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정치 : 증오의 정치에 관하여

죽음정치 : 증오의 정치에 관하여

$25.00
저자

아쉴음벰베

저자:아쉴음벰베(AchilleMbembe)
1957년카메룬에서태어난역사학자이자정치철학자.탈식민주의이론과비판이론,그리고생명정치담론을현대적으로확장한대표적인사상가이다.그는인간존재가어떻게권력과경제체제속에서생명과죽음의경계에놓이는지,그리고자본주의와식민주의가어떻게현재를규정하는지탐구해왔다.특히‘죽음정치necropolitics’개념은오늘날주권과폭력,죽음의관계를설명하는중요한틀이되었다.
파리소르본대학교에서역사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파리정치대학SciencesPo에서정치학고등연구과정을수료했다.컬럼비아대학교역사학조교수,브루킹스연구소선임연구원,펜실베이니아대학교역사학조교수를거쳤다.이어세네갈다카르의아프리카사회과학연구이사회CODESRIA사무총장으로재직하면서아프리카학문공동체에크게기여했다.현재는남아프리카공화국요하네스버그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교사회경제연구소WISER에서연구교수로활동하고있으며,하버드대학교,예일대학교,듀크대학교등의방문교수로도초빙되었다.대표저작으로는《포스트식민성에대하여Delapostcolonie》(2000),《네그르이성비판Critiquedelaraisonnegre》(2013),《죽음정치Politiquesdel’inimitie》(2016),《브루탈리즘Brutalisme》(2020),《지구적공동체TheEarthlyCommunity》(2022)등이있다.그의업적은국제적으로도인정받아2015년독일의게슈비스
터-숄상Geschwister-Scholl-Preis,2018년게르다헨켈상GerdaHenkelPrize,그리고2024년인문·사회과학분야의가장권위있는상중하나인홀베르그상HolbergPrize을수상하였다.

저자:김은주
철학연구자.서울시립대학교인문학연구소연구교수.서울대학교인문대학비교문학협동과정과이화여자대학교철학과에서강의한다.지은책으로《페미니즘철학입문》(2021),《여성-되기:들뢰즈의행동학과페미니즘》(2019),《생각하는여자는괴물과함께잠을잔다》(2017),《인지와인공지능》(2025,공저),《디지털폴리스와포스트-정의》(2025,공저),《디지털폴리스》(2024,공저),《디지털포스트휴먼의조건》(2021,공저),《21세기사상의최전선》(2020,공저)등이있고,옮긴책으로《변신:
되기의유물론을향해》(2020),《제4물결페미니즘》(2021,공역),《페미니즘을퀴어링!》(2018,공역)등이있다.

역자:강서진
서울대학교불문학과에서〈발자크의『골짜기의백합』연구:애도,사랑의서사〉로석사학위를받았고,동대학원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이후‘기초학문분야학문후속세대’에선정되어〈프랑스소설에구현된‘몸’에대하여〉(가제)로박사학위논문을준비했다.

목차

서론:세계의시련6
감사의말19

1장민주주의로부터의이탈21
2장증오의사회81
3장죽음정치125
4장파농의약국179
5장숨막히는한낮251

결론:통행자의윤리295
해제:죽음정치:민주주의와증오의정치에관하여305

출판사 서평

“인종주의와자유민주주의의관계를날카롭게파헤치며,푸코가멈춘지점에서다시출발해파농이‘비존재의지대’라부른곳에인류전체를내모는주권권력의치명적유산을추적하는책.음벰베는여기서생명정치,증오의정치,예외상태를넘어서,죽음세계의확산에맞선지구적저항을바탕으로한새로운세계윤리를제시한다.”
_주디스버틀러

“이책은주권,민주주의,이주,전쟁을연구하는오늘날세계에서음벰베를가장중요한인문학적사상가로확고히자리매김시킨다.그는우리시대의어둠속에서거의불가능해보이는급진적길을열어내고,‘인문주의의교착상태’속에서희망을길어낸다.결코편안한독서는아니지만,손에서결코내려놓을수없는책이다.”
_아르준아파두라이

“민족사,정체성,국경을거침없이해체하며……자기와타자사이의관계를새롭게그려내고자한다.적을집요하게찾아헤매며전쟁을최고의놀이로삼는대륙의불편한초상을생생히그려낸다.”
_세실도마(《리베라시옹》저널리스트)

