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평전 : 지울 수 없는 얼굴, 꿈을 남기고 간 대통령 (양장)

노무현 평전 : 지울 수 없는 얼굴, 꿈을 남기고 간 대통령 (양장)

$23.43
Description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불의와 특권에 저항했던 노무현!
용기와 희생의 정신으로 냉혹하고 혼탁한 정치판에 맨몸으로 부딪친 그의 삶을
서거 15주년을 맞아 다시 돌이켜보다
그가 남기고 간 미완의 꿈에 비춰 우리의 현실을 다시 들여다보고,
불안과 좌절 속에서도 새로운 미래를 그려보게 만드는 책!

『백범 김구 평전』『김대중 평전』등 다수의 전기를 집필한 역사가 김삼웅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삶을 재조명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곤궁했던 어린 시절, 숱한 좌절로 점철된 청년기,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부림사건과 ‘거리의 변호사’로 활동했던 이야기, 청문회 스타 뒤에 가려진 초선의원의 고뇌, 험난했던 대선후보 과정과 당선, 정권 초기의 시련 등 불의와의 적당한 타협을 거부하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던, 바보 노무현의 생애가 풍부한 역사 지식과 자료 조사에 바탕을 둔 저자의 평가와 함께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정치판의 칼날 위에 맨발로 딛고 서 있어도 사람의 향기를 잃지 않았고 죽음을 앞에 두고도 끝까지 초연했던 노무현. 그가 고인이 된 지 15년이 지난 이때 평전을 다시 펴내며, 인간 노무현의 삶을 더욱 선명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저자

김삼웅

저자:김삼웅
독립운동사및친일반민족사연구가로,현재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공동대표를맡고있다.≪대한매일신보≫(지금의≪서울신문≫)주필을거쳐성균관대학교에서정치문화론을가르쳤으며,4년여동안독립기념관장을지냈다.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위원,전제주4·3사건희생자진상규명및명예회복위원회위원,백범학술원운영위원등을역임하고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위원,친일파재산환수위원회자문위원,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위원,3·1운동·임시정부수립100주년기념사업회위원등을맡아바른역사찾기에부단히노력하고있다.
역사·언론바로잡기와민주화·통일운동에큰관심을두고,독립운동가와민주화운동에헌신한인물의평전등이분야의많은저서를집필했다.주요저서로『한국필화사』,『백범김구평전』,『을사늑약1905그끝나지않은백년』,『단재신채호평전』,『만해한용운평전』,『안중근평전』,『김대중평전』,『안창호평전』,『빨치산대장홍범도평전』,『김근태평전』,『10대와통하는독립운동가이야기』,『몽양여운형평전』,『우사김규식평전』,『위당정인보평전』,『보재이상설평전』,『의암손병희평전』,『조소앙평전』,『백암박은식평전』,『나는박열이다』,『신영복평전』,『현민유진오평전』,『외솔최현배평전』,『3·1혁명과임시정부』,『장일순평전』,『의열단,항일의불꽃』,『수운최제우평전』,『꺼지지않는오월의불꽃:5·18광주혈사』,『운암김성숙』,『이승만평전』,『김재규장군평전』,『우당이회영평전』,『다산정약용평전』,『겨레의노래아리랑』,『개화기의선각자서재필』등이있다.

목차


개정판서문·2
여는글:‘사육신’을쓴추강의붓을빌려‘노무현’을쓰는까닭·4
프롤로그:“속으로격렬한진실때문에”‘역사의사람’이된노무현·11

1.출생과가족그리고청년시절·29
2.부림사건과‘거리의변호사’·65
3.3당야합을거부한‘청문회스타’·37
4.아름다운패배가키운‘차세대지도자’·57
5.감동과반전의‘대선드라마’·79
6.‘바람’으로탄생한최초의‘시민’대통령·117
7.때를못만난‘선각자’노무현의정치실험·229
8.대통령의귀향·339
9.“이제는이노무현을버리십시오”·366

닫는글:“의로움이더이상욕되어선안되리라!”·390
주(註)·395

출판사 서평

노무현이남긴미완의꿈

노무현이라는이름은전임대통령의명단가운데한자리를차지하는데그치지않는다.여전히거짓말처럼믿기지않는노무현의죽음은그이름에오래도록탈색되지않을강한이미지를덧입혔다.그의이름을들었을때우리는그가추구했던다양한가치와목표들을함께떠올릴수밖에없다.탈권위와수평적리더십,지역구도정치지형타파,행정수도이전을포함한지방분권과지역균형발전,깨어있는시민의다양한정치참여독려,원칙과상식이통하는사회,그리고이모두를아우르는‘사람사는세상’이그것이다.

