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리커버 및 새 번역판)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리커버 및 새 번역판)

$16.80
Description
지그문트 바우만의 주요 저작을 다시 만나다!
잘못된 번역어를 바로잡고 용어를 통일한 ‘셀렉션 시리즈’
2017년 1월 9일, 91세 일기로 별세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저서들은 수년간, 국내에도 바우만의 인기를 입증하듯이 경쟁적으로 번역되었다. 그 책들에는 《액체 근대》, 《유동하는 공포》, 《리퀴드 러브》처럼 그의 이른바 ‘액체 근대’ 연작들도 포함된다. 그런데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바우만이 쓴 특유의 개념인 ‘liquid’를 ‘액체’, ‘유동하는’ 등으로 달리 번역해왔고, 번역하기가 어려웠는지 그냥 ‘리퀴드’로 쓴 책들도 있다. 바우만은 고정되어 있다는 의미인 ‘solid’의 상대 개념으로 ‘liquid’를 썼는데, 전자를 ‘고체’로 후자를 ‘액체’로 번역하기도 해, 바우만의 대표작 중 하나인 《Liquid Modernity》(2000)는 《액체 근대》라는 제목을 달고 2009년 국내에 번역되었다. 바우만은 오늘날의 문화를 ‘liquid modern world’라고 칭하며 그 중요한 특징으로 그려낸 학자로 유명하다.

이렇게 바우만의 중요 개념인 ‘liquid modern’에서 ‘liquid’를 ‘액체’ 혹은 ‘유동하는’으로 번역하는 것도 학자들의 입장에 따라 의견을 달리하기도 하지만, ‘modern’을 근대로 옮기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2013년 바우만의 책 《유행의 시대(Culture In A Liquid Modern World)》를 출간한 오월의봄 출판사는 책의 보도자료에서 “바우만의 ‘모던’이 근대를 가리키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바우만은 ‘modernity’의 두 국면을 명확하게 구분함으로써 그 올바른 역어가 ‘현대성’임을 분명히 말해준다.

‘근대’라는 역어는 그 단어가 ‘현대성’의 첫 번째 국면을 가리킬 때만 올바른 단어다. 그리고 그 현대성의 첫 번째 국면에서는 세상이 유동적(liquid)이지 않고 견고(solid)했다. 따라서 ‘유동하는’ 또는 ‘액체’라는 표현은 절대로 ‘근대’라는 단어를 꾸미는 말이 될 수 없다. ‘근대(近代)’라는 말이 바우만의 의도대로 ‘자본주의가 형성되고 시민사회가 성립한 17~18세기 이후 시대’를 지칭하는 표현인 한”이라고 밝히며 기존에 잘못된 번역어를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동녘출판사에서 이번에 출간하는 <바우만 셀렉션 시리즈>는 이렇게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바우만의 중요개념을 바우만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학자들과 논의를 거쳐 일관성 있게 통일했다. 논란이 되어온 ‘liquid modern’을 이 시리즈에서도 ‘유동하는 현대’로 번역했다. 또한 오역을 바로잡고 용어를 통일했다. 이 시리즈는 앞으로 바우만의 중요 저작이지만 국내에 절판된 바우만의 책들을 새롭게 복간 및 번역하거나 보완해서 재출간할 계획이다.

저자

지그문트바우만

저자:지그문트바우만
1925년폴란드유대계가정에서태어났다.2차세계대전당시나치를피해소련으로도피했다가소련군이지휘하는폴란드의용군에가담해바르샤바로귀환했다.폴란드사회과학원에서사회학을공부했고,후에바르샤바대학교에진학해철학을공부했다.1954년에바르샤바대학교의교수가되었고마르크스주의이론가로활동했다.1968년공산당이주도한반유대캠페인의절정기에교수직을잃고국적을박탈당한채조국을떠나,이스라엘텔아비브대학교에서잠시가르치다1971년리즈대학교사회학과교수로부임하며영국에정착했다.1990년정년퇴직후리즈대학교와바르샤바대학교명예교수로있으면서활발한학문활동을했으며,2017년1월9일91세일기로별세했다.1989년에발표한《현대성과홀로코스트MODERNITYANDTHEHOLOCAUST》를펴낸뒤세계적인명성을얻었다.1990년대탈근대문제를본격적으로다루며명성을쌓았고,2000년대현대사회의유동성과인간의조건을분석하는‘유동하는현대LIQUIDMODERNITY’시리즈로대중적인지도를높였다.1992년에사회학및사회과학부문유럽아말피상을,1998년아도르노상을수상했다.2010년에는“지금유럽의사상을대표하는최고봉”이라는찬사를받으며아스투리아스상을수상했다.《레트로토피아》,《왜우리는불평등을감수하는가?》,《왜우리는계속가난한가?》,《유동하는공포》,《쓰레기가되는삶들》등다수의저작이있다.

