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좌 적명(큰글자책)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 유고집)

수좌 적명(큰글자책)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 유고집)

$26.02
Description
‘영원한 수좌’, 봉암사 적명 스님의 법향을 더 선명한 글자로 만나다!
『큰글자책 수좌 적명』
[이 책은 2020년 2월 출간된 적명 스님의 유고집 『수좌 적명』의 ‘큰글자책’입니다. 이 책으로 하여금 스님의 삶과 수행의 뜻을 조금이나마 간직하고픈, 더 많은 독자분들께 스님의 법향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출가 60여 년 동안 선(禪) 수행에 몰두하며 오직 수좌로서 살다, 지난해 말 입적한 적명(寂明) 스님. 생전 어떤 자리와 권위도 마다한 스님은 언론 인터뷰를 수락한 일이 거의 없었고, 일반 대중을 위한 법석(法席)에도 잘 앉지 않았다. 남겨 놓은 저서도 없다. 오직 자신의 행(行)으로서만 보일 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스님의 일기와 법문 몇 편이 남아 스님의 치열한 구도(求道) 여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사족도 달 수 없을 만큼 간결한 문장마다 서린 스님의 치열한 삶. 그것은 거울이 되어, 한 개인을 넘어 시대를 이끌며 세상을 비출 것이다.
저자

적명

(寂明,1939~2019)
제주에서태어나다.세수81세,법랍은60세.
활구참선(活句參禪)에매진한반백년넘는세월에늘청빈한모습으로후학에게수행자의본분을보였다.불이(不二)에대한수행은만갈래청산에오롯이배었고,옷자락을들춰펴낸자비심은뭇수행자와불자들을고루안았다.화두(話頭)의불꽃이숯불처럼뜨거웠던큰스님의가슴속엔그지없이평온한반야경(般若經)이환히빛났다.

목차

서문(무비스님)

1장청산은말없이높고호수의물은홀로깊네-적명스님일기
가을상념|부동의도량|진실의참구|고개돌림이없게하소서|대력보살|일|사표지효스님|실상과미망|이번에해결하라|수행자와선행|방심에대한참회|수행자와가난|독선|한길|다짐|수행자의고뇌|선물|부처의세계를여옵소서|욕망과청량|입방의각오|장애와공부|도반|구속으로부터구해놓기를|재색의화|안주|구도심|수행자의사랑|속지않기|현재하는공부|존재,변화|지리산|욕망의인정|쾌락에대한사혜|정진의기쁨|자기성찰|자신에대한이해|나의바람|쉰하나|용기|맹리|파도같은정진|화두,절망,화두|의정|비로굴을떠나다|상과정|앞으로가라|지혜의검을갈라|육십의결사|간절함의반성|생사고|환갑|공부속도|공부의기복|의식의그림책|선지식의공부거리|적멸에안주할때|화두의단속|천개의칼,만장의얼음|점입정절|사제의죽음|실참실오|티끌속에나를던지지말라|이미님을향해떠났는데|욕망을경계하라|늘거니는마당에풀이자라지않아야하나니|화단의꽃|무심의재를넘어|무상무념|수행의끝없음이여|석양의나그네

2장티끌속에나를던지지말라-적명스님법문
선정과지혜의계발|번뇌의처리|수행의가치|발심|간절함|자기절제|대중과토굴|친소|보원행|깨달음과감동|나를위한중생구제|수행은기쁨|화두드는법|공부안될때가잘될때|불이|중도|반야심경

3장사멸그너머에미소띤님기다리네-인터뷰ㆍ추모의글
비로토굴적명스님(이윤수)|적명스님과의밤샘토론(법인스님)

적명스님행장(연관스님)

