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매혹 사이 (왜 현대미술은 불편함에 끌리는가)

혐오와 매혹 사이 (왜 현대미술은 불편함에 끌리는가)

$23.00
Description
“이렇게 끔찍한 것도 미술이야?”
데미안 허스트는 왜 해골을 다이아몬드로 장식했을까?
마크 퀸은 왜 자신의 피로 두상을 만들었을까?
안드레 세라노는 왜 시체 사진을 찍었을까?
앤디 워홀은 왜 구리 합금으로 코팅된 캔버스 위에 오줌을 부었을까?
야나 스테르박은 왜 쇠고기로 옷을 만들었을까?

1996년, 영국의 한 괴짜 예술가가 절단된 소를 미술작품이라며 전시했다. 가로로 열두 개의 조각으로 분리된 소는 마치 도살된 뒤 가공되기 위해 정육점에 걸린 것처럼 보였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사람들은 잔혹하게 도살된 것처럼 보이는 그 작품 앞에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떤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 괴짜 예술가는 한술 더 떠 2007년에는 주물을 떠 백금으로 만든 해골에 1106.18캐럿에 달하는 8601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은 ‘작품’을 만들었다. 도대체 왜 이 예술가는 해골에 다이아몬드를 장식하는 기이한 생각을 하게 됐을까?

소를 절단하고, 해골을 다이아몬드로 장식하는 것을 능가하는 이런 예술가들도 있다. 오랫동안 자신의 몸에서 채혈한 피를 얼려서 자신의 두상을 만든 예술가 말이다. 이 예술가는 태반과 탯줄을 얼려 갓난아기 얼굴 모양을 한 두상을 만들기도 했다. 심지어는 시체 안치소에서 실제 시체 사진을 찍거나, 자신의 똥을 깡통에 담아 전시한 예술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쇠고기로 옷을 만들어 직접 입은 예술가도 있다. 더럽고, 지저분하고, 혐오스럽기까지 한 소재들이지만, 이런 작품을 본 관객들은 충격과 혐오의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 작품들에서 나에게 다가올 지도 모르는 ‘어떤’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고, 피로 만든 두상 앞에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나’의 얼굴을 직면하는 예술적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이렇게 불편하고, 어쩌면 혐오스럽게 느껴지지만 묘하게 우리의 마음을 끄는 현대미술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앞서 ‘괴짜 예술가’라고 언급한 데미안 허스트, 자신의 피를 얼려 자아 두상을 만든 마크 퀸, 시체 사진을 찍은 안드레 세라노, 자신의 똥을 깡통에 담아 전시한 피에로 만초니, 쇠고기로 옷을 지어 입은 야나 스테르박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의 작품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는 출퇴근길 도로에서 로드 킬 당한 동물 사체, 도시의 패악이 되어버린 길고양이들처럼 지저분해 보이지만 세상에는 한번쯤 진지하게 마주봐야 하는 불편한 것들이 많다고 말한다. 또한 이 책에서 이야기되는 불편함을 유발하는 예술적 행위 대부분은 스캔들과 가십이 아니라, 우리 삶에 숨겨진 어떤 진실을 찾으려는 예술가들의 절실한 도전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우리가 낙인찍고 밀어냈던 불편한 미술의 얼굴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자.
저자

이문정

이화여자대학교에서조형예술학으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미술평론가로활동중이며‘컨템포러리미술연구소리포에틱’에서현재진행형의한국미술을연구하고있다.현재이화여자대학교와중앙대학교의겸임교수이고,고려대학교에도출강중이다.CNB저널의칼럼〈이문정의요즘미술읽기〉,〈이문정평론가의더갤러리〉는사람들이미술을자유롭고편안하게감상하는데에조금이라도도움이되었으면좋겠다는생각에서쓰게되었다.서른살때부터지금까지미술에담긴삶과죽음,종교,타자,육체,섹슈얼리티등의주제에몰두해있고이를글로풀어내는중이다.요즘의관심사는같은시대를살아가는한국미술가들의작업이다.

목차

들어가는말
프롤로그:불편한미술의시작
1장폭력
2장죽음
3장질병
4장피
5장배설물
6장섹스
7장괴물
에필로그:결국모두가타자

참고문헌
도판출처

출판사 서평

동물시체,배설물,피,곰팡이,죽음,투병과정……
우리가낙인찍고밀어냈던불편하지만매혹적인미술이야기

이책은폭력,죽음,질병,피,배설물,섹스,괴물등우리에게불편한키워드를주제로구성되었다.이모두는하나같이부정적인의미를부여받고주변으로밀려난것들이지만동시에매력적이고궁금한무언가다.특히‘질병’의경우이런것이어떻게예술이되는것인지무척궁금한독자도있을것이다.투병과정을예술로만든한나윌케는1987년림프종진단을받은후1993년사망할때까지점점죽음에다가가는스스로의모습을가감없이사진과비디오에담았다.항암치료로머리카락이점점빠지고,눈은충혈되고,혀의색도바뀌는등,전통적인미술에서는보기힘든여성의모습을담아냈다.몸곳곳에주삿바늘을꽂고가슴과배,엉덩이에거즈를붙인채카메라를응시하는윌케의모습은병을극복하려는의지,그것을받아들이는수긍과체념,두려움등을잘보여준다.