역자:오윤성]
서울대학교에서미학과영문학을공부한뒤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사커노믹스』,『말기술』,『레너드번스타인의음악의즐거움』등이있다.

목차

1편지에관한편지:유동하는현대세계에서보내다
2고독을잃어버린시간
3부모세대와자식세대의대화라는것
4가상세계의안과밖
5트위터,혹은새들처럼
6인터넷시대의섹스
7프라이버시의기묘한모험(1)
8프라이버시의기묘한모험(2)
9프라이버시의기묘한모험(3)
10부모의자식
11청소년의씀씀이에관하여
12Y세대를스토킹하다
13이것은자유의여명이아니다
14너무일찍어른이되는아이들
15속눈썹의습격
16유행,또는끝없는움직임
17소비주의는소비의문제가아니다
18문화엘리트에게무슨일이있었나?
19약주고병주기
20돼지독감등이런저런무서운것들
21건강과불평등
22경고를들으시오
23교육을푸대접하는세상?(1)
24교육을푸대접하는세상?(2)
25교육을푸대접하는세상?(3)
26묵은해유령과새해유령
27예측불가능한것을예측한다는것
28계산불가능한것을계산한다는것
29공포증의일그러진궤도
30빈왕좌
31초인은왜,어디에서오는가?
32집으로돌아오는남자들
33위기를벗어나는몇가지방법
34불황의끝을찾아서
35누가이런삶을강요하는가?
36버락오바마라는현상
37세계화된도시의문화
38로나의침묵에서듣다
39이방인은정말위험한가?
40하늘만바라보는사람들
41경계를긋는다는것
42선인은어떻게악인이되는가?
43운명과인격
44알베르카뮈,또는“나는반항한다,고로우리가존재한다.”

출판사 서평

지그문트바우만의주요저작을다시만나다!
잘못된번역어를바로잡고용어를통일한‘셀렉션시리즈’


2017년1월9일,91세일기로별세한사회학자지그문트바우만의저서들은수년간,국내에도바우만의인기를입증하듯이경쟁적으로번역되었다.그책들에는《액체근대》,《유동하는공포》,《리퀴드러브》처럼그의이른바‘액체근대’연작들도포함된다.그런데책제목에서볼수있듯바우만이쓴특유의개념인‘liquid’를‘액체’,‘유동하는’등으로달리번역해왔고,번역하기가어려웠는지그냥‘리퀴드’로쓴책들도있다.바우만은고정되어있다는의미인‘solid’의상대개념으로‘liquid’를썼는데,전자를‘고체’로후자를‘액체’로번역하기도해,바우만의대표작중하나인《LiquidModernity》(2000)는《액체근대》라는제목을달고2009년국내에번역되었다.바우만은오늘날의문화를‘liquidmodernworld’라고칭하며그중요한특징으로그려낸학자로유명하다.

이렇게바우만의중요개념인‘liquidmodern’에서‘liquid’를‘액체’혹은‘유동하는’으로번역하는것도학자들의입장에따라의견을달리하기도하지만,‘modern’을근대로옮기는것은명백한잘못이라는지적이꾸준히제기되어왔다.2013년바우만의책《유행의시대(CultureInALiquidModernWorld)》를출간한오월의봄출판사는책의보도자료에서“바우만의‘모던’이근대를가리키는경우도분명히있다.그러나바우만은‘modernity’의두국면을명확하게구분함으로써그올바른역어가‘현대성’임을분명히말해준다.‘근대’라는역어는그단어가‘현대성’의첫번째국면을가리킬때만올바른단어다.그리고그현대성의첫번째국면에서는세상이유동적(liquid)이지않고견고(solid)했다.따라서‘유동하는’또는‘액체’라는표현은절대로‘근대’라는단어를꾸미는말이될수없다.‘근대(近代)’라는말이바우만의의도대로‘자본주의가형성되고시민사회가성립한17~18세기이후시대’를지칭하는표현인한”이라고밝히며기존에잘못된번역어를바로잡는다고밝혔다.

