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13.80
Description
“‘좋아요’를 누르고 싶은 작가가 등장했다!”
세상의 모든 삶, 그리고 돌연한 사랑을 응원하는
코코아처럼 따뜻한 열두 빛깔 옴니버스!
작은 위로가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한 편의 소설에서 그 위로를 찾는다면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을 건네고 싶다. 뭔가 구질구질하고 질퍽한 느낌이 드는 삶, 언제쯤 내 인생에도 화창한 날이 찾아올까 막연하게 심드렁해지는 우리들 삶에 돌연 화창한 날씨를 선물하는 것이 이 소설이다. 강변의 벚나무 가로수가 막 끝나는 지점에, 큰 나무 뒤에 숨듯이 있는 자그마한 가게. 인적도 드물고, 홍보하는 일도 없고, 잡지사에서 취재하러 오는 일도 없고, 아는 사람만 아는 카페로 영업하고 있는 곳. 테이블 석 세 개와 다섯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카운터 석. 멋없는 원목 테이블과 의자, 천장에 매달린 램프, 바로 ‘마블 카페’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은 2021년 서점대상 2위에 오른 작가 ‘아오야마 미치코’ 데뷔작으로 ‘마블 카페’에서 한잔의 코코아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 도쿄와 호주의 시드니를 배경으로 각각 6편, 총 12편의 연작 단편이 실려 있는 소설이다.
첫 번째 이야기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코코아 씨’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따뜻한 청년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두 번째 이야기 〈참담한 달걀말이〉에서는 가정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 우울해하지만 곧 자신감을 되찾는 워킹맘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세 번째 〈자라나는 우리〉에서는 관계의 따뜻함을 회복하는 유치원 교사 이야기가, 네 번째 〈성자의 직진〉에서는 오래된 친구 간의 우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다섯 번째 〈만남〉에서는 사람을 사랑하는 ‘재능’을 발견해가는 신혼부부 이야기가, 여섯 번째 〈반세기 로맨스〉에서는 결혼 50주년을 맞은 부부의 풋풋한 로맨스그레이가 펼쳐진다. 일곱 번째 〈카운트다운〉에서는 ‘초록’으로부터 구원받는 아름다운 영혼의 이야기, 여덟 번째 〈랄프 씨의 가장 좋은 하루〉에서는 오렌지색을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멋진 남성의 사랑이, 아홉 번째 〈돌아온 마녀〉에서는 오렌지색 랄프 씨의 연인인 ‘터쿼이즈 블루’ 같은 여성의 신비로운 이야기가 그려진다. 열 번째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에서는 시드니에서 번역가로 사는 여성의 충만한 삶의 이유가, 열한 번째 〈삼색기의 약속〉에서는 ‘이 시대를 확실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의 삶이 그려진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 〈러브 레터〉에서는 ‘첫눈’이 아닌 ‘첫소리에 반한’ ‘코코아 씨’의 반전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열두 빛깔 작품을 모두 읽은 후에 독자들은 분명 ‘비가 그친 뒤의 물방울 같은’ 청아한 느낌을 얻게 될 것이다. 아, 인생은 정말 매 순간이 눈부신 것이구나 하는.

저자

아오야마미치코

靑山美智子

1970년아이치현에서태어나현재요코하마시에거주중이다.대학졸업후시드니에서일본계신문사기자로근무했다.2년간의호주생활을정리하고귀국해,잡지편집자를거쳐집필활동을시작했다.데뷔작인본작품《목요일에는코코아를》로제1회미야자키책대상을받았으며,속편《월요일의말차카페》가제1회켄고대상,《고양이말씀은나무아래에서》가제13회텐류문학상을수상했다.《도서실에있어요》로2021년서점대상2위에올랐고,《적색과청색과에스키스》가2022년서점대상2위에올랐다.다른저서로《가마쿠라소용돌이안내소》,《지금은하느님당번》등이있다.

목차

1.목요일에는코코아를Brown/Tokyo
2.참담한달걀말이Yellow/Tokyo
3.자라나는우리Pink/Tokyo
4.성자의직진Blue/Tokyo
5.만남Red/Sydney
6.반세기로맨스Grey/Sydney
7.카운트다운Green/Sydney
8.랄프씨의가장좋은하루Orange/Sydney
9.돌아온마녀Turquoise/Sydney
10.당신을만나지않았더라면Black/Sydney
11.삼색기의약속Purple/Sydney

출판사 서평

“우리는모르는사이에누군가를구원한다.”
벚꽃길옆카페,한잔의코코아에서시작되는작은이야기의만남.

