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운동사 : 1980~1990년대, 불온하고 정치적인 10대들의 기록

고등학생운동사 : 1980~1990년대, 불온하고 정치적인 10대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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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호명’되지 못했던 한 ‘세대’의 울퉁불퉁한 목소리들로 길어올린
한국 현대사의 한 조각
‘고운’ 당사자의 목소리로 기록한, 첫 번째 고등학생운동사

1980년대~1990년대, 한국사회의 진보와 민주화의 거대한 물결 속에 그 역시 뜨겁게 타올랐으나 하나의 ‘세대’로 호명되지 못한, 우리 현대사와 운동사의 한 조각이 있다. 고등학생운동, 고운이 바로 그것이다. 고운은 1987년으로 상징되는 사회변혁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기, 자신을 정치적, 사회적 변혁의 주체로 명명하고 이 사회와 자신의 현장이기도 한 교육현장을 바꾸겠다 실천해온 10대들의 운동으로, 이 책은 고운의 역사를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기록한 첫 번째 시도다.
사회변혁을 위해 함께해온 주체들이었으나, 가까이로는 ‘386세대’로 명명되는 대학생운동 세대와 달리 하나의 세대로 발명되지도, 호출되지도 못했다. 이들의 활동은 그간 개인의 고립된 기억으로 남아 있었을 뿐 사회적 기억으로 기록되지 못했다. 그나마의 기록 역시 ‘선생님 사랑해요’로 대표되는, 전교조 선생님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순수한 제자들’의 모습, 전교조 운동의 조력자로서 지나치게 납작하게 축소되어 있다. 전교조가 출범하고 강력한 탄압을 받았던 1989년에 전국의 중고생들이 전교조 투쟁에 강력히 연대했고 고운이 이때 크게 부흥한 것 역시 사실이나, 그것만으로 고운을 기록한다는 건 왜곡에 가까운 축소다. 이 책에서도 확인되는 것처럼, 이들은 사회를 바꾸고자 나선 불온한 위반자들이자 한국 민주화운동을 함께 이뤄온 정치적 주체였다. 한국 현대사의 거대한 변혁의 흐름을 만들어온 운동 세력의 하나이며, 이후 한국 사회의 운동 곳곳 광장 곳곳에 이들의 흔적과 시간이 새겨져 있다.
그와 동시에 이들은 반민주, 반노동 세력뿐 아니라 그들에 맞서는 ‘어른들’에게서도 우려의 시선을 받아야 했던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었고, 학교에선 체벌과 입시 경쟁이라는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이들은 강고한 연령주의,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 교육현장 등 다중의 압력 속에서 세계와 자신의 현장을 바꾸고자 치열하게 싸우고 아파했던 ‘전사’이기도 하다(10대 학생들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정치적 존재로서 서지 않은 적이 없는데도, 정치적 존재로서의 10대를 여전히 매번 ‘새롭게 발견’하는 우리 사회의 강고한 보수성이 고운을 의식적ㆍ무의식적으로 축소해왔을 가능성 역시 높을 것이다). 결국 이 책은 빠져 있던 우리 운동사의 조각 하나를 찾아 맞춰 끼우는 시도이자, 우리 근현대사에서 언제나 존재해왔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정치적 존재로서의 10대를 소환하는 시도라 할 수도 있겠다.

저자

김소연,전성원,김대현,정경화,김성윤,이형신,안수찬,양민주,김영희,권정기,

저자:김소연,전성원,김대현,정경화,김성윤,이형신,안수찬,양민주,김영희,권정기,조한진희(반다),전누리

기획:조한진희(반다)

