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 새로운 시대의 탄생, 르코르뷔지에가 바라본 뉴욕의 도시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 새로운 시대의 탄생, 르코르뷔지에가 바라본 뉴욕의 도시

$22.00
Description
위대한 시대가 시작되었다. 신기원이 열렸다. 새로운 시대다!
르코르뷔지에, 마천루의 도시에서 ‘빛나는 도시’의 서막을 발견하다
1930년대, ‘환상적인 재앙’ 뉴욕에서 목격한 기술 진보 시대의 건축과 도시
근대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1887-1965)는 현대 도시 생활에 대한 다수의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제시하여 1930년대에 유럽에서 당대 최고의 혁신적인 건축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보수적인 아카데미 인사들에 의해 끊임없는 견제를 당했다. 그의 대표적 저서 〈빛나는 도시〉가 발간된 1935년에도, 2년 뒤에 있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제출한 그의 아이디어가 두 차례나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바로 이 시기, 그는 뉴욕 근대미술관을 운영하는 록펠러 재단의 초청을 받아 난생처음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는 이 최초의 미국 여행에 대한 기록이자 기술 진보 시대의 건축에 대한 르코르뷔지에 특유의 시적 성찰로 가득한 책이다.
라파예트호를 타고 뉴욕항으로 들어서자마자, 육지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그는 하늘을 점령한 찌를 듯한 높이의 마천루들을 목격한다. 바로 그 순간부터 그는 자신이 속한 구대륙으로부터 건너온 사람들이 이룩한 기계 문명의 절정에 매혹되는 동시에, 그 절정이 드리운 그늘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그는 이 그늘마저도 전통과 혁신이 충돌하는 과정으로 해석하면서, 오히려 기계 문명의 결실을 더욱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생물학적이고 심리학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의 요구를 건축과 도시계획이 충족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제목이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인 것은, 흰색 대성당들이 최첨단 건물이었던 7세기와 뉴욕에 마천루들이 등장한 20세기가 르코르뷔지에의 눈에는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문명이 폭발한 젊음의 시기이자 혼란의 시기로 이 두 세기를 연결시킨 그의 시각을 통해서, 일부에게 전통을 도외시한다는 오해를 샀던 그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확인할 수 있다.
저자

르코르뷔지에

저자:르코르뷔지에LeCorbusier
본명은샤를에두아르장느레그리이다.1887년스위스의작은도시라쇼드퐁에서태어나그곳에서미술학교를다녔다.1917년에파리에정착해1965년에78세로생을마감할때까지크고작은건축·도시작품을계획했으며,이가운데100여작품이실현되었다.2016년에사부아저택,마르세유의위니테다비타시옹,롱샹성당,라투레트수도원을포함한그의건축작품17개가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지정됐다.《건축을향하여》,《도시계획》,《오늘날의장식예술》,《프레시지옹》,《빛나는도시》,《모듈러》,8권의《작품전집》등을비롯해50여권의저서를남겼다.회화와조각작품도많이남겼으며,《타임》에서선정한‘20세기를빛낸100인’가운데유일한건축가다.

역자:이관석
한양대학교건축학과를졸업했다.삼성종합건설에서일하며건설현장을경험하다프랑스로건너가국립파리벨빌건축학교에서건축설계를,파리1-판테옹소르본대학교에서근현대건축사와뮤지엄건축을연구했다.프랑스정부공인건축가이자예술사학박사로서현재경희대학교건축학과교수로재임중이다.저서로《빛을따라건축적산책을떠나다》,《르코르뷔지에,근대건축의거장》,《건축,르코르뷔지에의정의》,《빛과공간의건축가르코르뷔지에》,《현대뮤지엄건축》,《르코르뷔지에의건축수업》,《뮤지엄,공간의탐구》,《역사와현대건축의만남》,《르코르뷔지에건축의자연광과지속가능성》등이있으며,역서로《건축을향하여》,《프레시지옹》,《작은집》등이있다.

