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사람들

쫓겨난 사람들

$25.00
Description
대도시 주거 정책은 어떻게 가난과 불평등을 야기하는가?
하버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매튜 데스몬드는 수년 동안 밀워키 지역 도시 빈민들과 함께 살았던 시간을 책으로 옮겼다. 『쫓겨난 사람들』은 도시 빈민층에 해당하는 여덟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대도시에서 주거 정책이 어떻게 가난과 불평등을 야기하며 또 지속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도시 빈민들의 삶은 마약과 폭력 및 사기 같은 범죄, 무엇보다 ‘퇴거’로 점철되어 있다. 매튜 데스몬드가 만난 도시 빈민들은 수입의 대다수를 월세로 지출했으며, 그러다 보니 가끔 의외의 지출이 생기기라도 하면 집세가 밀려 집주인으로부터 쫓겨나기 일쑤였다. 이에 저자는 정부가 빈민들이 쫓겨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거를 방조하며 집주인들이 수월하게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런 사회 모순을 건조한 문체가 아닌 유려한 산문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독특하다. 흡사 소설이나 산문시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책의 분위기는, 머리로만 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에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잘 쓰인 리얼리즘 소설과 사회학 연구서 두 권을 동시에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매튜데스몬드

저자:매튜데스몬드(MatthewDesmond)
하버드대학교사회학과교수.위스콘신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고전도유망한젊은연구자를선발하는‘주니어펠로우’로하버드대학교의교수가되었다.인종과종족,도시사회학,빈곤,주거,조직과노동,문화기록지학분야를연구해왔다.교육불평등,위험한직업,정치이데올로기,인종과사회이론,도심빈민가주거문제를다룬글을주로써왔고,사회학분야최고권위의학술지인《미국사회학저널》과《미국사회학리뷰》에논문을발표하기도했다.저서《방화선에서:야생산불진화소방관들의삶과죽음OntheFireline:LivingandDyingwithWildlandFirefighters》으로2007년미국사회학회가주는막스베버학술상MaxWeberAwardforDistinguishedScholarship을받았다.공저로미국의인종문제를탐구한《미국의인종RaceinAmerica》,《인종질서TheRacialOrder》등이있다.
밀워키지역민간임대시장의저소득세입자들에대한독창적조사인〈밀워키지역세입자연구MilwaukeeAreaRentersStudy〉의책임연구원을맡고있다.이연구는맥아더재단,포드재단,전미과학재단,미국철학협회등의지원을받았고,〈뉴욕타임스〉,〈전미공영라디오〉,〈사이언스〉,독일의공영방송인〈다스에르스테〉같은주요매체를통해보도되기도했다.이연구의성과를인정받아2015년에매튜데스몬드는미국맥아더재단이해마다독창적인성과를올린연구자에게수여하는맥아더펠로십MacArthurPrizeFellowship을수상하기도했다.
오랜현장연구를바탕으로서술된이책《쫓겨난사람들Evicted》은,빈곤의풍경을마치세밀화처럼그려낸독특한책으로평가받으며2016년미국에서최고의화제에올랐다.2017년앤드류카네기메달최고의논픽션부문최종후보,2016년아마존베스트셀러를비롯해〈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퍼블리셔스위클리〉,〈월스트리트저널〉,〈가디언〉등저명한매체에서뽑은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대도시의주거정책이어떻게가난과불평등을야기했으며또지속시키고있는지를잘보여주었다는평가를받았고,빈곤의현장을흡사소설을읽는듯한느낌이들도록치밀하게써내려간매튜데스몬드의문제의식은미국내주거빈곤문제에관한큰사회적반향을불러일으켰다.  

역자:황성원
대학에서영문학과지리학을공부했다.막연한동경에서시작했던번역일이이제는일상이되어가면서아주조금어른이된것같은기분이들기도한다.《백래시》《자본의새로운선지자들》《염소가된인간》《쫓겨난사람들》《기후카지노》《행복산업》등을우리말로옮겼다.
  

