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불교 공부 노트

철학자의 불교 공부 노트

$18.07
Description
의심 없이 믿는 거, 난 반댈세!
사고(思考) 없이는 불교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철학자
이 책의 저자 지지엔즈(冀劍制)는 철학과 교수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서양 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대만으로 다시 넘어와 화판대학 철학과에 자리 잡았다. 그런데 화판(華梵)대학교는 유교와 불교에서 공히 중시하는 ‘깨달음의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였다.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불교’를 만난 저자는 예의 철학자의 입장에서 불교에 대해 파고들어 가기 시작한다. 그는 철학자답게 ‘사고(思考)’와 ‘의심’을 불교 공부의 기초로 삼았다. 그는 우선 윤회나 정토 같은 ‘신앙’에 속한 문제들은 한켠에 놓아두었다. 비록 양자역학이나 시간의 불가역성(不可逆)에 대한 반론 등을 언급하며 “최근의 과학 연구 성과들이 우리가 믿기 힘들어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 엄밀한 과학적 견지에서 완벽하게 증명하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불교의 목적인 ‘이고득락(離苦得樂)’과 깨달음의 ‘실천’에 주목했다. 인생이 고통이라는 진리와 그걸 극복하기 위해 삼독(三毒, 탐욕·분노·어리석음)을 제거해 나가는 수행, 그리고 마침내 무아(無我)를 체득해 궁극의 경지에 올라가는 길이 우리가 불교를 공부해야 하는 가장 ‘합목적적’인 이유라고 본 것이다.
이를 추구해 나가는 과정 역시 철학자다웠다. 기존의 세계관에 대한 의심과 파괴를 통해 새로운 세계관에 접근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은 불교신자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탐구와 추리를 통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바로 “삶의 고민을 털어내고 싶다면 인생에서 꼭 한 번은 불교를 만나라.”는 것이다.
저자

지지엔즈

미국뉴욕주립대학교버팔로캠퍼스에서철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는대만화판(華梵)대학교철학과교수겸불교대학원장을역임하고있다.불교학과철학의대화,기쁨의철학,비판적사고,지식론,마음철학,과학철학등을강의한다.저서로《해적왕의철학수업》,《틀리지도맞지도않은40가지생각》,《논리오류감식반》,《우리아이의논리적사고력을키워주는스토리텔링》,《마음의폭풍:현대서방의의식철학및개념혁명》등이있다.

목차

상편
이고득락(離苦得樂)의사색(思索)

01누가불교를배워야할까?
02인생은본래고통이라는비관주의
03인생은즐거움보다고통이더많다는것은사실인가?
04‘이고득락(離苦得樂)’의의의
05영혼과윤회를믿을수있을까?
06‘이고득락’은탐욕[貪]·분노[瞋]·어리석음[癡]을없애는것으로부터시작한다
07탐욕·분노·어리석음이어째서고통의근원인가?
08탐욕을살피고탐욕을풀어라
09분노를보고분노를풀어라
10어리석음을보고어리석음을없애라
11무아(無我)란무엇인가?
12일체개공(一切皆空)이란무엇인가?
13무엇을‘색즉시공,공즉시색’이라고하는가?
14무엇을‘오도(悟道)’라고하는가?
15깨달음의기준

하편
이고득락(離苦得樂)의수행(修行)

01수행과신비한체험
02‘허무감’과‘의미감’을수행의지표(指標)로삼다
03자비심수행
04발심(發心)과도덕실천
05무상(無常)의세계관수행
06좌선수행
07철학의실천VS.불교의수행
08업력(業力)의수행
09일념심(一念心)수행
10정념(正念)수행
11지혜의수행
12염불(念佛)수행
13외왕(外王)수행