목차


서문

1부분위기

Ⅰ사물의위대함
대성당들이희었을때

Ⅱ정신의타락
1일간지개요
2돈
3페리괴의생프롱대성당
4보르도역
5라울도트리씨의선언
6정확한공기에대하여
7그러나시의회는권리를보유하고있다

Ⅲ진실의본질
위대함은의도에있다

2부미국

서론

Ⅰ세계의도시들
1상황해독자
2여행의동기
3뉴욕,서있는도시

Ⅱ나는미국인입니다
1"나는미국인입니다"
2뉴욕은완성된도시가아니다
3그곳은야만의도시다!
4거리가직교하고정신은자유롭다
5직교,정신의기호
6뉴욕마천루들은너무작다!
7마천루가건축가보다더크다
8지하실에서!
9성취된것
10매일150만대의자동차
11이도시에는나무가없다
12건축의상징적인장소
13빛나는은총의장소
14브루클린의거대한다리
15그랜드센트럴기차역
16교외기차
17환상적인재앙

Ⅲ프랑스-미국
1당신들은강자다
2자부심
3암인가요?
4플라자에서의업무상점심식사
5보스턴사업가들의저녁식사
6필라델피아의앨버트C.반스씨
7인디언들의습격이멀지않다
8크레센도
9파리에콜데보자르

Ⅳ정신의탐구와발현
1정신의탐구
2전통정신과현대생활에대한느낌
3모두가운동선수다
4카라바조와초현실주의
5질산칼륨에대하여
6뉴욕의콰츠아르
7둘로갈라진가족
8음울한정신
9기계적정신과미국흑인들
105번가의밀랍마네킹

Ⅴ공동체계획과사업의필요성

1포드에대한묵상
2엄청난낭비(시카고강연에서)
3사정에어두운당국
4미국의문제는어디에있나?
5질문서에대한답변
6세계의달력에
7또만나자,뉴욕!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미국의거대함과정확함으로부터
근대건축의현실을발견하다

1부<분위기>에서,르코르뷔지에는중세기술혁신의영향을받은7세기유럽건축에대해이렇게설명한다.

“도시들은가능한한대성당을높게,이례적인최고치로지었다.조화면에서는불균형처럼보일수도있었지만,전혀그렇지않았다.그것은낙관적인행동,용기의몸짓,자부심의표시,숙달의증거였다.”

20세기는또한번의대대적인기술혁신이일어난시기로,건축계도그결실을마땅히받아들여야했다.그러나프랑스건축계를주도하던아카데미인사들이그러한움직임을어떻게차단했는지를그는구체적인사례들을들어고발한다.미국으로부터초청을받기전,그의심경이어떠했는지를추측할수있는부분이다.

2부<미국>에서부터마천루의도시뉴욕을중심으로그의본격적인미국여행기가펼쳐진다.

“56층에있는깨끗한사무실아래로뉴욕의거대한야행성축제가펼쳐진다.그것을보지않은사람들은아무도그것을상상할수없다.(...)그자체로우주돌연변이처럼강하고폭력적인이사건의실체로보인다.맨해튼위에우뚝선뉴욕은짙은청색하늘속에있는장밋빛바위같고,밤의뉴욕은한없이많은보석무리같다.”(P.84)

그는이러한뉴욕의마천루안에서,자국에서그토록구현하고자했던‘정확한공기’의순환을목격한다.또한화재방지를위한온도감응장치를,록펠러센터꼭대기까지45초만에올라가는,프랑스와달리잦은고장이없는엘리베이터를발견한다.

그는또한사람들을마천루가있는곳까지이끄는,허드슨강을가로지르는조지워싱턴다리의순수하고,확고하고,규칙적인구조에감탄한다.지하철,자동차,보행자등을위해6개차선으로나뉘어진,검투사처럼튼튼한브루클린다리에반한다.그것들이프랑스국립미술학교인‘보자르’식이아니라미국식이기때문에아름답다고말한다.

