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숲 함양상림 : 천년 숲의 자연생태와 역사문화

생명의 숲 함양상림 : 천년 숲의 자연생태와 역사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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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마을숲, 함양상림은 천년의 세월이 켜켜이 쌓여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함양상림은 아름드리 고목들이 뭇 생명을 보듬어 키우는 사랑의 보금자리, 커다란 생명의 집이다. 대관림이라는 이름에 잘 어울리는 마을숲이다. 우리 마을숲의 내력에 대해 알아보고 함양상림의 가치와 상징성을 생태환경 속에서 찾아본다. 숲의 뼈대를 이루는 나무들과 생물 다양성을 키우는 풀꽃들의 생태를 살펴보고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다. 숲에 찾아오는 새와 곤충, 그리고 동물까지 숲의 생태환경을 다루고 있다. 숲에 기대 살아가는 다람쥐와 딱따구리 종류, 원앙의 생태를 집중적으로 관찰한 일지를 담아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고 있다.
대관림이라는 최치원 선생의 공덕이 살아 숨 쉬는 천년 역사의 대현장이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최치원의 대관림 조성과 공덕이다. 저자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갖고 대관림 조성 당시의 함양 지역 사정을 탐구했다. 역사적으로 함양상림의 보호를 받으며 안정을 찾은 함양읍의 형성 배경도 살펴본다. 대관림 조성과 관련 기울어가는 신라의 정세와 후백제의 건국 등 시대적 상황에 따라 천령군 태수 최치원의 대관림 조성은 어떤 목적에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나름의 근거로 추측해 본다. 더불어 20세기 들어 서양 열강의 영향으로 마을숲이 공원화 된 배경도 살펴보고 있다.
저자

최재길

만서른에야생화에빠져산청지리산자락에들어가12년간자연체험농장을운영하였다.1년동안전국101곳에우리소나무문화를읽으러다녔다.잠시도시로나가떠돌다가함양으로돌아와함양상림에빠졌다.치유문화콘텐츠1인기업‘치유공감’을운영하며식물문화와산림치유관련글쓰기와강연,체험활동을하고있다.
치유공감대표/야생의여행자/자연환경해설사/산림치유지도사1급

목차

추천의글·6
들어가는말·9
천년숲의정체성―함양상림을대표하는나무는뭘까?·14
함양상림의생물다양성―야생을닮은작은생태계·22
오직하나뿐인마을숲의내력―문화적사연이넘치는천년숲·56
천년의비밀을간직한거북돌의미소―대관림을일군최치원의역사·문화이야기·74
핫플레이스와뷰포인트―함양상림의상징성을지닌별난장소들·90
생태계를떠받치는풀―생태계의풍성함을더하는풀꽃이야기·108
숲의뼈대를이루는나무―숲속의생명을키워내는나무이야기·148
천년숲에깃든새―함양상림에둥지를튼조류생태관찰기·194
고목의다람쥐―함양상림다람쥐생태집중관찰기·232
늙은졸참나무와딱다구리―함양상림딱다구리생태집중관찰기·240
위천과함양상림의원앙―함양상림원앙생태집중관찰기·252
감사의말·270
함양상림생물목록·272
참고문헌·285

출판사 서평

추천사

천년의숲상림을위하여
평소나는숲에서붓을들때‘숲은생명의둥지요우주’라는생각을지니고있다.숲은지구별이생겨난이래모든생명의근원으로인류와함께하고있으므로….또한숲에깃든햇빛과별들의대화는우주의노래로그정령들이숨쉬고있다.하여숲은생태계를넘어모든진리의세계라고말하고싶다.이숲을지닌우리국토중에가장대표적인숲을들라면나는함양의상림(上林)을꼽겠다.숲이조성된천년의역사나생물과생태의다양성,그리고규모에서도단연으뜸의숲이다.이상림은함양의상징으로지역역사의보고(寶庫)요,대자연의선물이다.가히자연사박물관이라부를수있고오늘날삶을위한치유의숲이되고있다.

