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의 의미

공학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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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옛날에 이름난 한 화공에게 누군가가 “가장 그리기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하고 물었다. 그러자 개나 고양이를 그리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가장 그리기 쉬운 것은 무엇인가 하고 묻자, 도깨비나 귀신이라고 했다. 개나 고양이는 일상적으로 보기 때문에 수염이나 털 몇 올이라도 잘못되면 당장 그게 무슨 그림이냐고 반문하게 되지만, 도깨비나 귀신은 실체가 없기에 무섭게만 그리면 되기 때문이다.

주제를 “공학의 의미”라고 했다. 독자 대부분이 공과대학의 학생이고 교수일 것이기에 “공학의 의미”라는 제목만으로 다이너마이트 옆에서 모닥불을 피우는 짓이란 것을 안다. 그렇지만 공과대학 학생들에게 단지 이 책을 읽는 데 투입하는 짧은 시간 만에 “공학의 의미”가 되새김질 되어서 정리된다면 다이너마이트 옆에서 모닥불을 지필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이 책의 주제를 “공학의 의미”라고 한 것은 TV에서 우연히 “정치 공학”이란 말을 듣고 그게 무슨 뜻인지 알 듯 모를 듯 뱅뱅 돌다가 결국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로 끝났을 때였다. 먹 근처에 있으면 검게 된다는 옛말처럼 공학의 깨끗한 이미지가 정치라는 말 곁에서 검게 칠해지는 것 같았다. 언젠가 정치하는 분들에게 정치가 무엇인지를 물었다가 무슨 말씀인지 못 알아들은 적이 있다. 혼자 생각에, 못 알아듣게 대답하는 게 정치인가 보다 했는데, 이와 달리 공학에 대해서는 못 알아듣게 설명하면 코피가 바로 터질 것이 분명하다.

공학은 목적에 따라서 여러 가지 분야로 나뉜다. 기계를 다루는 기계공학과, 장치를 다루는 전자공학과, 장비를 다루는 컴퓨터공학과, 프로세스나 공정을 다루는 화학공학과, 프로젝트(일회성 대형 사업)를 다루는 토목공학과나 조선해양공학과 등등이 대표적인 예가 된다. 그러므로 이 책은 공과대학생뿐 아니라 대학 진학을 앞에 둔 수험생들이나 수험생의 부모님들께도 공학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려 드릴 것으로 믿는다.
저자

정수일,김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