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많은일자리,더높은임금을넘어“일에맞선삶”으로!
야근과과로가특권이되고,
근면한노동을넘어일을즐기기까지해야하는시대.
살기위해일하는것을넘어일하기위해사는
노동사회를향한일침과탈노동을향한담대한요구!
“이탁월한책은탈노동사회를건설하려는기획이야말로노동의진정한해방은노동으로부터인간을해방시키는일이라는점을이해하고있는페미니즘적기획이라는사실을잘보여준다.”_안토니오네그리AntonioNegri
“더적은일,아니면더나은일?노동소외가정치경제학적비판의초점이되어야할까?아니면노동이삶에서,생산성이자신의가치에서중심이되는것에의문을제기해야할까?케이시윅스는이런질문들로부터페미니즘노동이론을쌓아올린다.그결과,윅스는1970년대가사임금요구를자율적마르크스주의의맥락에가져다놓으면서제2기페미니즘을새롭게조명하는도발적인주장을내놓는다.나아가자율적마르크스주의가페미니즘이론과운동에어떤빚을졌는지상기시킨다.”_리사디쉬LisaDisch,미시건대학교정치학과교수
“내가오랜기간읽어온사회이론저술중에서가장흥미롭고독창적인책중하나이다.케이시윅스의주장은대담하며,매우훌륭히전개된다.그명확함에놀라며마지막장까지놓지않고읽게된다.비판적사회이론들을통찰력있게엮어냈다.그야말로놀라운책이다.”_주디스그랜트JudithGrant,《페미니즘의근본FundamentalFeminism:페미니즘이론의핵심개념에대한논쟁》의저자
“일vs.일”에서“일vs.삶”으로
한국사회역시틀림없는저성장시대에접어들고있으며,경기는날이갈수록나빠진다.청년들의실업률은해마다증가한다.OECD국가기준작년대비청년실업률이증가한5개국중하나고,1999년통계집계기준변경이후최고치라고한다.이처럼경기가나빠지고취업난이심각해질수록안정적이고오래일할수있는일자리에대한선호가높아지는것은물론일하는것,그러니까임금노동을할수있는것,그리고누군가에게는야근을하고과로를하는것자체가특권으로보일수도있는것이다.“대부분산업에서나타나는저임금,실업,불완전고용,그리고많은노동자들에게닥친불안정고용등이모두일과관련한문제다.이런문제들때문에과로는많은경우,고용에서누릴수있는가장특권적인형태처럼여겨지기까지한다.”(11~12쪽)
그래서일까?최근노동과관련된의제는주로실업률,최저임금,고용의형태(가령정규직/비정규직)등‘일자리’의수와안정성,그리고‘임금’의문제에만여전히갇혀있는것으로보인다.물론더높은임금,더많은일자리와안정적일자리는당면한주요과제이고많은이들에게절박한문제인것도사실이다.하지만우리는살기위해서만일을하는것이아니다.일을통해생계유지를할뿐아니라자신의가치까지도증명을받는것이현대노동사회일의의미다(물론이책은생계유지를위해왜꼭임금노동을해야만하는지그전제에대해서도본질적문제제기를시도한다).“일은경제적실천이기만한것이아니다.실제로모두가일해야한다는사실,즉대부분이임금을벌기위해일하거나,임금을버는사람의부양을받아야한다는사실은경제적필연이라기보다는사회관습이자규범장치이다.”(20쪽)또한일의문제는생계뿐만아니라한개인의사회에서의정체성,지위등에도직접적인영향을미친다.
그러니이제는좀더본질적인질문도제기되어야하지않을까?지금우리가그토록원하는임금노동은좋은것인가?일을하는것은당연한것인가?그리고이런질문도가능하지않을까?이토록오래,열심히일해야하고,심지어일을즐기기까지해야하고,삶의에너지대부분과중요한부분을돈을벌기위한일에내어줘야한다면,과연최저임금이상승하고비정규직이정규직이되고,더좋은일자리를얻게된다고한들우리의삶은행복해질수있을것인가?이제는더좋은일자리,더많은임금을향한노력,그러니까일을둘러싼담론의구도가“일대(對)일”이아니라저자가제안하는것처럼일에맞선삶,삶의중심에서어떻게하면일을더밀어낼수있을지고민하는“일대(對)삶”이되어야하는것은아닐까?우리는언제부터일을줄이고삶을누리기위한싸움이아니라일을얻어내고자하는싸움을할수밖에없게된것인가?
우리는왜이렇게오래,열심히일하는가?
:노동윤리와가족윤리의공모
미국의여성학자이자페미니즘과마르크스주의관점에서노동문제에천착해온저자는임금노동이사회적으로나정치적으로좋은것(善)이라는전제에반기를든다.저자는우리가노동을당연한것으로받아들이면서일을‘탈정치화’시켜왔다고,즉정치적비판의영역에서일을배제해왔다고주장한다.특히특정한직업,일자리의문제에대해서는비판하면서도현대사회의노동자체에대해서는정치적논의의대상으로여기지않는것을비판하며일의문제를다시정치의문제로되가져온다.“노동윤리의핵심에는성실한노동,긴시간의노동이고결할뿐아니라그런노동이불가피하다는가정이놓여있다.그리고이런가정은반박되기는커녕제대로검토되어본적도별로없다.어째서일하고,어디서일하고,누구와일하고,일할때무엇을하고,얼마나오래일하는가가사회적합의이고,따라서당연히정치적인결정인것이라면,이러한영역중더많은부분을어떻게해야토론과쟁투의범위로되찾아올수있을까?”(63쪽)
저자는사람들이살기위해일하는것을넘어일하기위해사는데에는산업화시대와탈산업화시대까지를지배하고있는노동윤리가가장큰몫을하고있다고주장한다.따라서저자는근면한노동을요구했던과거의노동윤리부터모두가일을해야만한다고주장하는신자유주의의요구(가령미국의경우일을해야만복지혜택을받을수있도록법이개정되기도했다)와노동자의근면한손뿐아니라마음과감정까지도요구하며스스로자기관리의주체가되어가치를창출하고일을즐기는프로페셔널이되도록내몰리고있는탈산업화시대의노동윤리까지,변화해온자본주의의구조저변에흐르고있던노동윤리의변화를면밀히살핀다.또한노동조건의개선과무급노동의가치를인정하라며싸워왔던마르크스주의와페미니즘을포함한진보적정치운동마저도노동을자연스럽고불가피한활동으로받아들였던것을함께지적하며노동윤리의강력한영향력을비판적으로분석한다.
