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슬픔 (엄현주 장편소설)

온화한 슬픔 (엄현주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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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학부모들의 욕망과 극성으로 상징되는 대치동에서 아버지의 부재로 결핍감을 느끼면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중학교 2학년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엄현주 장편소설 『온화한 슬픔』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미혼모와 단 둘이 살면서 주변의 친구들과 다르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당차게 살아가는 열다섯 살 소녀의 성장일기다.

태어나서 한 번도 아버지를 만난 적이 없는 주인공은 자신이 세 들어 살고 있는 약사 아저씨를 아버지 같은 느낌으로 대한다. 자식들 유학으로 기러기아빠가 된 이웃 약사 아저씨를 통해 사람 사이의 따스한 정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엄현주

2002년단편소설『투망』으로평사리문학대상수상.
2006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2016년장편동화『산을품은아이들』법계문학상수상.
2024년장편소설『참좋은시간이었어요』작가포럼문학상수상.


출간한작품은장편소설『참좋은시간이었어요』,『온화한슬픔』과소설집『투망』,『불꽃선인장』이있으며,공저로는『코로나19기침소리』,『카페인랩소디』가있다.

목차

어둡고좁은집
미혼모의딸
그리움과기다림
할머니생신
아저씨의외로움
길고양이플루토
어릴적골목친구와의만남
고양이와아저씨가함께찍은사진
낡은잿빛건물
아빠가우리를아직사랑한다고?
아저씨의죽음
이사

출판사 서평

학부모들의욕망과극성으로상징되는대치동에서아버지의부재로결핍감을느끼면서도당당하게살아가는중학교2학년여자아이의시선으로바라본엄현주장편소설『온화한슬픔』이출간되었다.이소설은미혼모와단둘이살면서주변의친구들과다르게어려운환경속에서도당차게살아가는열다섯살소녀의성장일기다.태어나서한번도아버지를만난적이없는주인공은자신이세들어살고있는약사아저씨를아버지같은느낌으로대한다.자식들유학으로기러기아빠가된이웃약사아저씨를통해사람사이의따스한정이세상을살아가는데큰힘이된다는것을보여주고있다.


아빠.우리아빠라는사람은도대체이세상어느구석에숨어있을까?한때나는우리아빠가산타클로스인줄알았다.세상곳곳을돌아다니며착한아이들에게선물을나눠주느라바빠서내게얼굴을보여줄수없는산타클로스.이제나는산타클로스대신‘알라딘의요술램프’의지니같은사람이아빠이길종종꿈꾸곤한다.내가원하기만하면뭐든지다들어줄수있고,어렵거나힘든일이생길때면모든걸다해결해줄능력을지닌지니.그를정말절실하게필요로할때면꼭내앞에나타나줄것이라나는믿고있다.
-본문중에서


‘인간의정서중에서가장맑고순수한감정이슬픔이라고생각한다.결국슬픔에서피어난꽃이사람이아닐까?누구나자기만의사연이있고,그걸가만히들여다보면슬프지않은사람이거의없다.하지만그슬픔을질료삼아각자나름대로자신만의꽃을피운다.’는작가의말처럼어린소녀의눈을통해바라보는세상은슬픔과기쁨이교차하며고통과기쁨또한하나라는것이다.치열한입시경쟁에서조기유학을결정한기러기아빠들의애환과자식들을부양하기위해자신을희생하는이땅의아버지들에게보내는헌사이다.




이소설의주인공송화도수많은슬픔과함께하면서도절망하지않고꿋꿋하게자라결국자신만의꽃을피울것이다.약사아저씨에대한따뜻하고슬픈기억은송화에게삶의원동력이되어이세상을살아가는큰힘이될것이다.


줄거리

미혼모의딸인나는엄마와함께외가에살다가외삼촌이결혼하자조그만아파트로이사한다.그러다한의사인외할아버지가돌아가셔서한의원에서일을도우며생계를꾸리던엄마는샌드위치가게를연다.

어느날가게주인이엄마에게세를올려달라고한다.할수없이우리는가게뒤편에딸린조그만방으로이사한다.그방은앞건물에가려햇볕조차들지않는곳이다.우리샌드위치가게바로옆에서약국을하는건물주인이나는원망스러웠다.그런데기러기아빠로캐나다에있는가족들에게좀더많은생활비를보내기위해따로거처도없이약국에서지낸다는것을알게되자원망이사라지고,그의딸과내가동갑이라는이유로딸처럼대하는그에게점차호감을느낀다.

엄마의인생에서내가혹이라고공공연하게떠들어대는외할머니는나를미워할뿐아니라철까지없는어른이다.사려깊고자상하던외할아버지가돌아가시고나자엄마와나는세상에의지할데가없어졌다.엄마는내가한의사가되는꿈으로살아간다.그꿈이내게는너무나버겁다.엄마는빠듯한생활비로나를여러군데학원을보내며모든걸내공부에건다.다행히도나는최선을다해열심히공부하기때문에교육열이최고인곳이지만반에서일등을놓치지않는다.

약사아저씨에게나는틀린그림찾기라는컴퓨터게임을가르쳐준적이있다.그는그사이트에들어와기러기아빠라는닉네임으로종종글을올리곤한다.그는여름방학을맞았지만캐나다에서돌아오지않는가족들을애타게기다린다.그러던어느날건물안으로들어온새끼고양이를그는키우게된다.포우의소설에나오는검은고양이의이름을따서나는플루토라고이름을지어준다.나는그에게금연하라고권유한다.아랫배가나오고,숨이차고,가슴에종종통증을느끼는그의건강이늘염려되어서다.

그러던어느날,그가가슴의통증으로괴로워하는걸보고나는왠지불안감에사로잡힌다.때마침시험기간이라그에게신경쓸틈이없던중,나는아무런예고없이그의약국문이닫힌것을발견한다.시험치는내내그가떠오르곤했지만어쩔수없이나는시험에몰두한다.시험을마치고집으로돌아오다가나는반쯤열린약국문앞에사람들이모여있는것을발견하고모든사태를알아차린다.

그의가족들은그가죽자돌아와서재빨리건물을팔아치운다.새로바뀐건물주는건물을리모델링할것이라고한다.마침외삼촌이해외주재원으로나가게되어우리가외가에들어가기로한다.

마침내이사가는날,나는아저씨가늘입던누르스름한가운한자락을환영으로보며슬픔과함께따스하고부드러운기운을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