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웅
저자:윤재웅 동국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으며동대학원에서「서정주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미당서정주시인에게직접가르침을받은마지막제자이며대표적인미당연구가이다.고창군선운리에있는미당시문학관개관전시와미당문학제를기획했으며『미당서정주전집』(전20권)을편찬했다.저서로『미당서정주』,『문학비평의규범과탈규범』,『서정주시의사계』(전4권),『서정주학파』(전2권),『동국문풍』,『유럽인문산책』,시집『어쩌라구』등이있다.현재동국대학교총장으로재직중이다.
책머리에/서정주문학의기원을찾아가는문학여행기1부.쓸쓸한충만의바다이야기를시작하며013/미당未堂026/질마재마을034/바다호수042/줄포茁浦050/곰소066/좌치나루(조화치나루)074/풍천-92/시인의고향104/이야기마을1162부.길따라물따라고창이야기143/고창읍성148/동리국악당176/선운사198/하전개펄230/미당시문학관2463부.시집속사람들사람들이야기269/신부272/외할머니276/소자이생원네마누라님283/알묏집287/상가수와진영이아재그리고장사익292/눈들영감301/소×한놈307
서정주문학의기원을찾아가는문학여행기나보고명절날신으라고아버지가사다주신내신발을나는먼바다로흘러내리는개울물에서장난하고놀다가그만떠내려보내버리고말았습니다.아마내이신발은벌써변산콧등밑의개안을벗어나서이세상의온갖바닷가를내대신굽이치며놀아다니고있을것입니다.―「신발」,『질마재신화』(전집2),32쪽한국현대시의큰바다에도달한미당서정주문학의발원지는어디에서부터시작되는것일까?그가일군시냇물이며강물을거쳐도저한큰바다에이르는유장한발자취를찾아나선저자의시선은어디로향하고있는가.한국문학계의대표적인미당문학연구가인동국대학교윤재웅총장이펴낸『질마재이야기』는서정주문학탄생의흔적을꼼꼼히훑어나선미당시문학로드에세이이다.미당의고향질마재마을은‘나를키운건팔할이바람’이라는한국시의명문장의탄생지이자시집『질마재신화』를잉태한곳이다.질마재마을에서여정을시작한저자는줄포,곰소,고창읍성,선운사,하전개펄등을찾아가시인에게정신적·문학적영향을미친사람들―어린시절이야기선생님인외할머니와진영이아재,서운니누이,스승인석전박한영스님등등인연의시공간을자유롭게넘나들며서정주문학의기원을탐색한다.미당의시와자서전,산문,소설등을가로지르는저자의풍성한입담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독자들은‘서정주’라는한국현대시의큰바다에다다를것이다.미당의시의질감과마음결을따라가는여행기저자가길어올린미당문학의매혹적인성과물은한편의잘만든로드에세이를연상케한다.스물세해동안미당을키운‘팔할의바람’이머물던곳들에아름답고시적인문장을물들인다.미당의탄생지인질마재마을에선시인의외롭고가난한천성을지니게된흔적을더듬고,칠산바다에선마음의번뇌를식히던쓸쓸한충만의바다를관조한다.줄포와고창에선청소년미당의항일정신과방황하던질풍노도의시기를돌아보고,선운사에서처연한동백의붉은빛낙화와자신을시인의길로인도한석전박한영과의인연에주목한다.그리고동리국악당에서미당시가도달한전통의세계가가야금과판소리로이어진미당의전통소리에대한깊은사랑에있었음에주목한다.저자가훑어가는미당의지리적,정신적여정은그대로한편의시이고감성으로버무린다큐멘터리이다.저자는스승못지않은아름다운문장을앞세워미당의시적성취에이르는단단한여정을때로는번민하는시인의마음으로,때로는깨달음에이르는철인(哲人)의육성으로영롱하게색칠한다.책소개질마재이야기여기에미당시문학의질감과마음결을헤아리듯곳곳에배치된인상적인사진들도아름다운시문학의또다른절경이다.『질마재신화』라는한국문학의원형과공간의시학이책은명시가탄생하게되는과정에대한환경인문학적고찰이다.이는연구논문이나학술저서와는또다른시도로서시인의경험과추억을실제의현장을통해추적해가는방법이다.시가탄생한공간,시인이지나쳤던길가에가서시인과시를다시불러내는호명의례와비슷하다.연구도이론도비평도창작도아닌,그동안우리문학의울타리에서잘시도하지않았던‘공간의시학’이다.저자는서정주문학에진한자양분을제공한질마재를한국문학사의중요한현장으로꼽는다.미당의고향마을엔시인이『질마재신화』를통해이야기한사건현장들이대부분남아있다.생가,외가터,서당터,도깨비집터,신발떠내려보낸냇물,부안댁터,알묏집,「간통사건과우물」의현장인우물,소자이생원네마누라님이오줌누워키우던무밭….저자는미당의문학과인생에영향을미친주변의공간에주목하게해이책을문학지리학이자서정주문학의공간에대한이야기로탈바꿈시킨다.아름다운사진과함께읽는미당문학입문서이책은미당문학정신의기원을찾아가는입문서이기도하다.미당의시를탄생하게만든자연환경,그가만난사람들과그가겪은사건의현장탐방을통해명시감상의새로운시각을경험해보도록구성되어있다.그래서저자는이책을읽고책에서언급된현장을방문해보기를권한다.동백나무가사라진고창읍성의빈터에가서「나의시」를읊으면시인이떨어진동백꽃을주워장모님의펼쳐진치마폭에올려다놓는장면을상상할수있고,물빠진하전개펄에가면빈바다의‘쓸쓸한충만’을느껴보는특별한경험할수있다고말한다.이와관련된「바다」,「조금」,「행진곡」,「영산홍」등을꼭읽어보고갈것을추천한다.그리고봄철동백질때,초가을의상사화필때,늦가을의단풍철에선운사에들러자연이주는감성의세례도흠뻑맞고오기를권한다.한국탐미시의대가가문학적영향을받은지역과인물을찾아가는인문교양에세이답게문장과사진에서빼어난아름다움의질감을더한다.저자의질마재마을과고창일대를세심하게훑어본시적인문장도발군이지만,여기에더해질마재마을의시적운치를더하는장치로고창출신사진에세이스트박성기의사진도빼놓을수없다.눈부시게빛나는질마재갯벌과지천으로흐드러진노란국화꽃밭,선운사의눈내린마당풍경,칠산바다의쓸쓸한충만,좌치나룻터의홀로매어둔나룻배,노을지는서해바다풍경,한적한고창읍성의오후,줄포의쓸쓸한거리,미당시문학관내부에전시된유서깊은미당가야금,한문필적이좋은아버지서광한의편지등귀한사진이이책의또다른볼책소개질마재이야기거리다.문학적가치가높은희귀자료수록이책에는미당의자전적일대기를확인할수있는중요한희귀자료도실어‘미당문학의숨겨진2인치’까지제대로확인할수있도록문학사료적가치에도정성을쏟았다.미당의시작노트를비롯해줄포공립보통학교학적부,동아일보1930년12월18일‘학생압송사건’기사,1936년동아일보신춘현상공모입선기사,1938년미당결혼사진,1940년『신세기』11월호「행진곡」시발표지면,중앙고보2학년때광주학생운동지지시위로퇴학된사건기록등을통해우리가미처발견하지못했던미당의항일정신과문학적성과까지제대로살펴볼수있게구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