동녘출판사에서이번에출간하는
<바우만셀렉션시리즈>
는이렇게그동안논란이되어온바우만의중요개념을바우만을오랫동안연구해온학자들과논의를거쳐일관성있게통일했다.논란이되어온‘liquidmodern’을이시리즈에서도‘유동하는현대’로번역했다.또한오역을바로잡고용어를통일했다.이시리즈는앞으로바우만의중요저작이지만국내에절판된바우만의책들을새롭게복간및번역하거나보완해서재출간할계획이다.




불안한현대인에띄우는지혜의편지44통



‘유동하는현대세계(LiquidModernWorld)’라는독창적개념을창안한사회학자지그문트바우만의이책은불안한우리시대에보내는지혜의편지44편을담고있다.바우만의책은특유의현학적언어로어렵다는평을많이받아왔다.하지만,이탈리아여성주간지《라레푸블리카델레돈네(LaRepubblicadelleDonne)》에2년동안연재했던글을엮은이책에서바우만은대중적인언어로,현대인들이겪어야할불안과공포를이기는삶에대해이야기한다.이책은‘유동하는현대’로비유하는이불확정성의시대에넘치는지식과정보,인간관계를우리가어떻게이해하고받아들여야하는지에대한통찰을제공한다.바우만은이책에서인터넷,테크놀로지,청년세대,교육,불평등,소비문화,실업,인종,유행,도시,이주등현대사회문제의거의모든쟁점들을다룬다.그폭넓은쟁점들을해석하는일관된문제의식은유동하는현대사회에서인간이처한곤경이다.공동체에서뿌리뽑혀네트워크사회에내던져진개인이직면하는불확실성,그것을극복하고자하는임시적해결책들이야기하는부작용을바우만은다양한영역에걸쳐집요하고일관되게파고든다.




페이스북에빠진그대,당신의외로움과마주하라



오늘날,확실한것은거의없다.어제의새로움은이미낡고진부해졌고,그진부함을안고가다가는경쟁만능세상에서낙오하기십상이다.그래서사람들은낙오의대열에끼지않기위해온라인상에서온갖접속을시도한다.스마트폰에트위터나페이스북,인스타그램앱을하루종일띄워놓는것이다.학교수업을듣거나,직장에서회의를하거나,가족끼리의단란한식사중에도접속을포기하지않는다.바우만의말처럼사람들은이제“가상의관계가현실의관계를가볍게압도하는”세계에의존해살아간다.바우만은이것은분명위기에봉착한것이지만,사람들은여전히그것이기회라고말하는세상에살고있는것이라고말한다.사람들은언제어디서나‘SNS질’에여념이없다.누군가로부터소외되지않으려고우리는잠자는시간빼고는SNS타임라인을한사코사수한다.트위터나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수시로글과사진을올리고댓글을달며‘나’의존재감을확인한다.바우만의표현대로“클릭한번이면친구들이나타나는데누가가족과이야기를나누겠는가?”그러니우리는외로울겨를이없다.



심보선시인은이책의서평에서“살아갈수록정작속내를털어놓을만한친구의숫자는줄어드는데트위터의팔로워와페이스북의친구가늘어가는것에우리는흐뭇해한다.하지만이만족감은오래가지못한다.‘리트윗’과‘좋아요’버튼을클릭할때,우리는수백,수천명과소통하는것같지만사실이때의소통이란‘액션’이아니라‘리액션’의연쇄에하나의고리를덧붙이는것에불과하다.어떤사람이고개를끄덕이는것을보고따라서고개를끄덕이는것을소통이라고할수는없지않은가”라고말한다.유튜브,아프리카TV등수많은개인방송채널에서실시간으로자신을중계하는세상에우리는살고있다.바우만은비밀이사라진세상,은밀한사적영역까지드러내며접속에서떨어지지않으려고발버둥치는세태를향해“사적영역을수호하기위해바짝경계하고무장”하는일,곧프라이버시를지키는일이야말로“인간사이의유대”곧인간의공동생활을위한강력한도구임을역설한다.




