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운다

늑대가 운다

$16.00
Description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을 비롯해 김애란, 백가흠, 안영실, 조경란 등을 한국문학을 새롭게 만드는 신세대 소설가로 언급했다. 그동안 여성과 사회적 약자인 주변부 인생들의 삶과 애환을 천착해온 안영실은 소설집 『화요앵담』을 출간한 후 8년 만에 세 번째 소설집 『늑대가 운다』를 출간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 무수한 다중의 소외된 자들이 권력과 폭력에 의해 바깥으로 밀려난 억압받는 여성들을 성찰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번 창작집은 이런 소외된 자들의 잃어버린 영토를 찾는 모성 담론이다. 여성의 자기 정체성 형성은 제한적이고 한정적으로 가능할 뿐 결국은 가부장제의 질서로 회귀하게 된다. 결국, 변형된 플롯이 나타난다고 해도 결혼이 여성 이야기의 끝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여성의 플롯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작품의 주인공은 대부분이 여성 화자이며, 이들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자신의 성장을 방해하는 억압적 공간으로 나타난다. 억압적 공간에서 현실적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길은 자신을 구기고 왜곡시켜서라도 가족 속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안영실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소설가이다. 풍부한 서사성과 그에 걸맞는 문체, 그리고 논리력까지 갖추고 있다. 작가들은 자신이 쓰고 싶은 서사에 집중하게 된다. 이번 안영실이 소재로 선택한 ‘어머니와 딸의 서사’는 인류가 사라지지 않는 한 가부장 의식의 소재는 다양하게 변주되어 작품 속에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어머니와 딸의 서사를 초월한, 현실의 벽을 뚫기 어려운 가부장제 안에서 포용의 시선으로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있음에도 가족을 위해 더 큰 사랑을 품은 거룩한 성모상을 통하여 사회와 가정의 화합을 보여준다. 그러할 때 철없는 아버지, 집 나간 아버지, 어떠한 불행 속에서도 가정은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 이덕화(평택대 명예교수)

우리가 폭력의 실체를 똑바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는, 누구나 인간답고 존귀한 존재로 살기 위해서다. 폭력은 악한 사람에게서만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마음, 무관심, 이기심, 집단 이기주의, 빠른 성취를 바라는 부모나 사회의 재촉도 폭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간이 인간임을 방해하는 폭력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만 우리가 인간답게 사는 길을 찾게 될 것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노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감히 집을 뛰쳐나오거나 가부장적 가족과의 투쟁을 벌이는 쪽보다 늙고 병든 엄마와 정신적인 연약함을 지닌 존재들에게 좀 더 친밀하게 자신을 개방함으로써 초월적인 관계로 확장된다. 이것은 가부장제 벽이 워낙 공고하기 때문에 자신을 내던짐으로써 오히려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더 적극적인 몸가짐이다.
저자

안영실

저자:안영실
1996년문화일보신춘문예중편소설「부엌으로난창」당선.
2013년소설집『큰놈이나타났다출간.
2013년프랑스editionsphilippeRey에서공저Noctuned'unchauffeurdetaxi출간.
2016년소설집『화요앵담』출간.
2022년장편소설『설화』출간.
2024년소설집『늑대가운다』출간.

목차

작가의말

별의왈츠11
늑대가운다42
매미67
여자가짓는집92
뼈의춤120
갈릴레이갈릴레오154
벼랑위붉은꽃184
바람벽에흰당나귀213

작품해설
모성담론을통해서본딸의서사243
-이덕화(평택대명예교수)

출판사 서평

-수록작품
(별의왈츠,늑대가운다,매미,여자가짓는집,뼈의춤,갈릴레이갈릴레오,벼랑위붉은꽃,바람벽에흰당나귀)

-별의왈츠
금지는가정폭력을피해어려서부터할머니와함께산다.그녀는스무살에만난연우를진실하게사랑하지만,사실은데이트폭력을참고견디며지낸다.가정폭력을보고자랐기에희생하고참는것이사랑이라고믿기때문이다.연우와는이유도모르고헤어진후,그녀는이별의상실감에외롭고공허하게살아간다.어느날연우가불쑥찾아오고,둘은뒤늦은이별여행을떠난다.대자연의위로속에서그녀는지난날의상처를스스로위로하고,연우는뒤늦은사과의뜻으로가시꽃다발을선물한다.성당에서내려오는길,49개의동제카리용이연주되며,둘의머리위로폭포처럼음악이쏟아진다.좁은골목길에서둘은사랑도화해도건넌사이가되어아름다운왈츠를춘다.

-늑대가운다
해가질무렵이면네가사는동네엔늑대의울음소리가들린다.너는그소리를들을때마다네가푸른늑대의후손이라고했던아버지를떠올린다.소녀일때몽골에서한국으로이주해온너는외국인이라는이유로이런저런피해를겪었다.치매노인을보살피던너를주인남자가겁탈하고결혼하자며꼬드긴다.너는결혼으로간신히한국인이되었지만,서툰언어만큼이나진짜한국사람이될길은멀기만하다.너는네안의가장고결한것을꺼내밥을짓지만,남편은제자식들에게재산을빼돌리고네겐통장하나주지않으며수시로폭언을일삼는다.좌절한너는가출하려하지만그마저도정에이끌려쉽지않다.개와늑대의시간,다시늑대들이울기시작하고,너는할아버지가부르던신비로운‘흐미’의가락을토해낸다.

-매미
술집작부로살았던한노파의삶과죽음을,노파를살펴주며매일음식을갖다주던늙은여자의목소리로읊는사설조만가,전라도사투리로판소리형식을일부차용한1인극이다.노인에대한편견,약자에대한편견등을아우르는큰사랑을보여주며,늙은여자와사회복지사와의대화를화자시점,화자의대화로만표현하여,상황과상대의대사를유추할수있도록공간을부여했다.

-뼈의춤
생텍쥐페리의의문스러운죽음을따라가는추리적기법의소설로,소설을읽는독자들이소설속에길을만들고길을찾거나잃는다는환상적인이야기다.더불어인간의고통속에숨은사회적정서적폭력의실체를살피면서,작가로사는일과소설이란무엇인가하는질문을던지며,중의적의미를함께천착하려했다.

-벼랑위붉은꽃
목수공씨는구운달걀에서튀어나온논병아리로인해혼란스럽다.젊은시절그는기억속의어머니를찾으며방황했지만,부모를잃은그를키워준할아버지의도움으로목수가되었다.그는평생어머니를그리워하면서성모상을만들고싶어하여,작품마다성모의손이나발,미소등을새겨넣는다.그는한알이모자란묵주로기도하며겸손하게사는데,병이깊어진후논병아리가자주나타난다.그는평생의숙제였던붉은꽃의의미를알게되고,죽어서묵주한알로남는다.어떤의미에서작가는평생나무를다듬고깎아무언가를만드는목수와닮았다.

-여자가짓는집
대기업에입사했던한청년이지하철에서폭행당한후,말과인생을잃어버리고,갓결혼한두젊은이의인생도바뀐다.성악가를꿈꾸던여자는가장이되어입주청소부로고달프게살아가고,말을잃은남자는게임세상에서만산다.가난한여자는사회적약자로서차별과편견에고통당하지만,그녀도성소수자에게는편견의잣대를들이댄다.여자는전철에서처음보는사람에게언어폭력을당해도움을청하지만,내가아닌남은외면하는사람들로인해좌절하고만다.가족을감당하며살아온여자가기를쓰며짓는집은위태롭고,늘잣대를들이대는내면의목소리로인해마음마저복잡하다.전철을타고가면서벌어지는사건과경험을여자의시점에서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