“그렇다,나는거대한것으로돌아와서야만인처럼그것을즐긴다.더좋게표현하자면건설적인정신에의해활력을얻었다.파리의비겁함과퇴위의우울한분위기속에서짓눌리고,종종불명예스럽게미친사람취급을당하고,그리스의초하루에위탁된몽상가로여겨졌던나는,여기미국에서현실을발견한다.”(P.137~138)

“뉴욕은재앙이라고백번생각했고,
아름다운재앙이라고오십번생각했다”
도시지역확산에서발견된미국식거대한낭비

그러나20세기기술혁신의성과를흡수한뉴욕의도시계획은한편으로‘거대한낭비’를초래했다.도시를거대한건물들에게내어준대가로(센트럴파크를제외하고)자연을상실한거주민들은‘정원도시’에대한환상을품고교외로이주한다.그로인해집에서일터까지하루에3시간을기차와버스,자동차에서소비해야하는그들에게정작자연을누릴여분의시간이있을리가없다.그는교통수단안에서긴시간을보내는것은새노예제도에서발생한치명적인미국의낭비라고주장했다.또한이러한도시지역확장은수도·가스·전기·전화설비의확장을의미하는데,그에따르는비용도거주민들의몫이다.따라서그들의노동시간은더욱길어질수밖에없다.르코르뷔지에는이러한현상을‘거대한낭비’라고표현하며,이것이가족의해체로까지이어진다고주장한다.

“낭비에전념하는미국의경제는엄청난달러를쏟아내지만,그중에당신주머니에들어가는돈은얼마안된다.하루중일곱시간은유용한목적이없다.네시간은무익한비즈니스활동에,세시간은교통수단에쓰인다.나는이렇게사는남자들과여자들이일반적으로선의를갖고있음에도불구하고서로의사소통에어려움을겪는다는느낌을받는다.(…)가족이둘로갈라진것은,도시들이엉망으로지어졌기때문이다.‘엄청난낭비’는이렇게잔인한방법으로대가를치른다.”(P.271)

“미국은대담하고,미국인들은소심하다”
이시대에는더커다란마천루가필요하다!

그는이러한엄청난낭비가오히려마천루들이너무작게지어졌기때문이라는놀라운말을한다.뉴욕마천루들의평균높이가4층반밖에안된다는사실을지적하며,한정된공간에훨씬더높은마천루들을집중적으로배치하고나머지공간은녹지로남겨둬야거주민들이교외로빠져나가지않는다고주장하는것이다.또한말과마차의시대에디자인된뉴욕의구획들이자동차시대에맞게수정되어자동차와보행자의완전한분리가이루어져야한다고강조한다.

르코르뷔지에는이러한뉴욕도시계획의한계가미국인의소심함에서비롯되었다고추측한다.현대적인규모로건설된최초의도시인뉴욕을가진미국인들은분명자부심을가지고있으면서도,한편으로는너무도갑자기세상의정상에오른것에대한불안을느끼고있다는것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는“모두가운동선수”인미국의대학생들을강연을통해만나면서,또한유럽에서는저평가되는유럽예술가들의작품을제대로영광의자리에올려놓은미국주류미술계의흐름을읽으면서,구대륙과구별되는생동하는미국의정신을느낀다.그의혼을흔들어깨운,루이암스트롱으로대표되는미국의재즈도빼놓지않고언급한다.

이책은이러한미국의정신과건축을소개하면서,1930년대당시아직도기존의전통과아카데미니즘에머무르고있는구대륙사람들에게진정한건축의생동감을일깨우고자하는르코르뷔지에의염원이담겨있다.또한미국을횡단하고곳곳의도시를여행하면서기록한르코르뷔지에특유의신랄하고현학적인문체는읽는이에게놀라움과즐거움을선사한다.건축거장의시선을따라가며,격동의시기였던20세기초유럽과미국의예술및문화를엿보는여정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