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마저 나를 응원해

달빛마저 나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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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온 세상이 맑고 평온해 보이는데, 우리 집 위에만 먹구름이 낀 건 아닐까 싶어서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던 시절이 있었다. 티 없이 맑은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내 얼굴만 쳐다봤다. 울상을 짓고 싶지 않은데, 속에선 자꾸만 눈물이 났었다.
사랑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다. 가족 안에서도 사랑을 많이 주는 쪽이 손해 보는 거라고 생각을 하면서 팽팽한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조금도 상처받고 싶지 않았고, 작은 먼지도 묻히고 싶지 않았다.
내가 긴 터널 같던 시간을 통과하는 데에는 특별한 비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주저앉아 울고 있을 때마다 조용히 휴지를 건네주던 딱 한 사람이 늘 그 자리마다 있었기 때문이다. 꼭 그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무너지는 마음에 휴지를 건네줄 딱 한 사람이 되고 싶다. 울면서 하는 말을 다 들어주고, 눈빛으로 위로를 건네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머님을 돌보면서 기억이 남아 있는 마지막 순간에 인간이 어떤 모습인지 미리 볼 수 있었다. 사랑을 품은 인간이었다. 그렇게 아등바등 살면서, 하나라도 더 움켜쥐려고 노력하던 것들이 끝에 가서는 손가락 사이로 모두 빠져나간다는 것을 본 것이다. 마치 인생이라는 시험의 모범답안을 미리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한 사람을 가치 있게 만드는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이었다. 어머님은 내게 사랑을 가르쳐주셨다. 기억이 사라져가는 상황에서도 내 이름을 불러주셨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셨다.
잘 사는 법은 결국 잘 사랑하는 법이었다. 그리고 사랑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나처럼 불평 많던 사람조차 할 수 있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보고 듣는 것, 안고 쓰다듬는 것, 함께 걷는 것처럼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손을 겹치는 일, 마음을 포개는 일이 사랑이었다. 나는 그걸 몰랐다.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줄 알고, 나는 못 한다고 생각했었다.

가정사를 펼쳐놓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었던 데에는 나의 허물을 보임으로써 적어도 딱 한 가정이라도 살아나는 곳이 있다면 나의 경험도 그렇게 쓸모없이 숨겨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돌봄 받는 시간이 찾아온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음을 듬뿍 담아 사랑을 주자. 자신이 만든 사랑법은 세상에 단 한 송이뿐인 소중한 꽃이고, 그 꽃의 향기는 결국 베푸는 사람의 삶을 가득 채우는 것은 물론 세상에 진동하게 될 것이다.
부디 독자들의 마음에도 글자 하나하나가 품은 치유와 성장의 기운이 잘 도착하길 바라고, 각 가정에 평안과 위로가 번질 수 있길 빈다.
〈프롤로그 & 에필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