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자가 아닙니까? : 성, 인종, 계급의 미국사

난 여자가 아닙니까? : 성, 인종, 계급의 미국사

$18.00
Description
인종주의를 이야기할 때 읽어야 할 가장 첫 번째 책!
흑인 여성, 반인종주의자, 반제국주의자, 벨 훅스의 눈으로 본 미국사
2023년 개봉한 디즈니의 영화 〈인어공주〉를 둘러싸고 영화계 안팎의 여론이 뜨겁다. 지금껏 수많은 매체에서 백인 여성의 모습으로 재현돼온 인어공주를 흑인 여성 배우가 연기한 까닭이다. 사람들은 그를 ‘흑인 인어공주’라고 새롭게 명명하며 그에 대한 찬반 또는 호불호를 활발히 표출하고 있다. 한편 정부와 서울시에서는 저출생과 보육 문제 해결을 위해 동남아시아 등에서 가사도우미를 들여오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을 한국인 가사노동자보다 저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이 계획은 여성계와 노동계의 공분을 샀다. 이러한 논란들은 비백인 이주민 여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전반적 인식을 드러내는 시험지처럼 보인다. 그와 동시에 이는 인종주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한층 성숙할 수 있는 계기로 보이기도 한다. 인종주의와 이주민 여성에 대해 논의하려 할 때 우리는 그것이 가장 활발히 이야기돼온 미국 사회의 맥락과 역사를 돌아볼 수밖에 없는데, 이는 흑인 여성과 미국사에 관한 벨 훅스의 이 역사적인 책이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유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17세기에 시작된 흑인 노예무역부터 20세기의 흑인민권운동과 여성운동까지 이르는 미국의 역사를 흑인 여성 당사자의 시각으로 다시 쓴다. 노예제 시기 흑인 여성이 경험한 억압과 폭력, 흑인 여성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그 영향, 흑인민권운동에서 흑인 남성의 성차별과 여성운동에서 백인 여성의 인종차별, 그리고 흑인 여성과 페미니즘의 관계에 대해 주류 역사가들이 기록하지 않은, 우리가 몰랐던 미국사의 한 조각을 제공한다. 또 이 과정에서 인종차별, 여성혐오, 제국주의, 자본주의적 가부장제가 다층으로 얽히며 약자들이 벌이는 파이 경쟁과 권력 투쟁의 역학을 흥미롭게 드러낸다. 사회적 불평등 간의 이러한 역학과 교직은 오늘날 불평등에 관한 사회적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이론틀로 자리한 상호교차성 개념의 초기 경험적 텍스트로도 읽힌다. 더 나아가 이 책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약자 간 차별과 혐오, 여성에 관한 대상화와 타자화, 피식민 남성의 남성성, 분리주의적 여성운동의 출현 등의 현상들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놀랍도록 일치하며 우리 사회를 비추는 날카로운 거울상이 된다. 그리고 숱한 차별의 경험에도 저자가 건네는 화해와 연대의 메시지는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

벨훅스

미국의작가,교육자,문화평론가,사회운동가.1952년미국켄터키주흑인분리구역인홉킨즈빌에서태어났다.글로리아진왓킨스라는본명대신외증조모의이름을딴벨훅스를필명으로사용했고,독자들이자신의이름보다메시지에집중하길바라며필명의철자를소문자로만썼다.페미니스트로서젠더와인종뿐만아니라계급,교육,사랑,평화,예술,역사,대중매체,공동체,남성성,교차성등폭넓은주제를...

목차


들어가는말

서장
1장성차별과흑인여성노예의경험
2장현재까지도계속되는흑인여성됨격하
3장제국주의적가부장제
4장인종주의와페미니즘
5장흑인여성의과페미니즘

감사의말
해제(김보명):“난여자가아닙니까?”그질문과응답의여정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타임]선정‘올해의여성100인’
[퍼블리셔스위클리]선정‘지난20년간출간된여성작가의책중가장영향력있는20권’
벨훅스사유세계의문을연역사적인책을만나다

페미니즘비평가이자사회운동가벨훅스.그는노동자계급출신의흑인여성으로서미국사회에서경험한여러억압과불평등을탐구했고인종,젠더,계급,남성성,사랑,평화,공동체등수많은주제에대해자신의메시지를전했다.이러한학문적·실천적업적을바탕으로훅스는미국을대표하는페미니스트로자리잡았고,[타임]이꼽은‘올해의여성100인’,[애틀랜틱]이꼽은‘미국을대표하는지식인’등에선정되기도했다.한국의독자들에게는[모두를위한페미니즘],[올어바웃러브]등으로많은사랑을받아왔다.

그런벨훅스가아직열아홉살대학생이던시절,그는미국의흑인여성과페미니즘의관계를알아보고자했고,그런책을찾을수없어스스로이책을쓰기시작했다.훗날상호교차성및흑인페미니즘연구의고전으로자리잡을기념비적인책이그렇게탄생했다.이책은출간직후출판전문잡지[퍼블리셔스위클리]가꼽은‘지난20년간출간된여성작가의책중가장영향력있는20권’에선정되며,저자를미국지성계의주요인물로널리알리는계기가됐다.이책에서는인종·젠더·계급의교차,남성성에관한구조적접근,대중매체에서의재현과그영향력,공동체구성원모두를위한사회운동지향등훅스가이후다른저서들을통해폭넓게펼칠주요한사상적주제들을발견할수있는데,이를통해독자들은젊은나이의글로리아진왓킨스가구축한벨훅스사유세계의원형을들여다볼수도있을것이다.

