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을꿈꾸는현실주의자,도법스님의삶과뜻
"생명은자기몸의아픈곳을중심으로움직인다.
불교도세상의아픈곳을보듬어야한다.”-도법
우리시대를대표하는생명평화사상가이자활동가인도법스님.열일곱출가이후,간디와의만남,화엄경탐독,종단개혁,인드라망생명공동체창립,생명평화탁발순례,‘붓다로살자’운동,평화의꽃길,기쁨의세월호까지,지난50여년동안스님은이땅에무엇을싹틔우려고한것일
3년동안의질문과답변,그리고함께한공부와일들.이축적속에서저자가본도법스님은,『화엄경』이라는무변(無邊)한세계에서찾은길위에‘생명평화’라는꽃을피우고자늘깨어있었다.이책은이상을꿈꾸는현실주의자,도법스님의삶마디마디에망울져있는뜻을추적하며,신념을꽃피우며살아간다는것을성찰하도록우리를이끈다.
길을나서다
만으로열일곱이던1966년,도법은김제금산사로출가한다.2년뒤인1968년,어머니가위독하다는전갈을받은도법,출가자는세속과인연을끊어야한다는가르침에따라평소처럼생활하던그를한사미승이불러냈다.“어머니가위독하시다는데,니가아무리중이지만어머니아들이다.어떻게사람이그럴수있느냐.”
이말에‘어머니’가아닌‘삶과죽음’문제가가슴에사무친도법은죽음을경험해보자는데까지생각이미친다.한밤중다리위에선그는,장마로물이불어난하천을바라보다퍼뜩정신을차린다.“아,여기서뛰어내려서죽으면삶이끝나니까,죽음을경험하는것이아니라그냥죽고마는것이구나.”
도법은삶과죽음의문제를풀고싶었다.금산사에가만있어서는그럴수없을것같았다.그래서도법은은사스님께말씀드리고합천해인사로길을나선다.
간디와화엄경
당시해인사는한국불교의수도였다.성철스님(1912~1993)이구축한엄격한수행가풍아래로도(道)를찾는수많은승려들이운집했다.도법역시문제해결의기대를품고해인사로향했다.하지만성철스님가르침으론의문이풀리지않았다.이후도법은김천수도암,순천송광사를거쳐다시해인사를돌며,참선해서도인되겠다고몸부림쳤다.
그렇게보낸10여년의끝인1970년대후반,도법은간디자서전을만난다.인간에대한무한한자비의마음으로불살생을실천했으며비폭력불복종으로인도독립운동을주도했고,영국제국주의에저항하면서도영국을미워하지않은간디.그는힌두교도였지만,도법에게는“석가모니붓다의정신에가장충실한사람”으로보였다.이를계기로도법은붓다의삶과불교경전을‘사회적’시각에서재해석하기시작했다.
그무렵도법은『화엄경』도만났다.『화엄경』을통해,모든존재가서로평등하게연결되어조화롭게존재하고있으며‘생활이곧도(道)’임을깨달았다.“세계를포용하는크나큰인간의가슴,생명을향한깊고깊은애정의관심,이웃-생명-세계를가꾸기위한뜨거운정열의헌신이우리들인간자신에게갖추어져있음을생각할때환희가솟구침을느낀다.인생이란,삶이란정말이래야된다고흐뭇하게웃으며고개를끄덕이게된다.”
사회속에서,생활속에서불교를실천하겠다고마음먹은도법은1990년,도반들과함께불교의풍토를바꾸고자‘착한벗들의수행공동체’인‘선우도량(善友道場)’결사운동을시작한다.“오늘우리가직면한불교의현실은올바른수행의부재로부터그원인을찾는다.우리는서로사랑하고,위로하고,기뻐하고,나누는실천행으로새로운승풍(僧風)을바로세워야한다.”
불교개혁에나선도법은이후94년종단개혁,98년종단사태에서‘개혁의아이콘’이된다.
