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이기원 소설)

이방인 (이기원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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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년 가까이 직업군인으로 근무했으며, 전역 후 27년째 막노동부터 생산직 사원, 외판원, 주차 관리원, 미화원 등으로 사회를 배우면서 그동안 직접 몸으로 체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첫 소설집 『이방인』을 출간했다. 그동안 장편소설과 사회비평 에세이를 여러 권 출간한 이기원은 이번 소설집에서 자신이 경험한 우리사회의 여러 모습들을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번 소설집 표제작인『이방인』에서 한 재벌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 어린 시절 왕자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자랐으며 공부와는 담을 쌓고 세월만 지나면 사장이 되고 회장이 되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할아버지는 두 주먹 불끈 쥐고 창업하여 직접 벽돌을 쌓고 페인트칠 해가며 공장을 지었다고 했다. 그래서 회사를 점차 성장시켰고 세상에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기반이 다져진 회사를 물려받아 더 확장시켜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반면, 나는 진수성찬의 밥상에 양반 자세로 앉아 금수저와 금 젓가락으로 이것저것 맛있는 음식을 집어먹기만 했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고 지나갈 정도의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여 온갖 수모를 감수하고, 눈치를 살펴가며 봉급과의 처절한 사투를 펼쳐보지도 않았다'

남편의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해 혼자가 된 순례는 시장에서 생선가계를 하며 아이들을 키우고, 중소기업을 하던 남편의 사업실패로 아파트 청소원이 된 혜숙은 고등학생인 아들을 위해 청소원 남편과 함께 악착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일일근로자 대기소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인생들이 있는가 하면, 농촌에서 일손이 부족해 도회지의 유휴노동자들을 모아 인력을 공급해 주는 업체도 있다. 60세 이상의 노년층이 늘어나는 고령사회를 묘사한 「농번기」에서는 농촌에서 하루 일당을 주고 일꾼을 모집해서 현장으로 데려가는 모습은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현재의 모습들이기도 하다.

열 살 때부터 부모 슬하를 떠나, 스무 살 남짓까지의 학창 시절과 18년의 직업군인을 하다 보니 불혹이라는 마흔 문턱에 서게 되었다. 그로부터 4반세기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막노동으로부터 생산직 사원, 외판원, 주차 관리원, 미화원 등 스무 가지 직업은 족히 될 것 같다. 그러면서 틈틈이 글을 써서 여러 권의 책도 펴냈다. 아직은 무명 작가지만 언젠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리라는 신념 하나로 버티면서 살고 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이기원

1957년에태어나,국문학을전공했고육군대학을졸업했다.
20년가까이직업군인으로근무했으며,전역후27년째사회를배우고있다.
출간한작품은장편소설『바람나그네』가있으며,첫소설집『이방인』과
수필집『아내의고물자전거』,『회전목마인생』,『밥벌레의행복』등이있다.

목차

작가의말

두시장……9
부부미화원……29
근로자대기소……46
농번기……63
비·빚·빛……82
이방인……98
전·후방……130
피라미드……150
모든새……177
양정부……202
방랑자……230

출판사 서평

[줄거리]

두시장

행복시장에서생선가게를운영하는순례가중소기업체에근무하는신랑을만난건우연이었다.물건을산뒤그남자가흘린지갑을순례가돌려주었고그인연으로3년동안의열애끝에결혼식을올렸으며하루에도깨가서말씩쏟아지는신혼을거쳐강산이한번변할즈음엔3남매가태어났고모두다섯식구가되었다.그러던어느날,청천벽력같은비보를접해야만했다.퇴근하던신랑이교통사고를당해비명횡사한것이다.불행은저마다의모습으로찾아오는것인가!어린세남매만남겨놓은채무심하게떠나버린신랑이야속하고원망스러웠다.시커먼터널속으로빨려들어가앞날이캄캄하기도했다.

부부미화원

중소기업을운영하던남편이부도를맞은후혜숙의인생은나락으로떨어졌다.남편은환경미화원으로어렵게취직을하고혜숙은아파트청소원으로새로운삶을살고있다.중기와혜숙은잠자리에서두손을꼬옥잡았다.젊은시절의부드럽고애틋한촉감은아닐지라도새로운느낌을받았다.사업실패로인한미안한마음과그로인해더욱고생시키고있다는애잔한중기의생각이혜숙의가슴속으로스며드는것같았다.혜숙이또한,깊은실의와좌절을훌훌털고일어나가장으로서의의연함과기둥역할을하며버텨나가고있는남편이그저고맙고믿음직스럽게느껴졌다.

근로자대기소

행복과불행은보이지않는가면을쓴채저마다의방식으로찾아오는것인가.이두녀석은동전의앞뒷면과같다.생각하기나름이다.가난한행복과부유한불행이갈피를잡지못한채평행선처럼달리기도한다.달동네언덕너머로오늘하루가무사히멀어져가고다가올내일이희망의나래를편채소리없이기다리고있다.일일근로자인갑수는아파트공사장에서하루일과를마친후,식당에서저녁설거지를하고있을마누라와학교에서열심히공부하고있을고딩아들과보습학원에가있을중딩딸이그려진다.

농번기

계절의여왕이자가정의달인5월의장미꽃이만발하여모든사람들의마음을설레게한다.하지만나는낭만적인기쁨을만끽하기엔삶이여유롭지가못하다.새벽4시가되면멜로디를반복하는알람이나를기상시키기때문이다.거의매일같이반복되는일상이지만잠시동안생각에잠겨본다.회갑을넘긴나이에새벽별을바라보며일터로향해야만하는고달픈내인생을말이다.십여년전까지만해도농사일은대부분우리나라사람들이했었다.그런데점점젊은세대들은거들떠보지도않고50∼70대의중・노년층들의전문일자리가되었다.오늘하루종일고구마밭에서고구마를심은하루일당이신사임당이그려진오만원권두장이다.오늘하루동안10시간넘게일한노동의대가다.피와땀이스며있는고귀한결실이다.

이방인

나의할아버지는두주먹불끈쥐고창업하여직접벽돌을쌓고페인트칠해가며공장을지었다고했다.그래서회사를점차성장시켰고세상에조금씩알리기시작했다.아버지는기반이다져진회사를물려받아더확장시켜여러계열사를거느린회장자리에올랐다.반면,나는진수성찬의밥상에양반자세로앉아금수저와금젓가락으로이것저것맛있는음식을집어먹기만했다.낙타가바늘구멍을뚫고지나갈정도의좁은취업문을통과하여온갖수모를감수하고,눈치를살펴가며봉급과의처절한사투를펼쳐보지도않았다.그동안근무하던그룹의회장직을내려놓고명예회장겸고문이란직책을물려받은나는전속비서의보호아래고급승용차를타고인천국제공항으로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