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전 박헌영

평전 박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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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토 향한 시린 눈길 한결같이 애잔해도 모두가 투사는 아니다. 있어야 할 곳에 ‘있기’도 늘 어렵다. 하물며 해야 할 일까지 ‘해내는’ 이들까지랴. ‘운동’이니 ‘저항’이니 하는 일들은 본디 쓸쓸한 법이다. 먼 땅에서 호령하며 대들기란 또 얼마나 공허하며 화려한 고통이었을까. 시작부터 그것은 ‘정치’요, 티 내지 말아야 할 ‘이력’이었다. 제대로 돌이키자. 누가 끝내 현장을 지키는지, 어떤 인물이 할 일 마다치 않고 해내는지. 어느 인사가 맵고 거친 채찍 온몸으로 맞아내며 온전히 싸우는지 말이다. 투쟁을 귀족처럼, 혁명을 벼슬아치처럼 감당한다는 게 옳은 것인지, ‘외교투쟁’도 시급하며 ‘혁명공조’ 또한 절실하다 해도 미국은 멀고 중국은 모호했음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러시아도 ‘평등 조선’을 기약하긴 아득했다. 하지만 거기서 솟구친 혁명의 바람을 들뜬 마음으로 맞이하겠다는 생각조차 순진하기만 했다면, 느닷없는 해방은 더 허망하였을 터다. 동강난 땅에서 일궈낸 과업이 모조리 반역이요 미움과 저주로 돌팔매 해야 할 악마의 표상이라 믿는 한, 세월의 해석은 매양 거기서 거기다. 삶의 대가를 ‘빨갱이’로 치러야 할 얄궂음 앞에 서럽도록 억울한 사람은 박헌영 자신이다. 해방 후 행적이 마뜩치 않아 강점기 투쟁마저 미워하며 말살시킴은 허투루 넘기지 못할 문제다. 일제 향한 고난의 저항이 워낙 감동적이라 그것만으로 사회주의 조선혁명과정의 과오를 온전히 맞바꾸려 듦도 유치한 과장이다. 어쩌랴. 바위 눌린 가재처럼 오도 가도 못한 채,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헤매는 그를 놓아줄 방도란 이제 살아남은 자들 몫인 것을.
저자

박종성

저자박종성은서원대학교에서일한다.『혁명의이론사』(1991)쓸때만해도그공부만할줄알았다.혁명가는쓰러져도그가빠져들던믿음의불꽃만큼은오래갈것같아붙잡은게『박헌영론』(1992)이라면『왕조의정치변동』(1995)과『강점기조선의정치질서』(1997),『한국정치와정치폭력』(2001)은이성계부터김대중까지이어진육백년곡절3부작이다.사회혁명한번없던나라지만,단서만큼은또렷하여『정치는파벌을낳고파벌은정치를배반한다』(1992)와『인맥으로본한국정치』(1997)를쓰고『한국의파벌정치』(2012)로판을키운다.허구한날,되도않는국가걱정이나하며헛기침해대도‘몸’파는여인의‘몸’하나구원못하는옛날정치학이버거워덤벼든게『한국의매춘』(1994)과『권력과매춘』(1996)이지만짜증난학생들을위해영화와문학을강의실로끌어들인다.『정치와영화』(1999)를쓰고『포르노는없다』(2003)와『문학과정치』(2004)를출간하는사이,세기가바뀌지만정치를들여다볼인식의창은널려있었다.『한국성인만화의정치학』(2007)도그틈새에서찾은‘오목렌즈’다.그러거나말거나역사는늘어쩌지못할‘거울’이다.유가의논리로만왕조국가를보는게못마땅한『조선은법가의나라였는가』(2007)가그러하고『백정과기생』(2003)역시마찬가지다.『아전과내시』(2016)에이어이책도오늘의눈으로들여다보는어제의연장이다.『씨네폴리틱스』(2008)와『영화가뿌리친정치사상』(2015)또한정치영화의역사성과이데올로기의무게감을천착한경우지만밖에서들여다보는안이더환하여그기운으로『패션과권력』(2010)을쓴다.공부의빈틈이라여기며『사랑하다죽다』(2012)와『퇴폐에대하여』(2013)를내고『형벌을그리다』(2015)로메워도보지만어느날부턴가세상의대꾸는꿈조차안꾼다.대답없는까닭이야가장선명한반성의핑계려니여기며죽치는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5

Ⅰ.연구 41
Ⅱ.출생 115
Ⅲ.여인 139
Ⅳ.문학189
Ⅴ.동행 253
Ⅵ.결기 297
Ⅶ.공백 335
Ⅷ.월북 377
Ⅸ.전쟁 433
Ⅹ.죽음 453

에필로그 468
참고문헌 475
찾아보기 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