목차

추천사_박래군?장일호
들어가는글:유배되고고립된개인의기억에서세상을바꿔내온사회적기억으로_조한진희

1생을건언행일치를배우다_김소연
2사랑하라!희망도없이,말도없이……_전성원
3어느‘희생’의기록_김대현
4어떤행운_정경화
5‘91년세대’의꿈_김성윤6나의불온한사춘기_이형신
7우리의뜨락_안수찬
8전교조1세대가26년차전교조조합원에게
9언제나시작은눈물로_권정기
10늙은의사는젊은이의병을모른다_김영희
11위반한존재들,고운활동가_조한진희
12참교육을넘어고등학생운동을기억하기_전누리
[토론회]1980~1990년대고등학생운동의의미와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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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출판사 서평

‘호명’되지못했던한‘세대’의울퉁불퉁한목소리들로길어올린
한국현대사의한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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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의한조각을기어이완성하는,익명과무명의자리에서걸어나온생생한이야기들.
_장일호(《시사인》기자,《슬픔의방문》저자)

그들이이루어낸성과와그보다더많은갈등과조절을아프게읽는다.가슴에묻어두었던이야기를들려준그시대의전사들에게고마움을전한다.
_박래군(4·16재단운영위원장,인권재단사람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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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고운’당사자의목소리로기록한,첫번째고등학생운동사

1980년대~1990년대,한국사회의진보와민주화의거대한물결속에그역시뜨겁게타올랐으나하나의‘세대’로호명되지못한,우리현대사와운동사의한조각이있다.고등학생운동,고운이바로그것이다.고운은1987년으로상징되는사회변혁이이루어지고있던시기,자신을정치적,사회적변혁의주체로명명하고이사회와자신의현장이기도한교육현장을바꾸겠다실천해온10대들의운동으로,이책은고운의역사를당사자들의목소리를통해기록한첫번째시도다.
사회변혁을위해함께해온주체들이었으나,가까이로는‘386세대’로명명되는대학생운동세대와달리하나의세대로발명되지도,호출되지도못했다.이들의활동은그간개인의고립된기억으로남아있었을뿐사회적기억으로기록되지못했다.그나마의기록역시‘선생님사랑해요’로대표되는,전교조선생님을지지하고사랑하는‘순수한제자들’의모습,전교조운동의조력자로서지나치게납작하게축소되어있다.전교조가출범하고강력한탄압을받았던1989년에전국의중고생들이전교조투쟁에강력히연대했고고운이이때크게부흥한것역시사실이나,그것만으로고운을기록한다는건왜곡에가까운축소다.이책에서도확인되는것처럼,이들은사회를바꾸고자나선불온한위반자들이자한국민주화운동을함께이뤄온정치적주체였다.한국현대사의거대한변혁의흐름을만들어온운동세력의하나이며,이후한국사회의운동곳곳광장곳곳에이들의흔적과시간이새겨져있다.
그와동시에이들은반민주,반노동세력뿐아니라그들에맞서는‘어른들’에게서도우려의시선을받아야했던‘머리에피도안마른것들’이었고,학교에선체벌과입시경쟁이라는폭력에노출되어있었다.이런면에서보자면이들은강고한연령주의,폭력적이고반인권적인교육현장등다중의압력속에서세계와자신의현장을바꾸고자치열하게싸우고아파했던‘전사’이기도하다(10대학생들이한국근현대사에서정치적존재로서서지않은적이없는데도,정치적존재로서의10대를여전히매번‘새롭게발견’하는우리사회의강고한보수성이고운을의식적.무의식적으로축소해왔을가능성역시높을것이다).결국이책은빠져있던우리운동사의조각하나를찾아맞춰끼우는시도이자,우리근현대사에서언제나존재해왔고지금도존재하고있는정치적존재로서의10대를소환하는시도라할수도있겠다.

