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안내자 : 제10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속도의 안내자 : 제10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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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공동 제정한 수림문학상의 제10회 수상작. 주말에 경마장 도핑검사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주인공 채윤이 많은 보수를 받는 대신 반드시 비밀을 지켜야 하는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소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오랜 염원인 불로장생과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21세기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소설에서 불로장생과 그 비밀을 푸는 열쇠인 불로초는 오늘날 급격히 발전한 바이오 기술에 걸맞게 생명 연장 연구라는 의·과학적 설정으로 등장한다. 항노화 연구를 다루는 첨단 바이오 테크놀로지와 거대 자본이 나오고 인간의 욕망이 교묘한 사슬로 얽히면서 현실성과 흥미를 더한다.
저자

이정연

1978년전북고창에서태어났다.동국대에서정보통신공학을,연세대에서언론홍보학을공부했다.2017년단편소설「2405택시」로『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0년우수출판콘텐츠에선정되어장편소설『천장이높은식당』을출간했다.2022년장편소설『속도의안내자』로제10회수림문학상을수상했다.12년동안회사에서일했고,그뒤로글을쓰는사람으로살고있다.

목차

1.경마장
2연금술사들
3황금사과를품은거위
4어른아이,명은주
5시간을거슬러
6안내자들
7희망이라는감옥
8한단지몽(邯鄲之夢)
9나이트스피리트NightSpirit
작가의말
제10회수림문학상심사평

출판사 서평

▲거대자본이주도하는‘생명프로젝트’의실체와마주하다

채윤은대학졸업후서른을앞두고있는데도전공을이어가공부를더할지,아예다른길로돌아설지미래가희미하다.
교통사고로부모님이갑자기돌아가신후같이살게된고모와여러가지로불편해독립하겠다는각오만오로지잊지않을뿐이다.고모는대기업임원까지올랐다돈과명예를잃고추락한후좀처럼말문을열지않는다.
채윤은주말에는경마장에서,주중에는학원에서행정을보조하는아르바이트를전전하면서그달쓸돈을그전달에버는프리터족으로산다.
어느날경마장정규직인태경이또다른아르바이트를제안한다.일은일주일에고작두번하거나업무량이늘어난다해도몇번더짬을내면될정도여서별로부담이없다.게다가오랜시간매달리는기존아르바이트보다벌이가낫다.다만일하는것을절대로누설하지말아야하고어기면큰금액을변상해야한다는조건이붙어찜찜하다.
결국채윤은단기간에고수입을올려해외유학이라도가겠다는생각에제안을승낙한다.
일은굴지의제약사에서‘알렉스’라는얼굴없는업무지시자가시키는대로물건을전달하면된다.
채윤은배달품이노화를멈춰생명연장을돕는임상시험용신약이라는사실에깜짝놀란다.
소설은항노화연구가인류의오랜꿈에한걸음다가가이제는엄연한현실임을포착한다.실제로오늘날이분야에대한연구는나이들어생기는주름살을방지하는화장품개발수준을뛰어넘은지오래다.노화는더이상인간이거스를수없는자연의섭리가아니라적극적으로지연하고예방할수있는일종의질병으로여기고다양한바이오기술이개발중이다.
소설은이처럼생체시계를거꾸로돌리려는현대과학기술과등장인물사이에서임상시험이라는독특한소재를연결고리로해흥미롭고색다른이야기를들려준다.

▲위험한바이오테크놀로지와불나방들,욕망의클라이맥스로치닫다

채윤은가난한사람부터부자에게이르기까지다양한사람들을찾아가이들의일그러진욕망을접한다.
주로배달품을반기는사람들을만나지만오히려거부하며물건이염색체를조작하는약이라고주장하는노인한성태도만난다.그는바이오연구원출신으로,프로젝트가좌초할위기에서임상시험자를자청하다약의부작용으로노인이된것이라고털어놓는다.
한성태와채윤의만남은프로젝트를은밀히주도한대기업의음모와이에숨겨진진실에다가가는계기가된다.이과정에서채윤은고모의과거와가족의죽음에관한놀라운비밀과마주한다.
소설은희망이라는이름으로약자를이용하는거대자본,더많은것을가지려는소수기득권층의탐욕을그린다.또부작용을경고하는시험일지라도불나방처럼무분별하게뛰어드는인간의습성을적나라하게묘사한다.
등장인물대부분은서로입장과위치만다를뿐권력,돈,명예등일그러진욕망에사로잡혀있다.여기에젊음을희구하는인간의과욕이엉켜원심력을키우면서사건은광기어린클라이맥스로치닫는다.

▲뒤틀린욕망속인간의정체성과삶의본질을신선한얼개로일깨우는이야기

소설은현대인이인류사에서이제껏누구도살아본적없는긴수명을살고있음에도더교묘해진이기심과인간의이성을교란하는자본권력의폐해를폭로한다.
특히인류를위한담론이라도자본과인간의비뚤어진욕망이개입되면사회에어떤그림자를짙게드리우는지잘보여준다.
이정연작가는거대자본권력이인간생명의가치보다이윤또는소수기득권층을위해젊음을갈망하는대중의욕구를이용할수도있다는발상에서소설을썼다고말한다.
이작가는사람들이생명연장과젊음을위해무엇을원하는지,어떤상황에있는지,무엇이문제인지를이야기를통해정확히짚는다.
소설은불로장생의고전에나오는진시황의집착을초월한듯한욕망의아바타들이꾸미는모략을현대적인이야기얼개속에생동감있게그린다.진실을향해파고드는사건전개는영화같은박진감을선사한다.
소설에서임상시험용신약은표면적으로인간의꿈과과학기술의집약체로사건의중심에자리한다.하지만이작가는실타래처럼얽힌여러가지사건들이사실은신약때문에생긴게아니라인간의뒤틀린욕망에서비롯된점을날카롭게꼬집는다.
소설은자본과기술의논리아래생명의개념이누구에게나공평한지묻는다.또생명과행복사이의함수관계를밀도있게파헤치며인간으로서가치있게사는삶이과연무엇인지인간의정체성과삶의본질을일깨운다.
도입부터등장해몰입감을주는경마장과경주마도핑검사에대한구체적이고사실적인묘사도눈길을끈다.도핑검사소일상을디테일하게표현하고주인공이경마장아르바이트직원으로등장한것은이작가가한국마사회에서10년이상일한경험덕분이다.
소설을제10회수림문학상수상작으로선정한심사위원단은“추리소설의외양아래사회비판적면모를적절하게숨긴작품”이라며“시의성과독특한설정,디테일의구체성등신인답지않은기량이돋보인다”고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