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개성상인 2 : 한복을 입은 남자

베니스의 개성상인 2 : 한복을 입은 남자

$17.04
Description
역사의 행간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팩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오세영의 역사소설!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16세기에 유럽에 실재했던 ‘안토니오 코레아’라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다. 조선인으로 알려진 안토니오 코레아가 16세기 유럽을 무대로 ‘진정한 상도’를 실천하며 무궁한 활약을 펼치는 내용인데, 사실과 허구의 결합,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이 교차하면서 스토리를 이끄는 형식으로 역사소설 중에서 팩션(Faction)에 해당한다.
기차는 철로 위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듯이 팩션에서 작가의 상상력은 시간이라는 날줄과 공간이라는 씨줄의 제한 안에서만 빛날 수 있다. 역사에 살을 붙이는 전통의 역사소설이나 역사로부터 자유로운 시대소설과는 달리 팩션은 상상력에 수시로 액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아가며 조심스럽게 스토리를 이끌어야 탈선을 피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액셀과 브레이크의 작동이 실로 눈부신 소설이라 하겠다.
역사의 행간(行間)을 읽고, 감춰진 사실, 잊혀진 역사를 객관적 상상력이라는 도구를 동원해서 복원시키는 일은 팩션 작가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며 보람이다. 오세영 작가는 흩어져 있는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비판해서 의미 있는 사실을 유출해서 이야기를 꾸밀 때 오랫동안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자료가 ‘나 여기 있어요’라며 반갑게 손을 흔드는 것 같은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오래전에 신문에 실렸던 한 장의 그림, 네덜란드의 거장 루벤스가 그린 〈한복을 입은 남자(A Man in Korean Custome)〉에서 비롯되었다. 400여 년 전 유럽 화가가 한복을 입은 사람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다니. 그림 속의 남자는 누구이며, 어떻게 유럽에 가게 되었을까.

1993년 처음 출간된 후 문예춘추사에서 개정판으로 발간되는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초판본보다 스토리를 압축해서 소설로서의 매력을 한결 끌어올렸다. 1993년 판에는 17세기 유럽에서 활약했던 안토니오 코레아와 20세기 대한민국 상사맨인 유명훈이 나란히 등장해서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을 따로따로 해결해나가지만, 개정판은 무대와 주인공을 17세기 유럽과 안토니오 코레아로 한정해서 스토리가 연속되면서 스피디하게 진행되도록 수정보완했다. 이에 안토니오 코레아의 드라마틱하고도 감동적인 인생역정이 좀 더 긴박하고 빠른 리듬으로 펼쳐진다.

저자

오세영

1954년충청남도홍성에서태어났으며,경희대학교에서역사를전공했다.흩어진기록을모으고상상력을동원해서사서의행간을채우는일을즐겼던오세영에게역사를이야기로꾸미는역사작가는잘어울리는직업인셈이다.오세영에게역사는내일을보여주는거울이며,소설은역사를쉽게풀어쓰는데매우유용한수단이다.그는역사학계에서는깊이있게다루지않고,문단에서는크게관심을기울이지않는,그러나시대...

목차

작가의말005

신대륙으로007
사르가소해059
사라미030
무풍의바다084
프라하의봄131
전쟁176
겨울왕218
조선소인수249
네장의카드282
겉보기회전점319
바사호의전복352
한복을입은남자375

출판사 서평

삶과정의,진정한상도란무엇인가
지금이순간까지끝나지않은‘오래된현실’이야기

17세기초반의이탈리아는도시국가들이할거하고활발했던지중해해상이시들해지면서황혼기를맞고있었다.그들중선두주자는셰익스피어의‘베니스의상인’으로널리알려진베니스.그리고경기북부를대표하는개성의송상(松商)은조선은물론명,일본에도잘알려진상인들이다.‘베니스의개성상인’은그러한역사적배경과단편적사실의바탕위에서작가의상상력으로행간을읽고,도약을하면서창작된이야기다.

개성상인의아들유승업은임진왜란중왜군에게부모와여동생을잃고숙부집에맡겨진다.5년후왜군이다시침입하자19세청년승업은왜병에게부모형제를잃은사람들로편성된분의복수군일원으로출전하지만첫번째전투에서패하여포로로잡히게된다.이후일본으로끌려가강제노역을하며조국으로돌아갈날만을기다리던중,일본에귀화한조선인서여스님과명나라상인담신민의주선으로일본에와있던이탈리아사람카를레티를소개받고,그의노예신분으로일본을떠나게된다.일단명나라로간후그곳에서조선으로갈길을모색해보려했지만사정이여의치않아결국프란체스코카를레티와함께이탈리아로향한다.

이탈리아에도착한승업은‘안토니오코레아’라는이름을갖고베니스의콤파니아델로치(델로치상사)의창고서기로새로운삶을살아가게된다.회계원이었던아버지의어깨너머로배웠던지식이빛을발해실력을인정받기시작한안토니오는델로치상사회계부서기로발탁되고,이어교황청유리입찰건에서발군의활약을하면서정식대리인으로승진한다.이후그는한국인특유의타고난성실성과불굴의열정으로유럽상권을누비며뛰어난업적을쌓고,마침내델로치상사총지배인자리에까지오른다.

개성상인의비범한상재(商材)와진정한상도(商道)가흥미진진하게펼쳐지는《베니스의개성상인》은지금이순간까지끝나지않은‘오래된현실’이야기다.삶과정의,진정한상도에대한질문은오늘도이어지기때문이다.하여지금이순간의이야기인듯손에땀을쥐게하는스토리는“과연‘소설’의힘이란이런것이구나”를확실히느끼게하고감탄케하기에충분하다.루벤스의〈한복을입은남자〉그림속인물을이토록현실감있게창조해낸작가의능력이놀랍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