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닝 (채식에 기웃거리는 당신에게)

비거닝 (채식에 기웃거리는 당신에게)

$14.00
Description
기후 위기 때문에, 동물이 불쌍해서, 건강에 좋다니까, ‘힙’해서 …

뭐라도 하고 싶지만 완벽할 자신이 없다면,
가늘고 긴 ‘회색 채식’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비건에 기웃거리거나 지향하고 있지만, 완벽하지 않아 쑥스럽고, 그렇다고 완벽해질 엄두는 나지 않아 고민인 ‘회색 채식인’들을 위한 가늘고 긴 비거니즘 이야기.
채식을 시도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도전과 실패의 기록부터, 불완전한 채식이 어째서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오늘날 비건 열풍을 향한 성찰적 시선까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온 열 명의 작가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채식과 채식인을 바라본다.
‘사라지지 않는 것’을 선뜻 말하기 어려워진 위태로운 지구에서, 채식은 변화를 위한 중요한 실마리다. 그렇기에 이 책은 빈틈이 좀 있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때때로 제자리여도 멈추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내일이 손톱만큼이라도 나아진다면, 그리고 우리가 그런 미래로 다 같이 걸어갈 수 있다면, 가만히 있느니 뭐라도 해보자고 말이다.
저자

이라영

예술사회학연구자.예술과정치와그리고먹을것을고민한다.지은책으로《환대받을권리,환대할용기》,《진짜페미니스트는없다》,《타락한저항》,《정치적인식탁》,《폭력의진부함》등이있다.연극〈식사〉에공동창작자로참여했다.

목차

뭐라도하고싶다면
버터좀주시겠어요?*이라영
오십보는오십보고백보는백보다*김산하
어느불량비건의고백*김사월
고기라는질문*조지몽비오
비겐의식탁*신소윤

다르게하고싶다면
괜히그책을번역해서*김성한
3분의1채식,누워서식은죽먹기*박규리
지속가능하다,건강하다면*이의철
연결성을넘어위치성으로*조한진희
그것은하나의문이었다*강하라

출판사 서평

∥우리는채식이라는대안을피할수있을까?

“인류의밥상을위해지구가총동원되고있다”(김산하)
“먹지말라는것이아니라지금보다덜먹어야한다는것이다”(조지몽비오)

살던대로사는것이불가능해졌다.전염병과마스크풍경만이아니다.올해있었던유래없는폭우와산불,아찔한속도로녹아내리는빙하는인류를향해하나의메시지를보내는중이다.그렇게계속살다가는모든게순식간에사라지고말거라고.지구의어떤것도지속가능성을장담할수없게된지금,이모든위기의원인들에는교집합이하나있다.바로육식이다.
매년축산업에서배출되는온실가스는전세계모든교통수단에서발생되는배출량을훌쩍넘는다.사육과정에서배출되는메탄가스와아산화질소는이산화탄소보다훨씬강력한온실효과를일으킨다.또가축을기르고사료를재배할땅을확보하기위해지구의허파로불리는아마존산림을비롯한전세계수많은산림이훼손되고있다.따라서채식은무엇보다인류의생존을좌우할키워드다.그러니뭐라도하는것이하지않는것보다낫지않을까?관심이없는것보다는있는것이,실패하는쪽이아예시도조차않는것보다는낫지않을까?이책은모두가자신의자리에서조금씩만비건방향으로옮겨가보자고말한다.
야생영장류학자김산하는지구에사는870만여생물종중에서단하나의종,즉인간의식사를감당하는데지구가통째로이용되다시피하고있다는경악스러운사실을짚어준다.그중에서도육식이지구에가장심각한영향을끼친다는명백한과학적사실앞에서,이제는채식을흑백논리로접근하거나‘오십보백보’라는말뒤에숨지말고,‘생태적발자국’을줄이기위해다양한‘옵션’을검토해보자고이야기한다.
영국의환경운동가조지몽비오의이야기도비슷하다.공장식축산의대안으로풀어놓고기르는방목축산을이야기하는경향이있는데,이는“대규모잔혹행위대신대규모파괴를가져올뿐”이라고단언한다.배출되는탄소량과에너지의생산측면에서는여전히비효율적이며,토지황폐화등의문제를따져봤을때지구에미치는악영향에는차이가없다는것이다.그렇기에이제는육식이지속가능한미래가아니라는불편한진실을받아들여야하며,최소한지금보다덜먹는방향으로갈수밖에없다고강조한다.

∥어딘가애매해서더리얼한‘회색채식’이야기

“버터에대한내혀의욕망은끈질기게남아있다”(이라영)
“비건라면한상자를사고나서는스스로조금실망했다”(김사월)
“아무리애를써도채식의윤리적정당성을반박할수없었다”(김성한)
“그때의나는,처음연애하는이의태도와비슷했다”(신소윤)

