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황혜련 장편소설)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황혜련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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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8년 첫 창작집 『불면 클리닉』을 펴낸 후 2년여 만에 황혜련의 첫 장편소설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가 출간 되었다. 작가의 첫 소설집 『불면 클리닉』의 해설을 쓴 이성준 소설가는 ‘폭력과 욕망의 왜곡으로 얼룩진 현대인의 초상을 과감한 생략과 암시로 그려내고 있지만, 문체는 결코 비장하지 않다. 오히려 약간 냉소적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 출간된 작품은 그간의 작가가 추구했던 문학성향과는 전혀 다른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과 사건으로 누구에게나 쉽고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 소설은 주연도 없고 조연도 없으며, 너의 얘기가 나의 얘기이며 나의 얘기가 이웃의 얘기인 듯 편하게 읽힌다. 그래서 12살 소년 준석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얘기에 동화되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는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 할아버지 댁에 온 소년의 눈을 통해 어른들의 세계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나는 요즘 아파트 정자에 자주 나간다. 그곳에서 할머니들을 만난다. 동네를 산책하다가 삼삼오오 어울려 노는 할머니들의 얘기가 궁금해서 휴대폰을 보는 척 정자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있다가 오곤 했는데, 어느 날 보니 내가 할머니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고 있었다. 이 소설도 그렇게?나왔다. 시골 사는 동네 사람들과 떠들고 놀다가 소설까지 쓰게 되었다. 내 얘기, 이웃의 얘기, 너무 평범해서 소설이 될 것 같지 않은 얘기들이 차곡히 쌓여 소설이 되었다. 소설도, 사는 것도 별게 아니구나 생각되니 사는 게 조금은 쉬워졌다.
-「작가의 말」중에서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가 돌아온 진돗개 바크의 행적에 대해 묻는 것이지만 실상 이 질문은 소설 속 등장인물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가족과 이웃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피상적일 뿐 그 이면에 관해서는 문외한인 게 사실이다. 오늘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정작 중요한 것과 알아야 할 것에 대해서는 무심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이런 질문이 필요하다.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라고. 우리가 함께 의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족과 이웃이지만 상처를 주고받는 이들 역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이야기 중심에 있는 것이 ‘바크’이긴 하지만 사라진 개의 향방만 쫓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놓인 등장인물 모두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 개 한 마리를 놓고 대응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별 희망 없이 주어진 형편대로 살아가더라도 따뜻한 마음만은 잃지 않으려는 노력. 그런 소설 속 인물들이 곧 나 자신일 수 있으며 내 가족 내 이웃이기 때문이다.
저자

황혜련

강원도강릉출생.
숙명여대대학원국문학과졸업.
2011년〈진주가을문예〉에단편소설「우리염소」가당선.
2014년경상일보신춘문예단편소설「깊은숨」이당선.
2018년첫소설집「불면클리닉」발간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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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줄거리]
12살인나(준석)는여름방학을맞아시골에있는할아버지댁에왔다.시골에서신나게여름을보낼생각에부풀어있던어느날,훤한대낮에집에서기르던진돗개바크를감쪽같이도둑맞는일이생겼다.순수토종인진돗개바크는할아버지가가족이상으로아끼고사랑하는개다.할아버지는바크를찾기위해온동네를뒤지고수소문하지만작은단서하나건지지못하고번번이허탕만친다.할아버지는개를찾는전단지까지만들어돌리지만돌아오는답은장난전화거나돈을노린사기꾼들뿐바크의향방은여전히오리무중이다.나는시골생활에잘적응하며동네사람들과도재미있는시간을보낸다.원칙주의자인할아버지와아빠의사업실패로이혼의위기에놓인엄마아빠.돈많은남자를만나는것이평생소원인노처녀고모,소설을쓰기위해친구집을빌려시골에내려와있는나작가.그리고옆집에사는의리의남자필원이아저씨와고모에게추근대는방앗간집아들과달수아저씨.이들은전혀특별할게없는어디에서나볼수있는평범한인물들이지만자신의삶에서만큼은주인공이며준석에게는시골생활을풍요롭게해주는더할수없이좋은친구들이자가족같은사람들이다.

여름방학이끝나가도록사라진진돗개바크에대한의문이풀리질않아할아버지도이젠포기해야겠다고마음의준비를하고있을때,전단지를본유기견보호센터에서개를보호하고있다는연락이왔다.가족들은기쁨에넘쳐단숨에달려가서기르던진돗개바크와뜨거운상봉을했다.그동안누가바크를데려갔는지개의행적에대해알길이없는가족들은답답했지만찾았다는데만족했다.그러던어느날,개학을며칠앞두고준석은아주우연히개를훔쳐간사람이할아버지와아주가까운사람이었다는걸알고경악했다.그것도놀라운데돌아온바크를또훔쳐갈계획을세우는걸보고준석은개를지키기위해개의목줄을풀고멀리달아나숨었다.그리고다짐했다.바크를지켜야겠다고.엄마아빠가이혼한서울집으로돌아가지않고시골에서살겠다고.

나는마당으로나와쇠말뚝에걸려있던개줄을꺼냈다.그리고바크를데리고집을나왔다.나는바크와걷기시작했다.될수있으면집으로부터멀리멀리.그래야아빠와나쁜놈에게들키지않는다.걷는데자꾸만다리가후들거리고떨렸다.나는이제엄마아빠가없다.있지만없는거나마찬가지다.울지않으려고했는데자꾸만눈물이나왔다.괜찮아.여기서살면돼.-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