각한다_구영모
의학연구와임상시험|국제규범문서살펴보기|우리나라의임상시험관련법령

9장윤리적인동물실험은어떻게가능한가_이병한
동물실험역사의빛과그늘|동물실험의한계와의의|윤리적인동물실험을위한원칙들|〈동물보호법〉에관한이해|동물실험의사회적합의와윤리적노력

5부새로운시대의생명의료윤리

10장유전상담이란무엇인가_최인희
유전상담의역사|유전상담의정의|유전상담사자격인증제도|의료현장에서의유전상담|유전상담의미래와전망

11장빅데이터시대,건강정보관련법제의현재와미래_이서형
가명처리개념의도입:〈개인정보보호법〉및〈보건의료데이터활용가이드라인〉|건강정보관련법체계재정립을위한제언


지은이소개

출판사 서평

의학·간호학·윤리학전공자부터일반독자까지
국내생명의료윤리입문의교과서가된굴지의스테디셀러

『생명의료윤리』는체세포복제송아지의탄생,뇌사자장기이식의합헌결정,보조생식기술의비약적발달등의변화로생명에관한한국사회의인식과논의가급변하던1990년대후반에처음출간되었다.이책을엮은구영모교수는초판출간당시생명윤리분야에가장뜨거운논쟁거리였던주제들을다루며생명의료윤리라는생소한논의를국내독자들에게앞장서서소개했다.당시생명윤리와의료윤리에대한사람들의관심은높아졌으나독자들이쉽게읽을수있는이분야의국내서는거의없던상황에서이책은관련분야의전공자뿐아니라해당문제에관심을가진일반독자또한친숙하게읽을수있는국내유일의개론서로자리잡았다.

이후『생명의료윤리』는2004년제2판,2010년제3판의개정을거치며우리사회와생명의료윤리분야의변화에따른새로운논의들을독자들에게꾸준히전달했다.이러한노력을통해이책은1999년초판출간이후20년이넘는기간동안생명의료윤리논의의다양한주제를개괄적으로이해하도록하는탄탄한입문서로큰사랑을받아왔다.2023년전면개정된제4판은임신중절,안락사와같은이분야의전통적인주제들의축적된논의를빠짐없이다루는한편유전상담,건강정보와같이사회변화와발맞춘새로운주제들을독자들에게소개한다.

임신중절,장기이식,안락사,동물실험,유전상담,건강정보빅데이터…
각분야전문가가집필한생명의료윤리의정수

이책은철학자,여성학자등연구자뿐만아니라의사,수의사,유전상담사,변호사등각분야최고의전문가들이집필하여현재의의료현장을적실히반영하는전문성있는논의를제공한다.또한임신중절,장기이식,안락사,동물실험,유전상담,건강정보빅데이터등현재생명의료윤리분야의굵직한주제들을열한개의장을통해두루다룬다.

1장‘생명의료윤리란무엇인가’(구영모)는구체적인이슈들을다루기에앞서생명의료윤리가학문적뿌리를내리고있는윤리학에관해,그리고그윤리학과의관계속에서생명의료윤리가무엇인지에관해이론적으로개괄한다.

2장‘인간의생명은언제시작되는가’(피터싱어)는서구사회내임신중절권의역사와그를둘러싼사회적논의를소개하며임신중절찬반논쟁의주요프레임인생명권·선택권담론을분석적으로살핀다.또임신중절논쟁의주된논점,즉‘태아생명의시작점을언제로봐야하는가’에답하는중세부터현재까지의다양한논의를소개하며임신중절논의를실증적·철학적으로탐구하는집요한지적여정을보여준다.

3장‘보조생식기술시대의임신중지논쟁’(김선혜)은보조생식기술의발달로인해기존의생명권·선택권담론으로는포괄할수없는임신중지사례들이생겨나고있음을살펴본다.체외수정에따른선택적유산,배아선별과착상전유전자검사,대리모를통한임신·출산과정에서나타나는임신중지문제를다루며이에얽힌윤리적쟁점들을소개함과동시에우리사회에생명권과선택권을넘어서는새로운재생산윤리가필요하다는점을구체적으로보여준다.