“음벰베의작업은단순히식민주의분석을넘어,행성시대의불평등,데이터식민주의,전쟁과점령,팬데믹,기후위기를사유하는결정적전환점이된다.죽음정치는행성시대의‘인간의조건’을성찰하게하며,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점령과난민위기,디지털감시사회,기후위기의상황등에서여전히긴급하게요청되는개념이다.이는특히국경이강화되고파시즘의망령이떠도는동시대,극우포퓰리즘의부상과민주주의의퇴각을살피고행성적사건으로서의기후위기앞에서‘민주주의’에관해질문하고상상하는데시의적절한것이다.”
_<해제>가운데

동시대비판적사유의최전선:아쉴음벰베의《죽음정치》

동시대비판이론의최전선에있는지성으로평가받는카메룬출신의정치철학자이자역사학자인아쉴음벰베의주요저작인《죽음정치》가출간됐다.음벰베는컬럼비아대학교역사학조교수,펜실베이니아대학교조교수,아프리카사회과학연구이사회(CODESRIA)사무총장등을거쳐현재남아공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교사회경제연구원에소속되어있으며,전세계의학계와공적인장에서목소리를내고있다.학술적기여에대한여러분상을수상했으며,특히2024년인문학분야의노벨상으로불리는홀베르그상을수상했다.
아프리카대륙의경험과식민주의의유산을토대로탈식민주의이론과비판이론,생명정치담론을확장해온그의이론은포스트식민담론은물론아프리카학,정치철학,젠더및퀴어이론,예술이론등다양한분야에서폭넓게인용되고있다.
《죽음정치》는이러한아쉴음벰베의사상적궤적을대표하는책으로,동시대민주주의의퇴보와이탈,폭력,배제와분리,혐오와증오의정치가어떻게작동해왔는지를드러낸다.특히탈식민적맥락에서푸코의생명정치,슈미트와아감벤의예외상태등을비판적으로독해하고확장해‘죽음정치’라는개념을이책에서정립하고확장하며세계의지성계를흔들었다.(이책은프랑스어판《Politiquesdel’inimitie(증오의정치)》(2016)를우리말로옮긴것이나,저자의요청으로저자의영문논문인(2003)를삽입했다.‘죽음정치’개념은원서의출간전에발표된이논문에서정례화했는데,2019년에출간된이책의영어판에도이글이실려있으며,영어판은이논문의제목을따른《Necropolitics》이다.)나아가이책은프란츠파농에기대어취약성과유한성속에서행성적차원의윤리적,정치적대안을제시하기에이른다.
주디스버틀러는이책을두고“주권권력의치명적유산을추적한다.음벰베는죽음세계의확산에맞서지구적저항을바탕으로한새로운세계윤리를제시한다”라고평했고,아르준아파두라이는이책이“주권,민주주의,이주,전쟁을연구하는오늘날세계에서음벰베를가장중요한인문학적사상가로확고히자리매김시킨다”라고평했다.

죽음정치:생명정치를넘어죽음을배치해온근대정치의계보

음벰베의사유,그리고이책의중심에놓인‘죽음정치’라는개념은음벰베가주장하는근대이후정치의핵심이다.그이름에서추론할수있듯,이개념은푸코의‘생명정치’를탈식민적맥락에서비판적으로독해하고확장하는데서출발한다.즉,그는인구로서인간을‘살게하고죽게내버려두는’생명정치와생명권력의통치술이라는푸코의주권권력분석에서나아가,근대이후정치의핵심은적대적타자를창출하고,그들을절멸의대상으로삼으며,죽음을조직적으로배치한다는데있다는것을우리앞에드러낸다.
그는이작업을위해예외상태에대한결정권으로주권을이해하는카를슈미트,예외상태를통해생명이정치적지위를상실함을드러낸조르주아감벤의논의를따르면서도아프리카의식민경험,인종주의,탈식민적맥락으로논의를확장해주권이죽음을정치적관리와분할의중심기제로행사함을제시한다.음벰베에따르면,식민지지배권력은피지배자를관리가능한생명이아니라,언제든죽일수있는존재,죽음에내맡겨진집단으로만들었다.이제주권은누가죽어야하고살아야하는지를적극적으로판정하고배치하는권력으로확장되어정의된다.지금우리가동시대에서목도하고있는난민수용소,국경의강화,팔레스타인점령과학살에서생생히확인하고있는바다.
이는동시대의정치와폭력의본질을밝히는작업으로,그는헤겔과조르주바타유를경유해결국근대성의철학적기획자체를비판한다.정치는이성의행사라기보다정념의작동을필연적으로동반하며죽음의작용을배치하는방식으로이해되어야한다는것이다.이로써푸코의생명권력과생명정치가설명하지못하는절멸,파괴,테러,공포를배치하는동시대주권의작동을비추는개념으로죽음정치가자리잡게된다.
그의죽음정치는푸코,아감벤뿐아니라에두아르글리상,프란츠파농등탈식민사상가들의사유를전유해정립되는개념인데,특히파농의폭력의급진성,인간존재의조건에대한분석은매우중요하게다루어진다.탈식민사유의맥락속에서죽음정치이후의가능성을적극적으로탐색해가기때문이다.이러한개념은자스비아푸아르의불구화하는주권의개념화,로런벌랜트의느린죽음,주디스버틀러의애도가능성과취약성등을다루는작업에서새로운방향으로재해석되며현재적의미를갱신해왔다.