상림의중요성은누누이알려져왔지만실제로상림의얼굴을살핀노력과기록은아쉬운편이었다.그런데천년숲에시절인연이닿았으니최재길선생과의만남이다.오롯이상림을위해현지에머물며수년간생태일지를쓰고사진을찍어온생활은열정과사랑으로가득하다.최선생의노력과정을지켜본증언자로서결실이된이책을기쁘게추천한다.
그의말대로“함양상림은자연과문화를아우르는귀중한복합문화유산이자자연생태박물관”이다.그향기와빛깔이책에잘어우러져있다.

오랜기간사계절현장에서관찰하고찍은사진을통해식물,곤충,새들의성장과정과먹이사슬관계를살피게한다.인접한강(위천)의물새중5년동안이나집중적으로살핀원앙의사례는참으로집요하다.또한그의제언은생태계의변화를염려하고있다.이처럼상림은돌아보고다시천년을내다보는안목으로가꾸고관리되어야할것이다.이책이이러한바탕위에서저자의노력이인정받기를바란다.나아가독자들의꾸준한사랑이이어지기를기대한다.
-이호신(화가)

책속에서

함양상림은완전히다른마을숲의모습을보여줍니다.함양상림에는심었다고는볼수없는다양한종류의식물이살고있습니다.위와아래,중간의복층구조를이룬숲의생태계는야생상태에가깝습니다.곤충과새들은또어떻습니까?이처럼생물다양성이뛰어난마을숲은전국어디에서도찾아볼수없습니다.함양상림은신라말부터1,120여년의오랜시간동안주민과함께해왔습니다.오래전부터다양한역할과기능을해온마을숲입니다.
---p.58

나무와풀그리고버섯까지다양한식생이어우러진함양상림은자연스러운숲의생태환경을보여줍니다.숲을이루는100여종의낙엽활엽수와100여종의풀꽃은생물다양성을높이고있습니다.함양상림은다양한생물들이모인작은생태계입니다.각각의생물종이한데어우러져먹고사랑하고경쟁하고스러지며순환하는가운데숲은건강한아름다움을만들어갑니다.이렇게다양한식생구조와생물상은야생의숲에서나볼수있습니다.
---pp.23~24

동쪽산책로를걷다보면상림에서제일큰이팝나무가곧게서있습니다.속이썩어서곳곳에구멍이숭숭나있는늙은나무입니다.이앞을지나칠때면늘나무와눈길한번마주치곤합니다.문득나뭇가지사이로가늘고부들부들한다람쥐꼬리가햇살에빛나고있는걸봅니다.멈춰서서자세히쳐다보니나뭇가지를타고노는새끼다람쥐입니다.반가움과호기심에눈이확커졌습니다.지금껏상림에서본새끼들보다더작은녀석들입니다.나뭇등걸을타고여기저기서나타났다가사라지곤하니몇마리인지셀수가없습니다.세마리는확실히넘을것같습니다.
아마도이새끼다람쥐들은늙은이팝나무구멍에서태어나겨울을지낸모양입니다.자꾸만쳐다보고있으니나무구멍으로숨었다가얼굴을내밀고빤히쳐다보는모습이귀엽습니다.2021년5월초상림운동장다볕당근처에서도새끼다람쥐들을보았는데,이번에는2022년4월초에보았으니한달은빠릅니다.해마다함양상림의고목에서다람쥐들이태어나고있으니참고마운일입니다.
---p.33

낙엽쌓인얕은물에고개를들이밀고다니더니금방물고기한마리를물고나와돌틈에서꿀꺽먹어치웁니다.그러기를한참동안정신없이하더니지나가는사람들의인기척에몸을숨깁니다.다시고개를빼꼼내밀더니호기심어린눈으로빤히바라봅니다.그러고는이내눈을감고하품을해댑니다.배불리먹고나니식곤증이오는모양입니다.하도진귀한모습이라점심먹고오후에또가봤습니다.어린수달은손쉬운식사에홀려아직도근처에서고개를들이밀고있습니다.3시간전에그렇게배불리먹어놓고아직도배가고픈모양입니다.수달이대식가라더니정말그런가봅니다.어미는보이지않고아까부터혼자서활동하고있습니다.세상물정모르고혼자숲속개울로찾아든어린수달은온갖생태활동의모습을한순간에보여주었습니다.덕분에황홀하고짜릿한만남을이루었습니다.“반가워수달!”“고마워안녕!”
---p.41

