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반난, 밥 먹기 어렵다

흘반난, 밥 먹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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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흘반난, 밥 먹기 어렵다』은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틈틈이 옛 글을 찾아 읽고 덧붙인 소회를 모아 엮은 것이다. 법정法庭이야말로 인간의 민낯과 세상인심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다. 법조인으로서, 그는 인간사 애환을 바라보며 느껴야 했던 번민과 소란한 마음을 옛 글에 기대어 풀고 다스렸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시문들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詩에서 지식인의 고뇌와 사유, 생활인의 어려움, 사랑, 우주적인 깨달음까지 아우른다. 덧붙인 소회는 현대인의 가벼운 삶에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자

김진태

저자김진태는경남사천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법학과를졸업했다.한국은행을거쳐경향각지에서검사로재직했으며검찰총장을지냈다.백봉,효당,무천에게서불교와역易을배웠고,지은책으로는『물속을걸어가는달』(학고재)등이있다.

목차

글머리에

1장흘반난,밥먹기어렵다
길재_술지述志
기대승_우제偶題
이색_부벽루浮碧樓
주천난
김시습_사청사우乍晴乍雨
이항복_삼물음三物吟
공자진_기해잡시己亥雜詩
정사초_한국寒菊
사마천_보임안서報任安書
이백_행로난行路難
남이_북정北征
두보_등악양루登岳陽樓
굴원_소사명小司命
김일손_도한강渡漢江
권필_한식寒食
최치원_추야우중秋夜雨中
문천상_과영정양過零丁洋
권근_왕경작고王京作古
백거이_채시관采詩官
이황_보자계상유산지서당
步自溪上踰山至書堂
조식_제덕산계정주題德山溪亭柱
유우석_유현도관遊玄都觀
유득공_송경잡절松京雜絶
송익필_산행山行
이숭인_과회음유감표모사過淮陰有感漂母事
이욱_우미인虞美人
임춘_서회書懷
서위_「묵포도도墨葡萄圖」의제화시
원천석_개신국호위조선이수改新國號爲朝鮮二首
정도전_방김거사야거訪金居士野居
정몽주_춘春
정약용_애절양哀絶陽
조광조_절명시絶命詩
조송_기해세己亥歲
김부식_결기궁結綺宮
청허휴정_탐밀봉探密峰
소식_자제금산화상自題金山?像
이청조_하일절구夏日絶句
하완순_별운간別雲間
한유_과홍구過鴻溝
허균_관장벽도위우소절용사장미운
官墻碧挑爲雨所折用死薔薇韻
황현_절명시絶命詩

2장차면줄어들고비면차오르고
설암추붕_우후雨後
백곡처능_감흥感興
경허성우_자범어사향해인사도중구호
自梵魚寺向海印寺道中口號
왕안석
유종산_遊鐘山
나은_견민遣悶
정섭_「제난죽석도題蘭竹石圖」의제화시
대각_의천독해동교적讀海東敎迹
허백명조_홍국紅菊
나옹혜근_기광주목사
변계량_신흥유감晨興有感
김극기_어옹漁翁
맹자
노자도덕경
묘법연화경
금강반야바라밀경
백운경한_출주회산出州廻山
사명유정_재본법사제야在本法寺除夜
이석형_영회詠懷
옹정제(胤?윤진)
원감충지_우서일절偶書一絶
이규보_산석영정중월이수夕詠井中月二首
침굉현변_청야문경淸夜聞磬
부휴선수_숙공림사宿空林寺
이순신_행장行狀
유성룡_징비록懲毖錄
주희_구곡도가九曲棹歌5
중관해안_막상의행莫相疑行
진각혜심_대영對影
예장종경
한산
함허기화_도중작途中作
허응보우_별보상인別寶上人
황정견
김기추_임종게臨終偈
태고보우_임종게
정관일선_상보은태수上報恩太守
측천무후_개경게開經偈
논어
순자
주역
원효_금강삼매경론
대방광불화엄경

