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식탁 (먹는 입, 말하는 입, 사랑하는 입)

정치적인 식탁 (먹는 입, 말하는 입, 사랑하는 입)

$16.00
Description
사회가 변하려면 식탁부터 변해야 한다!
우리가 매일 지겹게 마주하는 공간인 식탁을 통해 일상생활 속 차별을 보여주고, 어떻게 하면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식탁을 차릴 수 있는지 고민하는 『정치적인 식탁』. 우리의 가장 익숙한 밥상에는 차별이 둘러져 있다. 식탁은 생존을 위해 먹는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서 있는 위치는 각자 다르다. 저자는 공기처럼 편안한 관계에 스며든 은밀하고 집요한 권력이 식탁의 약자를 만든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먹기’라는 평범한 일상에 스며든 차별을 가까이에서 살펴본다. 아내와 엄마라는 이름으로 가정 내 부엌노동을 책임지는 여성들, 백인들의 음식을 차리느라 자신들의 요리법을 공식적으로 대물림하기는커녕 백인들의 남부 요리로 자리 잡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흑인들, 외식 한번 하기 쉽지 않은 장애인들, 노키즈존 식당에 입장을 거부당하는 아이들까지. 이는 관계에서 누가 권력을 쥐고 있느냐에 따라 정치적으로 결정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음식이, 식탁이 소외, 차별, 배제의 매개가 아니라 돌봄과 위로, 사과의 매개로서 한 사람의 속을 어루만지는 힘이 되려면 물론 우리가 지금까지 알았던 식탁, 누군가를 익숙하게 차별했던 식탁과는 과감히 작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낯설어진 식탁 위에서 우리의 입은 배고픔만을 해결하는 일차원적인 입에서 타자와 말을 나누고 사랑하는 다차원의 입으로 바뀔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매 꼭지마다 미술 작품들이 어우러져 있어 다른 각도에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며 글에 다채로움을 더해준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식탁과 부엌의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먹는 사람과 만들고 치우는 사람이 나뉘어 있는가 하면, 밥숟가락을 먼저 들 수 있는 사람과 식사 중에도 계속 일어나며 시중드는 사람이 다르고, 음식을 앞에 두고 혼자 떠드는 사람과 묵묵히 듣기만 하는 사람도 따로 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나 즐겁고 따뜻한 식탁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는 누구나 먹는 입, 말하는 입, 사랑하는 입의 권리를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누구나 환대받는 식탁으로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

이라영

예술사회학연구자.모든종류의예술을사랑한다.미술과예술경영을공부한후문화기획과문화교육분야에서일했다.개별의작품보다작품을둘러싼사회구조와역사에관심이많아프랑스에서예술사회학을공부했다.현재여러매체에기고하며예술과정치에대한글쓰기를이어가고있으며,지은책으로는《여자사람,사람》(전자책),《환대받을권리,환대할용기》,《진짜페미니스트는없다》,《타락한저항》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나의식탁에당신을초대합니다

