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큰글자책)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큰글자책)

$28.73
Description
세상은 평생을 머물러야 하는 거대한 수도원이다!
『큰글자책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이 책은 2014년 11월 출간된 원철 스님의 저서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의 ‘큰글자책’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는 정확하고 간결한 글 솜씨로 법정 스님을 잇는 문장가라는 평을 듣기도 한 원철스님이 2011년 산사로 돌아간 뒤 처음 펴낸 산문집이다. 이 책은 스님의 일상과 수행, 공부, 여행 단상을 담았다. 누구나의 일상과 다를 바 없지만, 힐링과 충고에 지친 사람들에게 맑은 차 한 잔 같은 ‘쉼’, 그리고 반짝이는 ‘깨우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스님은 어떤 깨달음도 강요하지 않는다. 잘하라고, 노력하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지루하면 책을 읽고 심심하면 길을 떠나는 것이 내 나름의 행복 비결이다’라는 스님의 말처럼, 책 읽고 여행하고 공부하고 일하고 김치 담고 빨래하고 해킹도 당하는 스님의 일상이 잔잔하게 그려질 뿐이다. 스님은 무엇을 가르친다거나 거창한 뜻을 전하려 하지 않지만, 덤덤한 일상의 이야기는 ‘백차’처럼 천천히 흘러들어 공명을 일으킨다. 더불어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글의 풍성함을 더했다.
스님의 일상을 읽다보면, 특별한 수행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일상의 모든 일을 수행으로 받아들이고 묵묵히 살아가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스님도, 평범한 우리에게도 세상은 평생을 머물러야 하는 거대한 수도원이며, 평범함 속에서 잘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쩌면 그것이 비범한 삶일지도 모른다고 스님은 에둘러 말하고 있다.
저자

원철

1986년해인사로출가했다.해인사,은해사,실상사,법주사,동국대등에서대승경전과선어록을연구하며번역과강의를통해한문고전의현대화에일조해왔다.월간『해인』편집장소임을맡은이후부터지금까지일간지와여러종교매체에전문성과대중성을갖춘글을쓰며세상과소통하는일을게을리하지않았다.주요저서로는『선림승보전』등의번역서와『아름다운인생은얼굴에남는다』,『스스로를달빛삼다』등몇권의산문집을출간한바있다.대한불교조계종불학연구소소장및해인사승가대학학장을역임했으며,현재대한불교조계종불교사회연구소소장으로있다.

목차

여는글산다는것은결국드러냄과감춤의반복

1삶에서중요한건스토리와내용이다
뱁새가숲속에서의지할곳은나뭇가지하나|보리똥과보리수,중요한건스토리와내용이다|깨볶는솜씨로커피콩볶기|더운날시원하려면끓는가마솥으로뛰어들라|금도눈에들어가면병된다|너도꽃이고나도꽃이고우리모두꽃이다 |이름을바꿀수없다면인생을바꾸어라도시적안목의시골사람,시골정서를이해하는도시인
비움과받아들임이만든영혼의맛|이세상엄마는모두바보다|친한물싫은물,그모호한경계|드러냄과감춤,때를아는중요한살림살이|부지런함이번뇌를쓸어버리다‘꽃보다할배’가되려면책을읽어야한다

2죽어도좋고살면더좋고
매화한송이가전하는화두|죽어도좋고,살면더좋고|경유차와휘발유차,들기름과참기름|어디인들햇빛이비추지않는곳은없다|내가감당할괴로움이있으니그런대로살만한세상|적게먹고바쁘게일하는식소사번의삶|쓸데없다고버리지않고필요하다고구하지않는다|겨울눈이꽃처럼,봄꽃이눈처럼흩날리다|호두한알이7백년역사를만들다|모든것을공평하게덮는눈,여기가바로은색계|지는꽃과피는꽃에서읽는시간의아름다움|과거장과선불장!어디로갈것인가|뒷문을통해봄비소리를듣다|수시모드전환형인간,순간을살다|더러움과깨끗함사이에는오로지생각이있을뿐이다|내몸이법당,무너지지않게마음을돌보라

