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새벽을 지킨 소년들 (10대들의 5.18민중항쟁기록)

5월, 새벽을 지킨 소년들 (10대들의 5.18민중항쟁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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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5월은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5·18민중항쟁은 역사에 몇 줄로 정리되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처절한 몸부림으로 억압과 좌절, 굴종의 칼바람을 헤치고 승리의 장을 향해 전진하는 진행형의 역사다. 21세기를 맞고서도 불의와 정의, 증오와 화해, 대결과 연대 사이에서 목메이고 있는 것이 우리 민족사의 현실이다. 항쟁 이후 43년이 흘렀다. 학살의 주역들과 그 근원에 뿌리를 둔 자들은 권력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1980년 5월 광주에서 목숨을 내던지면서까지 부르짖었던 우리들의 간절한 외침, 민주주의에 대한 소망과 절규는 여전히 시대의 화두로 남아있다. 5·18항쟁의 중심에 섰던 우리들은 불의와 대결을 버리고 나눔과 자치, 연대의 공동체 정신이 이 땅에 완연히 뿌리를 내릴 때까지 그날의 뜨거웠던 몸부림을 잊지 않으려 한다.

5·18민중항쟁의 가치와 희생은 살아있는 역사의 진실로 남아 지난 42년의 세월 동안 매순간 우리 민중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세계사 속에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전설이 되었다. 이 책은 5·18민중항쟁의 원인과 과정을 온 몸으로 겪었던 당시 10대 학생들의 실천을 사실에 의거하여 정리한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당시 참담하고 처절했던 현실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결사항전했던 10대 학생들의 정의롭고 용감한 결단과 행동을 기억하고자 한다. 더불어 권력에 눈이 멀어 나라의 주인인 민중을 몸둥이와 총칼로 짓밟고 인권을 유린했던 학살자들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영원히 기록해 두고자 한다.
저자

5․18민중항쟁고등학생동지회

목차

축하의글 박석무(전5·18기념재단이사장)·8
조영선(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회장)·14
격려의글 강기정(광주광역시장)·17
김영록(전라남도지사)·18
이정선(광주광역시교육감)·20
김대중(전라남도교육감)·22
추천의글 김성용(신부)·24
원순석(5·18기념재단이사장)·25
송선태(5·18진상규명조사위원장)·26
윤강옥(전5·18민중항쟁동지회장)·28

간행의글 최치수(5·18민중항쟁고등학생동지회장)·29
글을시작하며 전용호(『죽음을넘어시대의어둠을넘어』공저자)·36

제1부:별이된소년들(사망자,묘지번호순)

박기현(묘지번호1-8)/동신중3·50
박금희(묘지번호1-26)/춘태여상(전남여상)3·58
전영진(묘지번호1-51)/대동고3·68
박현숙(묘지번호2-3)/신의여고(송원여상)3·82
전재수(묘지번호2-22)/효덕초등4·90
김명숙(묘지번호2-28)/서광여중2·100
문재학(묘지번호2-34)/광주상고(동성고)1·106
박성용(묘지번호2-37)/조대부고3·118
안종필(묘지번호2-41)/광주상고(동성고)1·128
백두선(묘지번호3-66)/살레시오고2·138

제2부:시민군이된소년들(구속/부상자,상황설명순)

도청,상무관,YMCA 최치수/살레시오고3·156
경창수/동신고3·192
문종호/전남공고2·214
YWCA,투사회보 이덕준/대동고3·228
김향득/대동고3·246
기동타격대 김재귀/동일실고(동일전자정보고)1·262
부상자 윤햇님/춘태여상(전남여상)3·274

제3부:동지가된소년들(전남·북지역)

영암 박재택/영암신북고2·286
이삼자/영암고3·316
해남 김병용/강진성전고3·324
나주 손철식/나주원예고3·332
전라북도 전주신흥고등학교·344

편집후기 시민군이된소년들/박은영·354

부록 광주에투입된계엄군부대·357
시간대별로보는10일간의5·18민주화운동·359
5·18민중항쟁고등학생동지회·364

출판사 서평

[추천의글]

소년들은위대했고계엄군은잔인하고무도했다

박석무(전5·18기념재단이사장)