가난한집막내아들로태어난노무현은어려서부터명석하고심지가굳었다.중학생때친구들을선동해이승만대통령찬양글짓기대회에서백지를제출했고사법고시에합격해판사가된이후에도스스로뭔가찾아서할수있는일을찾아1년만에그만두고변호사가되었다.모난돌이정맞는다며적당히살라는어머님말씀을듣기싫었던그는그저그런평범한변호사로살수없었다.얼떨결에부림사건의변호인이되고사회의식에눈을뜨게된것은비판과저항정신을타고난그에게어쩌면정해진길이었을지모른다.운명처럼정치에뛰어든노무현은그가목표로삼았던개혁과제들만큼어리석다할정도로비현실적인선택을계속했다.그는시세에편승하기를거부했고인기영합을위해사탕발림같은미사美辭를구사하지도않았으며이해득실을따진정치행보역시하지않았다.노무현은백범김구와링컨을본받고자했다.그가큰정치를통해이루고자했던것은,사람이사람답게사는세상,우리아이들이불의와타협하지않아도성공하고행복할수있는세상을만드는것이었다.

하지만노무현의꿈중대부분은미완의과제로남았다.부림사건을계기로인권및노동자를대변하는변호사로다시태어난노무현은이후줄곧우리사회의다양한수구보수세력과싸웠다.그것은때론거대보수언론사였고,야합을통해권력을사유화하고나눠가졌던3당합당의주역들이었으며,끝까지정권의주구走狗로남고자했던검찰이었다.노무현의시도는번번이좌절되었다.대표적인것이행정수도이전문제다.국토균형발전의취지에동의해국회에서여야합의로특별법까지통과되었지만,수도서울에기반을둔기득권층은그들이누리던특권이조금이라도훼손될까두려워반대했다.그리고‘관습헌법’이라는희한한논리를내세운헌법재판소의결정에따라수도이전이저지된결과가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복잡한이름으로명명된오늘의세종시다.이처럼그가해결하려했던과제들은15년이흐르는사이더욱꼬이고엉켜풀기어려운매듭이되어우리앞에남아있다.

두려운것은패배가아니라‘패배주의’다

2014년,2019년갤럽에서실시한여론조사에따르면한국인이가장좋아하는대통령1위는노무현이다.한때뒤로넘어져코가깨져도노무현때문이다,라는말이떠돌정도로원망의대상이되었던대통령.하지만그만큼국민적기대와사랑을한몸에받았던대통령이기도했다.그는정치·사회개혁의목표를이루기위해꾸준히여러혁신과제를추진했다.정치개혁과지역주의해소를위한중대선거구제로선거법개정을촉구했고3대권력기관을자율에맡기는동시에책임총리제를도입했으며열린우리당의4대개혁입법(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과거사법,언론관련법)에힘을보탰다.심지어야당에대연정을제안하기도했다.연정제안의의도는정략에있지않았고,대화와타협이실종된우리정치현실을바꾸기위한일종의정치실험이었다.

돌이켜보면노무현은시대를너무앞서가,그뜻을다헤아리기버거웠던선각자였다.노무현은참여와토론으로설득과합의의과정을거치는실천적민주주의가자리잡기를바랐으나카리스마적권위에익숙한이들은물론지지자들조차사회다양한계층에서제각기다른요구가분출되는상황을‘혼돈’이라고보았다.소탈했고솔직했던그의언행은족벌언론에겐좋은먹잇감이었고탈권위주의지도자를원했던국민들로부터도가볍고즉흥적이라비난받았다.대통령이가진힘을휘둘러제압하기보다자율과자정을유도하는노무현을보수언론과검찰은사사건건폄훼하고조롱하고모욕했다.

민주적절차에의한통합의지도력은노무현의환상속에서나가능했던걸까?진정성과도덕성으로흙탕물처럼혼탁한현실정치를넘어서고자한건어설픈시도였을까?목적이옳다면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아야했을까?옳은길을걸었던많은인물이모두패배자로기록되어있음을노무현도모르지않았다.백범김구선생을비롯한많은의인이현실에서는패배하고만역사에의문을품었던그는패배의역사를청산하기위한방도를고민했고링컨에게서그길을찾았다.강권의지도력이아니라수평적,개방적자율적인지도력만이남북분단을극복하고지역갈등과계층대립과같이만연한우리사회의고질병을치유할수있다고굳게믿었다.이상을추구하되현실적으로가능한범위에서최선을다하는,전략적현실주의자가되어느리지만서두르지않기로했다.