젠더,인종,계급이교차한억압의끝자락에서
흑인여성의관점으로쓴우리가몰랐던미국사

이책에서저자는미국에서가장억압받는계층이었던흑인여성이자페미니스트,반인종주의자,반제국주의자의관점으로미국내흑인여성의역사를다시쓴다.17세기에시작된흑인노예무역부터노예제시대,19세기의남북전쟁과재건시대,여성참정권운동과짐크로체제,20세기의세계대전과흑인민권운동,페미니즘운동에이르기까지미국근현대의굵직한사건들을가로지르며그동안제대로기록된적없던미국흑인여성의역사를펼쳐보인다.노예흑인여성이경험한이중,삼중의억압과폭력,노예제시기부터형성돼현대미국인들의인식에까지뿌리깊은영향을미친흑인여성에대한부정적고정관념들,흑인민권운동에서흑인남성의성차별과여성운동에서백인여성의인종차별,그리고미국의흑인여성들이페미니즘운동과맺어온관계를다루며미국사에관한한조각의진실을제공한다.

다층의억압을받는사람들의역사에는복잡하고흥미로운지점이존재하는데,그것은바로여러억압적힘들이얽히고설키며그려내는다차원적권력관계이다.예를들어흑인남성은인종의층위에서백인보다열위에있었지만,성별의층위에선백인과동등하거나우위에있을수있었다.그들은백인들에게차별당하고천대받았지만,19세기백인여성들이여성참정권을주장했을때백인남성들의지지에힘입어먼저참정권을손에넣은것도흑인남성들이었다.또그들은자신들이더‘남자다운남성’이란이유로백인남성들에게우월감을느끼거나,백인여성에대한공격을통해백인의남성에대한보복을꾀하기도한다.이처럼억압이한가지사회적요소가아닌여러요소들의교직으로이루어져있다는것이바로상호교차성개념이다.이는페미니즘내부의백인중심성을비판하며나온흑인페미니즘을중심으로발전된개념으로,이후여성학과사회학등의불평등연구에서빠뜨릴수없는이론틀로자리했다.이책은상호교차성과흑인페미니즘연구의초기저작으로서교차성의다양한양상이묘사된훌륭한경험적텍스트이기도하다.

혐오가넘치는한국사회에벨훅스가전하는
권력과경쟁,차별과혐오,그리고연대에관한통찰

이책이17~20세기의미국사회를그리고있음에도여전히우리에게의미있는이유는또있다.이책이다루는현상들이지금의한국사회에서일어나는사회적약자간차별과혐오,여성에관한대상화와타자화,여성혐오적미디어재현,피식민남성의남성성,사회운동의분리주의적경향등과놀랍도록유사한것이다.예를들어이책에서흑인여성과백인여성은오랜기간동안서로를질투하거나혐오하는관계를맺어왔으나,구조적관점에서보면이들이‘진짜’권력에서배제된약자이기때문에사소한권력또는최하층의자리를놓고경쟁할수밖에없었다는분석은우리사회에서‘여적여’(여자의적은여자)라고치부된현상과겹치는부분이많다.또흑인남성민권운동가가평등이라는진보적가치를주장하면서도여성에대해서는가부장제적태도를보였던모습이나,인종차별철폐를우선적인문제로,성차별철폐를부차적인문제로설정하고‘대의’를위해‘사소한’문제는나중으로미뤄두려고했던모습은우리사회의많은진보적사회운동계에서끊임없이제기되어온‘진보마초’현상과일치한다.더하여저자는미국인들의언어사용에서“여성”은백인여성을,“남성”은백인남성을,“흑인”은흑인남성을지칭하며흑인여성을소외시키고일부가범주전체를과잉대표하는문제에대해여러차례지적하는데,이또한남성배우는“배우”,여성배우는“여배우”라불리거나남성중심의역사는“인류의역사”,여성중심의역사는“여성의역사”라불리는등의관행에우리사회가제기했던문제제기와유사하다.저자는흑인은흑인끼리,백인은백인끼리뭉치며서로를배제하는여성운동에대해서도무겁게비판하는데,이는트랜스젠더나동성애자를배제하는한국의분리주의적여성운동에대한비판과도겹쳐들린다.

이렇게이책은우리사회와똑닮은현상들을거울처럼비춰주면서보다객관적인시각으로그것들을성찰할수있도록돕는다.또책후반부에서저자는흑인여성으로서자신이겪은수많은차별과폭력과억압에도불구하고화해와연대를통해공동체성을회복하자고말한다.그를통해훅스가지향하는것이궁극적으로어떤사회인지는,차별과혐오가난무하는한국사회에대한분석과성찰을넘어지금우리사회에가장필요한통찰과상상력을제공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