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계(欲界)최초의중생은거친음식을먹고남녀의구분이생겼다?
코끼리고기와말고기는먹지말라?
음식관련계율은재가사회와의갈등을피하기위해제정되었다?
초기불교빨리어문헌에서대승불교한역문헌까지
경(經)ㆍ율(律)ㆍ론(論),삼장(三藏)속음식관련내용을통해
불교가바라보는음식에관해고찰한국내최초의연구서
불교의음식문화는불교의정체성문제로소급될수있는중요한맥락을가지고있다.
불교에서음식과욕망의문제는불교의우주론을구성하고있으며,불교가추구하는수행자의궁극적자세와수행체계의하나를구성하기까지그공간과부피를키워왔다.
그렇다면불교에있어음식은어떤존재인가?
이책은불교가바라보는음식에대한근본적인식과음식을대하는자세,그리고그변화에이르기까지빨리어삼장(三藏)을비롯한여러불교문헌은물론고대인도문헌과현대선학(先學)의연구물등을종횡무진살피며밝혀내고있다.
처음만나는불교음식학
불교와음식은떼려야뗄수없는관계를맺고있다.불가의음식문화는불교의정체성문제로소급될수있을정도이다.하지만최근‘사찰음식’의폭발적인관심으로말미암아우리는그것을소비하고있을뿐,불교음식에담긴종교적ㆍ철학적의미와맥락에대해선잘알지못했다.
이책의저자로동국대(학사,석사)와인도델리대(박사)에서불교학을전공하고,영국런던대SOAS와King’scollege에서음식학및불교학으로박사학위를받은공만식은역사,사회,과학등의다른학문분야를포괄하며음식과음식환경등에관한연구를하는‘음식학’에‘불교학’을접목시킨다.그리하여불교가바라보는음식의문제를삼장(三藏)에근거하여고찰한다.
불교와음식이형성하고있는맥락의중요성에비해국내에서이러한연구시도는찾아보기힘들었다.관련논문이몇몇발표되긴했지만그수는미미하고,관련내용을담은기출간도서는찾아볼수없었다.이러한상황속에서불교와음식의근본적인식을추적하고있는이책의출간은신선한파동을가져다줄것이다.
음식은욕망의덩어리인가
저자는이책의서두에서불교우주론속에녹아든음식에관한인식을살피기위해빨리어경전인디가니까야(D?ghaNik?ya)의『아간냐경(Agga??aSutta)』을고찰한다.불교의창조신화로자주언급되는이경전은음식과관련된매우흥미로운내용을담고있다.
한가지예로음식과성(性)의탄생에관한생리학적관점의이야기를들수있다.내용인즉욕계(欲界)최초의중생은배설물이생기지않는‘미묘한음식’을먹으며살았지만악행을저지르면서결국음식의질이하락해‘거친음식’을먹게되고,그로인해몸안에배설물이형성되어배출할필요가생기자남녀의성기가생기게되었다는것이다.그로하여금성욕이생기게되고,욕계중생은성적쾌락을찾게된다.
이렇듯『아간냐경』은음식과세계의다른시스템들,이를테면왕권의형성이나계급의탄생,그리고위에언급한성,성욕등과의관계를보여준다는점에서이책의논의에빠져서는안되는중요한경전이다.이경전에담긴불교의음식에관한인식은한서양학자의말처럼‘태초의낙원과같은상태를상실케한결정적요인은음식을먹는행위’였다는점에서짐작할수있다.이러한점을저자는초기불교빨리어삼장을비롯한여러불교문헌은물론힌두문헌에이르기까지폭넓은기록을살피고비교ㆍ고찰하며논지를구체화해간다.
음식은깨달음을위한필수요소인가
재미있는점은불교의이러한우주론적인식에도불구하고,붓다는‘먹는것’자체를금지하지않았다는점이다.우리가잘알고있는붓다와수자따의유미죽이야기는붓다의음식에관한인식을환기시킨다.
