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투쟁의마지막불꽃,새로운세상을향한쉼없는도전
남과북양쪽에서외면한금기의역사를
흥미진진한서사로되살려내다!
한반도,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상하이,만주,사할린,일본등
동북아와러시아를넘나드는사회주의운동가들의치열한고투!
남한과북한양쪽에서모두외면당하고부정당했던조선공산당의역사가생생한이야기로되살아났다.항일투쟁의마지막불꽃이기도했으며,노동자,농민들을조직화하고그들을위한투쟁에앞장섰던수많은사람들의기록이기에저자는사람이아닌‘조선공산당’에‘평전’이란말을붙였다.
이전의조선공산당저작물과비교해창당이전의역사를비중있게다루었다는점,그리고다양한논문,연구성과물들을흥미진진한이야기로재구성했다는점이특히주목할만한부분이라할수있다.
특히종로에서만12년째살고있는저자가직업발로다니며확인한역사의흔적들은책속에서마치오늘의이야기처럼되살아나당시의긴박감과생동감을고스란히전해준다.
금기시되었던이름,알려지지않은별들의처절한역사
이미세상에존재하지않는사람들임에도현재를살아가는이들의입에끊임없이오르내리며수많은사람들의머릿속에깊이각인되는이름이있는반면,입에올리는것조차불경시되고금기시되어역사적기록조차제대로알려지지않는이름도있다.
바로조선공산당이그대표적인경우다.1945년8월15일해방이후남쪽정부에반공정권이들어서고친일파가득세하면서조선공산당의항일독립운동과노동자?민중을위한투쟁은철저히가려졌다.또한북쪽에는집권자가권력을공고히하는과정에서그와다른길을걸었던세력들이잇따라숙청되며집권자의역사만이주요한역사로인정받았다.
이른바‘사회주의계열독립운동가’들이기획했던6.10만세운동은이름정도만알려지는게바람직했고,해방직전까지국내항일투쟁의마지막불꽃이었던이들이공산주의자임은더더욱널리알려져선안되는일이었다.하지만우리국민들의민주주의를지키기위한저항은현대사의물줄기를바꿔왔고,그때마다봉인되었던역사가하나하나빛을볼수있었다.광복50주년이었던1995년에이동휘가서훈대상에포함된이후광복60주년을맞은2005년에는김재봉,권오설,조동호,김철수,김단야등사회주의계열독립운동가98명이서훈을추서받았다.
19세기러시아한인들의독립운동부터조선공산당창당과좌절,
그리고당재건을위한험난한싸움…
조선공산당은정식창당은1925년이지만,저자는그뿌리를찾기위해19세기러시아까지찾아가1860년대부터이주를시작한러시아한인들의독립운동을소개한다.이어러시아혁명의영향을받은한인들의사회주의운동과한인최초의사회주의정당인한인사회당창당으로이어진다.
그리고이르쿠츠크파와상해파,유학생들이주도하여만들어진재일조선인사회주의운동세력,서울청년회를중심으로이어진국내사회주의운동세력의생성과정과활동내용을보여준다.이들은독립운동에몸을던진것은물론,노동자들의파업투쟁에함께하고소작인들의조직을만들거나대중강연회를여는등기층대중속에서활동하면서이활동의구심점이되어줄정당을건설하기위해피나는싸움을했다.
이과정에서각그룹들은대립하고갈등할때도있었고,협력하고타협할때도있었다.운동의주도권과코민테른승인을둘러싼그룹들사이의견제와갈등이증폭될때도있었지만,일제에의해구성원들이대거체포되고조직이궤멸되는상황속에서도조선공산당지도부를네차례에걸쳐꾸려냈고,지도부가구성되지않았을때도일제에저항하고노동자,농민을조직화하며당을재건하기위한치열한분투를했다.
우리근대사의주요순간들,역사의진보를위해싸우던인물과단체
《조선공산당평전》에는조선말기부터해방까지이르는우리근대사속에서독립운동과진보정당운동,노동자와농민들의투쟁과관련된굵직한사건들이구체적으로서술되어있으며,오랜기간제대로조명받지못한인물과단체들이대거등장한다.
19세기부터시작된조선인들의러시아이주와그들이조국의독립을위해진행한학교설립,신문발행,군대조직의활동상들이본격적인조선공산당창당에앞서비중있게소개된다.또한상해임시정부에비해잘알려져있지않은1919년4월의한인사회당창당과독립운동진영을파탄으로몰고간코민테른자금200만루블사건역시관심을끌만한것들이다.러시아공산당주최로이르쿠츠크파가준비한극동민족대회와이대회에서추진이결정된베르흐네우딘스크통합당대회는조선공산당창당과관련해서중요한사건들이며,자유시참변과신의주사건역시비극적이고안타깝지만기억해야할사건들이다.1923년에있었던경성고무공장노동자연대파업이나1926년6월10일순종의인산일에기획되었던민중항쟁은사회주의운동가들이주도적으로만든활동임에도제대로알려지지않았던일들이다.