2.사회변혁의역사를함께해온‘전사’들

책이기록하고있는고등학생운동의장면들은이렇다.학교안에서는‘대통령도국민손으로직접뽑는데,학생회도학생손으로직접뽑아야한다’며학생회직선제를쟁취해낸다.학교와싸우기도하지만노련하게협상을이끌기도한다.사학비리에저항해학교를점거하고전교생이시내행진을하고학년전체가백지답안지를제출한다.새벽에유인물을인쇄해교실책상서랍마다넣어두고,종이비행기를함께접어동시에전교생이날리는장관을만들어낸다.사회과학서적을함께읽으며교과서밖의지식과사회를구조적으로해석하는관점을만든다.독서모임,풍물패,연극반,토론반등학생들이운영하고사회를바라보는눈을틔우는소모임활동도열심히하는데,그곳이또한우동의거점이되기도한다.시국집회에도참여하고,참교육운동의또다른주체로스스로를명명하며전교조해직교사들의투쟁에도적극적으로‘연대’한다.강제적자율학습과보충수업폐지,교복과두발자유화,체벌금지등을요구한다.지역내고교생대표자협의체를출범시킨지역도여럿이다.
작게는아침마다교실에《한겨레》를가져다두어친구들이돌려읽을수있게하는‘참교육운동가로서의실천’부터,크게는4.19나11월3일학생의날과같은고등학생운동의계보에서중요한날에는공개행사로기념제를주최하거나연합집회를주최하기도한다.고운의활동과세력이정점에달했던1989년(전교조출범)광주지역에서는고등학생대표자협의회(광고협)가주최한연합집회에2만5,000명이모였고전경과의투석전까지벌어졌으며,고등학생인지도부몇명은구속까지됐다.서울지역에서는1988년1,000여명의학생과교사가운집한자살학우추모제와같은대규모행사를고운세력이열기도했던식이다.일주일이7일뿐이고하루는24시간뿐이어서애가타고,운동할시간도학습할시간도충분한대학생운동권이부러울정도로뜨겁고바쁘게시간을살아냈다는이들도있다.고등학교를졸업하고(공장)현장에투신한이들,고운을지원하는지도선배나지도교사로활동했던이들도여럿이다.정성묵,김수경,심광보,김철수라는자신의목숨을던져부정의에항거했던고운‘열사’들의이름역시거론하지않을수없다.
이책에서는이정치적이고불온한주체로서활동했던11명이각자자신의언어로이와같은고운당시의활동,내용,고민,평가를비롯해,자신에게미친고운의영향,한국사회혹은운동사에서지니는고운의의미등을기록했다.당시사학비리투쟁의선봉에있었던정화여상학내민주화투쟁(김소연),노태우의직선제당선과함께노태우를당선시킨기성세대의각성을요구하며결성된서울지역고등학생들의정치연합체서고련(전성원),진보적사회운동의기운이남다를수밖에없던전남,광주지역의고운의정치적역량을분명히드러냈던광고협등광주,전남지역의고운(김대현,김성윤),고등학생운동의씨실을짜낸공개단체KSCM과흥고아의역할(정경화,이형신,권정기,조한진희,김성윤),정치적으로보수적인대구에서고등학생대표자연합체와전국단위의전고협을꿈꾸었던전위조직의이야기(안수찬),전교조와고운의관계(양민주,정경화등),고운의방향을놓고치열하게고민했던부산지역고운의이야기(김영희)등당시고운의다양한활동과함께제각각어떻게그시간을통과해왔는지를담았다.
당사자들의언어로역사를기록하는작업의한계를보완하기위해1980년대~1990년대고운의의미를조금더객관적으로평가하기위한토론회를열어그기록을담았으며,고운열사들의삶과죽음을소개하고그것을기억하는방식에대한관점을담은연구자전누리의글도함께배치해책의의미를더했다.