1장먹는여자
브런치먹는된장녀│감자탕과김치녀│살빼야하는데│고기를거부하는사람들│여자들이좋아하는맛│내가남긴밥을엄마가먹지않아다행이야

2장만드는여자
혼자못사는남자들│여성이셰프가될때│‘탁상담화’의식탁은누가차렸을까│여자가잘들어와야해│할머니의미역줄거리│퍼스트키친

3장먹히는여자
로맨스와강간약물│여자를먹다│바나나먹는여자│밥때문에죽는여자들│노래방보다룸살롱

4장먹는입
청소도구실의믹스커피│시간이고픈사람들│가난한욕망│인간이인간을먹을때│대공황의맛│이밥에고깃국

5장말하는입
피로맺어진밥│선술집에서민주주의가탄생할때여자들은어디에있었나│단식과폭식│펜스룰,여성을배척하라│요리를쓴다는것│분리된입

6장사랑하는입
슬픔을위로하는밥,살,말│무슬림과만두를빚다│웨딩케이크에대한신념│늙은개의씹는소리│소화기내과병동에서│특수한사람│나바호타코를먹으며

에필로그:할머니들을위하여

출판사 서평

우리가매일마주하는식탁에얽힌
기억,역사,예술,그리고차별이야기

당신의가장익숙한밥상에는차별이둘러져있다.음식이아닌사람에초점을맞추면먹는공간은낯설어진다.이책은우리가매일지겹게마주하는공간인식탁을통해일상생활속차별을보여주고,어떻게하면누구도소외받지않는식탁을차릴수있는지고민한다.사람을중심으로식탁을바라보면‘먹기’는그저반복되는일상이나즐거운휴식이아니다.누군가에게맛있는밥상과따뜻한부엌은,다른누군가에게고된노동의결과물이자오랜외로움의장소다.극과극으로갈린이런‘운명’은대체어디서시작된걸까?이책은공기처럼편안한관계에스며든은밀하고집요한권력이식탁의약자를만든다고말한다.그렇다면누구에게나즐겁고따뜻한식탁이되기위해무엇이필요할까?누구나“먹는입,말하는입,사랑하는입의권리”를동시에지니고있음을잊지않는것이다.식탁의약자는사회의약자와겹치므로식탁이바뀌려면사회도바뀌어야하고,사회가변하려면식탁부터변해야한다.‘입의해방’은모든변화와이어져있다.

ㆍ감자탕좋아하면‘개념녀’,파스타좋아하면‘된장녀’?
ㆍ아이가남긴밥을먹을수있어야‘진짜엄마’일까?
ㆍ동성결혼웨딩케이크를만들지않는‘신념’도존중받아야하나?
ㆍ흑인들의요리책은왜역사적으로드물까?

"먹고만들고먹히는모든문제가정치적이다"
평범한일상에스며든가장익숙한권력에대하여

사람들이모여있는식탁과부엌의풍경을사진으로찍어본적이있는가?먹는사람과만들고치우는사람이나뉘어있는가하면,밥숟가락을먼저들수있는사람과식사중에도계속일어나며시중드는사람이다르고,음식을앞에두고혼자떠드는사람과묵묵히듣기만하는사람도따로있다.식탁은생존을위해먹는공간이지만,그곳에서서있는위치는각자다르다.
이책은‘먹기’라는평범한일상에스며든차별을가까이에서살펴본다.아내와엄마라는이름으로가정내부엌노동을책임지는여성들(다른구성원들은책임지기보다‘돕는다’),백인들의음식을차리느라자신들의요리법을공식적으로대물림하기는커녕‘백인들의남부요리’로자리잡는것을지켜볼수밖에없었던흑인들,외식한번하기쉽지않은장애인들,‘노키즈존’식당에입장을거부당하는아이들……이는관계에서누가권력을쥐고있느냐에따라정치적으로결정된다.
저자는식탁위다양한차별의모습에한가지공통점이있다고지적한다.바로‘원래그렇다’며약자를문제의원인으로만드는것이다.“남자가하는일,여자가하는일이다하늘에서정해져있다”며성차별을성역할로탈바꿈시킨대선후보,흑인은‘노동력을제공하는가축’으로서종(種)이다르기때문에분리는차별이아니라는백인의인종분리정책,‘민폐’가될수있기에장애인이나노인,아이가식당에나타나지않는것이당연하다는논리들이그렇다.식탁에서의약자는곧사회에서의약자이기도해서책은필연적으로페미니즘과소수자에대한이야기로향한다.

