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슈가

칵테일 슈가

$9.63
Description
제2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가 고은주의 첫 번째 창작집. 결혼의 의미에 관하여, 깊이있고도 능청스러운 질문을 던지는 8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표면적으로 드러나기를 거부하고 있는 우리 삶의 한 단면인 불륜을 지목하여, 냉정하고 담담하게 그 현상을 그려 낸다. 또한 특유의 정확한 문장과 해박한 지식, 선명한 이미지를 제시하여 벽돌을 쌓아 가듯 문장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축조하고 있다.
저자

고은주

1967년 부산에서 출생하고,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단편소설 「떠오르는 섬」으로 등단했다. 1999년 『아름다운 여름』으로 제2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고, 장편 소설 『아름다운 여름』『여자의 계절』『현기증』『유리바다』를 출간했다.

목차

- 작가의 말
칵테일 슈가
저기 내가 걸어간다
조각무늬 그림
잠들고 싶다
너의 목소리
떠오르는 섬
유리
너, 유리

출판사 서평

1995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통해 단편 「떠오르는 섬」으로 등단, 1999년 『아름다운 여름』으로 제23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현대 문명의 급소를 노려보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고은주의 첫 번째 창작집 『칵테일 슈가』가 출간되었다. - 장편 소설 『여자의 계절』『현기증』『유리바다』를 펴내며 정확한 문장으로 주인공의 일상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 내는 솜씨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던 작가는 문체를 통해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진지한 자기 고백적 글쓰기로 정면 도전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고은주의 『칵테일 슈가』는 결혼의 의미에 대해 심각하거나 능청스럽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결혼과 관련하여 일탈적이고 파격적인 소재들을 다루면서도 결코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고 특유의 정확한 문장과 해박한 지식, 선명한 이미지를 제시하며 벽돌을 쌓아 가듯 문장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축조해 나간다. 짜임새 있는 구조를 통해 역설적으로 결혼의 의미에 대하여 독자들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고은주의 소설 앞에서 우리는 어떠한 느낌을 받게 될까. 둔중한 망치에 머리를 맞은 듯 멍해지게 마련인 상황 앞에서 결국 솔직해져야 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 될 것이다. - - ◆ 작품 세계 작가는 표면적으로 드러나기를 거부하고 있는 우리 삶의 한 단면인 불륜을 지목하여 냉정하고 담담하게 그 현상을 하나의 거대한 원무(圓舞)로서 그려 내고 있다. 군더더기 없고 속도감 넘치는 문체는 일탈의 보편화, 불륜의 보편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광속의 세상을 날렵하게 풍자하여 독자들이 통쾌하게 비웃는 데 일조한다. - 표제작 「칵테일 슈가」는 도미노처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불륜의 현장이 달콤하고 편리하며 덧없이 녹아 버리는 칵테일 슈가처럼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느낌표를 닮은 칵테일 슈가는 애정 행각을 벌이고 있는 남녀에게 달콤함만을 선사한 채, 물음표가 생기는 상황이 오면 가깝고도 먼 타인의 손으로 넘어간다. 몸은 섞지만 결코 서로에게 녹아들지는 않는 피상적이고 이기적인 남녀 관계에서 칵테일 슈가는 불륜의 궤적을 그리며 자리 이동을 계속해 나간다. 스와핑 파티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미 뒤엉킬 대로 뒤엉킨 관계에서 칵테일 슈가는 애정 행각을 마무리하고 본래의 주인을 찾아 돌아온다. 어느새 달콤한 흔적을 감추고 불륜을 벌하는 도구로 변한 채로 말이다. - 「너의 목소리」에서는 결혼이라는 관계가 더욱 희화되어 나타난다. 작가는 방백체(傍白體)를 구사하여 우리가 얼마나 위선적인 결혼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세심하고 파격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아내는 전화를 통해 남편이 외도하고 있는 젊은 여자의 목소리를 듣지만 결국엔 외형적으로만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집이라는 공간만 지키면 된다는, 음모를 꾸미기에 가장 적절한 결혼관을 고수하게 된다. 그리고 여자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아내에게 더 이상 위협을 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존재로 되어 버린다. - 작가는 현대 문명의 상징물인 컴퓨터를 중심 소재로 삼아, 인간관계의 소통에 활력을 주기도 하고 심각한 장애 요소로 작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진지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저기 내가 걸어간다」에서는 컴퓨터 통신이 낯선 존재와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지만 결국 주인공을 미궁 속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온다. 개별성의 진실과 자유가 마치 분자 운동과 같이 활발히 유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발 더 물러나서 보면 획일성의 원형 감옥 안에서만 떠다니는 닫힌 자유임을 환기시킨다. 즉 현대의 개성은 그 안에서만 허용되는 체제 내적 자유인 셈이다. - 고은주의 소설은 소위 불륜 소설로 폄하되는 그런 류의 소설들과는 확실히 격을 달리하고 있다. 사회의 보편적인 현상을 예리한 시각으로 따라잡는 그의 소설은 재치 있는 세태 풍자 소설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