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원효 (우리는 하나이며 오직 일심뿐이다 | 이지현 소설)

소설 원효 (우리는 하나이며 오직 일심뿐이다 | 이지현 소설)

$15.00
Description
“원효를 해골 물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었다”
법학자 이지현 작가가 그려낸 1,400여 년 전 원효의 마음
간밤에 달게 마신 물이 알고 보니 해골에 고인 물이었음을 알고 깨달았다는, 이른바 ‘해골 물’ 일화로 잘 알려진 원효 대사. 그런데 이 일화가 뜻하는 바를 우리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헌법학자인 이지현 작가는 원효의 《판비량론》을 탐독한 뒤 충격을 받았다. 《판비량론》은 원효가 당대의 유명한 고승 현장 법사의 논리를 비판하며, 인간의 심신을 치밀한 논증 방식으로 파헤친 책이다. 책을 읽은 뒤 원효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승가에서 속세로, 지아비이자 자식을 낳은 평범한 거사로, 거지들 속으로 들어간 원효의 파계가 당연한 선택이었음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논리와 이성을 중시하는 법학자로서 바라본 원효는 만법의 이치, 즉 깨달음과 실천이 한 치 어긋남 없는 완벽한 인간이었다.
작가는 ‘해골 물 일화’에서 벗어나, 원효가 평생의 삶을 통해 전파하고자 한 가르침을 통사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전기 소설의 형식을 빌렸다. 원효의 저서와 논문, 설화 등 각종 문헌을 섭렵하여 역사적 사실을 줄기로 삼되, 원효의 삶에서 공백으로 남은 부분은 당대 역사와 정치 상황을 바탕으로 상상하여 채웠다. 삼장 법사와 손오공, 용왕과 용, 살아 있는 시체들, 요석과 의상 대사, 당 태종, 문무왕 등 실재와 허구를 넘나드는 다양한 인물과 사건이 엮여, 마치 1,400여 년 전 서라벌 땅으로 되돌아간 듯 거대한 판타지로 펼쳐진다.
어쩌면 원효는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이 땅에 마음껏 펼치고 사라진 것인지 모른다. 1,40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각자 어떤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이 책은 원효의 마음으로 들어가기 위한 작은 주춧돌이자, 오늘 이 자리에서 내 마음을 어떻게 쓰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저자

이지현

법학박사이며헌법학자.대학에서학생들을가르쳤다.국회와행정부에서일했고,여성단체와문화예술단체에서활동했다.인생의전환점에서‘불교하는사람’이되었으며,불교를통해‘차별없는세상’에대한오랜꿈을일깨웠다.법학자의시선으로《판비량론》을읽은뒤원효의삶을소설로그려내기에이르렀다.무엇에도걸림없는,원효의무애(無碍)와일심(一心)사상이한마음과한세상을밝힐것이라고믿는다.법학분야에서다수의논문을발표했으며,쓴책으로는역사인물허균을다룬《400년만의만남-그리운허균당신에게보냅니다》,청소년법교양서인《10대와통하는법과재판이야기》가있다.

목차

작가의말

삼장법사,당나라로돌아오다
아비규환의전쟁터

1
출가를택하다
당나라유학을내던지다
공덕천녀와흑암천녀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2
요석을만나다
요석의고백
대안스님의조언
요석궁에서의사흘