출판사 서평

우리시대의참스승,봉암사적명스님

“깨달음은일체가자기아님이없음을보는것이니
남의고통을자신의고통으로여기는사람이깨달은자이다”_적명스님법문중에서

지난2019년12월24일,연말을맞아다소들떠있던세상에봉암사수좌(首座)적명스님의갑작스러운입적(入寂)소식이전해졌다.출가이후반백년넘는세월을토굴과선방(禪房)에서지내며오직수행자의본분에매진해온스님의입적소식은불교계는물론문재인대통령을비롯한사회각계각층의추모로이어졌다.
“영원한수좌”,스님을일컫는대표적인말이다.출가60여년동안선(禪)수행에몰두해온스님은평생선방어른을위한어떤대우도마다하며‘수좌’로남을것을고집,오직수좌로서의행(行)과후학지도에힘을쏟았다.언론인터뷰를수락한일도거의없었고,일반대중을위한법석에도잘앉지않았다.물론남겨놓은저서도없다.‘중이중다워지는것’은부처님가르침을깊이이해하고실천하는일밖에없다고여긴스님에게인터뷰나법문,저서를남기는일은수행자의길과거리가멀다고느꼈을지모른다.
하지만스님의공부와가르침의흔적을오래도록기억하고간직했으면하는게세인(世人)의바람이다.그런의미에서스님이남긴일기는다행스러운일이다.스님의일기는오직수행과공부에관한이야기뿐이다.어떤사족도달수없을만큼간결한문장은평소스님의인품을짐작케한다.
스님의일기몇편과짧은법문을엮은이책은스님의삶과수행의뜻을조금이나마간직하고픈염원이모여간행된,스님의‘첫책’이자‘유고집’이다.
1장은1980년부터2008년까지30여년간스님이남긴일기가운데70편의글을엄선하여엮었다.끊임없이번민하며괴로움을토로하는‘한인간’의진솔한모습과그러면서도포기하지않고나아가는치열한‘수행자’를만나게된다.‘좋은곳,좋은때,좋은인연들을구하지말자’고다짐하며스스로를담금질하는스님의모습은바로세인들을향한‘어떻게살아야할것인가’에대한답이다.
2장에서는선방에서수행자들에게종종하셨던짧은법문을모았다.일반대중은흔히접할수없던법문으로,스님의음성이옆에서들리는듯생생하다.끊임없이일어나는번뇌를어떻게다뤄야하고,수행은왜해야하며,욕망은어떻게다스려야하는지등오랜수행을통해스님이깨달은불법(佛法)의지혜가고스란히담겨있다.
3장에는1989년월간〈해인〉지에소개된방송작가이윤수씨와적명스님간의인터뷰,그리고지난2020년1월3일휴심정에게재된법인스님의추모글을수록하였다.적명스님과의짧은인연이지만,당시의일화에는토굴에서혼자지내며정진을거듭해가는소박한미소의수행자,그리고배움의길위에서는아랫사람에게도서슴지않고물을수있는어른스님의모습이잘담겨있다.

일상과수행이다르지않다
인간적명과수행자적명

이책의성격을결정짓는중심내용은단연‘스님의일기’이다.일기속에서편편이발견되는수좌적명의진면모는우리가기대하거나예상했던것과는조금다른데에있다.

있는것어느하나/허상아님이있던가?
조그만들꽃에팔려/벼랑을구를까두렵노라.
-본문39쪽

일평생수좌의길만을걸어온스님의일기에서우리는‘조그만들꽃에팔려’‘벼랑을구를’것을염려하는누군가를발견한다.대중처소로자리를옮기며자신을바라보는후학들의기대에찬시선을두려워하는자,끊임없는변멸가운데나이들어가는자신을걱정하는자를만나기에이르면우리는색안경을벗고진짜‘적명스님’과마주앉게된다.‘세사(世事)를초월한경계’에선도인대신‘뇌고(惱苦)로운’현재를끊임없이번민하는‘인간적명’이눈앞에서리는것이다.
그런가운데매일같이자신의행동하나,생각하나에도의지의칼날을세우고,빈틈하나허락하지않는자기성찰의문장에이르게되면스님을왜‘진정한수행자’이자‘사표(師表)’로여기는지이해할수있게된다.