3장묻고싶어라그리운그대있는곳
가도_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서거정_춘일春日
정지상_송인送人
김병연_이별離別
왕발_등왕각서?王閣序
박은_복령사福靈寺
왕유_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
신숙주_기중서제군寄中書諸君
이상은_야우기북夜雨寄北
김정희_도망悼亡
황진이_봉별소판서세양奉別蘇判書世讓
설도_춘망사春望詞1?3
임제_무어별無語別
루쉰_양취엔을추모하며楊銓
원세개_안중근의사만安重根義士輓
장갈_분서갱焚書坑
유종원_어옹漁翁
도연명_귀거래사歸去來辭
두목_강남춘江南春
박지원_요야효행遼野曉行
신위_동인논시東人論詩
이세민_부득함봉운賦得含峯雲
구양수_풍락정유춘?樂亭游春
이인로_소상야우瀟湘夜雨
이제현_산중설야山中雪夜
장영_천리수서지위장千里修書只爲墻
정철_산사야음山寺夜吟
조익_논시論詩
조조_단가행短歌行
장약허_춘강화월야春江花月夜
제갈량_출사표出師表
초의의순_귀고향歸故鄕
최경창_고봉산재高峯山齋
최호_황학루黃鶴樓
하륜_제광주청풍루題廣州淸風樓
혜초_여수旅愁
취미수초_산거山居
범중엄_악양루기岳陽樓記
대학
중용
설악무산_허수아비

출판사 서평

책소개
동양의옛시문詩文은오랜세월닳지않고빛나는것중의하나이다.비교하자면은은한달빛이다.먼길가는나그네의발밑을비춰주고가슴속찬바람을부드럽게덮어주며위무하는달빛….천년혹은수백년전선인들이남긴옛글은나그네머리위에동실떠있는그달을닮았다.슬픔과그리움,기쁨과설렘,허무와절망…….삶에서만나는온갖감정을독서와사색으로다스리며써내려간‘정수淨水의언어’는오늘을살아가는우리에게여전히유효하다.
시중에는옛시문에관한책이많이나와있다.고전학자와한문학자들이원문에충실하게번역한전문서도있고,원문보다더미려한풀이로작가의감상을더한책도있다.시류에맞게인생의지혜서로다듬어쉽고재미있게읽히는시문집도있다.
이책은김진태전검찰총장이틈틈이옛글을찾아읽고덧붙인소회를모아엮은것이다.법정法庭이야말로인간의민낯과세상인심이여실히드러나는곳이다.법조인으로서,그는인간사애환을바라보며느껴야했던번민과소란한마음을옛글에기대어풀고다스렸다.그의시야에들어온시문들은대자연의아름다움을노래한시詩에서지식인의고뇌와사유,생활인의어려움,사랑,우주적인깨달음까지아우른다.덧붙인소회는현대인의가벼운삶에묵직한울림으로다가온다.

김진태전검찰총장이
천천히공들여읽고음미한옛시문詩文의향香


“이책은원래검찰을떠나면서짐을챙기던중혹인간의삶을이해하는데도움이될까하여책상위에서나뒹굴던시詩?문文을한데모아퇴임식에참석한후배들에게나누어준것이었는데,어떻게이것을알고달라는사람들이있어부득이인쇄를하게되었고,그기회에몇사람을추가하고내용을다듬었다.…이책이다른사람을배려하고이해하는데조금이라도도움이되기를,그래서온누리에자비와평화가가득하길기대해본다.(-‘글머리에’중에서)

저자는지난해12월검찰총장직에서퇴임했다.법法과시詩사이는멀어보인다.그러나법조인으로자칫메마르고관성적으로흐를수있는마음가짐을그는시詩로써다스리고사색의깊이를더했다.저자는검찰총장자리에오른뒤가진첫간부회의에서소동파의시가적힌종이를나눠주었는데,‘자리가사람을빛나게하는게아니라어느자리에있건최선을다하면그자리가빛나는것’이라는뜻을시로전달하여화제가되기도했다.
평생법조인으로한길을걸어온그는젊은날‘한국의유마’라고불렸던백봉김기추선생,효당,무천에게서불교와역易을배웠으며,한문에도능통하다.한국,중국의한시와문장,불교경전을자유로이넘나들며음미하고풀어낼수있는내공이여기에서비롯한다.