Ⅰ.
어느날이덕준군과최치수군이가편집된커다란원고뭉치를들고나를찾아왔다.책의제목은『오월,새벽을지킨소년들』이었는데,5·18민중항쟁으로생명을바친어린학생과고등학생들의삶의족적이자죽음의기록이요,요행히살아남아오월의새벽을지켰고항쟁의진실을밝히려고생을걸고투쟁하는고교생출신민주투사들에관한이야기모음집이다.초등학교4학년이던고전재수군,중3의박기현·김명숙의참담한죽음,고1의문재학·안종필열사,더많은고2·고3의백두선·전영진열사등의투혼과의혼이고스란히정리되었고,못죽은한으로생을걸고항쟁의진실을밝히고이나라민주주의발전에헌신하고있는투사들의이야기가자세하게정리되어있다.개개인의스토리를모아놓고보면5월항쟁의전모가완전하게나타나고전두환세력의잔인무도한학살만행을숨김없이파악해낼수있는자료집이다.
이한권의책이야말로군홧발과총칼에의해고귀한생명들이얼마나무자비하게학살당했고,비록죽음이야면했지만생존하기까지의참담한고통을얼마나심하게당했던가를생생하게보여주는역사적진실이담겨있다.불의한권력의횡포가인권과자유를얼마나박탈했던가를가장적나라하게증언해주는실화들의내용이다.42년전에겪었던비인도적·반인륜적계엄군의만행들은이제는어떤변명으로도‘학살’이었음을감출수없는역사가증명되기에이르렀다.초등4학년이총탄에쓰러지고중학생·고등학생들이잔인한죽음을당했는데도‘자위권’발동등의거짓으로역사를왜곡할길이있겠는가.이책한권만으로도5월항쟁은불의의총칼앞에민주적으로싸우다가끝내는무장해서계엄군폭도들과투쟁했던위대한민중항쟁임을만천하에보여주고있다.

Ⅱ.
고3의전영진군은“조국이우리들을부릅니다”라면서,말리는부모들을뿌리치고뛰쳐나가시민군이돼서투쟁하다계엄군의총탄에목숨을잃었고,그의아버지전계량선생은한이많아눈도감지못하고죽어있는시신을관에넣고관위에다“장하다,내아들아!니가다하지못한꿈을아버지가이루겠다”고적었던것이바로5월정신이꽃피어나올수있는본질이었다.광주상고1학년문재학군은계엄군이다시진입한다고도청을사수하다귀가하는사람도있었는데도청을지키다가27일총탄에쓰러져생명을잃었고,그의어머니김길자씨는그런아들이폭도라는이유로장례비도주지않자,폭도의누명을벗겨주지않는한어떤보상비도단연코거절했으니,거기서도또5월항쟁의정신은이미꽃피고있었다.
5월정신,항쟁의참다운의미가이책에통째로들어있으니,이얼마나자랑스러운책인가.민주주의를지켜내고자유와평화를찾아내자던5월정신,그정신의발양을위해책을제작해낸최치수군등의노력에찬사를바치고싶다.5월26일저녁부터계엄군의재진입이명확해지자,대학생선배시민군들은자신들이야죽기로각오하고소년시민군들은집으로돌아가도록강하게권했으나,죽음을각오한소년투사들이끝까지도청을사수한일,그래서끝내목숨을바친순국,5월의정신은그래서참으로위대하다.호생오사(好生惡死)!인간의본능이다.죽기야싫고살기야좋아하는본능인데,그런본능을이겨내고민주주의를위해목숨까지기꺼이바친정신,5·18의숭고함은거기에도있었다.