하지만피아를가리지않고극심한공격을받은노무현의선의는끝내목적을완수하지못했다.성공적인의인의사례로남고자부단히노력한노무현은결국숙명처럼위대한패배자의길을걷게되었다.퇴임후노무현은미처다못쓴그의자서전에서옳고그름의분별을넘어선깨달음을얻고자했다.좌절의기억속에서미래의꿈을그리려고진보주의연구에몰입했다.하지만국민적관심을한몸에받는전직대통령을현권력은가만히두지않았다.국세청,검찰등권력기관을동원하여‘노무현죽이기’에들어갔다.‘노무현의실패’를‘진보의실패’로몰고가는수구세력의음모앞에서노무현은그무엇도세상을바꿀수없다는패배주의가다시지배하지않을까두려워했다.사람들에게노무현을버리라고말하며,‘자신을버리자’라는생각이그에게찾아들었다.그리고가없이긴고뇌의나날들을견디다못해장렬히산화함으로써그는역사가되었다.그의죽음은공의를지키고자하는강한의지의표현이었기에끝까지초연했고의연했다.

그럼에도다시노무현!

전독립기념관장이자다수의전기를펴낸역사가김삼웅의노무현평전을그의사후15년이된이때다시펴내는까닭은지금우리에게노무현의길을복기하는일이무엇보다절실하기때문이다.22대총선은노무현의사후그동안우리정치가얼마나뒷걸음질만쳐왔는지를확인하는과정이었다.국회의완전한세종이전이라는공허한공약이다시등장했고,선거구를각종벨트묶어지역정서와계층갈등에호소했으며,정책대결은온데간데없이상대진영을향한증오감을부추기며온갖심판론만이난무했다.우리는한반도가남북으로나뉘어져있을뿐만아니라동서로도분열되어있음을선거결과로다시금확인했다.보수언론은불리한정치구도가눈앞에닥치고서야그간반대해온중대선거구제를슬금슬금꺼내들고있다.각자도생의논리앞에서한치앞도살피지못하는정치권의행태는노무현의이름을소환하게만든다.소통과통합그리고자기희생의리더십이그어느때보다절실한지금,재보궐로당선된종로를버리고세번낙선한부산에네번째출마했던노무현의‘바보’같은도전을어찌떠올리지않을수있을까?

우리나라는지금구조적이고복합적인도전에직면해있다.수도권으로돈과사람이집중되면서지방은소멸의위기를맞고있고,저출산현상은어떤해법도소용이없어보이며,노령화에따른사회보장제도의세대별불균형문제는언제터질지모르는시한폭탄이되어있다.우리나라의경제를이끌었던주요산업은경쟁력을잃어가고있지만새로운성장동력발굴은지지부진하기만하다.그럼에도정치권은우리사회의여러구조적모순점을해결하기는커녕민생과동떨어진정쟁으로귀중한시간을헛되이보내는중이다.편가르기와자극적선전·선동에의존해선거를치를수록정치적양극화는극대화되고정치혐오감이커지는대신효능감은떨어진다.청년들의투표율은늘저조하고청년정치인들에게국회의문턱은여전히높다.0.6을바라보는우리나라의합계출산율은젊은이들이예상하는,적나라한우리나라의미래상이다.아이를낳고기를수없는나라.2024년대한민국은자포자기와절망의말들로뒤덮여있다.

사람은변하지않는다,세상은바뀌지않는다.어디에도희망은없다.

그렇지만애쓰고노력해봐야달라질것없다는무수한좌절의말들을딛고역사는느리지만앞으로나아갔다.우공이산愚公移山.봉하마을로내려간노무현이자신의서재에표구까지해서붙여놓은이말을우리는깊이되새겨볼필요가있다.노무현에대한개개인의호오好惡를떠나,우리는노무현의성공과실패를되짚으며그의무덤위에서신발끈을다시고쳐매고지난한여정을위해첫걸음을뗄준비를해야한다.정치권이분열의말들을쏟아낼때우리는나와달리생각하는이들을이해하고어떻게설득할지고민해야한다.공동체의식을복원하고,복잡한이해관계가얽혀있는문제들과관련해어떻게사회적합의를이뤄낼지각자의의견을모아야한다.민의를왜곡하고호도하는언론과권력의눈치를보는정부기관을비판적시선으로바라보고감시해야한다.깨어있는시민의힘으로변화를끌어내야한다.먼저시도했고너무앞서갔던노무현의삶을담담히담아낸이책은반성과각성을통해새로운희망의길로나서고자하는모든이들에게적절한길잡이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