4장‘보조생식기술을통한비혼모출산이드러내는한국사회의쟁점들’(윤지영)은근년에한국사회를뜨겁게달군보조생식기술을통한비혼모출산이슈를여성의재생산권리의측면에서다루며이에관한국내외법적·의료적현실을검토한다.또이를둘러싼국내의사회적논의와더불어우리사회에가지는풍부한의의를짚어주고재생산권보장을위한변화의방향들을제시한다.

5장‘장기이식의윤리적쟁점모아보기’(최은경)는장기이식에관한윤리적쟁점들과그각각에얽힌개념,역사,논의들을빠짐없이설명해준다.사망한사람에게장기를기증받을때쟁점이되는사망선고의기준과사망시점결정,장기취득동의의유효성문제,살아있는사람에게장기를얻을때쟁점이되는동의의이타성·자발성과장기매매가능성의문제,그리고기증받은장기를공정하게분배하는방식의문제를구체적으로다룬다.또장기이식에관한국내외법률을검토하며앞으로풀어가야할윤리적문제들을짚어준다.

6장‘안락사를어떻게볼것인가’(구영모)는안락사의개념과국내외의역사적사례를소개하고장애유아에대한비자발적안락사,미끄러운경사길논증등안락사에관한복잡한찬반논의를상세히풀어준다.이에더해안락사와‘존엄사’용어에관한논의와안락사의대안으로여겨지는호스피스의역사와개념에관해서도간략히다룬다.

7장‘〈연명의료결정법〉자세히보기’(김명희)는국내에서는호스피스로많이알려진연명의료의개념을설명한뒤현재시행중인〈연명의료결정법〉의배경과제정과정,법률의주요내용을자세히전해준다.더불어이법의문제점을예리하게짚어내며나아가야할방향을제시한다.

8장‘임상시험의윤리를생각한다’(구영모)는인간을대상으로하는의학연구의분류와그에속하는임상시험의개념을설명하고,임상시험과관련된국제사회의주요규범들을검토하며임상시험관련윤리의구체적인가치들을살핀다.또국내의임상시험관련법률을톺아보며현재한국에서우리가고려해야할연구윤리는무엇인지설명해준다.

9장‘윤리적인동물실험은어떻게가능한가’(이병한)는동물실험의역사와함께다양한분야에서의실험사례를살피며윤리적인동물실험의필요성을보여준다.뒤이어이를위해연구자들이지켜야할여러원칙들을소개하고,관련국내외법률의제정과정과내용등을설명하며,동물실험윤리를위한사회적노력을촉구한다.

10장‘유전상담이란무엇인가’(최인희)는아직국내에많이알려지지않은유전상담이라는분야를소개한다.유전상담의역사와개념,국내외의제도를살핀후다양한의료현장에서활용되는유전상담의사례를소개하고,그에따른윤리적고려사항들을개괄적으로보여준다.

11장‘빅데이터시대,건강정보관련법제의현재와미래’(이서형)는개인의의료기록등을포함하는건강정보의빅데이터처리관련법제에관해다룬다.최근개정된〈개인정보보호법〉등관련규정들을자세히검토하여문제점을짚고,바람직한건강정보처리를위해개선해야할지점들을제언한다.

이러한논의들은생명을둘러싼윤리적쟁점들에간단명료한답을내려주지는않지만,그것을사고할수있는여러관점과논의거리,생각의씨앗을독자들에게선사한다.이를통해독자들은현대사회에서변화하고있는생명의가치와의미를보다적극적으로고민하고정립하게될것이다.

