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아버지 (장은아 장편소설)

성북동 아버지 (장은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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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30여 년 간 미국 뉴저지에 살면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장은아의 두 번째 장편소설 『성북동 아버지』가 출간되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출간된 『성북동 아버지』는 코로나로 지친 우리 모두의 마음을 위무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심각한 아동학대 문제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현실 앞에서 더욱 사랑이 필요한 시대임을 알 수 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수혜가 20여 년 미국에서 살다가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고모의 전화를 받고 자신이 잊고 싶었던 고국을 다시 찾으며 시작된다. 아득한 기억 저편에 있던 일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과거를 또렷하게 마주하게 된 수혜는 차분히 그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하나의 사건 속에는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진실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크게 들리는 것보다 들리지 않는 미세한 소리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곳에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니 애써 외면하려 했던 지난 세월의 상처가 있었다. 오랜 세월 원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면서,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진실을 마주 대하게 된 수혜는 비로소 자신의 지나온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때서야 수혜는 자신이 결코 버려진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을 버렸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사실은 자신을 처절하게 지켜준 사람들이었으며, 사람이야말로 참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 사랑은 없다. 사람들에게는 사랑의 능력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사랑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사랑하지 않고 사랑을 갈구할 뿐이다. 문학에서도 사랑은 소멸된 채, 건조하고 척박한 광야만이, 잘려나간 흑백필름처럼 뒹굴고 있다. 『성북동 아버지』에서, 억울할 수 있는 세상의 지탄과 불명예를 평생 소리 없이 감내하면서, 은밀하게 사랑을 실천해 나간 ‘성북동 아버지’는 사랑 없는 이 시대의 영웅이다. 그에게 감동과 감사를 보낸다. 아울러 그의 딸로 성장하여 온갖 역경을 버텨가며 떳떳한 사회인의 자리에 앉은 주인공 수혜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고난 속에서 은혜와 사랑을 깨닫는 장면 또한 감동적이다. 사랑은 주어짐이 아니라 깨달음이다. _김주연 (문학평론가)

세상 모두로부터 버림받았던 여섯 살 ‘수혜’는 그녀가 기억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여자였다. 그녀가 성장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기억을 모두 지우는 것이었다. 그녀가 지나간 시간의 기억을 모두 지웠다고 생각할 즈음, 그녀는 되돌리고 싶지 않았던 고통스러운 기억 하나하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가는 동안 그녀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진실들을 만나게 되었다.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돌아본 자신의 삶은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달랐다. 그녀는 자신이 한 번도 버려진 적이 없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슬픔과 고통으로 얼룩진 삶인 줄만 알았는데, 보이지 않은 누군가의 눈물과 희생과 사랑으로 지켜진 삶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상처는 사람에게서 온다.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존재도 사람뿐이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모두에게 상처라고 여겼던 여자가 있다. 어머니는 여섯 살 때 낯선 대문 앞에 자신을 버렸다. 아버지는 멀리 있는 낯선 사람일 뿐이었다. 온몸과 가슴에 여자의 이름을 또박또박 적어 넣고 싶었던 남자도 떠나갔다. 이 여자가 사람에게서 희망과 사랑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마술일까, 기적일까. 사람이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나 마술이 펼쳐지고 일상은 기적이 되는 것일까. 한 호흡에 숨 가쁘게 읽히는 이 여자의 서사는 사람이 곧 사랑임을 일깨우는 따스한 마술이다. _ 조용호 (소설가)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세상에 버려진 모든 ‘수혜’들에게 당신은 버려지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쩌면 당신이 사는 그 힘겨운 나날들은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눈물 흘리고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누군가의 사랑으로 지켜진 날들이라는 것을. 이제는 우리가 받은 그 사랑을 세상에 실천해야 할 때라는 것을.
‘사람’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저자

장은아

서울에서태어났다.
1990년미국에와서현재뉴저지주에살고있다.2002년《뉴욕문학》수필부문신인상수상.미주〈한국일보〉단편소설당선.2003년재외동포재단,제5회재외동포문학상수필부문우수상.2004년국제펜클럽,제1회재외동포문학상수필부문당선.2015년《한국산문》수필부문신인상수상.

작품으로장편소설『눈물속에핀꽃』,『성북동아버지』가있으며산문집『사진을많이찍고이름을많이불러줘』(공저)가있다.

목차

추천사
작가의말

오래된기억……13
기억의첫장……17
두렵고도서러운일……38
첫만남……70
운명……90
운명의기로……107
엇갈린운명……120
운명의역습……139
이별,그리고만남……165
살아야할이유……184
핏줄의힘……207
오래된진실1……219
오래된진실2……231
성북동아버지……237
아직못다한이야기……250
사람이사랑이다……259

출판사 서평

[줄거리]
아버지가위독하다는고모의연락을받고20여년만에처음으로고국을방문하게된수혜는애써지워내고자했고,까맣게잊은줄로알았던지난세월의기억과,아프고서러웠던어린시절의기억들이하나씩떠올랐다.수혜는여섯살때까지장애가있는엄마와강원도사북에서살았다.가난과이웃들의멸시속에서어렵게홀로딸을키우던애란은호적이없는수혜의학교문제로결심을하고,낯선집대문앞에수혜를버려두고떠났다.