내가단단한음식을먹고힘을회복하면서나는감각적쾌락과불선법으로부터벗어나게되었다.-본문88쪽(맛지마니까야중)
붓다는‘음식의적당한섭취를통해건강한몸과마음에생길수있는즐거움은감각적쾌락으로기능하지않으며이러한경험은불선법(不善法)을야기하지않는다’고생각한다.결국음식의적당한섭취는‘깨달음을얻는데이바지하지만음식섭취의양을과도하게축소하게되면육체적ㆍ정신적기능을손상’시킬수있다는것이붓다의시각이다.이는붓다당시음식에대해고행(苦行)의자세를취한다른수행자그룹의인식과는거리가먼것이다.이러한시각은불선(不善)한욕망을배척하려는자세와더불어불가의행동지침인율장(律藏)에반영된다.
먹지말라VS먹어도좋다-금지와허용의문화적맥락
이책의3장부터5장까지는율장의내용을살핀다.빨리어율장부터근본설일체유부율장에이르기까지음식과관련된계율과계율제정의근거가되는인연담을살핌으로써불교승가의음식에관한인식적태도를구체화한다.
음식관련비구계율,비구니에게만적용되는비구니불공계(不共戒),불교수행자에게금지되었던음식에대해살펴보는일련의과정에서가장눈에띄는것은‘식육’에관한내용이다.
잘알고있듯불교에서수행자에게금지한음식의대표적인경우가바로‘고기’이다.하지만빨리어문헌곳곳에는수행자가육식을했다는내용이다수발견된다.당시고기는먹는게가능한음식이었던것이다.
실제빨리어문헌에는‘삼종정육(三種淨肉,tiko?iparisuddha?macchama?sam)’이라불리는세가지조건에충족하면불교수행자도고기를먹을수있다고언급되어있다.식육에대한전면적금지는대승불교에와이루어진다.
ㆍ코끼리와말은먹지말라?
다만초기불교당시에도식용이금지된동물이있었으니바로십종육(十種肉)?사람,코끼리,말,개,뱀,사자,호랑이,표범,곰,하이에나?이다.이의제정에관한빨리어율장의기록을살펴보면육식에대한욕망의제어라는측면과는다소거리가먼내용을발견하게된다.
대표적으로코끼리와말의경우를들수있다.이두동물은붓다당시인도사회에서왕권을상징하는동물로이고기를먹는비구를본재가자들이그와승가를비난하자식육을금지하였다고한다.한편코끼리와말은인도에서군사목적으로사용된,왕국에서는매우중요한동물로간주되었다는점도식육금지의이유가되었다.
한편개는당시혐오스럽고불청정한동물로인식되었기때문에금지된경우이다.개에대한불청정(不淸淨)의인식은힌두문헌속에서도발견된다.뱀의경우는개의경우와다르다.뱀은치명적인독을지닌위험한동물로공포의대상이었다는점과당시대중적이었던민간신앙의대상이었다는점이크게작용했다.
ㆍ우유와유제품을둘러싼지리적ㆍ문화적관점의차이
붓다당시,우유를비롯한유제품은미식(美食)으로분류되었다.하지만음식에대한욕망을불러일으킬수있음에도먹는것자체가금지되지는않았다.실제기름,꿀,당밀과함께미식으로분류된식재료는비구ㆍ비구니가아플때청하여먹을수있었다.그런데중국에서찬술된것으로여겨지는대승경전『능엄경』은유제품사용에반대한다.이를살생의관점에서보기때문이다.
이러한시각차이는인도?중국간문화적차이에의해발생했을것이라는게저자의설명이다.저자는인문지리학자시문스의견해를들어동아시아인은동물의젖을짜는행위를비윤리적인것으로간주한다고말한다.이러한독특한시각은여러『능엄경』주석서에도나타나는데,특히『목인잉고(木人剩稿)』에는우유를얻기위해갓태어난송아지를살처분하는행태에대한내용이기록되어있어우유와유제품을얻는것은대상이되는동물에게직간접적으로해를입히는것이나다름없다는시각을견지한다.
위의십종육에대한내용이나『능엄경』에나타나는우유,유제품섭취금지등의계율은당시의시대적상황이나문화,재가사회의인식이계율제정에큰영향을미쳤음을보여준다.또한빨리어율장과각불교부파계율의동일조항,대승불교문헌등을비교하는과정에서2,600여년의시간동안당시?당처의시각에영향을받으며계율의내용이변화했음도알수있다.
