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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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장편소설 『매구 할매』는 4백 년 된 계성재를 중심으로 그 가족들과 들고 난 수많은 식솔들의 삶과 애환을 그리고 있다. 계성재 20대 손인 소설가 류은현이 금당의 고향 집으로 귀향하면서, 액자 소설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문학을 전공한 은현의 소설 속 이야기는 90여 년 전 시집갔던 진녹두가 계성재로 회향하여 집안의 안주인인 여례당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계성재에서 자라 시집갔으나 다시 계성재로 돌아와 살게 된 매구 할매 진녹두는 나이 들면서 한 마을의 상징적인 존재이자 한 집안의 어른으로 현존하고 있다. 집안의 큰 어른인 매구 할매는 이미 백 살을 넘긴 지가 오래지만 아직도 백 살에 머물러 있다. 이번에 출간된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은 계성재를 중심으로 살아온 마을사람들 이야기이다. 「광주댁 성심 씨」외 15편의 연작형태인 이 소설은 자식들을 키우고 공부시켜 외지로 보낸 뒤 홀로 고향집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이다. 외지로 떠나 살다가 그곳에서 뿌리내리 지 못하고 다시 고향을 찾아온 자식들을 보듬어 안고, 한평생 자식들을 수발하다 외롭게 죽는 바로 우리의 할매들 이야기다. 어쩌면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의 슬픈 현주소일지도 모른다. 소설은 매구 할매의 임종소식을 전하는 마을 이장의 안내방송으로 한 시대의 종말을 고한다.

홍림당의 병명은 심한 우울증에서 비롯된 가성치매라고 했다. 가성치매이긴 하나 심한 우울증을 동반하고 있으므로 언제든 치매로 전이될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우울증의 경우 50년가량 사이좋게 산 배우자를 잃었을 때나 나타날 법한 중증으로 꽤 오래전부터 앓았을 거라는 진단도 나왔다. 맘대로 안 되는 자식들과 너무 오래 붙박여 산 집과 마을, 고된 일과 평생 속 썩인 일 한번 없는 남편까지 홍림당의 병의 원인이라 했다. 그동안 홍림당은 스스로 의식하지 못했지만 무수히 죽음을 생각했을 것이고 죽은 사람들을 부러워했을 것이라고 했다.
-본문 중에서
저자

송은일

1964년전남고흥출생.
장편소설『불꽃섬』,『한꽃살문에관한전설』,『소울메이트』,『도둑의누이』,『사랑을묻다』『왕인(전3권)』,『천개의바람이되어』,『매구할매』,『반야(전10권)』,『달의습격』등이있으며,소설집『딸꾹질』,『남녀실종지사』,『나의빈틈을통과하는것들』등이있다.

1995년광주일보신춘문예단편소설『꿈꾸는실낙원』당선.
2000년여성동아장편소설『아스피린두알』당선.

목차

작가의말

외눈이구암댁과혹부리아들
아나,복돈이다
광주댁성심씨
누가벌통에불을질렀을까
봄날이온다
온곳으로돌아가는날
어제도내일도오늘이다
자장면한그릇
더아픈손가락
피고지고피고지고또
발밑을봐
세상의한끝
고양이목에방울달기
달빛스캔들
참고왔던당신
고운도깨비와천년여우가손잡고

출판사 서평

2000년여성동아장편소설『아스피린두알』로등단한송은일은2017년원고지15,000여매의『반야(전10권)』를출간했다.이는고박경리선생님의『토지』와고최명희선생님의『혼불』을잇는유장한대하소설이며,여성작가로서우리문단의대하소설의맥을잇는업적이기도하다.이번에출간된『대꽃이피는마을까지백년』은2013년출간된『매구할매』의연작소설로『매구할매』의외전이라고도볼수있다.

이소설의주인공이면서도드라지지않는매구할매는각각으로빛난삶을살아온고향할매들이다.백살의매구할매가사는4백년묵은집계성재는그할매들의삶이투영된집이며할매와함께저물어가는마을에대한형상이다.목숨있는것들은태어나면서부터죽음을향해나아간다고한다.죽음을향해나아가는게삶이라고치면죽음은곧삶이고삶은죽음이다.그연장선에서보면임종즈음이삶의극점이라고볼수도있다.그러므로이『대꽃이피는마을까지백년』은다시,삶의극점에다다른사람들이야기라할수있을것이다.

『대꽃이피는마을까지백년』에서매구할매는이야기의중심이자배경이며한주인공이다.매구할매는내모친이자흰동백꽃아래서영면을선택해버린오수댁이다.내친정마을에사는사람모두이며,세상모든‘친정마을’사람들이다.아무리멋지게표현하고싶어도정말이지평범한사람들이야기이기도하다.
-작가의말중에서

『대꽃이피는마을까지백년』은바로송은일문학에서끊임없이추구해온휴머니즘문학의연장선에있다.작가자신의표현대로이시대를투영하고있는우리삶의한단면을보는듯하다.“가슴이저릿했다.한세상을너끈히건너와말년에이른그들의삶이각기빛나는걸그순간에야비로소깨달았다.내가그동안이들의삶을쓰지않고어디를헤매고다녔나싶어부끄럽기도했다”는작가의고백처럼『대꽃이피는마을까지백년』은우리가태어나서자라고공부한후떠나버린텅빈고향집이다.쇠락해버린현재의고향이며점점더쇠락해가는마을과이제는얼마남지않아생의극점을맞이한할매들과다정한이웃들,흔하면서도가장보편적인우리네이야기다.송은일문학의가장큰매력은인물들사이에복잡하게얽힌갈등을촘촘히그려내며평범한소재를비범한이야기로다듬어내는강력한서사의힘이다.인간삶의이면에가려진그늘에서고통받고소외된인간군상들을수면위로끌어올려그들에게생명을불어넣고상처입은영혼들의삶을위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