Ⅲ.
5·181년전인79년,필자는광주대동고등학교교사로근무하고있었다.유신독재가기승을부리면서말할자유도,글을쓸자유도모두빼앗겨,유배지에서신음하는유배인들처럼비굴하고불쌍하게살아가던군상이당시의지식인사회였다.사회적지위도,경제적지위도턱없이낮았던교사인우리들은벌벌떨면서살아가야했다.다행히광주라는특별한도시의분위기에서그래도우리는참으로조그마한용기를내서인권을신장하고사형제를폐지하는목적으로설립된세계적인인권단체인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인터내셔널)에속해있는광주지부를창설하여,내가총무담당운영위원의자격으로인권에관한집회도열고회보를제작해인권에관한소식을시민들에게알리는일을하고있었다.모기만한목소리를내고살아가던유배객의신세였다고여겨진다.
앰네스티일과함께뜻있는교사들과손을잡고광주에양서조합을설립하여학생들에게양서읽기를권장하는일에도게으르지않았다.그해가을,마침내10·26이일어났다.독재자박정희현직대통령이부하중앙정보부장의총을맞고목숨을잃었던사건이다.그사건은27일새벽에야공개되었는데,그날10월26일오후대동고등학교2학년학생1반에서4반까지의240여명은점심후교실에서뛰쳐나와운동장에집결하여교련반대·보충수업반대의구호를외치며시위에돌입하였다.저녁무렵시위의주모자들이라고7~8명의학생들이수사기관에잡혀가서공갈·협박으로사건의전모를토로하였다.당시1반에서4반까지의영어과목담당교사는필자였다.12반까지있는2학년전체에서,하필이면내수업을듣는학생들만시위에참여했으니,내가선동이라도했다고여겨다음날이면연행해서크게곤욕을치러야할판인데,바로대통령‘유고’가방송되면서진상이밝혀지자,수사하던학생도풀어주고,저도연행하지않는다행이이어졌다.이책의주인공들인고전영진군,김향득군,이덕준군등당시대동고2학년학생으로바로10·26시위에적극가담했던학생들이었다.

Ⅳ.
그무렵나는책의출판을준비하던때였다.다산정약용선생의문집인『여유당전서』를읽다가그가유배지에서아들들에게보낸편지와형에게보낸편지들이너무훌륭한내용이많아한글로번역하여젊은이들에게읽도록하려는의도에서였다.10월이면원고가거의정리되어출판사로모두보낸뒤에10·26사건이터졌다.책은11월20일자로간행되었는데바로『유배지에서보낸편지』라는책이었다.독재자일당몇몇권력자들만멋대로살아가고일반국민들이야유배지에서신음하는형편이어서,‘유배지’라는책제목만으로도책은유명해지지않을수없었다.그책은그때이래2019년7월까지무려다섯번째로간행되어판이바뀔때마다내용도보강되고교정·교열을제대로해서이제는국민교양서의지위에오른책이다.
이책전영진열사편에,“당시광주대동고등학교2학년영어교사였던박석무선생님이자주들려주었던민주화운동에대한이야기는전영진을비롯한학생들에게많은영향을끼쳤다”는대목이나오는데,부연설명이필요한대목이다.나는학생시절,고등학생때의4·19에서대학생때의한일회담반대시위,월남파병반대시위,교련반대시위,박정희하야운동등민주화운동이나앰네스티등시민운동에적극가담했지만,수업시간에민주화운동에관해직접적이거나구체적인이야기를했던기억이없다.학생들이느끼기에민주화운동에관한이야기였다면그들나름대로판단이지사실과는다르다.유신시대에고교교사였으니,유신말기간행했던책의서문을통해그시절에내생각의일단을피력했는데,그때의사정을알게된것이다.
“역자는이번역문이지식인뿐만아니라평범한아버지들,젊은청년들에게많이읽혔으면한다.금전만능과권력만능의사회적풍조에젖어있는나이어린학생들,이들을어떻게그러한깊은타성의함정에서벗어나게할수있을까하는생각은교단에서서매일청소년들을대하는역자로서항상가슴아픈부분이다.이들에게어떤책을읽도록해야할까.……”라는글에서나의관심사가어디에있었던가를알아볼수있다.어른인나야민주화운동에깊이관여하고있지만,나어린학생들에게는유행하던풍조에서벗어나좋은책을읽어서옳고바른삶의가치를찾아내주기를바라는심정이었다.그래서고전의이야기를자주했던것은사실이다.『서경(書經)』에나오는“백성들만이나라의근본이니근본이굳건해야만나라가안녕을누린다(民唯邦本,本固邦寧)”라는말도해주면서,독재자만나라의주인이고백성들은유배객이어서는안된다고말해주었고,“수만명의군대를지휘하는장수야빼앗아올수있지만하찮은필부의뜻은빼앗을수없다(三軍可奪帥也匹夫不可奪志也)”는『논어』의이야기를자주했던기억이난다.결국국민이되어국민의권리를포기해서는절대로안된다,사나이의굳은뜻은어떤독재자도빼앗아갈수없다는등의올바른삶의태도를자주언급했을뿐이었다.
그러나뒤에나타나는결과는결코내의도와는다른경우가많았다.10·26시위에서보듯,내수업을듣던1~4반의학생들만시위에가담한사실,78·79·80년사이에내수업을들었던많은학생들이대학생이되어서는상당한숫자의학생들이전국여러대학의운동권에참가하여민주화운동의주동자들이된것도사실이다.“형님한테꼭알리고싶은사실이하나있습니다.그것은뭣인고하니다름아니고내가그동안징역살이하면서수많은학생들을접하게되었는데그중형님이고등학교재직때의제자들이참으로많다는사실입니다.광주옥에서,전주옥에서내가확인한수만해도열손가락은넘을것입니다.그런데전국에소재해있는감옥에도많이들갇혀있을것인데그수는엄청나리라생각됩니다.”(『김남주산문전집』,2015,푸른사상)라는김남주시인이감옥에서내게보낸편지의한구절이다.「그스승에그제자」라는제목의글이다.
위의내용또한정확한사실이라고여길수없다.80년대초나라의형편이학생들이가만히공부만할수없는시대인데다,독재가너무극악했기때문에여타의많은학생들이민주화운동에가담할수밖에없었다는사실을알아야한다.지금까지살아서올바른생활을하는사람이야나의영향을받았다고말한들큰오해가있을수없지만,전영진군,표정두군,유석군(심장마비로사망)등세상에없는열사들이내영향때문이었다면,죽지못하고살아있는나로서부끄러움을어떻게감당할수있다는것인가.그래서나는40년이넘도록전영진군의묘소를찾아가지못했다.다행히부친전계량선생께서오히려제손을끌고묘소에함께가자고말해서지난해에야묘소에찾아가꽃한송이를바칠수있었다는것을이야기해둔다.그날은5·15스승의날이었다.스승의날,찾아올수없는제자묘소를찾아갈수있는스승이찾아간다는명분을내세웠으나,나의부끄러움은그래도숨길수없었다.