방로태감이라는직책으로볼때대산군이나부성군의지방관보다훨씬긴박하고중요한임무를지니고천령군에왔다는사실을짐작할수있습니다.그리고1년남짓활동기간에대관림을만든것입니다.대관림조성연도를894년으로잡으면2022년현재로부터무려1,128년전의일입니다.대관림조성에는얼마큼의인력이동원되었고얼마큼의시간이필요했을까요?특히이때는왕권이약하고지방호족의힘은센시기였습니다.호족의마음을움직이지않으면대규모인력동원도쉽지않았을것입니다.4km에달하는대관림의규모로볼때최치원은태수로있는1년여동안대관림조성에몰방했을지도모를일입니다.그러나임기내내홍수방지용숲만만들고있었다는것도이해하기는어렵습니다.최치원이후백제를견제하는방로태감까지겸했다는사실에눈길이쏠립니다.군사적방어목적으로대관림을만든것은아니었을까하는의문이지요.바람앞에촛불같은나라의위기속에서방대한스케일의치수사업을했다는것은상식을벗어나있습니다.그짧은임기동안에말입니다.
---p.84

물푸레나무의겨울눈이부풀어오르는것을보신적이있으신지요?커다란꽃차례가검붉은주먹을치켜세운듯합니다.어찌나크고우락부락한지평범하게생긴조그만겨울눈속에이리도큰꽃차례가포개어져있었다는사실이놀랍기만합니다.겨우내비좁은방에서이많은식구가몸을비비며몹시도봄을기다려왔을듯합니다.하지만햇잎이조금더자라나서꽃차례가뭉텅쏟아져나오면우락부락한얼굴은온데간데없습니다.가녀린우윳빛꽃차례가활짝펼쳐지면서벌들을한껏유혹합니다.부풀어오르는물푸레나무겨울눈은몰래숨겨두었던반전의드라마를쓰고있습니다.곧이어돋아나는진초록의물감은하늘을담뿍물들일것만같습니다.물이파래진다는그이름의유래가이때만큼또렷하게각인될때가또있을지모르겠습니다.
---p.156

2020년3월중순오후에쇠딱다구리가조그마한느티나무가지에달라붙어정신없이무언가쪼아먹는모습을봅니다.상림주차장에서숲으로들어가는길에있는피노키오조형물근처입니다.가까이다가가도날아갈생각을하지않습니다.자주먹을수없는진귀한먹이앞에서주변을살필정신조차잃었나봅니다.덕분에눈앞에서멋진사진을건졌습니다.나중에확인해보니쇠딱다구리가정신없이먹던것은사마귀알집이었습니다.그때는쇠딱다구리가무엇을먹는지는관심밖이었습니다.가까이서보는쇠딱다구리에홀딱빠져서촬영에만신경을썼기때문입니다.
---p.245

숲에햇잎이돋아나기시작하는따스한날이면구애의행위는더욱농염해집니다.그사랑의유혹을슬쩍훔쳐보았습니다.“2017년3월말12시무렵.그진한광경을확인하게되었다.세마리의수컷이두마리의암컷을향해달려든다.그러더니각자먹이활동에집중한다.잠시뒤또다시수컷끼리경쟁이시작됐다.암컷이꼬리를치켜드는것과동시에고개를들었다숙이면서구애의소리를낸다.짧고강하게윅윅윅하고내는소리의주인공은수컷으로보인다.채10m가떨어지지않는거리까지다가가이흥미로운풍경을지켜보았다.거리가너무가까웠는지사진을집중적으로찍으려니개울위안보이는곳으로모두올라가버린다.암컷의구애소리는계속해서들린다.또다른네쌍의원앙이개울아래쪽에보인다.”2018년3월말,위천변의마른초목사이로파스텔톤초록이물감처럼번지고있습니다.그사이로쉼없이흐르는강물이어우러져간절기의독특한풍경을연출합니다.물가에는원앙들이쌍쌍이앉아있습니다.잔뜩깃을세운수컷의자태가화려한조각인형같습니다.
---pp.253~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