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하는 페미니즘 (호주제 폐지부터 탈코르셋까지 함께 쓰는 우리의 이야기)

연대하는 페미니즘 (호주제 폐지부터 탈코르셋까지 함께 쓰는 우리의 이야기)

$16.00
Description
역사학자, 시민운동가, 행정가로 종횡무진 활약해온 ‘올드 페미니스트’가 오늘을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한국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 그리고 역사만큼이나 질기고 긴 연대에 관한 이야기. 성폭력특별법 제정과 호주제 폐지 등 굵직한 성과들부터, 유리천장 문제와 탈코르셋 운동처럼 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들, 그리고 여성들 내부의 빈부격차와 통일 문제 등 앞으로 더욱 관심이 필요한 이슈까지, 역사가의 눈으로 한국 페미니즘 운동의 흐름을 아우른다.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연대의 힘’이다. 흔한 단어인 듯 보여도 연대는 변화를 원하는 약자들에게 여전히 가장 강력한 무기다. 이 소중한 힘을 온몸으로 경험해온 저자가 들려주는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는 앞으로의 페미니스트들이 이뤄갈 연대에 대해서도 전략과 지혜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

정현백

학문과현장을넘나들며활동해온페미니스트역사학자.서울대학교역사교육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서양사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은뒤,독일보훔대학교에서독일노동사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성균관대학교사학과에서교수로재직하며연구와강의를하는동안,여성단체들의연대조직인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공동대표를맡고다시참여연대의공동대표를지내며여성운동과시민사회운동에활발하게참여했다.
2017년촛불혁명으로들어선정부에서여성가족부장관으로재직하며,당시미투운동과‘불편한용기’의시위등억눌려왔던여성들의목소리가격렬히울려퍼지던현장을목격하고함께했다.현재는성균관대학교사학과명예교수로있으며서울시교육청성평등위원장으로활동하고있다.
지은책으로는《노동운동과노동자문화》,《민족과페미니즘》,《여성사다시쓰기》,《주거유토피아를꿈꾸는사람들》등이있고,《민족주의와역사교육》,《처음읽는여성의역사》,《글로벌시대에읽는한국여성사》등을함께썼다.
운동가를자처해왔지만대학이라는공간으로살짝비켜나있었던탓에늘동료여성운동가들이지나온험한세월,경제적난관과과로로점철된고단한삶에대한죄책감을갖고있다.그래서그들의과거가오늘날의페미니스트들과공유되고기억되기를희망한다.‘올드페미’의고민과성찰이‘영페미’와‘헬페미’의그것과만나차이속의공동체(연대)를만들고,그곳에서페미니즘의미래가열리기를기대한다.

목차

책을펴내며:어느올드페미의편지
들어가는말:페미니즘은민주주의를완성한다

1장세상을뒤집은목소리
01서구페미니스트의이야기:풍요속에서더열악해진여성의삶
02앞에서길을낸여성들:‘여권통문’부터‘공장의불빛’까지
03함께할것이고,따로갈것이다:1980년대후반,새여성운동의시작
04사람을죽인것이아니라짐승을죽였다:여성을향한폭력,그지독한역사
05그것이왜필요악인가:군산화재사건,성매매방지법의빛과그림자
06가부장제의성역이무너지다:호주제폐지,반세기투쟁의승리

2장다시쓰는우리의이야기
07아름다움,가장교묘한신화:일상의정치를대중화한탈코르셋운동
08천장에부딪히거나집에고립되거나:저임금과불안정은왜여성의몫인가
09돌봄은왜계속여성만의굴레일까:페미니즘과돌봄노동
10여성에게국가란무엇인가:페미니즘과국가,가까울수도멀수도없는
11정치판으로간페미니스트:누구와어떻게연대할것인가

3장페미니즘은역사를만든다
12어떤여성은더가난하다:계급을생각하는페미니즘
13남성성은어떻게만들어졌을까:근대적남자되기부터동성애찬반논란까지
14페미니즘이남성을만날때:새로운남성성을향하여
15휴전선을넘는여성들:왜평화를이야기해야할까
16여성을위한통일:새로운시대의‘잃은자’가되지않으려면
17전지구적페미니즘의힘:다이어트강박증부터‘위안부’운동까지

