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 3부 12: 세월의 사닥다리 (김동민 대하소설)

백성 3부 12: 세월의 사닥다리 (김동민 대하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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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백성은 사람이다. 『백성』은 백성 그대로의 백성 이야기인 동시에 백성에게 힘의 상징인 흰 매를 바치는 제단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불면의 밤을 보낸 김동민 작가의 대하소설 『백성』 (전21권)이 출간되었다. 2백 자 원고지 32,000장 분량의 대하소설은 이제까지 출간된 대하소설 중에서 단연 가장 긴 작품이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비롯한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중에서 원고지 분량으로 가장 긴 대하소설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탈고하던 날 이렇게 말했다. ‘나의 바람은 꿈을 꾸지 않는 잠이었다. 눈만 감았다 하면 작품 속 수백 명의 인물들이 나를 괴롭혔고, 작품 속 무수한 시간과 공간은 예측 불가한 못된 조화를 부렸으며, 작품 속 사건들은 영원한 미제未濟의 가면假面을 둘러쓰려고 안달 나 하였다.’

이처럼 『백성』은 한 권을 2백 자 원고지 1,000장 길이로 엮으면 전 32권이 되고, 800장 길이로 엮으면 전 40권이 되는 방대한 대하소설이다. 작가는 첫 권인 제1부 1권과 마지막 권인 제5부 21권은 강산이 두 번을 변하고도 남을 세월이 지나서야 『백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작가는 『백성』 1부 4권이 완성될 무렵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200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지방지 〈경남일보〉에 대하소설 『백성』 (원제, 돌아오는 꽃)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여러 해에 걸쳐 연재하는 동안, 1909년 이 신문 창간 당시 주필이었던 장지연의「시일야방성대곡」을 듣는 기분으로 집필에 열중했다. 그것이 애오라지 한 길을 갈 수밖에 없게 만든 족쇄가 되고 말았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운동권 노래라고 할 수 있는 언가諺歌 〈이 걸이 저 걸이 갓 걸이〉와 임술년 진주농민항쟁의 발발과 실패에 대한 재조명은 너무나 때늦은 감이 있다. 특정 계층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란民亂으로 치부하지 않고 정당한 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할 것들이 현재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다. 팩트fact에로의 ‘발전 가능한’ 픽션fiction이 내 소설의 중추적인 글감이자 핵核이다. 『백성』은 그것을 관통하고 있는 작품이다. 모든 문제는 백성으로부터 나오지만 모든 답도 백성에게서 나온다. 이처럼, 소설로 쓸 만한 가치와 의미가 가멸찬 게, 왜 ‘백성’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이다. 하여, 떠도는 만백성의 메아리를 한데 모아 ‘꽝!’ 하고 한 방 세게 후려치고 싶었고, 그 형상화의 결정체가 이 소설 『백성』이다.
- 「작가의 말」중에서

『백성』은 조선 철종 때부터 일제의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해방되기 전까지, 조선인과 일본인, 중국인, 미국인, 호주인, 프랑스인 등 4백여 명이 등장, 경상도를 중심으로 서울과 부산, 일본, 만주, 상하이, 러시아, 미국 등지를 무대로, 조정과 외세의 부당한 억누름에 항거하는 한국인들의 새로운 모럴을 형상화한 대하소설이다. 임술년 진주농민항쟁의 주역이자 백성 모두가 함께 부를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운동권 노래인 언가諺歌 〈이 걸이 저 걸이 갓 걸이〉를 만든 사람은 진주 출신 유계춘(柳繼春 1816∼1862)이며 『백성』에서는 유춘계로 불리고 있다. 『백성』은 진주농민항쟁의 발발 원인과 당시의 시대상이 밀도 있게 응축된 것은 물론 지배계층의 수탈과 착취에 맞선 진주 농민들의 삶의 애환과 아픔, 그리고 저항정신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대하소설 『백성』은 삼정三政의 문란이 극심한 시기로서 곳곳에는 민란이 일어나고, 철종이 왕위를 이으면서 세도정치가 판치는 어수선한 때, 진주를 중심으로 두 가문의 끝없는 사투를 시대적 배경과 함께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문무를 두루 갖춘 무관 김호한과 윤 씨 사이에서 태어난 무남독녀 비화를 중심인물로 천석꾼인 비화 조부 김생강의 소작인이었던 임배봉과 재취 운산녀는, 죽은 생강에게 원한을 품고 비화 집안을 향한 복수의 칼을 갈며 사악한 음모를 꾸민다. 강용삼과 동실댁 여식인 옥진은 비화와 친자매처럼 지내던 중 대사지 숲속에서 배봉의 자식들인 점박이 형제 억호와 만호에게 몹쓸 짓을 당한 옥진은 두 살 위인 비화에게 그 일을 고백하고, 그들은 둘만의 영원한 비밀로 하자고 맹세한다.
저자