책속에서

착상전의초기배아가개별적인인간이냐아니냐하는점에관해서는로마가톨릭의신학자들조차도명확한판단을내리지못했다.호주의멜버른가톨릭신학대학교학장인노먼포드신부는수정후배아가일란성쌍둥이로분할될수있다는사실때문에곤란을느꼈다.(…)만약우리가배아를잉태되는순간부터인간개체로본다면-예를들어그배아를마리온이라고부르자-그배아가분할된경우마리온에게는무슨일이일어난것인가?새롭게만들어진쌍둥이는마리온과루스인가?아니면전혀다른새쌍둥이루스와에스더인가?어떠한대답을하든간에역설이된다.
---「70쪽,〈인간의생명은언제시작되는가〉」중에서

선택적유산이나장애아선별유산을거부하는대리모를지지하는사람은여성의선택권을지지하는것일까아니면태아의생명권을지지하는것일까?나아가대리임신·출산에서누가임신중지를결정할수있는가의문제는임신과출산의과정에개입하는행위자들의수만큼이나복잡한문제가된다.임신한여성의몸안에서이뤄지는일에대해서는(태아와여성을분리해서사고할수없다는측면에서)대리모의결정을존중해야하는가?아니면태어난아이를실질적으로돌보고키우는책임이있는의뢰인(생물학적·사회적어머니)의결정을존중해야하는가?
---「99쪽,〈보조생식기술시대의임신중지논쟁〉」중에서

장기이식의필요성은사망에이르는과정중가장이른시점에장기를적출해야한다는압박으로작용한다.즉기준에따라서는아직사망선언이내려지지않을시점임에도장기이식을위해사망선언을받는경우가있는것이다.이런상황에서일각에서는사망한(또는사망이선언된)기증자로부터만장기를기증받는것(사망한기증자규칙)이윤리적인원칙으로작동할수있는지의문을제기한다.분명한사망의시점을정하기어려운데도사망선언순간부터기증자의신체에대한권리가탈각되는점에대한비판이다.
---「131쪽,〈장기이식의윤리적쟁점모아보기〉」중에서

동물실험무용론을펴는동물보호론자들은동물실험의결과에신뢰성문제를제기한다.즉동물과인간은생리학적으로차이가있어서동물실험에서얻은결과가항상인체에적용되진않는다는주장이다.동물실험에서가장많이이용되는설치류는생리학적으로구토기능이없으며인간과는달리코로만숨을쉰다.이는독성물질의체내흡수율에결정적인영향을미칠수있음을의미한다.또한사람의수명은70세전후지만설치류는고작2년에서3년정도다.(…)이런차이때문에암과관련된동물실험연구결과를올바르게해석하기란매우어렵다.
---「260쪽,〈윤리적인동물실험은어떻게가능한가〉」중에서

미네소타대학교의다이트인간유전학연구소의소장이었던리드는유전질환을의학적문제로생각하고,환자와그가족이질환에대한의학적이고심리적인영향을받아들이도록돕는과정을설명하는용어로‘유전상담’이라는단어를제안했다.비록우생학에서완전히벗어나지는못했지만,리드는자신을1세대유전상담사라고불렀고,인간유전학의목표를사회의경제적·인종적이익을추구하는학문이아니라환자와가족에게의학적·심리적도움을줄수있는학문이돼야한다고설명했다.또한유전상담을‘환자를치료하는과정’이아닌,‘의뢰인·내담자를도와주는과정’,즉심리적접근방식으로설명했다.
---「282쪽,〈유전상담이란무엇인가〉」중에서

1990년인간유전체염기서열의완전해독을목표로‘인간유전체프로젝트’가시작되었고,프로젝트의진행에따라유전정보를분석하면질병을정복할수있다는기대가고조되었다.그러나이러한기대는점차유전정보만으로는질병을예방·진단·치료하는데한계가있다는인식으로변화했다.인간의유전체뿐만아니라식습관,생활습관등모든질병발생요인에대한분석이필요하다는생각에이른것이다.그에따라유전정보,식이정보,생활습관정보등가능한한개인의건강에관한수많은정보를수집·분석하고자하는학계·산업계의움직임이활발해졌다.정보통신기술의발달은이처럼대규모로정보를수집·분석하는것을가능하게하고있다.
---「307~308쪽,〈빅데이터시대,건강정보관련법제의현재와미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