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버드의 노래 : 흑인, 퀴어, 우아한 탐조자로 살아온 남자의 조용한 고백

블랙버드의 노래 : 흑인, 퀴어, 우아한 탐조자로 살아온 남자의 조용한 고백

$18.50
Description
“새들은 숨 막히는 벽장 속에서 나를 꺼내주었다.
이제 장막을 걷고 당신을 내 세계로 초대하려 한다.”
미국을 뒤흔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어느 날 아침, 공원을 산책하던 탐조인에게 일어난 사건
흑인, 퀴어, 창작자로 삶을 횡단해온 한 남성의 조용하고 강렬한 고백

2020년 5월 25일 아침, 흑인 중년 남성이자 취미 탐조인인 크리스천 쿠퍼는 센트럴파크에서 새를 관찰하고 있었다. 우연히 목줄을 하지 않은 반려견을 발견한 그는 개를 산책시키던 백인 여성, 에이미 쿠퍼에게 목줄을 착용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위협하는 흑인 남성이 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하겠다며 그를 협박했다. “여기 나를 위협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있다고 신고할 거예요.” 그 한마디가 두 사람의 삶의 궤도를 바꾸었다. 크리스천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 순간을 촬영했다. 그리고 같은 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했다. 당시 경찰의 무릎 밑에 깔린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지만 경찰의 진압은 9분여간 지속됐다. 이 사건은 전국적인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인종차별적인 경찰의 폭력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일어났다. 크리스천이 촬영한 영상은 SNS에서 확산되며 미국 사회의 흑인 차별을 가시화시켰다. 흑인이 경찰에게 살해되거나 억울하게 수감된 사건은 셀 수 없이 많다. 유구한 흑인에 대한 차별과 경찰의 폭력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촉발시켰다.
크리스천은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흑인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오래된 인종차별을 지적했다. 에이미 쿠퍼는 흑인 남성에 대한 경찰 집단의 적개심을 알았기에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하겠다고 크리스천을 협박했던 것이다. 크리스천은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알리고 더 나은 미국 사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냈고, 자신의 경험으로 단편 그래픽 노블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그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탐조인이 되었고,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다.

저자

크리스천쿠퍼

저자:크리스천쿠퍼ChristianCooper
마블코믹스에서작가이자편집자로일했다.〈알파플라이트〉에서‘노스스타’의이야기를통해코믹스역사상최초로커밍아웃한히어로를만들어냈다.이후〈스타트렉〉시리즈의첫게이캐릭터인‘요시미시마’,마블의첫레즈비언캐릭터인‘빅토리아몬테시’등다양한퀴어캐릭터를세상에선보였다.어린시절부터새를사랑했고,하버드대학교탐조클럽의회장을맡기도했다.2020년5월25일뉴욕시센트럴파크에서탐조를하다목줄을하지않은반려견을발견하고개를산책시키던백인여성에게목줄착용을부탁했다.그녀는흑인남성이자신을위협한다며경찰에허위신고를했고,쿠퍼는그순간을촬영했다.같은날조지플로이드가백인경찰에의해사망했고,쿠퍼가찍은영상은SNS에서확산되며‘흑인의생명도소중하다BlackLivesMatter’운동의한축이되어미국사회의인종차별문제를공론장으로이끌어냈다.이경험을바탕으로DC코믹스의단편그래픽노블〈새It'saBird〉의스토리를쓰기도했다.2023년다양한지역에서탐조하는내셔널지오그래픽다큐멘터리시리즈〈엑스트라오디너리버더〉를진행했다.현재조류보호단체인뉴욕시오듀본협회의부협회장으로서지역사회의청소년들을위해활동하고있다.

역자:김숲
대학과대학원에서화학을공부했다.대학원재학중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나노입자를연구했다.여름을알려주는파랑새와꾀꼬리를기다리며들을지나고내를건너숲으로탐조를간다.우리를둘러싼환경에관심이많다.주요역서로는《도시를바꾸는새》,《깃털달린여행자》,《참나무라는우주》,《불완전한존재들》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센트럴파크에서일어난일
2장블랙버드
3장무덤밖으로
4장다른방식으로보기
5장센트럴파크에서만난친구들
6장아이디어의집
7장새로운궤도에오르다
8장애도의노래
9장세상의꼭대기
10장센트럴파크에서일어난또다른사건
11장가족문제
12장아빠와나
13장앨라배마밖에서
에필로그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흑인’그리고‘퀴어’라는정체성사이에서배회하며
새들로부터배운자유와사랑,횡단과연대