대중조직과전위조직을망라한다양한조직과단체의활동상도서술되어있다.한인들이최초로만든사회주의정당인한인사회당과볼셰비키한인2세중심의전로한인공산당,오랜기간대립하게되는고려공산당이르쿠츠크파와고려공산당상해파,일본에서활동하던북성회와이들이국내로들어와만든북풍회,국내에서활동을해오던서울청년회등조선공산당의주요그룹은물론,조선노동공제회,조선노농총동맹,재일본조선노동총동맹,신사상연구회등의활동도소개했다.
책에서는비교적잘알려진이동휘나조봉암,이재유,김삼룡,이현상의경성트로이카이외에도뜨겁게살다간수많은운동가들의생애와만날수있다.한인최초의볼셰비키로한인사회당창당의산파역할을한김알렉산드라,코민테른극동서기국에서일한남만춘등러시아한인들,안동풍산에서노동자,농민들을조직하고조선공산당에서핵심적역할을한풍산트로이카김재봉,권오설,이준태,서울파의지도자김사국,일본에서유학하다경성에들어와북풍회를만든김약수등의활동상이구체적으로그려져있어조선공산당을구성한다양한뿌리와일제강점기에전국곳곳에서벌어진저항의역사를확인할수있다.
창당전사前史의서술과서사적재구성에힘쓴진보정당활동가의5년작업
민주노동당-진보신당-통합진보당-정의당을거치며진보정당활동을해오고있는저자는젊은시절영국의아이작도이처에매료되어그의짧은글까지찾아내어읽었고,그를포함해민중과함께불꽃처럼살다간이들의전진과좌절의서사를삶의이정표로삼아왔다.우리에게도커튼뒤에가려진,그런서사의인물들이많이있음을알고,그들에대한각종자료를찾았다.때로는전업활동가로때로는반전업활동가로지내오며틈틈이집필준비를하던저자는2013년부터본격적인저술에들어가5년에걸쳐작업을마무리했다.
사회주의/공산주의운동계열의활동상이제대로알려지지않았다는점,활동가들의무대가러시아,중국,일본등으로다양했다는점에서이분야의연구는쉬운일이아니다.한예로새로운자료와연구가발표될때마다극동민족대회에참석인원숫자가수정되고는했다.다행히로버트스칼라피노와이정식,김준엽과김창순의1세대고전들이있었고,새로운사실과해석이더해진임경석교수,전명혁교수등의연구가이어졌다.저자는이러한연구성과들을종합하는것은물론,신문과잡지등당시자료까지찾아내는열의를보였다.
《조선공산당평전》이조선공산당을다룬기존의출판물들과차별화되는점은조선공산당창당이전의역사를큰비중으로다루었다는것과다양한연구성과들을흥미진진한서사로엮어냈다는것이다.저자는조선공산당이전의인물들이그역할에비해우리역사에제대로알려지지않았고,그들의서사가오늘날진보정당의뿌리일수도있다고생각하여최대한풍부한내용을담으려했다.또한논문이나,논문모음성격의단행본등으로발표된그간의연구성과를누구라도읽을수있는‘이야기’로엮어낸다는점은조선공산당을둘러싼진보적활동가들의역사를대중에게폭넓게전하기위한시도라고할수있다.
경복궁역7번출구와낙원동돼지머리고깃집을기억하라!
발로찾아내재구성한조선공산당의흔적들
종로구에서만12년째거주중인저자는그시절서울4대문안에서벌어진사회주의운동가들의행적을찾아이를실감나게재구성했다.자료를접할때마다직접현장을찾은그는현재경복궁역7번출구가한성임시정부첫회합터였고,낙원동의돼지머리고깃집들이화요회회관자리임을눈으로확인했다.또한조선공산당창당당시김찬이살던하숙집자리는3개월만에찾아냈고,한성임시정부수립당시김사국이살던하숙집을찾는데는1개월이걸렸다.이렇게저자가발로찾아서확인한당시의흔적들은책속에서생생하게되살아났다.책을읽다보면,1925년4월의어느날하숙집을나서조선공산당창당대회장소로향하는김찬과김재봉의긴장된발걸음과그들이보던거리의풍경이눈앞에보일듯하고,북풍회관에모인사람들의떠들썩한분위기가귓가에들릴듯하다.그런생생한역사가오늘을사는우리에게까지이어져크나큰울림을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