뙤약볕이내리쬐는여름한낮에낯선곳,낯선대문앞에엄마에게버려진여섯살짜리여자아이가혼자서있는일은참으로막막하고두렵고도서러운일이었다.한번씩고개를빼고혹시나엄마가다시나를찾아올까,언덕아래를내려다보았지만,엄마의모습은다시보이지않았다.커다란여행가방을곁에두고울고서있는내가이상한지지나가는사람들이나를흘깃거렸다.부끄러워진나는대문옆담벼락쪽으로몸을돌려쪼그려앉았다._본문중에서

엄마에게버려진낯선집은고모의집이었으며갑자기나타난수혜로고모와식구들은놀랐지만,식구들은어린수혜를따뜻하게대했다.얼마후처음만난아버지를따라간성북동집에는성북동어머니와갓태어난동생이살고있었다.어린수혜는자신을대하는성북동어머니의불편한태도를보면서이곳에서오래살지못할것이라는생각이들었다.

수혜는성북동에서살지못하고다시시골고모집으로돌아왔다.수혜의의심스러운출생을두고소문이무성한탓에시골에서도항상외톨이였다.특히태완의엄마무실댁의수혜를향한증오는그녀의무의식중에수혜를혼외자로낳은애란과자신의남편을빼앗아간첩실을동일시했기때문이었다.수혜는그런무실댁의아들태완을좋아하게되고슬픔을안고사는태완을향한동질의식이사랑의감정으로변했다.사춘기시절마을뒷산에서마주친수혜와태완은서로를향한마음을알게되고,태완이집에불을지르는방화사건으로두사람의감정을재확인하면서두사람사이에는아무도끊을수없는운명의끈이단단하게이어져있다고믿었다.

대학입학과함께서울로거처를옮긴수혜는태완과비밀스러운사랑이시작되었다.태어나서처음으로느끼는온전한자유와행복이었다.그런두사람사이에햇살처럼밝은성격의세아가나타났다.수혜의유일한친구인세아는곁에있는사람들까지도행복하게만드는재주가있다.수혜는세아의그런재주가부러웠다.그로인해태완이흔들리는것이불안하지만수혜는단짝친구인세아에게태완과의관계를밝히지못했다.자신과태완의관계가무실댁앞에서비밀스러워야했던탓도있었지만,태완은세상에드러낼수없을만큼자신에게간절하고소중했기때문이었다.

전에내가말했지.그건너를잃게될까두려워서였어.나는어릴때부터내가간절히원하는건모두나를떠났어.그게무엇이든.물건이든,사람이든.우리엄마도나를버렸고,나를지켜주겠다던성북동아버지도나를지켜주지못했어.내동생들정혜와신혜에게는여전히아버지이면서,내게는언제나먼데있는타인같았어.그렇게간절히빌었는데.그렇게내곁에있어주길바랐는데.내가좋아하던머리핀,예쁜지우개,연필.내가정말아끼고좋아하는건모두잃어버렸어._본문중에서

무실댁이수혜와태완의관계를알게되고,태완의마음을돌리기위해무실댁은목을매어죽겠다고협박했다.태완은그일로더는수혜와의관계를이어갈수없다고생각했다.태완은수혜의눈빛에감도는슬픔속에서엄마무실댁의슬픔이보여서괴롭고심신이지쳐있음을깨달았다.자신도모르는사이에구김살없이밝고환한세아에게마음을빼앗기고있던태완은수혜를버리고세아와결혼하여독일로떠났다.더는세상을살아낼의욕을잃어버린수혜는먹지도자지도않고탈진하여의식을잃게되지만,삶의마지막끈을놓고멀어지려는수혜에게손을내밀어다시희망의빛줄기가되어주는정섭과만나게되었다.늘따뜻하게감싸주고수혜의모든상처도함께품어줄수있는정섭의사랑을받아들인수혜는정섭과결혼하여미국으로떠났다.

수혜는마흔을훌쩍넘겨고국을방문하면서새로운시선으로예전의상처를하나씩되짚어갔다.예전에는이해할수없었던아버지와성북동어머니의마음을중년이된수혜는조금씩이해할수있는마음이생겼다.아버지가세상을떠난후아버지의옷을정리하던수혜는아버지가마지막입었던옷속에자신의초등학교입학식때함께찍은사진을지니고다녔다는것을알게되었다.

그제야수혜는자신이결코버려진적이없었다는걸깨달았다.자신을버렸다고믿었던사람들이사실은자신을처절하게지켜준사람들이었다는것과사람이야말로참사랑이라는것을깨닫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