3.균질하지않은목소리들의모자이크

이책은균질하지않은기록이다.낭만적이거나이상적으로그시간을기록하지도않았다.고운연구자로서고운열사의삶과그죽음을다룬전누리를제외한11명의저자는모두고운활동을했던당사자이나활동했던지역도,성별도,활동분야나활동당시처해있던상황에도차이가있다.이들은당시운동에서중점적으로생각했던내용도다르고,운동에개입한정도와강도에도차이가있다.단단한승리의경험을중심에둔기록도있고,자랑스러움과더불어죄책감과상처를중요하게기록하는이도있다.기본적으로저자개인이각자자신이통과해온시간과기억을기록한작업이기에같은사건이나대상에대해평가와기억이다르기도하다.
이책은하나의관점에서매끄럽게해석되고쓰였다고할수없으며,어느정도는‘날것’의기록으로볼수있다.오히려이책은고운에대한더많은이야기와해석으로더많은이들을초대하고자하는자리에가까울수있겠다.본격적으로고운을우리민주화운동사안에기록하는시작점일수있을것이며,이책에미처담지못한여러이야기와다양한분석과해석을촉구하는작업이기도하다.
한편이울퉁불퉁한기록들을읽으며우리는역사속에서개인의삶이사회적흐름,구조와어떻게맞닿고떨어지는지를자연스럽게확인하게된다.1980년광주항쟁,1987년6월항쟁과7.8.9월노동자대투쟁,대통령직선제,1989년전교조출범,1991년5월이후의분신정국과같은사회변혁의역사적흐름위에서10대였던당시고등학생들이한사회의구성원으로서어떤영향을받고어떤선택을했는지를볼수있기때문이다.특히이들이10대였다는특징으로인해,역사와개인이만나그삶의각도가어떻게달라지는지구체적으로확인할수있는작업이기도하다.
나아가이책은1980~1990년대고운이진보적사회운동의어떤조각이되어새겨져있는지를드러내기도한다.하나의세대로명명되거나호출되지않았을뿐,고운의시간을동시적으로경험한이들은한국사회‘진보’의마디마다작용하고있다.물론고운활동을했던모든이들이활동가나진보운동의영역안에서살아가고있는것은아니며,이책의저자들역시제각각의경로를밟아왔다.하지만고운출신임을밝히지않았던이들중사회운동을해왔거나그자장안에있는이들이존재한다는것또한분명한사실이며,고운활동이그들의동세대에게미친영향역시간접적으로확인할수있다.이책의몇몇저자들은성인이된후,고운활동당시‘동지’로함께하지는않았지만당시함께종이비행기를접어날리고,학교에서불의에맞서함께싸워봤던경험이자신을조금더진보적으로만들었노라는이야기를해준친구들이있었다고한다.심지어학생들의운동을통해‘의식화’된교사의사례들도책속에등장한다.

4.끈과계보:개인의기억에서사회적기록으로

기획자조한진희에따르면이책은고운의끈과계보를만드는기획이기도하다.운동사회안에서도학력과학벌이라는자원이강력하게작동해온한국사회에서고등학교졸업이후곧바로‘현장에투신’한이후운동가의삶을살아왔던고운활동가들이겪었던또다른소외는우리의보수적민낯중하나다.목적의식적으로운동의삶을선택했으나자신의삶을설명할끈이없었던이들의삶이이제더이상개인의고립된기억이아니라사회적기록으로남겨져야할것이다.
또한고운에대한개인의기억들이사회적기억이자기록으로묶여나온다는것은민주화운동사에빠져있던조각을맞춰넣는작업이자,한편으로는지금청소년인권운동과의접점과계보를잇는작업이라는점도짚어야한다.이책을계기로고운에대한사회적논의와평가가활발해져‘정치적인주체로서의10대’가중요하게소환된다면,고운이지금청소년인권운동에도비판적유산으로더단단히이어질수있지않을까.
민주주의,사회운동,진보와같은주제는새롭게해석할수는있어도논의를멈출수있는주제는아니다.그런점에서이책이단순히고등학생운동이라는과거를기록하는데서나아가,사회운동의다면성,청소년인권운동,교육현장,정치적존재로서의10대등지금여기에다양한현재적의미를불러일으키는데도움이되기를바란다.그것을위해고운이사회적기억이될수있도록더많은이들이고운을기억하는데연루되어주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