정치,사회,문화에침투한경쟁만능세태를비판하다



이책에서바우만은모든것이유동하며불확실한이시대우리가어떻게살아가야하는지에대한통찰을제공한다.편지마흔네편에등장하는주제들은삶의근본철학에서부터공포증,해고되는노동자들,부모와자식간세대차이,신용카드의덫,돼지독감,건강과불평등,오프라인과온라인,트위터로대표되는SNS,인터넷시대의섹스,10대들의소비문화,쇼핑중독과유행,개인의내밀한프라이버시,미래에대한불안등에이르기까지정치,사회,문화등의전영역을아우른다.바우만은특히우리시대교육에관해목소리를높인다.




<교육을환대하지않는세계?>
라는편지세통에서는오늘날교육의위기를적나라하게지적한다.자본은그영토를교육의영역까지확대했는데,교육현장까지침투한경쟁만능이불러온폐해를지금전세계가경험하고있다는것이다.바우만은산더미처럼축적된정보들이교육환경을무질서와혼돈으로내몰았다면서“우리는정보로과포화된세계에서살아가는기술을아직배우지못했다”라고걱정한다.유동하는현대세계에서는교육마저하루가다르게변하고있다.바우만은“이제는고용된사람또는고용되고자하는사람이알아서저자신을감시·관찰함으로써자신의업무능력을구매자에게증명하고인정받아야하며,나아가구매자의욕망과기호와취향이바뀌는와중에도계속인정받을수있어야한다”고말한다.그래서경쟁만능과시장에내몰린,“다른모두와같음”의획일화된교육이아닌“나다움”의회복이교육에서꼭필요하다고강조한다.



한편바우만은
<초인은왜어디에서오는가?>
라는제목의편지에서정치와종교의편협함을질타하고,수요창출을위해다양한질병을작위적으로만들어내는제약회사의횡포를지적하는가하면,
<이방인은정말위험한가?>
에서는낯선사람과공존할더좋은방식을찾는노력을아예그만두는‘혼종혐오증’을이야기한다.
<건강과불평등>
에서는소득에따른사망확률,즉가난한사람이더많이죽는다는건강불평등문제도다룬다.부모와자식의소통문제,10대들의소비문화,해고자문제등유동하는현대세계의여러측면들에대한바우만의사회적관심은끝이없다.바우만의진단과성찰은우리와역사·문화·사회적현실이다른유럽의문제가아니라‘지금-여기’우리의문제라는점에서의미심장하게다가온다.




시시포스와프로메테우스의사이,
불확실성의시대를살아가는방법




그렇다면우리는불안과혼돈으로가득한이세상에서어떻게살아가야할까?바우만은마지막편지
<알베르카뮈,“나는반항한다,고로우리가존재한다”>
에서카뮈가남긴유산을언급하며이물음의실마리를푼다.카뮈는시시포스와프로메테우스를통해인간의운명과그전망에대해이야기했다.바우만은때로는잔혹하고때로는불안한유동하는현대세계를뛰어넘으려면시시포스의삶이아닌프로메테우스의삶을살아야한다고말한다.이유동하는현대의부조리를개인이아닌공동의문제로바라보고대처하자는말이다.이는“자신의불행에짓눌리고사로잡혀”날마다바위를굴리는시시포스가아니라“타인을위한삶,타인의불행에저항하는삶을선택”하는프로메테우스가되자는것이기도하다.



바우만은결국카뮈를통해‘나’만이아닌‘우리’가존재할수있는방법을말한다.반항하는프로메테우스가시시포스의형벌과노역의세계로들어가시시포스를변화시키듯,힘을합쳐이자본주의와유동하는현대세계에저항하면원자화된개인들의가짜보호막을걷어낼수있다는것이다.바우만은타인과제대로된의사소통을하는방법도카뮈이생각을빌려제시한다.“그렇지만어떠한희망도전망도없는듯한시시포스의곤경속에도,그가제존재의더없는부조리함을마주하고있는그곳에도,여지가존재한다.물론고약할정도로작지만어쨌든프로메테우스가들어서기엔충분한여지다”라고말이다.바우만은우리들자신이각자개인적인문제라고생각하는것들도사실은함께해결하지않으면완전히해결하기어려운문제라는것,그리고공동의문제라는걸인식하고함께노력하는과정을통해서만우리들이처한불안한운명의수레바퀴에서벗어날수있다고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