출판사 서평

저자가말하는불교의닮은점,다른점

흔히사람들은불교가철학이아니냐고질문한다.저자는같지는않지만닮은점은있다고말한다.
둘사이에공통점중에는다른학문분야에는없는것이하나있다.바로양자모두지식에대해서는건설적이기보다는파괴적이라는것이다.철학과불교공히기존지식이무엇이잘못되었는지에대해초점을맞춘다.철학이든불교든모두사람들이여러가지잘못된지식을가지고있고,또그것들을온힘을다해찾아내서없애야한다고여긴다.불교에서는이런잘못된지식에빠져있는상태를‘무명(無明)’이라고정의하고그걸없애는방법으로‘정견(正見)’을제시한다.
잘못을찾아내는방법역시비슷하다.깊고근본적인사유를통해불안정과불확실을찾아가고심지어는아예텅빈것임을발견한다.이를통해기존관념에대해회의적이거나부정적인생각을갖게하게이른다.
하지만그길에서양자는또다른것이되어간다.철학은보통사고를통해서만잘못을없애고,아울러가능한한다시사고를통해서더합리적인해답을제시한다.그러나영원히종점에도달하지못할수도있고,끊임없이더합리적인해답을찾기만할수도있다.불교는사고를통해서잘못을없애는것이외에자신의내면을변화시키는수행을통해서최종적인해답을직관(直觀)하여얻는다.양자가가장다른점은바로여기에있다.
또철학은논리를의심해서는안되고,불교는석가모니부처님을의심해서는안된다는차이점이있다.철학적사고는논리법칙을기초로한다.예컨대철학에서는“모순된서술은분명히틀린것이다.”라고한다.그러나불교는적어도언어의사용에있어서는논리에국한되지않으며,심지어는늘모순된서술이나타난다.예컨대,불교는“모든고통은어리석음[無明]에서나온다.”라고주장하고,바로이어서또“무명이없다.[無無明]”라고말한다.이처럼불교를배우는사람들은반드시언어의모순속에서지혜를여는계기를찾아야한다고저자는말한다.
지혜를향상시키면잘못된관점에서비롯된이러한모순을발견하게되고,아울러이러한관점을타파할수있다.그리고관점을타파한뒤에도논리가옳은것이라고표현하지않고,직관하는가운데논리밖의무언가형언할수없는것을잡아내야한다.저자는이것이불교에서말하는‘공성(空性)’이라고주장한다.이미모든것이다비었으니논리도텅빈것이고,전적으로의존할수없는것이라고표현하였다.

자신이‘합리적’이라고생각하는사람들을위한불교강의

이책은교리를다룬상편과수행을다룬하편으로나눠진다.
교리를다룬상편에서는불교에서말하는세가지번뇌(탐·진·치)와삼법인(무상·고·무아)등에대해서다루고,수행을다룬하편에서는좌선,정념,염불등수행에대해서다룬다.
딱보면여느불교입문서와다르지않다.하지만저자는철학을연구하면서체득한논리적사고와정의내리는방법을활용해불교를설명한다.
여기에더해저자는불교에서말하는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를좀더진지하게탐구하기위해의도적으로우리에게익숙한철학자들을등장시키고그들의철학이론을소개한다.칼포퍼의반증주의,데이비드흄의회의주의,칸트의순수이성비판과실천이성비판,하이데거의현상학,유가의중용지도,장자의대자재(大自在),송나라의명리학같은동서양의철학사상등은불교를이해하는좋은수단이었다.
불교의이론중‘미신’으로만취급되는부분을반박하기위해서칼포퍼의‘반증주의적’지혜에대해살펴보고,불교에서말하는무아(無我)에대해살펴보면서데이비드흄이문제를제기했던자아에대한의심에대해살펴보기도한다.또불교에서흔히쓰이는말인발심(發心)의본질에대해살펴보기위해칸트가제기했던‘도덕실천’을살펴보기도한다.
하지만어려운철학과어려운불교가만나난해할것만같은이책은가장쉬운불교입문서가되었다.저자자신이처음불교를접했을때느꼈던너무쉽거나난해하거나,즉너무뻔한이야기이거나도통이해할수없는뜬구름잡는소리에대한불만의기억이있었기때문이다.가장쉬운말과이해하기쉬운비유,이것이이책의가장큰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