3
헐벗은천민들과함께
의상과손오공
나당전쟁의승리
죽은자를진혼하다

4
황룡사의권승들
역병의마을
설총의눈물
아수라흠돌의계략
자의왕후와신궁

5
당나라에끌려온백제여인
용마를타고용궁으로
비열한음모
끝없는모욕과모략
저잣거리의눈물

6
황룡사의문을열어라
당나라에서온천명의유학생
첫새벽의열반
약사보살로부활하다

후기
원효행장과관련사건

출판사 서평

원효는왜거지들속으로들어갔을까?
깨달음과파계는같은자리에있다

일본교토고잔지(高山寺)에는13세기에그려진원효의가장오래된초상화가남아있다.다듬지않은거친수염과마르고검게그을린얼굴은원효가어떤삶을살다갔는지짐작케한다.200여권의책을저술한학자로,여러종파로나뉘어대립하는불교사상을통합한사상가로,만법의이치를깨친수행자로,저잣거리에서고통받는사람들과울고웃으며철저한실천가로살다간원효.그는이론과실천이완벽히들어맞는성현이었다.원효의위대함이여기에있다.
원효의깨달음은무엇이었을까?원효를깨달음에이르게한,저유명한‘해골물의일화’는그의사상적핵심인일심(一心)과화쟁(和諍),무애(無碍)의뿌리이다.한마디로줄이면,‘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간밤에달게마신물이알고보니해골에고인물이었음을알고깨달았다는일화에서나왔다.종종‘모든일은마음먹기나름이다’라고오독되는‘일체유심조’의본래뜻은‘마음이모든것을지어낸다’이다.즉‘우리가보고듣고생각하는사물자체에는깨끗함과더러움,참과거짓,옳고그름이없다.마음이모든것을지어낼뿐이다’라는것,각자의마음이현상계를만들어내고마음이사라지면이현상계도사라지는것이다.모든분별이떠난그자리,공(空)의자리를깨치면나와남,나고죽음,옳고그름등분별로인한번뇌에서벗어나종국에는그번뇌조차자유자재로,바르게쓸수있게되는것이다.
이근본자리를깨친원효에게는승과속,수행자와범부가조금도다르지않았다.그에게중생은구제와교화의대상이아니었으며,고단한삶을어루만지며자유와해탈로함께가고자하는스승이자도반이었다.이맥락에서원효는파계는물론모든것을버리고거지들속으로들어갈수밖에없었다.단지원효의파계와요석과의혼인등파격행보만을가리켜비난한다면,달을가리키는손가락을바라보는것과같다.
원효는생의모든순간을향상(向上)과깨달음의지평을넓히는기회로삼았다.원효가떠난지1,400여년이지난오늘,원효를읽는다는것은분별하지않는궁극의깨달음의자리를알아내삶으로살아내는데있다.원효가온삶을통해보여준바로그자리를‘쉽게’드러내보이고싶은간절한바람으로저자는이책을써야만했다.

뒤돌아보는원효,
원효에서시작되는K-불교를꿈꾸며

원효가바꾸고자한세상은1,400여년이지난지금도여전히그대로이다.지구촌곳곳에서갈등과분쟁이끊이지않고사회와가정,개인의고통은줄지않았다.원효는여러불교종파를일심(一心)과화쟁(和諍)으로통합했다.“도는모든존재에미치지만결국하나의마음으로돌아간다”라고하면서,서로다른이론을인정하되모두를더높은차원에서통합하려고했다.오늘날개인과사회가껴안고있는번뇌와고통에서벗어날수있는해법을원효는이미1,400여년전에설파했다.원효가온삶으로보여준메시지는당대일본과중국,멀리인도에까지전해졌다.이웃나라일본에서는원효를부처와동격으로추앙하고있기도하다.
세계적인사상가이자고승대덕인원효대사,원효는어떻게읽어야할까.법학자인이지현작가는원효의《판비량론》을읽고,평등한세상을꿈꾸며살아왔던젊은날을돌아보게되었다.현실법(法)을다루는학자로서,여러학설의대립과분쟁을논리적으로분석하여나아가하나로통합한원효의저술은큰충격으로다가왔다.세간법(法)과만물의이치를다룬법(法)의세계를오가면서저자는원효의삶속으로빠져들었다.그리고원효의삶을소설로쓰기로결심하기에이르렀다.전문소설가가아닌그로서는큰용기를낸것이다.그만큼절실했던것이다.
난해한한자어로얽히고설킨논리를좇느라생긴두통과함께읽어낸《판비량론》,이어서원효의저술과사료,전기,소설,논문등온갖자료를섭렵하는동안작가는매일밤꿈속에서거지들과함께울고웃는원효,저술에매달리며밤을새우는원효,전쟁터에서시신을끌어안고오열하는원효,그리고그런원효를먼발치에서바라보며기도하는요석의애달픈목소리를들었다.설렘과감동으로두근거리는마음을다독이며,한글자한글자써내려간것이바로《소설원효》이다.미사여구나복잡한심리묘사에기대지않고,작가만이느끼고바라본원효의마음을솔직하고담백한직설로담되,당대의역사를씨줄날줄로엮어마치한편의영화처럼펼쳐냈다.빠른속도감으로읽히면서도매순간원효의감정과마음을생생하게느낄수있는까닭은작가의탁월한감정이입이있기때문이다.
원효가열반에든후설총은아버지의뼛가루를흙과섞어소조상을빚어분황사에모셨다.설총이예를다하자원효의소조상이고개를돌려돌아보았는데,그대로굳어‘뒤돌아보는원효상’이되었다고한다.안타깝게도분황사의화재로‘뒤돌아보는원효상’은소실되고말았지만,모든중생을단한명도남김없이제도하겠다는서원을세운아미타부처님의마음이그러하리라.오늘날우리에게원효는무엇일까.저자는이렇게묻는다.