다행히채식은해를거듭할수록점점더주목받는중이다.SNS에는감각적인비건음식사진과글이넘쳐나고,동물권에대한인식도점점확산되고있다.올해는특히공공급식의채식선택권이슈가많은주목을받았다.그런데육식소비량은여전히줄어들지않고있으며,방송등에서는육식예찬이여전히인간미와털털함의징표처럼소비된다.무엇이진짜일까?
어쩌면현실은둘다일지모른다.그리고우리가놓치는또다른현실도있다.극과극으로나뉜채식논쟁사이에는채식에관심은있지만이런저런사정으로미루고있는사람,아무에게도밝히지않았지만은근히지향하는사람,몇차례시도했고실패도했지만여전히채식을마음속과제로느끼는사람,즉‘회색채식인’들이있다.어쩌면가장큰비율을차지할지도모를,끊임없이시도하고실패하는‘회색채식인’의이야기가이책에담겨있다.
예술사회학연구자이라영은채식을하는데가장큰걸림돌이었던‘버터’가어떻게채식의새로운세계를열어주었는지유쾌하게소개한다.완벽하지않은채식에대해서도비난할것이아니라“흉내내기도반복하면습관”이되는측면에주목하자고말한다.“완벽한소수가투쟁하고희생하는사회보다는불완전한다수가연대하는사회가구조를바꾸기더쉽다”며,실패하면또작심하자고이야기한다.
싱어송라이터김사월은많은비건지향인들이일상에서한번쯤마주했을법한고민을솔직하게들려준다.트위터를통해비건에입문하게된과정,비건기내식을처음마주했을때의당황스러움,다이어트를할때의딜레마,비건집밥에신나게몰두하다어느순간비건라면을사고있는자신을발견했을때의당혹감등은채식을시도하고실패했던많은사람들이차마말하지못했던사소하지만중요한순간들일것이다.
‘우연히’피터싱어의《동물해방》을번역하는바람에채식에관심을갖게되었다는철학자김성한은사실은채식을외면하고싶었다고고백한다.하지만공리주의관점에서도저히채식의정당성을반박할수없었고,그럼에도“반박할논리를찾아주었으면좋겠다”고말할만큼여전히고기에유혹되는자신을돌아보며이런현실이기에더많은‘작은물방울’과회색전략이필요하다고말한다.
기자로서취재를하다가비건에입문한신소윤은“처음연애를시작할때”처럼몰두했던비건‘시절’을회고한다,지금은‘10초비건’이되었지만분명이전보다“조금은주저하게되었고,대체할것이있으면비건을선택하게되었다”고한다.그의이야기처럼“알면,알기전으로돌아갈수없기”에수많은채식지향인들의‘실패’를단지실패로만단정지을수는없을것이다.

∥‘가늘고길게’채식하기위해필요한것들

“자유의지와상황에따라유동적으로결정한다”(박규리)
“나는즐겁고자유로운비거니즘이좋다”(강하라)

그렇다면‘회색채식’을어떻게시작해볼까?채식이옳다는건알겠는데,잘할엄두가안나거나거듭되는실패에김이새버린기분이라면?지속가능디자인을연구해온박규리가“채식주의자라는간판을내건순간육류나유제품메뉴는쳐다볼수도없다는게자유의지를스스로침해하는듯분하다”고짚은대목은한번쯤비건을결심해본사람이라면공감할만하다.“어디까지나먹을수있지만안먹는거라는생각”을유지하기위해“자유의지와상황에따라유동적으로”결정한다는그는고기를먹는예외적인세가지상황을소개한다.특히완전채식을하는사람1명의1년치채식과일주일에한번채식을하는사람7명의1년치채식이거의비슷한양이라는진지한계산에는고개를끄덕일수밖에없다.
비건에관한책을써온작가강하라도스스로를비건이라고굳이구분짓지말라고당부한다.“스스로가정해놓은틀때문에오히려힘들어질수있기”때문이다.특히“비건이라고우월할이유도없고,비건이아닌사람을가르치려해서도안된다”는대목은양극단으로나뉜오늘날채식논쟁에대해생각해보게한다.“슬프고강제하는비거니즘보다즐겁고자유로운비거니즘이좋다”고말하는그는,비건이라고정의하기보다제철과일과채소를풍성하게담아보는쪽으로생각해보면어떤지제안한다.이러한마음가짐들은‘가늘고길게’채식하기위한심리적돌파구가될수있을것이다.

∥채식열풍을넘어‘채식하는사람’의이야기로

“‘고기흉내’를넘어설고민도해야한다”(이의철)
“어떻게함께채식할수있는사회를만들것인가”(조한진희)

이책은오늘날채식열풍에서상대적으로덜조명되는,한번쯤의문이생기지만선뜻꺼내기어려운이야기도담겨있다.바로‘건강한채식’과‘평등한채식’의문제다.이는개인의‘결심’과‘의지’못지않게채식의지속가능성을좌우하는사안이다.
환자의건강을고민하다가채식에입문한직업환경의학전문의이의철은,대체육이나편의점비건식품등최근주목받는비건음식들이꾸준히섭취해도괜찮을만큼건강한음식은아니라고이야기한다.이는‘지속가능한채식’에서중요할수밖에없는데,채식하는사람이건강해야채식도지속가능한사회운동이될수있기때문이다.이를위해앞으로비건운동은‘고기흉내’를넘어‘고기너머’를상상할수있어야한다고강조한다.
젠더,질병,장애등의이슈를넘나드는활동가조한진희는누구도소외되지않는채식에대해이야기한다.팔레스타인에서만난주민,쪽방에사는지인,중증장애가있는동료,맥도날드알바생의사례를통해채식이“단지개인의부지런함에달린문제”인지묻는다.채식이“더나은선택지를가진이들의고귀한윤리적액세서리”가되지않으려면“우리가어떻게함께채식할수있는사회를만들것인지”고민해야한다고당부한다.이는채식이‘모두’에게지속가능한것이되기위해,사회에서비건운동이더많은변화와파급효과를일으키기위해꼭필요한이야기일것이다.또한“우리는모두연결되어있다”는채식의본질적인정신과도맞닿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