출판사 서평

미국최고권위퓰리처상수상작!
(2017년일반논픽션부문)

가려진빈곤을드러낸,우리시대새로운고전!

2016년뉴욕타임스선정‘올해의책’
2016년3월아마존최고의책
2017년앤드류카네기메달최고의논픽션부문최종후보


‘사회구조를이쯤보여줘야사회학적글쓰기라고할수있지않을까’라고자책하게만드는책.
-조은(사회학자,《사당동더하기25》저자)

섬세한,아프도록아름다운책.머물집을얻고자하는평범하고소박한투쟁,그투쟁과밀접한가난을다시생각하게한다.
-로버트D.퍼트넘(하버드대교수,《나홀로볼링》저자)

정말놀라운책.저자는사회학자이면서탁월한저널리스트이며,이책은빈곤연구의새로운규범이될만하다.
-바버라에런라이크(《긍정의배신》,《노동의배신》저자)

가끔전사회적으로이슈가될만한책이나타난다.이책이그중하나다.-〈뉴욕타임스〉
복잡한정책적문제를아름다운산문으로보여준수작!-〈워싱턴포스트〉
아주섬세한연구이며,마치소설을읽는것같기도하다.-〈월스트리트저널〉
사회주변부사람들의삶을세심하게들여다보고정교하게기록한탁월한연구.-〈보스톤글로브〉
정성스러운연구.종종가슴을저리게한다.-〈시카고트리뷴〉


아름다운산문으로처절한가난을그린,세상에없던사회학연구서

《쫓겨난사람들》은하버드대학교사회학과교수매튜데스몬드의현장연구기록물이다.저자는수년동안밀워키지역도시빈민들과함께살았던시간을책으로옮겼다.이책은빈곤의풍경을마치세밀화처럼그려낸독특한책으로평가받으며미국에서큰화제가되었다.2017년앤드류카네기메달최고의논픽션부문최종후보에올랐으며,2016년아마존베스트셀러,〈뉴욕타임스〉‘올해의주목도서100권’을비롯해〈워싱턴포스트〉,〈월스트리트저널〉,〈퍼블리셔스위클리〉등저명한매체에서뽑은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
이책은도시빈민층에해당하는여덟가정의이야기를통해,대도시에서주거정책이어떻게가난과불평등을야기하며또지속시키고있는지를보여준다.도시빈민들의삶은마약과폭력및사기같은범죄,무엇보다‘퇴거’로점철되어있다.매튜데스몬드가만난도시빈민들은수입의대다수를월세로지출했으며,그러다보니가끔의외의지출이생기기라도하면집세가밀려집주인으로부터쫓겨나기일쑤였다.어느가정에서든퇴거는일회적이지않고반복되기마련이었고,결국감수성예민한어린아이마저퇴거에무감각해지도록만들기도했다.

“아이는운송업체직원들이매트리스와서랍장을밖으로나르고얼마안되는옷가지를검은쓰레기봉투에담는모습을지켜봤다.이런광경을보면서도아무런반응을하지않았다.울거나질문을하지도,건질만한물건이있는지살피러뛰어다니지도않았다.아이는그저한바퀴돌더니밖으로나갔다.”(p.395)

이에저자는정부가빈민들이쫓겨나지않도록보호해주는것이아니라오히려퇴거를방조하며집주인들이수월하게욕망을충족시킬수있도록돕고있음을지적한다.“임대업자들이원하는만큼많은돈을세입자에게청구할수있는권리를법적으로보장해주고지켜주는것도,고급아파트건설에보조금을주고임대료를올리며가난한사람들에게는훨씬적은선택지를남기는것도,(…)무장한법집행관을보내임대업자의요청에따라한가정을강제로내쫓는것도,임대업자와부채추징기관에대한서비스의일환으로퇴거를기록하고그자료를공개하는것도모두정부”(p.415)라는것이다.그렇게정부와집주인의공조아래쫓겨난이들은살곳을찾아더위험하고가난한지역으로떠난다.
그런사회모순을건조한문체가아닌유려한산문으로그려내고있다는점에서이책은독특하다.흡사소설이나산문시와같은느낌을주기도하는책의분위기는,머리로만문제를인식하게하는것이아니라책에등장하는사람들의고단한삶에공감할수있게한다.책을읽는독자들은잘쓰인리얼리즘소설과사회학연구서두권을동시에읽는듯한느낌을받을수있을것이다.