최치원,원효,이순신,이백,소동파,측천무후…
인생의굽이마다찾아온옛글126편

이책은한국과중국의시와문장126편과여기에저자의짤막한소회를덧붙여구성된다.최치원,두보,이백,원효,소동파,이황,조식,측천무후,임제등.역사의굽이굽이에살다간사람들이당시처한상황에서선택하고포기하며쏟아낸시문들이다.여기에지은이의삶과역사적행보,정치적풍경그리고저자의감상을녹여냈다.인물의업적이나과오를따지기보다당시현실에이입移入하여최대한인간적으로교감하고이해하려한것이다.“어떤존재라도막중한소명을가지고세상에태어났으며,당시의상황에서는꼭필요한사람으로이해하려했다”고저자는밝히고있다.자연을노래하고,세상을논하고,사랑에설레고애달파하고,삶의이치를깨달아가는선인들의모습은예나지금이나변하지않는인간의정회를새삼깨닫게한다.


흘반난吃飯難,
세상사밥먹는것보다어려운것이있으랴

‘흘반난吃飯難’은밥먹기어렵다는뜻이다.‘밥’은생존과직결된다.인생은알고보면밥먹고사는여정에다름아니다.세상에밥먹는것보다더어려운일이있을까.생존경쟁에서살아남기위해다투고번민하고갈등하고울고웃는다.법조인인저자는세상의축소판인법정에서누구보다절실히느꼈으리라.
이책에실린시와글은대부분궁극적으로밥먹는것과관련되어있다.현실과이상사이에서갈등하고,권력에밀려나유배를떠나고,아침엔친구였던이가저녁에는원수가되고,뜻한바를이루지못해세상을버리고,알아주는이가없어방랑하는,인간사모든이야기가담겨있다.그러나이들이읊은시는이들이결코암울함이나슬픔속에계속빠져있지않았음을보여준다.산과꽃,강물과바람,새와달등머문곳에서만나는자연에마음을빗대며스스로를위로한다.대자연의이치앞에일개한인간의삶은얼마나소박한지.그래서집착을털어내고마음을낮추기에이른다.이런운치와풍류가있기에선인들은팍팍한삶을무심無心으로바라보며받아들일수있지않았을까.

비온뒤의뜰안은쓴듯이고요하고雨餘庭院靜如掃
바람지나는난간은가을인듯시원하다.風過軒窓凉似秋
산빛과물소리,그리고솔바람소리山色溪聲又松?
또무슨세상일이이마음에이르나.有何塵事到心頭
(-원감충지,「우서일절偶書一絶」)

산중에서의삶을통하여자연과하나가된자신의경지를보여주고있다.산빛과물소리,그리고소나무사이로바람지나가는소리…….이게전부이다.그이상무엇이필요하겠는가.만약그외세상사가마음머리로달려온다면,그래서그것에빠진다면아직공부가익지않은탓이다.(178쪽)


“가난보다시를짓지못함이더부끄럽다”
두통약대신시읽기를권유하다

옛글읽는재미란무엇인가.선인들이글짓기를통해‘밥먹고살기’힘든삶을한발짝떨어져객관적으로바라보며삶의의미를헤아렸다면,시를읽는우리는그마음에이입하여자신의삶을돌아보는데시읽는재미가있으리라.고려때선비임춘은가난과실의속에시를쓰며위로받았는데,“나는곤궁하면서도시또한잘짓지못한다”며애석해하기도했다.시한편의힘은이렇듯크다.천년혹은수백년전선인들이삶의희로애락을담아낸시한편,글한줄가슴에품고살아간다면,밥먹기힘든세상덜외롭게,좀더힘을내서헤쳐갈수있지않을까.

잠깐갰다,잠깐비오고다시개니乍晴乍雨雨還晴
천도도오히려그러하거늘하물며세상의정이야.天道猶然況世情
나를칭찬하는가했더니곧다시나를비방하고譽我便應還毁我
이름을피하는가하면도리어이름을구하네.逃名却自爲求名
꽃이피고꽃이진들봄이무슨상관이며花開花謝春何管
구름가고구름옴을산은다투지않는다.雲去雲來山不爭
세상에말하노니모름지기기억하라.寄語世上須記憶
어디서나즐겨함은평생득이되느니라.取歡無處得平生
(-김시습의「사청사우乍晴乍雨」)

이시는비가오다개고,또오는자연현상을빌려인정세태의무상함을풍자하고있다.인정과는무관한자연현상도이렇게변화무쌍한데이해관계로변덕이죽끓듯하는인간세상이야말해서무엇하겠는가.칭찬했다가비난하고,명리를피한다면서바로명리를구하고…….그러나봄은꽃이피고지는것을상관하지않고산은구름이오고가는것을다투지않는다.어디에선들자족하면그것이바로평생에얻는바가되지않겠는가.(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