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타임 (이중섭 장편소설)

포토타임 (이중섭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줄거리]
원형은 아들을 대신해 궁궐 수문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첫날부터 깃발을 들고 행사에 투입되지만 고문관으로 낙인이 찍힌다. 군대에 다시 끌려온 기분이다.
포토타임은 궁궐 수문군과 관람객들이 어울려 기념사진을 찍는 순서이다. 수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평화롭게 수문군과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타임은 날마다 딸 때문에 힘든 원형에게 새로운 세계로 비춰지며, 포토타임에 강한 호기심을 느낀다. 포토타임이 진행되는 동안 원형은 기억의 자기장 속으로 빠져든다. 모든 기억을 흡수하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고 틈틈이 현재의 자신을 돌아본다. 사실 그때와 지금 사이에는 별로 달라진 것은 없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들은 흐릿한 흑백의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고 속삭이고 있다. 현실에는 항상 아내와 괴성을 지르며 발작을 하는 자폐증인 딸이 있다. 고통을 피하려 과거의 기억 속으로 거슬러 오르면 기억의 끄트머리에는 언제나 한 소녀가 서 있다.

그 흑백의 포토타임 속으로 초등학교 동창 서경이 들어와 찰칵, 사진 한 컷을 찍는다. 그녀의 흑백 사진 속에는 고등학교 때 죽은 원형의 친구인 지웅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원형과 서경은 점심시간에 자주 궁궐을 산책한다. 원형은 그녀가 모르는 어린 시절의 일들을 기억하고 그것들은 그녀 안에서 새롭게 피어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형과 그녀의 기억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원형은 서경의 등장으로 이미 잊었던 기억과 잘못 저장된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혼란스럽게 섞인다. 그 기억 중의 하나가 지웅에 대한 것이다. 둘의 얘기 중에 죽은 지웅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그의 죽음은 원형과 친구들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서경의 기억의 중심에는 죽은 지웅이 자리 잡고 있다. 원형은 그녀가 열여덟 나이에 죽은 지웅의 가묘에 이름을 올린 사실을 알게 된다. 서경은 묘비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 때문에 심한 상처를 안고 있었다.

늦은 밤, 원형과 서경은 ‘궁궐 수문군 교대의식’이 열리는 덕수궁 앞 광장으로 기억속의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어린 시절, 봄 소풍 때 함께 놀았던 친구들과 담임선생 그리고 팔십년 오월 광주에서 행방불명된 친구 지웅이 나타나 한바탕 노래와 춤사위를 벌인다. 그러던 어느 날, 원형은 서경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투병을 하면서도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원형뿐이다. 원형은 수문군 일이 끝나면 서경의 집에 들러 그녀를 돌본다. 서경은 젊은 날 지웅의 실종과 그의 죽음이 확인된 순간 영혼결혼식을 올렸다. 그 일로 남편과 가족의 오해로 이혼에 이르게 된다.

한 해의 마지막 날, 포토타임에 서경은 아들과 함께 나타난다. 마침 그날은 덕수궁 수문군의 종무식을 하는 날이다. 궁궐 수문군들이 가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다. 서경과 원형의 아내는 포토타임에서 만나 서로 사진을 찍어준다. 사진은 힘들게 살아온 지난날들에 대한 따스한 어루만짐이다. 서경은 아들과 함께 서울을 떠나고, 얼마 후 원형은 서경의 죽음을 전해 듣는다.
저자

이중섭

1963년전남고흥출생.
전남대학교독문과졸업.
1989년국민건강관리공단근무.
2020년‘왕궁수문장교대의식’행사팀에재직.
2019년〈인간과문학〉겨울호에단편소설「숨은벽」으로신인작품상수상.

첫장편소설『포토타임』이있다.

목차

차례

작가의말
수문군……15
오방……18
왕따……29
포토타임……36
말채나무……44
이칼진짜예요……54
만남……66
발차는직업……74
말하고싶지않은이야기……84
설상가상……90
기억한다고사랑한것은아니다……105
규정데이……114
왜곡된기억……124
아직도정염이남아있어……131
지난날의기억……138
대사모와한배를타다……146
둘리파와꼴뚜기파……154
나에게주어진길……161
대사모와쌍용자동차……168
구타……178
기억은무지개를타고……184
그처지가되어야이해되는것……191
낯선기억……206
혼자이면서둘이함께……216
영혼결혼식……221
겨울이오다……233
당신은누구십니까……241
예필禮畢ˇˇ250

출판사 서평

대한문앞광장은평소에도온갖정치시위로늘시끄러운곳이다.광장은지난시대의건물인궁궐과현대식빌딩들이솟아있는접점지대이다.그곳에서조선시대의군례인수문군교대의식이재현된다.늦깎이작가이중섭은5년간의덕수궁수문군경험을바탕으로장편소설『포토타임』을출간했다.『포토타임』은기억에대한이야기다.궁궐수문군교대의식의한절차인포토타임은기억이재구성되는공간으로활용된다.자폐증을가진딸과매일전쟁을치러내야하는원형은수문군교대의식에서또다른시간속으로들어간다.어느날포토타임에젊은시절아련한그리움을가졌던첫사랑과도같은여인이찾아온다.원형은그녀와의만남을통해모든기억을흡수하던어린시절을돌이켜보고현재의자신도돌아본다.그때와지금사이에는별로달라진것은없지만어린시절의기억들은흐릿한흑백의사진임에도불구하고행복하다고속삭이고있다.

『포토타임』은교대의식을마치고관람객들과짧게사진을찍는시간이다.자폐증을가진딸과매일전쟁을치러내야하는가장이수문군교대의식에서또다른시간속으로들어간다.어느날포토타임에누군가40여년전첫사랑과도같은옛추억을가지고찾아온다면어떨까?이중섭의『포토타임』은저마다우리가서있는자리에서지나온시간을돌아보게하고또걸어나가야할시간을곡진하고도핍진하게바라보게한다.근래아주재미있고도의미있게읽은한편의인생서사시같은작품이다.-이순원소설가

오에겐자부로의작품에는‘나의나무’이야기가자주등장한다.사람마다자신의나무가있는데그나무뿌리에서혼이내려오고죽으면다시나무에게돌아간다.그리고어린자신이이나무아래에오래서있으면나이먹은자신을만날수있다고한다.흘러간세월은시간이지날수록깎이고소멸하고남은것들이오롯이모여기억을이룬다.그것은더러는다시살아나거나강한의지로새롭게만들어지기도한다.기억은생물과같아태어나고성장하다결국은소멸하는과정을겪는다.『포토타임』은나무아래에서어른인나를기다리는꼬맹이인나자신과너그리고함께송냇가둑길을걸었던깨복쟁이친구들에게들려주고싶은이야기다.




오랜정진끝에내디딘작가의첫작품이다.세련된치장을일찌감치배제한작가는우직하리만치뚜벅뚜벅진중하게걸어왔다.해서순수한인간,그삶의향기를가감없이선보인다.무엇보다도따뜻하고웅숭깊은시선으로직조한이야기는낯설면서도낯설지않은매력을지닌다.인간에대한남다른연민과통찰력을근간으로한,진솔함과친근함이이작품의미덕이다.-김경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