이러한점을통해불교는승가와재가사회간의갈등을최소화하고,재가자들이승가에대한부정적인식을갖지않게하기위한목적으로도계율을제정한것으로볼수있다.그것은특정음식이나식재료금지의내용뿐만아니라탁발할때나재가자의초대에응할때같은수행자의일상적태도를다루는데있어서도마찬가지이다.
음식관련수행에대하여
저자는음식에관한불교승가의대응을단지계율에서만찾고있지않다.저자의시선은수행법에도이르고있는데,승가에서허용되는고행인‘두타행(頭陀行,dhuta?ga)’부터음식에대한‘내적대응’으로서중요한수행법인‘염식상(厭食想,ah?repa?ik?lasa???)’과‘염처수행(念處修行,satipa??h?na)’에관해살피고있다.
ㆍ허용된고행,두타행
붓다는앞서이야기한바와같이먹는것에대해유연한시각을가지고있었다.이러한점은음식을먹지않거나,섭취량을극단적으로줄인당시다른고행주의적수행자그룹의태도와는엄연히다른자세이다.
물론음식과관련한고행적수행이아주없었던것은아니다.불교내허용된고행,‘두타행’이그것이다.이두타행의종류는각각의불교문헌에서조금씩다르게제시되어있지만저자는『청정도론』의예를언급하며13가지두타행을이야기한다.
분소의(糞掃衣),삼의(三衣),상걸식(常乞食),차제걸식(次第乞食),일좌식(一坐食),일발식(一鉢食),시후불식(時後不食),아란야주(阿蘭若住),수하주(樹下住),노지주(露地住),총간주(塚間住),수득부구(隨得敷具),상좌불와(常坐不臥)-본문96-97쪽
이항목은의식주의세범주로구분해볼수있는데,특히음식과관련한항목은상걸식,차제걸식,일좌식,일발식,시후불식이다.『청정도론』에서는다양한종류의청정을얻는데있어‘탐욕이없는것’과‘만족을아는것’이중요한역할을하며,이러한덕성은두타행을수행함으로써계발될수있다고말한다.다만붓다는이러한제한적인음식섭취의능력을종교적ㆍ정신적진일보와동일시하지않았다.
ㆍ음식에대한수행자의내적대응,염식상과염처수행
명상수행은음식이야기하는탐욕에대처하는가장근본적인대응책이다.이러한의미에서염식상과염처수행은음식에대한갈애(渴愛)를제거하는데있어서핵심적인역할을한다.
염식상은식탐을가라앉히는역할을한다.이는상좌부염식상과설일체유부?대승불교가공유하는염식상,두가지방식이있다.이두염식상은방식이서로다른데,먼저상좌부염식상은몸의부정성(不淨性)에대한관찰에기반하여몸속에들어간음식물의변화를관찰하는방식이다.한편설일체유부와대승불교의염식상은인식적혐오를기반하여식재료가가진특성과우리몸의혐오성을각인시키는방식이다.그러나이염식상수행은음식에대한갈애를근본적으로제거하지못한다는한계를가지고있다고불교문헌은말한다.
그렇다면음식에대한갈애를근본적으로제거하기위한수행은무엇이있는가?염처수행이그것이다.이는감각대상에대한감각기관의집착을막기위해이여섯기관을완전히제어하는것을말한다.
우리가아는불교음식은진짜일까?
이책에서논의되고있는불교와음식에관한고찰의끝에서우리는하나의질문을스스로에게던진다.‘내가알고있는불교음식은진짜일까?’
사실우리는불교와음식에대한함의를단순히도덕적인것으로만한정시켜왔다.틀린것은아니다.수행자에게음식이란욕망의대상되어선안되고,단지깨달음을얻기위한도구여야하기때문이다.하지만우리는저자의논의속에서불교와음식사이엔역사와문화,철학과종교의다면적의미가내포되어있다는사실을알게된다.그럼으로써우리는그동안미루어짐작하고포장해온것에대한실체를바라보고신선한충격에휩싸이게될것이다.
이책은불교학,더나아가종교학을전공하는이에게있어매우희소성있는자료가될것이다.또한지금?여기의사찰음식을공부하는이에게그근본은어디에있는지,불교음식의진정한의미에대해안내하는가이드역할을할것이다.
[책속으로추가]
바라제목차의구조내에서음식관련조항들은주로바일제법과바라제제사니법,중학법에위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