“물이얼면서주위나뭇가지끝에는금방이라도떨어질것같은수천개의얼음덩어리들이맺혀있었다.도린은눈을내리깔고앞쪽현관에크림색리본이달린여섯송이의흰백합을바라보았다.죽음의겨울속에서도봄은고개를내밀고있었다.”(p.279)


가난의굴레를세심하게묘사한‘빈곤,불평등연구의전범’

마치문학작품을읽는것같은느낌을주기도하지만,기본적으로이책은사회학자가쓴사회학연구서다.대학시절저자는자신이유년을보냈던부모님집을은행에빼앗기는아픔을겪었고,역사와정의(正義)를주제로다룬수업을들었으며,스스로의의지로거리에서노숙자들과어울리기도했다.그때의경험은그가빈곤을모든고난의시발점으로지목하게하는데영향을끼쳤고,빈곤을연구하기위한가장적합한전공을고민하다사회학을택하게만들었다.흔히사회학연구자들은각종사회문제를연구할때통계를사용하여숫자로인식하고표현하는데익숙하다.그런연구방식은객관성담보등여러측면에서나름의의의가있지만,통계안에서숫자로존재하는사람들의구체적인모습이드러나지않는다는한계를보인다.저자는그런한계를넘어자신이오랫동안꿈꿔왔던‘제대로된빈곤연구’를하기위해현장으로들어갔다.
현장에서의경험을바탕으로저자는숫자로는보여줄수없는이야기들을들려준다.2005년카트리나태풍피해를입은뉴올리언스로자비를들여자원봉사를떠난도린(이때일을계기로도린의가족은월세가밀려퇴거를당하게되었다),언젠가가석방담당관이되어본의아니게범죄자로전락한친구들을돕겠다는패트리스,자선단체를운영하고싶어하는알린등의모습으로,빈민이라고해서근근이먹고사는데목표를두는게아니라그들역시사회에서자신의몫을하며남을도우면서살고싶은소망을품고살아감을보여준다.또복지수당을흥청망청써버려주위로부터비난받는러레인의경우,그배경에는통장저축금액이일정수준을넘었을시복지수당을삭감하거나중단하는정책상의문제가있음을드러낸다.개인의낭비벽때문에가난에서탈출하지못하는게아니었던것이다.그밖에도크리스털의사례를들며‘게을러서가난’한게아니라가난한이들이보이는게으름은하루하루의생존전쟁을치러내기위해적절히에너지를분배하는전략임을말하기도하고,자신과함께생활했던빈민들이시혜를받는데익숙한존재들이아니라무언가를받았으면어떤형태로든꼭보답하려했다는것을언급하기도하면서가난을둘러싼일반의편견을깨준다.
그렇게저자는퇴거당하는것이일상인빈민들을만나면서몇가지질문을품게된다.“퇴거는얼마나현저한가?그결과는무엇인가?퇴거당하는사람들은누구인가?집안에서많은시간을보내는가난한가족들이집을빼앗기면어디로가게될까?”와같은것들.그러나이궁금증을해소해줄수있는연구와데이터는찾을수없었고,결국저자는직접연구에돌입하게된다.그결과물이〈밀워키지역세입자연구(MilwaukeeAreaRentersSturdy)〉와〈밀워키퇴거법원연구(MilwaukeeEvictionCourtStudy)〉다(매튜데스몬드는〈밀워키지역세입자연구〉의성과를인정받아2015년에미국맥아더재단이해마다독창적인성과를올린연구자에게수여하는맥아더펠로십을수상하기도했다).이연구들은퇴거로대표되는주거문제가빈곤의주요원인이라는점,여성이나흑인과같은소수자일수록퇴거에더욱취약하다는사실등을탄탄한설문조사와통계를기반으로드러냈으며,그성과가이책에잘녹아있다.소위말하는질적연구와양적연구가조화를이루고있는이책《쫓겨난사람들》은사회과학자들이주목할만한가치가있는,빈곤및불평등연구의전범과같은책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빈곤을야기하는주거문제,분석을넘어대안을제시하다