생명평화의길을걷다
도법의이러한성찰은1998년문을연‘실상사불교귀농학교’,1999년창립된‘인드라망생명공동체’라는모습으로기어코현실화된다.이둘을통해도법은우리사회가“세계,산천,초목,부처님,보살,중생,이것과저것,시간과공간,유정과무정등모두가함께어울려출렁이는생명의큰바다”가되길바라는큰꿈을이루고자했다.
드디어2004년,도법은‘생명평화탁발순례’를시작한다.그해3월1일부터2008년12월12일까지장장1,747일동안3만리를걷고8만명을만난이순례를통해,상호의존의세계관과동체대비(同體大悲,너와내가한몸임을자각하여내는큰자비심)의실천론을축으로하는도법의생명평화사상은완성된다.“아침에일어나밥을먹고,때로는누룽지를끓여먹고,출발지에집합해서생명평화백배서원절명상하고,걷고,점심먹고,그날종점에서절명상하고,저녁먹고대화하는”일상을반복하며성찰하고확인한생명의구체적양상이사상에생명력을부여한것이다.
이전부터도그래왔지만,이후도법의모든행보는‘너와나를함께살리는’생명평화의길위에서이뤄진다.
정의(正義)를새롭게정의(定義)하다
2001년,도법은한인터뷰에서이렇게이야기했다.
“부처님은이것도좋고저것도좋다고하지않았습니다.부처님은바른것을드러내기위해어떤것과도타협하지않은분입니다.그럼에도불구하고분노해야할대상에화내지않고증오해야할대상을미워하지않고파사현정(破邪顯正,삿된것을깨뜨리고바른것을드러냄)의길을가신분이부처님입니다.”
2009년,노무현전대통령이세상을등졌을때는다음과같은글을쓴다.
“만일당신과나라는인간존재가좌익,우익,친북,친미따위보다더근본적인가치이고더귀중한존재임을가슴에고이간직하고있었어도극단적인좌우대립동족상잔남북분단의비극이벌어졌겠습니까?그래도오늘의비극과고통이일어나겠습니까?”
언뜻반대로읽히는이두발언은,사실근본뜻에서차이가없다.도법에게정의(正義)란“한몸인너와내가함께사는생명의길”이므로,그는‘선(善)’뿐만아니라‘악(惡)’과도‘잘’공존하는길을모색한다.도법은악을뿌리뽑아없애는게가능한일도아니라고본다.선악은동전의양면처럼서로붙어있기때문이다.그러므로우리가해야할일은악을증오하지않고,악과마주쳐상처받지도말고,악에게함께살아갈수있는길을찾자며머리를맞대는것이된다.이런행보를밟기에도법은수많은비판에직면해있다.
출가후50여년,도법스님중간점검
도법은누구보다많은존경과많은비판을동시에받는인물이다.“생명평화를위한순례자”도법은존경을받지만,“성격급한스님들이적지않은불교계에서대표적인대화론자”인도법은비판을받는다.
종교평화선언을추진하는과정에서다른종교(기독교)에무릎을꿇는다고비판을받았고,조계사에들어온한상균민주노총위원장을경찰에내주었다고비판을받았으며,세월호의슬픔을세월호의기쁨으로전환하자고제안해또비판을받았다.그가무슨문제이든대화로풀고자노력하기때문에,그과정에서약자의편을드는대신강자의입장을두둔하는모양새를보이기때문에,능력의한계를여실히드러내기때문에도법은비판을받는다.어디까지가정당한비판일까?비판을하며그와거리를두고외면하는대신,비판을하되그와함께하며우리사회를더낫게만들수는없을까?
이책은문제적인간,도법의입장에서그의50여년승려의삶을돌아본다.베트남출신승려이자평화운동가인틱낫한은말한다.“누군가를이해하고자한다면그의피부속으로들어가야한다.참된이해에이르는유일한길은이해하려는대상이되는것이다.”진정도법은어디를향해가고있을까?이책이그를이해하고(그를긍정하든부정하든)그와함께할수있는길을가늠할수있게해주는한계기가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