아,가는시간이여!/나를버리지말라.
부질없는티끌속에/나를던지지말라.던지지말라!
-본문131쪽

‘수좌’.적명스님을이토록적확하게표현할수있는단어가더있을까?오직‘깨달음’을향한일에몰두해온스님에게이것외의어떤수식도,표현도어울리지않는다.하지만스님스스로적어내려간지난행적을더듬으며이런생각을해본다.고승(高僧)혜홍각범(慧洪覺範)의게송에대해스님이일기에적은것처럼‘매우용감하다’고…….

하루열두번참회해도부족하고백번을새롭게다짐해도오히려모자란다.수좌의마음속에안이함이자리해서는안된다.이만하면잘하고있다는자긍이존재해서는안된다.수좌의가슴은천개의칼이요,만장의얼음이어야한다.
-본문127쪽

영원한행복은무엇인가?
세상만물과하나되는길에깨달음이있다

이책에담긴스님의유고와법문에는세간을꿰뚫는푸른눈의납자(衲子)도,천진하고인자한미소로대중을맞이하던스승도있다.스님의글은진정한깨달음,진정한행복의길이무엇인지,우리를인도하는길잡이가되어준다.그렇다면스님께서우리를위해남긴가르침의핵심은무엇일까?다름아닌‘보살의길’이다.스님이법문때마다강조한말이다.

깨달음은일체가자기아님이없음을보는것이니
남의고통을자신의고통으로여기는사람이깨달은자이다
_적명스님법문중에서

평소불이(不二),중도(中道)를강조하던스님의법문에서도관련된대목을발견하기란어렵지않다.

깨달음의내용은사실자비입니다.(…)우리모두가하나이고,나와남이진정한사랑의관계속에있음을보는것입니다.
_본문158쪽

수행의최종목적은일체중생과털끝만큼의차이도없이하나가되는것입니다.내욕망이줄면그만큼타인과만(萬)생명과도하나가되어행복해집니다.
-본문177쪽

나와남이다르지않으니,남이행복해지지않으면나역시도행복해질수없다는것.그것이스님이말하는‘보살의길’이자‘깨달음’이다.‘보살도결국자신의행복을위해중생을구제하는것’이라는스님의말씀은이러한핵심을꿰뚫는가르침이다.
보살의길은스님이지닌깨달음에대한신념이다.번민의고통속에서도깨달음을향해나아가고자했던스님의치열함은사부대중을향한보살심의발현,바로그것이다.나아가스님은스스로를한없이낮추며수행과공부와일상의일이다르지않음을보이고,어서빨리당신도깨우침에동참하라며재촉한다.

나같은사람이공부를지어얻고마음이열려해탈을성취한다면세상사람들모두가안심해도좋을것이다.이토록오래해도안되는사람,못하는사람,번뇌와집착이많은사람,그런사람이이루는일이라면이세상누구라도해서안될사람없음이너무도충분히증명된셈이기때문이다.
-본문125쪽

불법을향한길위에서깨달음을구하고자번민속에꿋꿋이전진하던인간적명,깨달음은곧나와우리가다르지않음을철저히아는것이라설법하던스승적명,배움의길위에서는아랫사람에게도길을얻음을두려워하지않던어른적명.그런스님이기에우리가이시대의참스승이라일컬으며그리워하는것아닐까.비록사바와의연을마쳤으나스님이남긴발자국은우리가나아갈길을환하게비출것이다.

이제는두번다시기웃거림없이오래오래조용히또조용히정진하고싶어서인가.깊이깊이참구해들고싶어서인가.화상은그렇게적멸에들어버리고나는화상이버리고간일기와한담들을뒤적거리면서남겨진향기를음미합니다.
-무비스님,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