김동민

지리산천왕봉이보이고5백리남강이흐르는경남진주에서태어났다.진주봉래초교,진주중·고교,경상국립대문학박사취득.『월간문학』전경련소설현상공모에중편소설당선으로소설가와문학평론가의길을걸어왔으며,제1회〈김동리논문상〉을수상하고,2005년을대표하는문제소설작가로선정되었다.
〈독서신문〉과월간문예지3곳에장편소설을연재할때고이문구선생에게대작을쓸수있는소설연재의명수라는말을듣고,2006년부터방대한자료수집과작품구상을끝내고집필중이던대하소설『백성』(원제:돌아오는꽃)을〈경남일보〉에연재하기시작하여,착상부터탈고까지20여년의대장정에걸쳐총5부작(전21권)에달하는필생의역작을완성하게되었다.

장편소설『어둠속에벨이울릴때』,『해저물녘티티새1·2』,『가지를꺾는나무들』,『무슨말로노래하라하십니까』,『사랑의모자이크』,『박연-피리소리』,『비차1·2』가있으며,소설집『사막의천둥』,『빨간이발관』,『아마존강의초가집』,『양,강둑에서다』가있다.평전으로『꼼쟁이할매』,평론집『한국문학사의탐색』,『창조적문학비평』등이있다.

《TV조선박종인의땅의역사》와《KNN행복한책읽기》에방영된『비차1·2』를영화와뮤지컬로만들기위해제작자와협의중이며,비차발전위원회상임대표로비차(비거)를홍보,계승,발전시키는일을하고있다.

목차

제3부|세월의사닥다리


복면강도와칼춤……7
수리부엉이우는밤……23
조선도공陶工의후예……51
슬픈흙이야기……73
가을을재촉하는천둥소리……88
너우니에모이라……121
추새미변사사건……150
소촌찰방의추억……178
백정방상각……194
비차,혹은비거라고불리었다는……215
흰길에흰발자국이……237
무혈입성……254
일본공사관과빛의저쪽……280
풀잎에손가락베이다……312
신무기,장태……337
조선관군과일본군……360

출판사 서평

줄거리

제3부세월의사닥다리

동업을만난재영이당황하는모습에서비화는이상한느낌을받고,동업을닮은누군가의얼굴이떠오른다.나연은재영에게동업이동업직물경영주가될때까지돈을가져오라고하지만재영이거절하자독기를내뿜고,비화는재영이집안의돈을훔치는원인을궁금해하면서불길한예감에사로잡힌다.
하목사주선으로부산포에간배봉과만호는일본상인사토와무라마치를만나거래를성사시킨다.상촌나루터흰바위에서만난효원은얼이에게농민군을하지말라고부탁하지만얼이는단호한의지를내보여둘이부둥켜안고울고있는데,그장면을재영이목격한다.비화권유에못이겨석록과상촌나루터강가를거닐던원아는,석록이모래밭에그린그림에서천부적인솜씨를알고마음이끌린다.석록은원아의연인화주가임술민란농민군인것을알고있으며,유춘계를비롯한농민군들이처형당하는것을본후로인물화를멀리하고풍경화쪽으로돌아선화공이다.

해랑의임신사실을안효원은억장이무너진다.동업직물비단의일본수출소식을접한비화는검은돈의힘으로고을민심까지얻어가고있는배봉을본충격에서벗어나지못한다.억호처분녀가가마에서떨어져반신불수가되고,분녀시중을들게된언네위상이갑자기달라진다.그와중에해랑에게새아내가돼달라고청혼하는억호는,배봉이만호를후계자로삼으려고한다는언네의고자질을듣고분노에떤다.해랑이억호아이를뱄다는사실을안배봉은해랑을며느리로삼겠다고한다.한편,재영은자신과나연사이에아이가있으며,그아이를억호와분녀에게업둥이로주었다는사실을고백한후에집을나간다.

시름시름앓던분녀가죽고해랑은억호의재취가되지만,하혈을쏟으며유산하고후유증으로임신을하지못하는석녀가된다.그러나억호의극진한간병으로건강을회복한해랑은이해할수없을정도로동업과재업에게깊은모정을주고언네와도잘지낸다.
기력이쇠잔해진진무스님은비어사에만칩거하고,꼽추달보영감또한힘에부쳐뱃사공일을그만둔다.비화는배봉집안에복수도하지못한채세월만흘러가한없이초조해진다.해랑으로인해호한과용삼사이는극도로나빠지고,언네와꺽돌은모자관계로맺어진혈맹의동지라는사실이밝혀진다.강득룡목사가배봉에게안석록화공의그림상납을요구하는과정에서문제가발생하고,나루터집은특별세무조사를당하는수모를겪는다.온나라안에마마신(천연두)이창궐하고비화는평소몸이허약한준서를걱정한다.