그처럼이책은주거문제를중심으로가난의굴레를조명한다.하지만단지문제를드러내며보는이들로하여금답답하고가슴저리게만드는데그치지않는다.“임대료에서이윤을얻을자유와안전하고적정한가격의주택에서살자유”가상충하지않을나름의대안까지제시하고있다.저자는영국의주택수당(Housingbenefit)과네덜란드의주거급여(HousingAllowance)를사례로들며,일정수준이하소득을버는미국의모든가정에주택바우처를제공할것을주장한다.그같은정책은그가예로든두나라에서그러했듯세입자들에게양질의주택을제공하는데도움을주고,특히네덜란드의경우에서처럼극빈자들에게살집을마련해주는데유익하다는것이다.

“이보편적인바우처프로그램을시행할경우미국에서가난의면모를바꿔놓을수있다.퇴거가급감해희귀한사건이될것이며,노숙자는거의사라질것이다.저소득가정들은소득증대를즉각피부로느끼며충분한음식을구매하고학교나직업훈련등자신과아이들에게투자할것이며,많지않더라도저축을시작할수도있다.이로써안정을느끼고자신들이사는집과지역사회에주인의식을갖게될것이다.”(pp.417-418)

저자는주거기본권확립을위해제시한자신의대안이모든곳에일률적으로적용될수는없으며,해법은다채로울수있음을언급한다.그러면서도해법이어떻든간에주거문제는공동체의문제점을해결하는출발점이며모든복지의기본임을역설한다.
이런메시지는멀리떨어진이곳한국에서도충분히유효하다.정부의부동산경기부양정책으로월급이올라가는속도에비해터무니없이높이뛰는집값은‘내집마련의꿈’같은것은꿀수도없게만든지오래다.상당수사람들이월소득대비적지않은집세를내면서근근이살고있다.그와중에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상가임대차보호법은임대인에게유리하도록되어있기까지하다.집주인은세입자의처지와관계없이집세나가겟세를큰폭으로올리고,《쫓겨난사람들》의등장인물들처럼공권력의비호아래세들어있던가게에서쫓겨나기도하며,집주인이세금을미납하면세입자의보증금이정부에강제징수당하는경우도있다.정부의방조아래집주인들이욕망을채우는구조는미국과한국이크게다르지않으며,책에나오는인물들의모습은2년이라는짧은계약기간이끝나면또다른곳으로,주로더저렴한외곽지역으로살곳을찾아사실상쫓겨가야하는우리의모습과설핏겹치기도한다.
이책에서강조하듯이집은삶의중심으로서쉼터이자피난처이다.주거안정성은“일종의심리적안정성으로이어져사람들이자신의집과사회적관계에투자할수있게하고,학교에서의안정성으로이어져아이들이뛰어난능력을발휘하고졸업할수있는기회를확대하며,지역사회안정성으로이어져이웃들이강력한유대를형성하고자신의구역을돌볼수있게한다.”(pp.400-401)국가는도시와마을이구성한다.도시와마을은동네가구성하며,동네는결국집이구성한다.그렇게본다면국가공동체를건강하게유지하기위한관건은주거문제해결에있지않을까.그런측면에서《쫓겨난사람들》은좋은인문사회서를읽고자하는독자,연구방법론에관심있는사회과학연구자뿐아니라크고작은정책을다루는사람들역시주목해야할책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