저자는만약당신이윌케의이사진이나비디오를보고혐오스럽고불쾌함을느낀다면당신은‘미’와‘추’를구분하는진부함에길들여져왔다고단언한다.그러나우리실제현실에는아름다운비너스만존재하는것이아니다.앞서말한윌케의작품명이〈인트라비너스(Intra-venus)〉인것은결코말장난이아니다.‘Intra-venus’는‘동맥안으로,정맥으로들어가는,정맥주사의’등을뜻을가진‘intravenous’와동음이의어로투병하는윌케의상황을은유한것이다.우리는윌케의사진과영상을통해불편함과두려움,연민과슬픔을느끼면서피할수없는병의흔적과직면하게된다.

저자는“이책이독자들에게이전과는다른시선으로불편한미술을이해하고사유하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더불어오묘하고매혹적인동시에불편한동시대미술이단순히예술적인도발에서끝나는것이아니라우리가살고있는이세계를숙고하고긍정적으로바꿔나가기위한것임을느끼길바란다.진실이란편안함뿐만아니라불편함까지마주해야얻어질수있다.우리가미처몰랐을뿐불편함은원래그자리에있었다.불편함을내삶의일부로받아들인다고해서이세상이갑자기끔찍해지거나슬퍼지는것은아니다.오히려그럼에도불구하고세상이의미있음을,아름다울수있음을확인할수있을것이다”라고말한다.


불편한데……왜이렇게마음이끌리지?
미술이아름답지않아도될이유

과거의미술에서끔찍하고혐오스러운것을그려낸사례들을한권의책에다적기란불가능하다.추하고혐오스러운무엇인가는과거에서부터오늘에이르기까지지속적으로미술과삶의저변에존재해왔기때문이다.그러면이제다음과같은질문들에대해생각해보자.

“미술은언제나아름다운것을추구해야할까?”
“미술이언제나아름다움과행복을보여줘야한다고주장하는것역시폭력아닐까?”

그래서저자는이렇게말한다.“힘들고지친현실에희망을실어주는작품들도필요할것이고실제로도존재한다.그러나이상향을보여주는것이미술가의의무는아니다.모든미술이아름다워야한다는주장은미술에불필요한족쇄를씌우는것과같다.어떤작품이훌륭한예술로서의미를갖는지평가하는기준은하나가아니다.”

우리의마음을끄는것이꼭아름다운것만은아니다.일례로‘죽음’을한번생각해보자.죽음을담아내는대부분의미술작품들은공통적으로어떤식으로든불편함을유발한다.그런데신기하게도불편한것들은그것을피하고자하는우리의의지와상관없이우리의관심을끈다.공포영화를볼때끔찍한장면이나오면손으로눈을가리면서도손가락사이로화면을보게되는이치와같다.저자역시그랬다고말한다.마음을굳게먹어도계속바라보기힘든작품들이많지만그매력에빠지고나니벗어날수없게되었다고말이다.저자는독자들도이책을통해책의제목처럼‘혐오와매혹’사이를느껴보길바라는마음에서이책을썼다.


데미안허스트,안드레세라노,마크퀸,채프먼형제,앤디워홀……
우리에게충격을준당대최고아티스트들의생생한도판70여점수록!

이책에는데미안허스트,안드레세라노,마크퀸,채프먼형제,제니사빌,샘테일러우드,트레이시에민,지나파네,한스벨머,앤디워홀,주디시카고,오토딕스,피에로만초니,한나윌케,조스펜스,헤르만니취,야나스테르박,마를렌뒤마,캐롤리슈니먼,캐리매윔스등당대최고예술가들의작품도판을실었다.

현대미술을다루는책출간은출판사입장에서상당한부담이되는작업이다.작품수록에필요한저작권료와까다로운허가절차때문이다.현대작가들의작품은에이전시를통하기도하지만,직접작가들에게연락해서허가를받아야하는경우도있고,저작권료또한금액이만만치않다.허가를하는데까다로운성향의작가들도있기때문에기간도오래걸린다.이책도일부작가들의작품수록허가를받는데1년이걸리기도했다.

이책에는그동안나왔던번역서를제외하고국내필자가쓴책으로는처음수록한도판들이많다.어떻게이작품수록허가를받았는지궁금해하는미술전문가도있을정도로도판수록에신경을많이썼다.책에수록된〈돈의약속(ThePromiseofMoney)〉,〈천년(AThousandYears)〉등의데미안허스트,〈자아(Self)〉,〈루카스(Lucas)〉등의마크퀸,그리고캐롤리슈니먼,캐리매윔스,헤르만니취,야나스테르박등이수록허가의과정까지애를태운작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