“당신은당신이누구인지알고있습니까?당신은우리가하나임을알고있습니까?우리자신이누구인지알게된다면죽음앞에서도우리는당당할것입니다.늙음속에서도,병듦속에서도,삶의무지막지한혼돈이가로막을때에도우리는사자처럼장애를해치우고,늠름하게앞으로나아갈것입니다.우리가가진완전한불성으로존재의기쁨과축복을누릴것입니다.원효를만나고원효의큰바다에몸을맡기면반드시행복과축복이오리라고감히약속드립니다.우리는하나이며오직일심(一心)뿐입니다.”

이책의요약

1
열여섯화랑서당(원효의어릴적이름),차별과불평등,탐욕과불의로가득찬현실을가슴아파하며다른세상을꿈꾸었다.그가본빛은불법(佛法)이었다.그리고택한승려의길에서스스로‘원효(元曉,새벽)’이라이름지었다.원효가꿈꾼세상의첫새벽은그렇게밝아왔다.

2
시원하게들이켠물이해골에고인물임을알고“모든세계가분별하는마음에서생겨난다”는깨달음을얻은뒤,원효의구도는더욱뜨거워졌다.원효에게는승속을초월한삶의모든순간이향상(向上)과깨달음의지평을넓히는기회였다.그길위에요석이있었다.

3
원효가깨달은분별없는본래마음은‘나와남이하나되는자리’,‘둘아닌하나의자리’였다.스스로파계하고,‘소성(작은)거사’라칭하고,거지소굴에서뒹굴면서원효는,그들과함께고통으로얼룩진세상에서벗어날‘지혜의방편’을완벽하게갖춘진정한지도자로거듭났다.

4
‘극락정토는죽어서가는곳이아니라본래마음을깨닫는지금이자리가정토’라고생각한원효.그는‘둘로나뉘지않는분별없는존재의참모습’그대로바로들어가도록이끄는방편으로,거리의사람들과함께북치고꽹과리치며나무아미타불을외고,관세음보살을불렀다.

5
원효의사상적핵심은일심(一心),불이(不二),일미(一味),화쟁(和諍)으로통한다.생겨남과사라짐,삶과죽음,미와추,나와남,있음과없음,주관과객관,성스러움과속물스러움,고요와움직임등모든분별을떠날때비로소만날수있는진리이다.

6
원효는죽음을직감하고저잣거리에서다시수행자로돌아와토굴로들어갔다.젊은날당나라유학중에해골물을마시고깨달음을얻었던토굴과비슷한그곳에서죽음을맞았다.아들총은아버지의유골로소조상을만들어그리워했다.“아버지계신극락으로가고싶다”라고읊조리는총의뒷모습을소조상이고개를돌려내려다보았다.뒤돌아보는원효의시선은1,400년지난지금을바라보고있는지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