나가는말:페미니즘이라는숲을향해

출판사 서평

1901년생강주룡부터1982년생김지영까지
닮지않은듯닮은우리의이야기

페미니즘관점이이제시민의필수소양으로자리잡고스스로페미니스트라고밝히는사람들도늘어나면서페미니스트들의결도다양해졌다.이책은그중한예로오늘날젊은페미니스트들을지칭하는‘헬페미’를든다.저자는이러한구분이생기는것이자연스럽고,상당부분은젊은페미니스트들의절박한문제의식을사회가미처따라가지못하기때문이라고보면서도,차이가너무부각되는나머지여러세대가함께공감하고싸울수있는지점마저놓치고있는것은아닌지묻는다.저자가보기에1931년고무공장에서일하던여성노동자들의비참한현실을알리기위해대동강을밀대지붕에올라갔던노동자강주룡과,그로부터80년이지나정리해고의부당함을알리기위해조선소크레인에올라가309일을버틴노동자김진숙은크게다르지않으며,100년전선구적페미니스트로살다쓸쓸한죽음을맞이한나혜석과,한국사회에서여성으로살아가는것의고통을고스란히보여준‘김지영’의이야기는이어져있다.
이책은페미니즘의관점으로한국의근현대사를다시읽어냄으로써이러한이어짐을보여준다.한국최초의여권선언인〈여권통문〉부터1970~1980년대‘공순이’라는멸칭으로불리며열악한노동을강요받았던여성노동자들의저항,여성문제가늘다른‘우선순위’에밀렸다는문제의식아래1987년민주화항쟁을전후해“함께그리고따로”를표방한‘새여성운동’에주목한다.또한1993년성폭력특별법,1997년가정폭력방지법,2004년성매매방지법,2005년호주제폐지등오늘날여전히여성의삶에영향을끼치는중요한법들을제정하기까지계기가된참혹한사건들과,이에대응하기위해연대하고전략을세웠던페미니스트들의수많은노력들도소개한다.분명다른시대의이야기이지만,들여다볼수록지금의현실과도조금씩겹쳐지는듯한기시감을느끼게될것이다.


왜어떤여성은더빈곤할까?‘여성을위한통일’은가능한가?
우리가새롭게던져야할페미니즘의질문들

이책은계급문제와통일문제등오늘날페미니스트들의관심이상대적으로덜한문제들도다룬다.저자는이문제들이마냥느긋하게여겨도될문제가아니라고강조하는데,그주된근거를서구페미니즘운동의궤적에서찾는다.
서구의자유주의페미니즘운동은여성의참정권,교육권,재산권확립이라는엄청난성과를거두었지만,한편으로는백인중상층여성의관점이중추를이루는상황에서노동계급의여성이나유색인종여성에게절박했던노동과생계문제에상대적으로소홀했다.저자는벨훅스의말을빌려당시이들이페미니즘운동에동참하지않은것은자신들을위한‘쓸만한해결책’을찾지못했기때문이라고지적하며,이를오늘날한국의상황에도적용한다.비정규직저임금여성노동자가“가족의생계를위해함께전전긍긍하는남편”보다상층계급의여성과더연대하는것이과연얼마나가능할지묻는다.페미니즘운동이동력을확대해가려면늘‘억압의복잡성’에관심을기울여야한다는것이다.
통일문제에서는독일통일이후동독여성들의‘잃은자’경험을예로든다.독일내에서상대적으로빈곤했던동독지역의사람들,그중에서도여성들은통일이후보육시설감소와실업률급증,정치적대표성의하락과같은급격한변화속에서‘내부식민지’의최하층을차지하게되었다.저자는통일과정에서상대적으로목소리를낼여력이있던서독의페미니스트들이소극적으로대응한점,동서독페미니스트들의교류와이해가부족했던점등이통일과정에여성들이주체적으로참여하지못한결과로이어졌다고지적한다.이것이우리의미래가되지않으려면저자는한국의페미니스트들도젠더관점의통일에꾸준히관심을가져야한다고당부한다.


함께걷지않았다면그무엇도당연할수없었다!
앞으로의페미니스트들에게보내는연대의편지

다양한시간과공간을넘나드는17개의이야기들속에서시종일관강조되는것은연대의힘이다.스스로를페미니스트로자각하지못했던20세기여성노동자들의저항에도,일상의정치를대중화하며‘미의신화’에균열을내고있는오늘날탈코르셋운동에도,여성정치인의수적확대를넘어새판짜기를구상하는제도정치의운동에도,놀라운변화의현장에는늘연대하는페미니스트들이있었다.
이책에들어있는연대표는서로관련이없어보이는사건들과성과들을교차시켜연대의힘이역사속에서어떻게흘러왔는지한눈에보여준다.내내역사를강조하는저자의목적은지식을전달하기위해서도,‘나때는말이야’라고말하고싶어서도아니다.페미니즘을나무뿐아니라숲으로도바라보자고,그래서우리가서로다르다는것을인정하는데그치지않고‘연대하는페미니즘’으로나아가자고말하기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