민주주의의퇴보,배제와분할,혐오와증오의정치…그기원을추적하다

죽음정치개념을중심으로전개되는이책은결국오늘날배제와분할,혐오와증오로얼룩진민주주의의위기와퇴보의기원을진단하고추적하며,나아가행성적차원에서새로운사유와윤리를제시하는데로나아가는작업이다.
1장에서그는민주주의가처음부터언제나그내부에배제된타자를포함하고있었고,오히려그배제를전제로,또배제를통해서만작동해왔음을집요하게드러낸다.특히어떻게신화와성스러움이폭력을정당화하고,죽음정치가욕망없는관계를제도화하는지를확인할수있다.2장에서는민주주의와증오의구조적관계를본격적으로탐구한다.민주주의는끊임없이적을만들어내는체제로,그적은실존적적대자이며사회는불안한대상을상상적으로생산한다는것이다.그것이과거에는유대인,‘네그르’였다면지금은무슬림,난민,외국인이그자리를대신하고있다.특히이장에서는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점령과동시대강제수용소에서작동하는죽음정치의기제들을드러내며,그것이삶전체를어떻게해체하는폭력인지,나아가분리의기획이단순한배제가아니라타자를절멸의위협에노출시키는불안의구조인지를규명해낸다.3장에서는푸코의생명정치를넘어서는죽음정치개념을정식화하는데초점을맞추고,누가살아야하고누가죽어도되는지를결정하는권력,특정집단을‘살가치가없는삶’으로규정하고살아있는동안에도‘이미죽은자’처럼취급하는권력이오늘날정치의실질적토대라는점을밝혀낸다.음벰베는식민지의역사적맥락속에서죽음정치가단순한살해행위를넘어특정집단을‘죽음으로내모는조건’을어떻게제도적으로창출하는지,죽음을관리하고분배하는기술로서의주권은어떤모습인지를기술한다.4장은민주주의의기원을추적하며노예제,식민주의,제국주의가민주주의바깥의예외적조건이아니라민주주의자체를가능하게만든토대임을폭로한다.특히여기서파농의사상을재해석하며식민주의와인종주의가남긴상처,정치적폭력과치유의가능성을입체적으로살핀다.5장에서는식민주의와인종주의와얽힌서구중심의인본주의의한계를폭로하고,식민주의가남긴파괴의원리를비판적으로직시하는데,특히여기서그는인간과비인간의경계를넘어흑인의사물화경험을미래적인간성의예언적표식으로전환한다.보편화되는사물화의흐름속에그는취약성,돌봄,말의물질성에대한재인식을기반으로하는윤리적,정치적전환을촉구한다.

통행자의윤리를향하여

푸코의생명정치,아감벤의예외상태뿐아니라파농,글리상등탈식민사상가들의문제의식을적극적으로전유해구축된《죽음정치》는현실을진단하는데그치지않고,파농과글리상의사유를이어인류가공통의취약성과유한성속에서관계를맺을수있는잠재성을탐색한다.그는고정된정체성,국경,영토에귀속되는존재가아니라지속적으로이동하고경계를건너는존재인‘통행자’의윤리를제시하며돌봄과연대를바탕으로한행성적차원의‘공동적인것’,‘공동적인삶의윤리’를제시한다.
우리는실시간으로민주주의의위기를목도하고있다.식민지지배,노예제,인종주의를관통하는증오의구조는오늘날난민배제,행성적불평등,극우의부상,디지털혐오와같은형태로재현되고있다.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점령과최근의집단학살,점점더늘어나는각종수용소와경계들,심지어최근더강화하고있는‘순혈주의’적시민권의세계적흐름은한국사회안에서도구체적으로확인되고있다.분할과분리,동일성에대한집착이강화되며민주주의의위기를넘어선퇴보로세계가재편되고있는상황속에서,음벰베의외침은우리에게요청되는매우긴급한사유라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