3길을잃으면길을알게된다
눈내리는날의비장함과편안함|한밤중에강림한‘유로지름신’|그림자,거품도모으는게인간사다|주전자가찻주전자가되듯번뇌도깨달음이된다|해와달의길이따로있으리오?‘공부의신’을만나다|달을가리키는손가락,자서전|칭짱열차의철길그리고오체투지의흙길맺힌것은풀고풀린것은묶다|눈을뜨고도보지못하는이여,마음세계에도등을비춰라|굽은대로,곧은대로,먼저앞으로나아가라|아무리좋은일도일없는것만못하다|감출수록드러나는운둔의반전|문자만뒤따라가면결국넘어진다|사람이길을넓히지길이사람을넓힐수는없다

4쉬고또쉬면쇠나무에도꽃이핀다
쉬고또쉬니쇠로된나무에도꽃이피다|모란인들어떠하며작약인들어떠하리|‘무소유’라는시대의화두를남긴법정스님|지쳐서돌아오니뜰안에매화가피었네|내이마를스치는건모두백두산바람|12월엔돌도쉬고나무도쉬고산도쉰다|해야할일이있기에하고싶은일도생긴다|명사십리에서해당화를만나다|성인마저뛰어넘는노릇노릇한‘찹쌀떡’|산속절에서바다를보다|정직한기록이지혜를남긴다안과밖의경계,석문石門에서근심을버리다하늘이건땅이건내가걸으면길이된다|마곡사에서만난무릉도원|갠지스에꽃등잔을띄우다|윤달,모자란것을채우다|천하사람을위한그늘이되다|어제의해가오늘새해로뜨다

출판사 서평

정확하고간결한글로법정스님을잇는문장가로통하는원철스님,
2011년산사로돌아간뒤처음펴낸산문집

원철스님은일간지와종교계등여러매체에전문성과대중성을갖춘글을쓰며세상과소통해왔다.정확하고간결한글솜씨로법정스님을잇는문장가라는평을듣기도했다.서울한복판조계종단에서불교계의일꾼으로7년간일하다가2011년홀연산사로내려갔다.그동안수행에전념하는한편스님들의교육기관인해인사승가대학에서학장소임을맡고있다.
산사로돌아가처음펴낸이번산문집에는스님의일상과수행,공부,여행단상을담았다.누구나의일상처럼지극히평범해보이지만,힐링과충고에지친요즘우리들에게맑은차한잔같은‘쉼‘,그리고반짝이는‘깨우침’을함께느낄수있다.
원철스님은노마드(homo-nomad)스님이다.한곳에머물지않는수행자라는것,그리고생각의이동과변화에막힘없이자유롭다는뜻이다.그자유로움은지금,이곳에충실하고자하는마음에기본한다.늘지금을바로보고성실하자는뜻을‘집’이라고표현한다면,언제어느때라도우리가돌아가야할곳이집이다.제목“집으로돌아가는길은어디서라도멀지않다”에는이런의미가담겨있다.무엇이든바로지금시작하면된다.그생각을놓지않는것이순간을사는방법인것이다.

힐링혹은멘토의아픈충고는없지만
스님의글에는요즘대세인힐링혹은멘토의아픈충고가없다.스님은어떤깨달음도강요하지않는다.잘하라고,노력하라는말도하지않는다.“지루하면책을읽고심심하면길을떠나는것이내나름의행복비결이다”라는스님은말처럼,책읽고여행하고공부하고일하고김치담고빨래하고해킹도당하는스님의일상이잔잔하게그려질뿐이다.
이심심한일상속에사금파리같은반짝거림이있다.읽다보면이심전심전해지는‘무엇’이있다.가령,깨잘볶는사람이커피콩도잘볶는다,내리는빗소리와올라가는끓는물소리에서느끼는경계의아름다움,짧은가을이지만겨울준비를위한시간으로는충분하다,백차(찻주전자에배인찻물을맹물로우려낸차)를대접받더라도마음의여유가있다면만족할수있다……등의문장이그렇다.스님은무엇을가르친다거나거창한뜻을전하려하지않지만,덤덤한일상의이야기는‘백차’처럼천천히흘러들어공명을일으킨다.