“내가좋아하는그사람은코코아씨라고한다.”라는문장으로시작하는이소설은,옴니버스형식으로모든등장인물이서로연결되면서소소하게찬란한삶을서로가응원한다.인생이아름다운것은모든관계로부터비롯되는것일진대,그관계를형성해나가는지혜가문장곳곳에은밀하게잠복해있어독자들은아마도소설을읽는내내행복해질것이다.
작가는말한다.“달콤쌉싸름한코코아처럼우리들삶도,사랑도같은맛이아닐까!”살짝쓴맛이돌지언정삶은결국은달콤한맛이다.그것을우리가느끼지못할뿐.

작가‘아오야마미치코’는다양한사람들의이야기를독자들에게건넨다.2021년일본서점대상2위작품『도서실에있어요』를통해한국독자들에게소개된이후,「적색과청색과에스키스」로2022년서점대상2위에올라처음으로연속일본서점대상2위에올라더욱화제가됐다.이작품『목요일에는코코아를』은2017년에발표한작가의데뷔작으로제1회미야자키책대상을수상하기도했다.평범하면서도특별한마블카페에서부터시작되어총12개의단편으로이루어진이작품에서는한곳의장소를넘어호주의시드니,유치원,보태니컬가든,샌드위치가게등각자의사연이담긴장소들로독자들을안내한다.

더불어도서표지는,미니어처사진가이자아트디렉터인‘타나카타츠야’의작품으로,이라는전시로국내에서도많은팬을보유하고있어마찬가지로눈여겨볼만하다.
‘삶’이라는선물을너무도절묘하게전달하는소설!

목요일에는코코아를.코코아를마시는곳은벚나무가로수길끝에있는아담하고정갈한‘마블카페’란곳이다.마블카페의주인인‘마스터’는재능이있어도기회를얻지못한사람들을찾아내어빛을보게하는모든이의마스터.첫번째화자인마블카페의점원이자점장인와타루도마스터가첫눈에알아본인재다.와타루를필두로하여(Brown)화자는계속바뀐다.마블카페의손님아사미(Yellow),아사미의아들이다니는유치원선생님에나(Pink),에나의상사인야스코(Blue),야스코의친구인리사(Red),리사가호주에신혼여행가서만난노부부(Grey),노부부가호텔에식사하러갔을때서빙한아르바이트생이자화가지망생인유(Green),유가가끔가는샌드위치가게주인랄프씨(Orange),랄프씨가짝사랑한신디(Turquoise),신디의아로마테라피선생님인그레이스의친구아쓰코(Black),신디의일본인친구마코의절친인메리(Purple),마블카페손님이자1편의와타루가짝사랑하는마코(White).짧은분량과재미있는구성과훈훈한스토리의삼단콤보인이사랑스러운아오야마미치코의소설이스마트폰에홀려서잊고있던독서를찾는계기가됐으면좋겠다.

여행은돌아오기위해떠나는것이라고누군가말했다.원을그리며원래의자리로돌아가는여행을하는것만같은『목요일에는코코아를』을읽고돌아와서는다시펼쳐보고싶을것이다.위로가필요한날따뜻한코코아를한잔마시는기분으로,작은이야기로부터아름다운삶,따뜻한관계의힘을얻게되기를.

<책속으로>

내가좋아하는그사람은코코아씨라고한다.진짜이름은모른다.내가마음대로그렇게부를뿐이다.내가일하는‘마블카페’의창가구석자리.반년쯤전부터그녀는혼자와서꼭그곳에앉는다.주문은언제나똑같다.
“핫코코아주세요.”
비가그친뒤의물방울같은눈동자로나를올려다본다.어깨까지오는밤색머리칼을흔들며.
-P8「Brown/Tokyo」

목요일.오후3시가지나,안절부절못하고있는데언제나처럼문이열렸다.하지만코코아씨는평소와달랐다.녹초가되어서토트백을멘어깨를축늘어뜨리고있다.하필그녀가좋아하는자리에는먼저온손님이있었다.(...)나는보고말았다.주르륵,하고그녀의뺨을타고내리는것을.(...)카페점원과단골손님.앞치마를벗을수없는내가코코아씨에게할수있는일이라면……할수있는일이라면…….(...)
“비었습니다.”
들뜬목소리로코코아씨에게말하자,그녀는어리둥절한표정으로얼굴을들었다.쓸데없는짓을했나하고잠시움찔했지만,어떻게든마음을전하고싶어서나는용기를쥐어짰다.
“늘앉으시던자리말입니다.좋아하는자리에앉는것만으로힘이날때가있잖아요.”
코코아씨는큰눈을더커다랗게뜨고방금빈자리를깜짝놀란표정으로돌아보았다.그리고다음순간,눈이사르르녹듯이웃었다.
“고맙습니다.그럴지도모르겠군요.”
-P14「Brown/Tokyo」