Ⅴ.
18년의박정희독재시대,참으로길고긴암흑의시대요유배지의생활이었다.학생운동출신이라는이유로대학교수에임용될수없어오랫동안중·고등학교의교사생활로생계를유지하고살았다.대학원시절부터교사직에있었으니,시작해서끝낼때까지는18년,중간에두차례해직되어실제교단에섰던기간은무려13년간이었다.학생들에게올바른삶을설명해주면서좋은책읽기를간절하게권유했던것은사실이다.고경(古經)의좋은이야기들을전달해준것도사실이다.그러나이번『5월,새벽을지킨소년들』을읽어보면서저에게수업을받지않았던많은젊은이들이참으로올바르게살아가며,조국의민주주의와자유와인권을위해기꺼이목숨을내던졌고,모진고통을감내하면서정의를위해삶을바친기록을읽으면서,새삼스럽게좋은교사들이많았음을뼈저리게느끼지않을수없었다.
장하다!소년들이여!죽음으로5월항쟁의진면목을세상에공개해준열사들,죽음은면하고감옥생활·투쟁과헌신으로5월항쟁의진실을공개해준그대들의공은천추에빛나리라믿는다.5월항쟁에관련한수많은책과기록이있다.그러나이소년들의이야기,특히5월27일새벽까지죽음을각오하고민주주의와광주를지켜주었던위대한투혼에감동과격려의말을하지않을수없다.최치수군의기록은10일간의광주항쟁일지라고해도과언이아니니반드시귀중한역사적자료가되리라고믿는다.가신이들에게는명복을빌고살아있는투사들에게는건강과행운을빌어마지않는다.나라와민주주의를그렇게사랑했고자유와인권을갈구했던순진무구한소년들의진실한고백으로5·18항쟁의진실이낱낱이밝혀지고,이에대한왜곡이나폄하는영원히사라질것을믿어의심치않는다.오랫동안5·18유족회장으로아들이못다한투쟁에앞장섰던전계량선생의소원이우리모두의소원이기에소원성취가되기를바라면서그분의소원을다시언급하며글을마친다.“그래서앞으로5·18진상규명이이뤄지면헌법에명시돼야하며,헌법전문에들어가야되고,교과서에도나와야겠고……”


기록되지않은역사는역사가아니다

조영선(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회장)

1.5·18광주민주화운동(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