‘무심無心’이마음을울린다
현대인들은너무잘하려고한다.무슨일이든안간힘쓰며노력한다.최선,행복,사랑,용서,일…….모든좋은가치들을가지려고,이루려고한다.그래서더힘들고피곤하고아픈것일지도모른다.원철스님은그런우리에게‘무심히바라보기’를권유한다.겨울날,스님은가만히있지못해뜰의나무를가지치기하다가되레나무모양이망가진것을보면서생각한다.
“아무리좋은일도일없는것보다못하다.……모든것을떨군나무와윤곽이드러난산줄기의모습을가만히음미하면서,있는것을있는그대로바라볼줄아는안목을즐기는일은한겨울에만누릴수있는또다른멋과여유다.”너무바쁜우리에게지금가장필요한것은이런‘무심無心함’이아니겠냐고,스님은슬쩍말을건넨다.

하나에서둘을읽는’마음의눈뜨기‘
이번산문집은‘중도中道’에관한이야기가주를이룬다.산승에서수도승으로다시산승으로돌아간스님의위치가그러하듯,도시-산속/이동-머묾/떠남-만남/감춤-드러남/채움-비움/한방울의물-바다/개화-낙화……등양변의이야기다.가만보면인생은두가지의변주로흐른다.우리의불행은한가지만보기때문이다.삶속에죽음이있으며,잃었으되얻는것이있고,적은것이오히려많은것이며,차갑지만뜨겁기도하고,한방울의물에서바다를느낄수있다.이런중도의지혜를터득하면인생의어느자리,어떤상황에서든흔들리지않고단단하게살아갈수있다.산승이건도시승이건,머무는자리가어디건성실함을다하는수행자인원철스님을통해하나에서둘을보는마음의눈을떠보자.

평범한일상의소중함을깨닫는비범함
스님은생각과일상에대해솔직하다.거리낌이없다.자유롭다.‘조선스키’‘짚신스키’‘이노무스키’……,차창밖으로보이는스키대여점간판을보며상념에빠지거나,‘공부의신’이3개국어에능통하게해주었으면좋겠다거나,덥석이불빨래를했다가내리는비에후회하기도한다.겨울찬바람을막겠다고외풍과씨름하고,서고정리를하다가하루종일독서삼매에빠지고,도로에서차가막히자내친김에근처유명한호두나무를보고가자고핸들을꺾는다.또도반스님이세상을떠나자’나를아는사람들이모두이세상을떠난뒤에죽고싶다‘는속내를보이며애써누른슬픔을꺼내보이기도한다.누구나겪을법한이러한이야기들을통해수행이란특별한수행법에전념하는것이아니라일상의모든일을수행으로받아들이고묵묵히살아가는것임을새삼깨닫게된다.스님도,평범한우리에게도세상은평생을머물러야하는거대한수도원인것이다.평범함속에서잘사는것이얼마나중요한지,어쩌면그것이비범한삶일지도모른다고스님은에둘러말하고있다.

‘노동’이누구에게는쉼이되듯,나에게맞는진짜쉼을찾아서
현대인들은쉬기위해휴가를낸다.여름에는해수욕장으로겨울에는스키장으로몰려간다.진짜쉼은어떤모습인가.스님은사람마다쉬는방법이다르다고말한다.평소몸놀리기를싫어하는사람은노동을하거나삼천배를하는등몸을움직이는것이‘휴休’라는것,스님이경전을읽는것은일이지만잡지를읽으면휴식이된다.“쉬고또쉬면쇠로된나무에도꽃이핀다”는말을인용하며스님은‘쉬는것조차잊어버리는그런쉼’을강조한다.
“12월엔돌도쉬고나무도쉬고산도쉰다.사람도매듭을지어야한다.쉼을통한한매듭은한켜의나이테가되고한해의연륜이되며또한살의나이가된다.겨울시간이라고흐르지않을리없지만섣달은흐르는걸절대로보여주지않는다.그런정지된느낌이세밑무렵의또다른산중의맛이다.”

어제와같지만다른오늘,2015년새해를시작하는용기
시작과끝이따로따로가아니라는말은익히들어온말이다.시작이있으면끝이있고그것은또다른시작을의미한다고.아름다운마무리와새로운시작을위한지혜와격려다.스님은이런말도일상에서길어올린다.“겨울준비로김장을했다.자연산배추는별로볼품이없지만어디에내놓더라도맛과향은절대로빠지지않는다.배추걷이가끝난휑한빈산밭을바라보며자연스럽게한해를마무리한다.배추로서는아름다운마무리이겠지만김치로서는새로운시작이다.”
배추의죽음이아니라김치의시작을보라는스님의혜안이머릿속을환하게한다.배추로서끝낼것인가,김치로서시작할것인가에대한화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