여기에더해저자가노동사회를유지시키는데노동윤리만큼의강력한기제로작동해온것이바로가족윤리라는점을지적한다.가족제도는임금노동의중요한,잘드러나지않는요소로이는“임금을버는이들의임금을벌지않는이들에대한사회관계로서실업자,노인,병자,아이,그리고주부들”을포함하는포괄적범주이다”(192쪽).또한가족제도는잘알려진것처럼사회적재생산의사유화된장치다.가족내에무급가사노동을수행하는여성이없어사회적재생산의기능을하지않을경우개인들은가정내에서생산되는재화와서비스를상품화된등가물을통해확보하거나임금노동을한이후에도시간이충분해그것을직접생산해야한다.즉임금은더높아야하고노동시간은더짧아져야하는것이다.때문에현재사유화된재생산의기제로작동하고있는가족제도는노동가격인하를흡수하고저렴하고더유연한여성화된노동형태를제공하고,사회적재생산비용을사적으로책임지고있는셈이다.이는페미니즘의오래된지적이다.젠더분업을포함하는가족윤리는노동윤리와더불어지금의노동시간제와임금노동의구조를지속적으로지탱하는두가지축이다.옮긴이는저자의주장에이어이렇게지적한다.“두윤리의공모아래,우리는마치과로가특권인양끝없이일하며,이에더해당신이‘일하는’여성이라면,직장에서는덜받고일하고집에서는아예받지못하고일한다.심지어집에서의일은일로서대접받지도못하며,그탓에임금노동을하지못한시기는‘경력이단절된’시기로취급받는다.”(362쪽)
일을넘어선삶을향한대담한요구
:조건없는기본소득,주30시간노동에서시작하는탈노동사회를향한전망
저자는생산중심주의에매몰되어있던마르크스주의와페미니즘의주장을비판적으로분석하지만또한마르크스주의와페미니즘에서임금노동으로좁게규정지어진일의개념을확장하고반노동(antiwiork)담론과탈노동(postwork)사회로의정치적상상의단초를다시끌어올린다.바로조건없는기본소득과임금감축없는노동시간단축(주30시간노동)이다.
먼저저자는무급가사노동의유급화를주장하던1970년대페미니즘운동을재해석하는데서출발해,과거의노동윤리를거부하고기본소득을요구하자는대담한주장을펼친다.기본소득은가사노동과같은무급노동에대한보상으로작동할수있으며,포스트-포디즘시대의노동조건(생산및재생산부문이상호침투적으로변하고,무급노동과유급노동의구분이모호해지고,풀타임종신고용직이사라져가는변화들)에훨씬잘부합하는제도라는것이다.단지시민이라는이유만으로제공되는기본소득은무엇보다노동윤리를거부할수있는선택지를준다.그리고이때“돈을버는일이다른모든정치적또는창조적활동에앞선다는‘상식’으로부터벗어날수있을것이다”.(363쪽)기본소득에이은저자의요구는노동시간단축이다.특히저자는일-가족균형을노동시간단축의근거로삼는것을경계하며(전통적가족규범을강화하므로),가족의이름보다자유와자율이라는목표를중심으로노동시간단축을성취하기위해싸우자고제안한다.저자는노동시간의단축을통해얻어낸시간은임금노동밖의삶을찾을수있는시간,“새로운주체성,새로운노동과비노동의윤리,돌봄과사회성의새로운실천을구성할공간을창조할시간을위한것”이라고주장한다.바로“우리가의지하는것”을위한더많은시간을요구하는싸움이라는것이다.이는더나은노동을위한투쟁을거부하는것이아니라,다만더적은노동역시마찬가지로중요하다는점을환기시키는작업이기도하다.
한국사회에서역시조건없는기본소득과노동시간단축은중요한의제로떠오른바있다.하지만늘이런주장에비판적인논자들은“현실적이지않다”라는말로응대를하곤한다.여기에대해서는이책을우리말로옮긴,새로운방식의일하기를지속적으로고민하고있는옮긴이의말로마무리를하는것이좋겠다.“누군가에게이런요구들은너무도‘비현실적’이고,그래서낭만적인유토피아주의로폄훼될는지도모르겠다.그런이유로저자는한장을통틀어주장한다.유토피아는,제대로쓰일때,한계를짓기보다는가능성을열어준다고.(…)다른세상을가능할까?이질문에자신있게답할수있는사람은아마없을것이다.하지만마치다른세상이가능한듯이요구하고행동하는사람이존재할때만,비로소다른세상의가능성이생겨난다.나는이책을옮기면서그렇게믿게되었다.”(363쪽)
끊임없이일하도록요구받는동시에언제나불안감에노출되어있는이들에게,그리고일을일자리와직업의문제로국한하지않고사회와개인의삶을구축하는근본적축으로조망하는관점을알고싶은이들에게,그리고지금의노동사회와일을고민하며더나은세상을위한대안을구체적으로고민하고있는이들모두에게일독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