크리스천쿠퍼는스스로를흑인이고,게이이며,SF와판타지를사랑하는괴짜Nerd라고소개한다.1970년대,성소수자들에대한공공연한차별과혐오가만연하던시대에어린시절을보낸크리스천에게청소년기는“무덤속에서소리를지르는것”같은시간이었다.크리스천은어릴때부터자신의정체성을알았지만가족에게조차자신이게이라는사실을말하지못했다.그에게흑인이라는인종적정체성과게이라는성지향성은비슷하면서도상반된소수자적경험을하게했다.인종적정체성은숨길수없지만,가족을비롯한공동체안에서는안전하게존재할수있고인정받을수있었다.반면성지향성은숨길수있는대신가장가까운이들에게숨겨야하는정체성이었다.그는그모순적인고통을설명하며이렇게말했다.“백인동급생들이“니거Nigger!”라고소리친다면,적어도집에서는엄마가당신을포옹하고위로하거나이해해줄것이다.하지만엄마가“호모!”라고소리치며당신이지금껏집이라고믿던곳에서쫓아낸다면?”흑인이자게이로살아가는것은안전할수있는공간이사라지는,비밀속에고립되는일이었다.
고독속에서새라는존재에매료되며크리스천은새들의세상을자신의도피처이자세계와연결되는통로로삼았다.세상에서환영받지못하는퀴어청소년이었던그는탐조를하며자신이있을곳을찾았다.바쁜일상을사는우리가인지하지못하더라도,새들은어디에나존재한다.새들은자기방식대로날아오르며,한장소에얽매이지않고,거리낌없이경계를넘는다.크리스천은붉은어깨검정새의빛깔에감탄하고,희귀한커틀랜드아메리카솔새를쫓고,굴뚝새의노래에이끌리며위로받았고삶의세계로나왔다.

탐조는미국에서유서깊은야외활동이지만인종화된취미이다.1970년대에아버지와함께탐조를시작한이래크리스천은나이들고교양있는백인남성으로구성된탐조모임의유일한흑인이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센트럴파크에새를보기위해모인탐조인들이나이와성별,인종에관계없이서로를동료로여기고우정을나누는태도는그에게큰영향을끼쳤다.

크리스천은아침일찍부터쌍안경을들고공원으로나서며이렇게새를찬미한다.“한계없는공간으로몸을던지는새들을보며지상에묶인우리는날개달린꿈을꾼다.”이책은흑인이자성소수자로서살아가며탐조라는창을통해더넓은세상과연결된크리스천의진솔한에세이이자자기고백이며,아름다운새들의세계로우리를이끄는매혹적인초대장이다.

자신의정체성에이름을붙이는일,
다른방식으로보며아름다움을발견하는일,
닫힌문을열고날개를펼치는일에대하여

어떤새를알아보고,여러분류체계중어디속하는지확인하고,그새의이름을기억하는일은오랜시간을들여관심을기울여야하는일이다.크리스천은탐조하듯천천히자신의정체성에이름을붙이고스스로가어떤존재인지를알아갔다.대학을졸업하고무작정떠난부에노스아이레스여행에서크리스천은처음으로자신이‘흑인이기때문에’매력적인사람으로여겨지는일을경험하기도한다.탐조인의입장에서흔한새라고만여겼던큰검은찌르레기가어린아이의눈에는무척아름다운새로보이는것처럼,아름다움은상대적이며누군가가아름답다는것을인지하려면단지관점을바꾸기만하면된다는사실을깨닫는다.
하버드대학교를졸업하고크리스천은오랜꿈이었던마블코믹스에입사해편집자로일했다.일찍이그는다양한외계종족이등장하며사회적인문제를다루는〈스타트렉〉이나박해받는돌연변이들이세상을구하는〈엑스맨〉시리즈에서자신이이입할수있는이야기를발견했다.그는담당했던코믹스〈알파플라이트〉의캐릭터‘노스스타’를코믹스역사상최초로커밍아웃한히어로로만들었고,계속해서다양한인종과퀴어정체성을가진캐릭터의서사를써내려갔다.편집장이경고를하거나독자의반발이있기도했지만,크리스천의창작은마블코믹스의진보를이끌어냈고수많은유색인·퀴어독자들의지지를받았다.
“나를위협하는흑인남성이있다”고경찰에허위신고를하겠다는협박을받았던‘센트럴파크사건’을겪고도크리스천은흑인에게가해지는폭력과차별에대해이야기하는데머뭇거리지않았고,흑인이자게이로살아온자신을드러내고커밍아웃하기를두려워하지않았다.그는문을열고세상으로나와다시는벽장속으로돌아가지않았다.새장이아닌하늘에서살아가는새처럼자유를찾았다.

다른생명체와마주보고,다른세계를연결하는
경이로운탐조의세계로초대합니다

이제60대가된크리스천은여전히매일아침뉴욕센트럴파크를산책하는흑인퀴어탐조인이다.탐조활동을통해수많은일을경험한그는새의아름다움과탐조의경이로움을이렇게묘사한다.“탐조는당신의시각을바꿔놓을것이고,새로운의미를더할것이고,그것들을서로연결할것이다.소리와계절을,멀리떨어진장소를,우리를초월하는동시에포용하는야생의세계와인간의세계를.내삶에서,탐조는경이로움으로향하는문이었다.”

탐조는새를관찰하는행동일뿐만아니라새들이살아가는자연환경까지시야를넓히고소중히여기는활동이다.이책은놀라운새들의모습과탐조의매력을알려주는안내서일뿐만아니라,자신의세계를인지하고다른세계와연결되며세계를확장시킨한사람의경험담이자평생소수자로살아온생존자의일대기이기도하다.책을다읽고나면지금껏무심코지나쳤던새들에게관심을갖고지나가는새를한번더유심히보게될것이다.또한나와다른존재에의미를부여하고더넓은세계와연결되고싶은열망이생겨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