“이른바‘결혼적령기’였던나와50대여성청소노동자,우리는바로‘번식녀계급과청소부계급’이었다.청소부보다사정이나은‘번식녀’는‘선생님’소리를들으며커피마실돈이있는데도‘된장녀’가되는것이라면,번식의세계에서멀어진청소부는아예투명인간이되어커피마실자리조차없다.번식녀인나는벌어서‘스펙’쌓기를반복하며젊은날이지나갔고밥값을절약하기위해도시락을두개씩싸왔지만,사무실에서먹을수는있었다.청소부는그자리조차없다.”(127쪽)

“할머니들은여전히그공간의싱크대앞에서있다”
밥상의먹이사슬,그끝에머무는이들을향한연민과회한

이책에서저자는자신도가해자였을지모를생의어느순간들,밥상에서의가장오래된약자들에대한진한감정도토로한다.아이가남긴밥을먹어야‘보통엄마’로인증받는밥상분위기를두고“내가남긴밥을엄마가먹지않았음을알게되어좋았다.엄마한테덜빚진기분이다”하며엄마의밥상을떠올리고,동물을좋아하면서도먹을때는‘인간과먼고기’로대하는자신의모순된행동을돌아보며‘비인간’에대한착취를생각한다.
이러한식탁의부조리끝에는‘엄마의엄마’,즉할머니가있다.날마다“한움큼의미역줄거리를만들기위해서수없이미역줄기를바늘로찢는”할머니의노동으로부터남편과자식,부모와손주를돌보는데생을써버린할머니의차별당한삶을되새기고,또다른여성에게전가되었을뿐여전히남아있는여성만의노동을보며‘진보’란과연무엇인지다시곱씹는다.
일상곳곳을바라보는저자의예리한시선은이책에서도여전히돋보인다.‘된장녀’와‘김치녀’에는여성의취향을함부로규정하고비하하려는뜻이담겨있다는점,‘바나나’나‘소시지’는남성에대한대상화가아니라이를먹는여성에대한대상화임도날카롭게지적한다.중요한역사적현장으로여겨져온루터의탁상담화식탁이나미국의독립선언문이나왔던필라델피아의선술집식탁에서부터대공황당시이민자의식탁,탈북민의식탁,인디언의식탁에이르기까지‘먹기’를둘러싼이야기는시공간을넘나든다.매꼭지마다어우러져있는미술작품들은다른각도에서새로운통찰을제공하며글에다채로움을더한다.

“사랑?나는할머니가뭘좋아했는지잘몰랐다는사실을뒤늦게깨달은적이있다.그사람이뭘좋아했는지모른다는건오직사랑을받기만했다는뜻이다.사랑이뭔지도모르면서사랑타령할때가많다.언젠가할머니기일에엄마에게물어봤더니할머니는사과와명태를좋아했다고한다.시뻘건가자미식해를맛있게만들던할머니는정작흰살생선을쪄서심심하게먹기를좋아했다.”(80쪽)

“먹는입,말하는입,사랑하는입의권리를생각한다”
환대의식탁을차리기위해필요한것들

“함께밥먹는행위는다른생명을나눠먹으며서로가연결되는시간이다.”그렇기에식탁에서만큼은누구도소외되지않고누구나환대받아야한다.그런식탁을어떻게만들수있을까?저자는영화<문라이트>의식탁에서힌트를얻는다.영화속두인물이재회하는장면에서주인공은식탁을사이에두고오랫동안깊이감춰둔속마음을꺼낼수있었다.음식이소외,차별,배제의매개가아니라“돌봄과위로,사과의매개”로서“한사람의속을어루만지는힘”을보여주었기때문이다.이런식탁이되려면물론우리가지금까지알았던식탁,누군가를익숙하게차별했던식탁과는과감히작별해야한다.그렇게낯설어진식탁위에서우리의입은배고픔만을해결하는일차원적인입에서타자와말을나누고사랑하는다차원의입으로바뀔수있다.

“아마도날마다속으로조용히울고있는사람들로세계는흔들리고있을것이다.누구에게나마음속에흐르는강이있고,엎어져울고싶은벌판이있다.우리에게필요한것,홀로흐느끼는이들을품어주는따뜻한밥,살,말.”(2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