상촌나루터에미치광이가나타나얼이를좋아하며따라다니자그에게농민군원혼이씌었다는소문이퍼진다.원아와석록은혼례를치르고나루터집안채에신접살림을차린다.그사이준서가마마에걸려빡보(곰보)가되고,해랑이준서더러먹이라고약을보내지만,비화는거절하고둘사이는한층멀어진다.그미치광이(혁노)는거짓미치광이행세를했다는것과전창무와우씨소생임이밝혀지면서,행방을몰랐던우씨가충청도에서천주학활동을하고있다는사실도알려진다.

얼이와준서,혁노는의형제를맺고,얼이는곰보딱지탓에대인기피증이있는준서를서당에데리고간다.대원군이청국에납치당하고,조선국모가청국군사호위를받으며입궐하는등,나라는위태롭기만하다.농민군지도자나광이밤골집에와서농민군교육을시키고밤골집을농민군비밀집회장소로삼고자한다.해랑은무료함을달래려고을특산품수집에빠지고,어엿한청년이된동업이해랑을친모처럼따르자,언네는진작동업을제거하지않았던것을후회한다.

오광대패가되어말뚝이역을하는원채를보기위해꼽추영감과언청이할멈이평안리타작마당에서펼쳐지는놀음판을구경하려고온날,양반청년들에게집단구타당하는백정을본해랑이꼽추영감에게알려죽을고비를넘기게해준다.강목사강요에의해임금의명을받은보빙사신분으로미국대통령까지만나고온한양선비고인보의수청을들수밖에없는효원이다.꺽돌이키우는비화네최고소천룡과양득이키우는배봉네최고소해귀가,오랜전통을자랑하는그고을소싸움대회에서갑종투우결승전상대로맞서게되는데…….

교방에서탈주한효원은얼이와함께원채에게도움을청하여오광대패합숙소에은신한다.동업을후계자로지목한배봉은부산포일본상인들과거래하는장소에동업을대동하여경영수업을시킨다.비화는읍내장터채소공판장자리에생긴종합상가점포를사서나루터집제1호분점을여는데,배봉도맞은편에새점포를내어팽팽한힘겨루기를한다.
효길이란가명假名으로남장男裝을하고벙어리행세를하며오광대합숙소에들어간효원은,원채에게오광대를배우는등꼭두쇠이희문을비롯한그곳사람들을속이지만,중앙황제장군역의한약방주인최종완은효원한테서이상한점을느낀다.혼자자는효원방에칼을든복면강도가침입하자효원은뛰어난검무실력을발휘하여위기를넘기지만,그가최종완이며자신이남장여인이란것을눈치챘을거라고불안해한다.

조선에출병한청국과일본이싸워일본이승리하고,농민군이정부군을물리치는등,나라안팎은커다란소용돌이에휘말린다.일본도자기발상지인사가현의아리타(有田)에서왕눈은쓰나코에게놀라운이야기를듣는다.그녀어머니노요리에가일본도자기의원조로존경받는이삼평의11대후손이라는것이다.

농민군지도부에서백성들에게시월초엿샛날광탄진(너우니)에모이라는통문을띄우고,원채에게자신이농민군주모자급이됐다는말을들은얼이는,나루터집식구들에게이번봉기는일본에대항키위한것이라고얘기한다.평안리의오래된우물(추새미)에서젊은농민부부변사체가발견되자,이제곧터질농민봉기와연관되었을거라는풍문이나돌면서민심은더없이흉흉해진다.비화는해랑이목숨을구해준백정방상각과만난서장대에서배봉과마주치는데,배봉은방상각을죽이려다가그의종이벼랑에서떨어져목숨을잃는다.

너우니에많은백성이모여성을향해진군하고고을영장營將은동학농민군을정중히맞이한다.무혈입성한농민군에게민호준병마절도사는잔치를베풀며환영하지만,원채는농민군과관군이어울려술판을벌이는것을보고얼이에게앞일을염려하는말을한다.부산주재일본공사관의다께오와히라조시,소와는동학농민군봉기를허위로기록해상부에보고하는등,너우니농민운동은크나큰파문과함께미묘한민족감정으로번져나간다.

동학농민군이득세하자배봉은식솔들에게몸단속을시킨다.그자리에서만호는지금까지깔봤던해랑에게처음으로두려움을느끼며,얼이가농민군을한다는사실을안해랑은비화에게깊은적개심을품는다.
얼마후,동학군이연고지별로분산철수한다는소리에얼이와원채는실망을하고,얼이는호남출신동학군도금모를만나장태를이용한농민군활약상을들으며더욱전의를다진다.동학운동분위기가고조되자각진영鎭營의도둑을잡는일을맡은벼슬인토포사討捕使지영석그리고스즈기대위와엔다중위등이동학군을사로잡아공개처형하고,남강쪽상평에실전배치된얼이는원채지원을받아가며그의첫전투를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