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를 사랑하였다 (박경숙 장편소설)

한 여자를 사랑하였다 (박경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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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예수는 말하였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사랑의 실천’을 전도 여행 내내 부르짖었던 예수의 말씀을 따라야 하는 것이 천주교 사제다. 사제가 종신 서약을 할 때 신과 약속하는 것이 있다. 이성을 탐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약속 이전의 불문율과도 같다. 그러나 사제는 남성이기에 아름다운 여성 앞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 여성과 영혼의 교감이 이뤄진다면 사랑을 몸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다. 재미작가 박경숙이 출간한 장편소설 『한 여자를 사랑하였다』는 2015년 이민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은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이후 8년 만에 출간한 작품이다.

‘오래전이었다. 이 소설을 처음 썼던 때가……. IMF로 세상이 온통 어수선하던 시절, 나는 회색 터널에 갇힌 듯 하루하루 이 소설을 써 내려갔다. 내가 나를 견디는 숙련 기간이었고, 어쩌면 그 어려운 시간 속에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돌아보니 그때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다.’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이 소설이 완성되기까지는 이십수 년이 걸렸던 작품이다. 이 소설은 사랑이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그 사랑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며 그의 부재로 슬퍼하지만, 이미 모든 것은 흘러가 버렸고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교포 화가 윤희림을 사랑하게 된 미국 파견 사제 탁민영 신부의 이야기는 금기를 깼다거나 불륜이니 타락이니 하는 말을 할 수 없게 한다. 탁 신부는 흡사 햄릿처럼 방황을 계속하였고 희림은 오필리아를 방불케 한다. 살인자 미혼모의 아들이라는 천형을 지니고 태어난 탁 신부와 자식을 일찍 잃고 남편과 헤어져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는 희림은 마음으로 만나 몸으로 맺어지지만, 민영이 사제의 길을 계속 가는 한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독자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계속 묻게 될 것이다.
-이승하(시인ㆍ중앙대 교수)
저자

박경숙

충남금산에서태어나서울에서성장했다.
대학에서국문학을전공했으며,1992년미국으로이민을갔다.
1994년미주〈한국일보〉를통해등단했다.

출간한작품은장편소설『구부러진길』,『약방집예배당』,『바람의노래』,『한여자를사랑하였다』가있으며,소설집『안개의칼날』,『빛나는눈물』,『의미있는생』이있다.
현재미국캘리포니아샌디에고시티에살고있다.

2005년소설집『안개의칼날』제11회가산문학상(미주)수상.
2007년장편소설『약방집예배당』제24회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최우수상수상.
2011년연변소설학회초청,단편소설「돌아오지않는친구」제3회두만강문학상수상.
2013년소설집『빛나는눈물』통영문학상김용익소설문학상수상.
2015년장편소설『바람의노래』제8회노근리평화상문학상수상.
2023년소설집『의미있는생』고원문학상수상.

목차

마디없는대나무-길수의말,1994년……9
흔들리는땅-희림의말……30
어렴풋한만남……39
열려지는시간들……55
다가설수밖에없는일들……72
불빛속의라스베이거스……89
엇갈리는감정들……106
사랑과욕망사이……117
북극의바람……131
구부러진길……141
당신의신앞에서……159
크리스마스가오기전에……172
또다른대나무-길수의말,1998년……184
숲속에서만난사람-길수의말,2011년……206
하룻밤뒤에-탁신부의말……222
상처의기억……240
시골신부와산골여인들……250
그날이가깝다……265
당신의뮤즈……279
숲속의가을날……291
사랑의흔적-라스베이거스……304
주교관뜨락……317
더머물고싶어요……332
화해……342
슬픈봄날……357
목련같은여인……370
보랏빛그길……383
한여자를사랑하였다-길수의말,2012년……393
에필로그-2022년……408

출판사 서평

줄거리

윤희림은아이를잃고이혼한뒤,자포자기의심정으로홀로미국으로건너가아무연고도없는백인동네에서살게된다.스스로선택한고독한생활에어린시절형제간처럼지내던최길수의방문을받게되고,그가떠난후LA에발생한지진을맞게된다.문득삶에대한두려움에자신이혼자라는걸인지한희림은아침산책에서우연히만나게된남자에게마음이끌린다.

하지만그는가톨릭사제였다.사랑을시작한그들에겐방황과고통이이어진다.탁신부는흡사햄릿처럼방황을계속하였고희림은오필리아를방불케한다.탁신부는자신의특수한신분으로여성들과의관계를아무렇지도않게여기고,희림은스스로상처를받고그를떠날결심을한다.사랑으로인한아픔은희림이대학시절이후손을놓은그림에대한열정을불러일으킨다.마침LA출장을와희림을다시만난길수는그녀가또어떤아픔에직면해있음을감지하고그녀를돕기로한다.길수의도움으로한인타운에아틀리에를마련한희림은3년간작업에몰두하였으나고국의IMF사태로파산한길수를다시만나게된다.희림은길수의호텔방에서발코니아래로몸을던져사망하고,길수는그녀가아틀리에벽에포개놓은작품들을교포사회의화가들과함께전시회를열어고인을추모한다.

13년이지나미국산호세산속기도원에머물고있다는탁민영신부를찾아간길수는자신의가슴속에사는희림을그에게일임하겠다고한다.탁신부는폐암말기환자가돼치료를포기하고그기도원에운둔중이었다.그는하룻밤을함께지내며희림과의짧은사랑을되새김하며자신을돌아보게된다.

사랑으로인한아픔을자신의작품속에고스란히쏟아붓고떠난희림에비하면,자신은아무것에도헌신하지않았다고생각한다.교회의계율을지키기위해사랑을외면하고덮어두었던자신이어린시절부터사제가되기위한사람이자짐승으로사육되었다는걸깨닫는다.자신의출생비밀이새삼궁금해진그는고국의주교관에머물며모든사실을알게된다.

겨우소녀의나이에사랑으로인해죽어간생모를생각하며,탁신부는모든여인의사랑을위한미사를올린다.거기엔생모와희림,산호세기도원에서만났던레베카까지포함된다.자신이세상에온이유가,에덴동산에서죄를지은이브와같은여인들의사랑을기도하기위해서였다고생각하면서.

하루하루몸이쇠약해져가는탁신부는마지막한여인,자신을짝사랑했던루이사와화해를이루고,갑자기세상을떠나버린그녀를위한봄날의미사를마지막으로집전한다.5월라일락향이풍기는날,그는주교의품에안겨숨을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