‘사귀어주세요’가아니라‘결혼합시다’라니.그래서난동정하는줄알고못되게말했어요.“당신같은밋밋한사람하고같이살아도재미없을거예요.나는멋있는남자를좋아해요.”그때는마음이어두울때라착한신이치로씨를상처입히고싶었던거예요.하지만신이치로씨는상처는커녕언제나의조심스러운태도는어디로가고,빙긋이웃으며당당하게이렇게대답했어요.
“멋있어지겠습니다.약속합니다.지금은밋밋해보이겠지만,나이를먹을수록반드시로맨스그레이의멋진남자가되겠습니다.”
나는입을멍하니벌리고한동안신이치로씨의웃는얼굴을바라보았어요.그리고상상했죠.나이를먹어서할아버지가된신이치로씨를.나도놀랄정도로쉽게그려지더군요.아,이사람은정말로로맨스그레이의멋진할아버지가되겠구나.나는이사람과있으면절대불행해지지않겠구나.그건상상을가볍게넘어서확신이됐습니다.
-P101「Grey/Sydey」

“좋아하는장소에있는것만으로건강해지는일도있대.어떤사람이그렇게가르쳐주었어.”
그문장을읽고비로소깨달았다.마코와의약속.4월의벚꽃이다.마코가가장좋아하는장소.나는바로답장을썼다.
“가을까지꼭병을고쳐서도쿄에갈게.마코와함께벚꽃을볼거야.”
그러나나의병은점점진행됐다.연말에한정밀검사결과,큰수술이필요하다는진단이나왔다.수술이잘되면평범한사람처럼될수있을지도모른다.하지만리스크는컸다.의사는성공확률이반반이라고했다.수술받겠다면,어쩌면이제깨어나지못할수도있다는각오를해주세요,라고.
몸서리칠정도로무서웠다.하지만가능성이반이나있다면도전해보자고생각했다.수술해서건강해지자.나는마코와벚꽃을보러갈거니까.그렇게약속했으니까.
-P170「Purple/Sydey」

“핫코코아입니다.뜨거우니조심하세요.”다쿠미를향한그목소리와미소.‘뜨거우니조심하세요’라고만했더라면친절한점원으로비쳤을뿐이었겠죠.하지만그목소리에는사람에대한경의와일에대한긍지가배어나서,나는단숨에마음을사로잡혀버렸습니다.아직유치원생일남자아이에게‘한사람의손님’으로진지하게대응하는당신에게.그리고너무나부드러운‘코코아’라는발음에.아,진짜구나.그렇게생각했습니다.일률적인매뉴얼대로하는게아닌당신의진심.당신이부자의자리에서떠날때나도불러서주문했죠.
“핫코코아주세요.”
당신을만나고처음알았습니다.세상에는‘첫눈에반하기’만있는게아니라‘첫소리에반하기’도있다는걸.나는마음속으로당신의이름을지었습니다.
‘코코아씨’.
그후줄곧마음속으로당신을그렇게부르고있습니다.(...)
나는잔뜩가라앉아서당신의코코아를마시러가게에왔지만,내가좋아하는자리는비어있지않았습니다.할수없이다른테이블에앉아서한동안멍하니생각에잠겨있는데당신이갑자기말을걸어주었어요.
“늘앉으시는자리말입니다.좋아하는자리에앉는것만으로힘이날때도있잖아요.”
저기요,코코아씨.내가그때얼마나놀라고얼마나기뻤는지,그리고얼마나안도했는지,아마당신은모를거예요.정신을차리고보니당신은언제나의자리를깨끗이치워놓아서,그곳은마치나를위한장소처럼반짝반짝빛났습니다.
그러니까코코아씨.앞치마를벗고나를만나주지않겠습니까.
글이너무길어졌네요.처음쓰는러브레터슬슬마무리하고,봉함하여당신에게건네도록하겠습니다.그리고웃는얼굴과함께한마디덧붙이려고합니다.“뜨거우니,조심하세요”라고.
-P182「White/Tokyo」